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더말 아재(손진길 소설) 48

선더말 아재38(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8(작성자; 손진길) 1970년말에 고3졸업반인 선더말 아재의 차남 손진길의 계성고등학교 졸업성적이 나온다. 그가 3년간 끈질기게 공부에 정진한 결과 전체 5등이며 이과 3등의 좋은 석차를 얻는다. 그것을 보면서 손진길은 한편 기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이과에서 고생한 생각이 든다.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올 때 ‘베스트 텐’ 가운데 8명이 이과로 오고 단 2명만이 문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도중에 이과에서 2명이 문과로 옮겨서 ‘베스트 텐’ 가운데 문과가 4명 이과가 6명이 된다. 문과과목의 성적이 월등하게 높은 손진길도 문과로 옮기는 것이 당연한데 그는 그렇게 하지를 못한다. 그는 서울공대를 가야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과로 가더라도 학자가 되..

선더말 아재37(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7(작성자; 손진길) 8. 번영의 1970년대에 발생하는 일들; 선더말 아재 손수석의 차남인 손진길이 1969년 여름방학 중에 잠시 경주 황오동 집에 들린다. 대구의 계성고등학교 특별반인 그가 벌써 2학년이다. 내년에 3학년이 되면 경주에 올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므로 이번 여름방학 중에 한번 들린 것이다. 물론 6개월후 겨울방학이 되어도 그는 대구에서 계속 공부만 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지독하게 공부에만 매어 달리는 차남 손진길을 바라보고서 모친 고복수는 고개를 흔든다. 남편인 선더말 아재를 차남이 너무 닮아서 그 성격이 지독하니 그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와 달리 그녀는 장남 손진목이 마음에 든다. 장남은 성격이 느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남 손진목은 얼굴에 좋..

선더말 아재36(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6(작성자; 손진길) 1969년 1월에 선더말 아재의 장남인 손진목이 ‘경북대학교’에 지원하여 입시를 치룬다. 이번에도 합격하지 못한다. 그러자 그는 처음으로 2차인 ‘영남대학교’ 수학과에 원서를 낸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자존심이 상해서 2차에 응시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더이상 대학입학을 미룰 수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번에는 2차라도 들어가려고 한다. 그는 영남대학교 수학과에는 넉넉하게 합격한다. 당시의 ‘영남대학교’는 대구에 있던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합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대학교라고 소문이 파다하다. 그래서 그런지 2차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여 들어간다. 앞으로 영남대학교가 발전할 가능성을 미리 바라보고서 그들이 입학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경주..

선더말 아재35(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5(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의 차남이 남산동 하숙집에서 대신동에 있는 계성고등학교에 1학년으로 다니고 있다. 그 등교길에는 언덕이 하나 있다. 그 언덕을 넘어서 학교로 간다. 그 언덕에는 산동네 비슷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고들 있다. 그 길을 벗어나서 학교가는 평평한 길로 접어 들면 자주 마주치는 같은 반 친구가 한사람 있다. 그의 이름이 ‘김명용’이다. 손진길은 학교가는 길에 심심하여 그와 짧게나마 대화를 한다. 그런데 한번은 참으로 기이한 이야기를 그에게서 듣게 된다. 손진길이 먼저 물었다; “명용아, 너는 장차 무엇이 되고 싶으냐?”. 김명용이 은연중에 대답을 한다; “응, 나는 목사가 될 게야”; 그 말을 듣자 손진길이 너무나 의외라서 더 물어본다; “어째서 명용이 너..

선더말 아재34(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4(작성자; 손진길) 1968년 5월에 선더말 아재의 차남인 손진길이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하여 ‘계성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느라고 아주 열심이다. 그는 대구시내를 구경할 시간도 없다. 그렇게 경주에서 올라온 ‘촌놈’이 무섭도록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으므로 그의 주위에 그러한 성향의 반친구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그들은 경북과 경남의 중소도시에서 중학교를 나온 시골 출신들이다. 1960년대의 대구는 경북지방에서 독보적으로 큰 도시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대도시의 순서가 서울, 부산, 대구이다. 그러므로 대구사람들은 영남지방에서 부산과 대구만이 도시라는 관념을 은연중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대구에서 중학교를 나온 친구들은 경북이나 경남의 중소도시에서 계성고로 들어온 학우들을 별 생각없이 ‘시골 출신’ 또..

