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85

7세기의 2호2룡35(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5(손진길 소설) 의자왕 10년인 서기 650년에는 좌룡 유기룡이 1월 하순에 산동반도 등주에 있는 번왕부에서 백제의 거상 오덕(吳德)의 딸인 오해미와 결혼식을 가졌다. 그리고 3월에는 산동번을 은밀하게 방문한 백제국왕 부여의자(扶餘義慈)의 4남 부여연을 수행하여 당제국의 수도인 장안을 방문했다. 장안에는 백제의 대사로 달솔 여자신 대감이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택이 일종의 대사관저인 셈이다; 그곳에 왕자 부여연이 머물면서 여자신 대감으로부터 당조정의 형편과 국제정세에 관하여 상세한 보고를 받는데 그 자리에 호위부장인 유기룡 부부도 배석했다. 그 다음에는 여자신 대감의 추천으로 두사람을 차례로 왕자 부여연이 만났다. 처음 만난 인물이 당나라에 오래 머물고 있는 백제의 승려 도침이다. 그..

7세기의 2호2룡34(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4(손진길 소설) 가르친링이 이야기를 끝내고 돌아간 그날 저녁 늦은 시간이다. 천부장 유기룡은 왕자 부여연의 호위를 책임지고 있기에 왕자의 숙소가 있는 대사 여자신의 저택 사랑채를 자주 순찰하고 있다. 그런데 지붕위를 올려다보던 유기룡의 눈에 어스름한 달빛 아래 시꺼먼 그림자 하나가 포착이 된다. 좌룡 유기룡은 10년 동안이나 외숙 귀실복신에게서 배운 내공을 습관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그 덕택에 저녁을 지나 밤시간이지만 그의 안력은 대단하다. 지붕위의 그 시꺼먼 그림자가 검은 옷과 검은 복면을 걸치고 있는 암살자이거나 첩자라고 하는 사실을 금방 포착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유기룡이 신법을 발휘하여 그 첩자가 있는 지붕위로 도약한다. 검은 옷을 입은 검은 복면인이 깜짝 놀라서 지붕..

7세기의 2호2룡33(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3(손진길 소설) 서기 650년 3월 20일을 좌룡(左龍) 유기룡은 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날 산동번의 천부장 유기룡이 백제의 왕자 부여연(扶餘演)과 함께 장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제의 대사 여자신(餘自信)의 저택에서 토번제국의 명문거족 가르(薛, 論, 喝爾) 가문의 젊은이 가르친링(論欽陵)을 만났기 때문이다; 당시 여자신의 장안 저택은 나름대로 백제의 대사관저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대사 여자신은 당나라 말은 물론 토번의 말도 구사하고 있다. 그만큼 그는 유능한 외교관이다. 대사 여자신이 왕자 부여연과 토번의 젊은 귀족 가르친링 사이에서 그들의 대화를 통역하고 있다. 당시 새신랑인 유기룡의 나이가 26살이고 왕자 부여연의 나이는 30세이다. 그런데 두사람이 보기에 처음 만난 가..

7세기의 2호2룡32(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2(손진길 소설) 서기 650년 3월 중순에 왕자 부여연(扶餘演)이 대사 여자신(餘自信)의 주선으로 대사관저 사랑채에서 승려 도침을 처음으로 만난다. 부여연이 왕자의 복장을 하지 아니하고 평상복을 입은 채 도침(道琛)을 만나고 있다. 도침은 평범한 승려의 복장 그대로이다. 40세 정도로 보이는 스님 도침의 첫인상은 강인한 무인의 모습이다; 왕자 부여연은 스님 도침이 마치 한사람의 무인처럼 느껴지자 그것이 이상한지 수인사가 끝난 다음에 그에게 묻는다; “스님께서는 혹시 무승(武僧)이십니까? 마치 검과 같이 예리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 그 말을 듣자 승려 도침이 허허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원, 왕자님도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소승은 부안(扶安)지역에 있는 사찰 개암사(開岩寺)의..

7세기의 2호2룡31(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1(손진길 소설) 그렇게 산동번에서 서기 650년 1월 하순에 유기룡 천부장의 결혼식이 있고 나자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백제 사비성에서 귀한 손님이 그곳 번왕부로 오고 있다. 그 손님이 바로 백제국왕 부여의자(扶餘義慈)의 4남인 부여연(扶餘演)이다. 백제의 왕자 부여연이 방계 왕족인 번왕 여몽(餘夢)과 비밀회담을 한다; 그 결과 번왕 여몽이 은솔(恩率) 벼슬에 올라 있는 사령관 곡나진수(谷那晋首)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한다; “장군, 당나라 조정의 움직임이 수상하여 그 실태를 파악하고자 고국 백제에서 부여연 왕자가 직접 이곳을 방문하였어요. 그러니 장군은 유능하고 믿을 수 있는 천부장을 골라 그 호위를 맡도록 조치해주세요. 적정을 탐지하는 것이니 비밀리에 일을 진행해주세요!... “. 곡..

7세기의 2호2룡30(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30(손진길 소설) 5. 대륙 산동번의 좌룡(左龍) 유기룡과 본국 백제의 좌호(左虎) 좌백 한편 작년 649년 7월초에 왜의 번왕부를 떠나 백제 사비성으로 되돌아간 오덕 상단의 오명 대(大)행수 일행이 그해 12월초에는 산동반도 등주(登州)에 있는 백제의 번왕부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번 왜번을 방문한 때와 마찬가지로 대행수 오명은 이번에도 조카딸인 오해미와 오나미를 대동하고 있다. 중국대륙의 동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백제의 번왕부가 지금은 강력한 중원의 통일왕조 대당(大唐)의 군사력 때문에 그 영토가 너무나 축소되어 있다. 산동반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등주지방을 관할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 중원과 북쪽의 동(東)동궐까지 전부 지배하고 있는 대당의 입장에서 보자면 백제의 번왕부는 그저..

7세기의 2호2룡29(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9(손진길 소설) 다마구릉성으로 되돌아간 가눌치 사령관과 책사 책귀는 그때부터 한달동안 투항한 군사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기에 바쁘다. 그리고 전쟁포로를 재교육하여 번왕부의 군대로 편성하는 일이 바빠서 나중에 야마토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번왕 부여용에게 전한다. 동시에 강호성에서 취한 귀중품을 번왕에게 전리품으로 먼저 보내고 있다; 그와 같은 조치는 책사 책귀가 가눌치 사령관을 보호하기 위한 책략이다. 그대로 멋모르고 야마토 번왕부로 개선하였다가는 어떠한 흉계에 빠질지 모르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게 되는 사람이 전공을 크게 세운 상장군 가눌치와 책사인 책귀 장군이다. 그들의 놀라운 능력을 시기하는 대신들이 번왕부에서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야심가 부..

7세기의 2호2룡28(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8(손진길 소설) 서기 649년 8월에 25세의 천부장 책귀는 왜에 있는 백제의 번왕부에서 장군으로 진급하였다. 그 이유는 그가 동갑내기 친구인 천부장 무영과 함께 전쟁에 참여하여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백제의 무장인 책귀와 무영이 사비성 군부의 인사명령으로 번왕부가 자리잡고 있는 왜의 야마토로 온 시점이 서기 649년 3월말이다. 그때 번왕부의 유일한 장군 가눌치가 문무를 겸하고 있는 책귀 천부장에게 특별한 임무를 부여했다; 그것은 번왕부의 여러 천부장 가운데 경륜이 풍부하고 지혜가 뛰어난 2명의 장수 곧 제1천부장 하다 및 제6천부장 여상과 함께 하나의 작전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야마토의 번왕부를 둘러싸고 있는 무령왕 직계왕국을 정복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다. 책..

7세기의 2호2룡27(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7(손진길 소설) 백제 의자왕 9년인 서기 649년 마지막 달 12월 중순에 훗날 가마쿠라(鹽倉)로 불리게 되는 넓은 들판에서 대규모 전투가 발생하려고 한다. 동쪽 구릉지대 높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계왕국의 4만명 군사들이 공격진형을 갖추면서 서서히 연맹왕 부여장(扶餘長)의 공격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번왕부의 가눌치 사령관이 총지휘를 하고 있는 군사는 2만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3천명의 군사를 열해성에 두고 왔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임시성주 일석 장군이 3천명의 군사로 포로 7천명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염창지역에서 가눌치 사령관의 군대는 지형적으로 상당히 불리하다. 왜냐하면 적군이 동쪽의 고지대 구릉지를 선점하고 있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서쪽의 저지대 ..

7세기의 2호2룡26(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26(손진길 소설) 11월 하순 어느 날 저녁에 번왕부의 책사인 책귀 장군이 은밀하게 군부사령관 가눌치 상장군의 집무실을 방문한다. 미리 부관 사오리를 보내어 사령관과의 비밀면담을 요청하였기에 가눌치 상장군이 퇴청하지 아니하고 장군 책귀를 기다리고 있다. 그 자리에서 책귀 장군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상장군 각하, 동쪽에 있는 직계왕국 3개성의 연합군을 격파할 방법을 연구한 결과를 지금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 대단히 내밀한 작전이므로 성사가 될 때까지 완벽한 비밀유지가 필요합니다!… “; 그럴 줄 알고 사령관이 벌써 부관들을 모두 바깥으로 내보낸 상태이다. 그 자리에서 책귀가 설명을 시작한다; “다음 원정에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2만3천명 정도입니다. 그런데 적들의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