선더말 아재33(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3(작성자; 손진길) 1968년 2월 하순에 대구의 ‘계성고등학교’에서는 입시에 합격을 한 신입생을 소집한다. 그날 반편성을 하기 위한 것이다. 수험표와 합격증을 가지고 합격자들이 학교 운동장에 집합한다. 그날 선더말 아재의 차남인 손진길은 일찍 남산동 하숙집을 나와서 대신동에 있는 역사가 오랜 ‘계성고등학교’의 교정을 밟아 본다; 손진길이 대구의 영수학원에 다니고 계성고 입시를 볼 때에는 하숙집에서 방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주인집 아들 손기중과 함께 다녔지만 지금은 혼자이다. 그 이유는 손기중이 1차인 계성고에 떨어져서 2차로 ‘대건고등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 학교는 그 옛날 조선인 신부 ‘김대건’을 기념하는 유명한 카톨릭 고등학교이다; 선더말 아재의 차남인 손진길이 이제는 신입생의..

선더말 아재32(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2(작성자; 손진길) 7. 1968년과 1969년에 발생하는 일들; 선더말 아재의 차남 손진길이 대구 삼덕동에 있는 영수학원에서 경북고등학교 입시준비를 한다. 마침 그 학원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이한 입시생들을 위하여 국어와 영어 그리고 수학과목을 단 두 달 만에 마스터할 수 있도록 집중지도반을 운영하고 있다; 손진길이 그 학원을 걸어서 다니기가 쉽다. 그 이유는 하숙집 주인의 아들인 손기중이 자신과 같은 중3 졸업반인데 그도 그 학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손기중은 대구에 있는 중학교에서 공부를 한 학생이므로 대구의 지리에 밝다. 반면에 손진길은 경주에 있는 문화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이제서야 대구에 와서 입시학원을 다니게 되었으니 대구의 지리에 있어서는 신출내기이다. 당시 대구에 있는 중학교와..

선더말 아재31(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1(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의 차남인 손진길은 1967년 가을이 되자 ‘경주 문화중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1965년 봄에 처음으로 문화중학교 1학년 신입생이 되어 교정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있다. 2년반 전 입학식날에 그는 모자를 푹 눌려 쓰고서 아무런 존재감도 없이 그저 한없이 기가 죽어서 교문을 들어선 것이다. 운동장에서는 2학년과 3학년 선배들이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한마당 가득 뛰어 다니고 있다. 반면에 언뜻 보아도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조용히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그들은 중학생이 아니고 ‘문화종합고등학교’의 학생들이다. ‘종합고등’이라고 하는 말은 남녀공학이며 인문계 뿐만 아니라 상업과 농업계통의 과목을 함께 ..

선더말 아재30(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30(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67년 여름방학을 맞이한 차남 손진길의 사업적인 잠재능력을 한번 점검해보기 위하여 슬쩍 두가지 일을 맡겨본다; 하나는 돈 심부름이고, 또 하나는 회사장부를 결재하는 일이다. 아직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일을 맡길 수는 없다. 하지만 손수석 자신이 다른 도시의 은행지점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당좌수표’를 주고 현금으로 교환해오는 일을 아들에게 대신하게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보통 ‘은행 자기앞 수표’라고 하는 것은 은행이 입금을 받은 후에 발급을 한 것이므로 전국적으로 같은 은행이면 어느 지점이라고 하더라도 예금과 출금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이 발급하는 ‘당좌수표’는 다르다. 그것은 그 수표책을 발행한 지점에서만 현찰로 인출을 할 수가..

선더말 아재29(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29(작성자; 손진길) 6. 참으로 다사다난한 1967년 1967년 정초에 배반의 과수원에서 일하고 있는 고현택이 선더말 아재 손수석 부부를 찾아온다. 그는 술을 마셨는지 방안에 들어서자 마자 술내를 풍긴다. 그리고 그 행동이 방자하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로 아주 무례하게 행동한다. 고현택이 사람을 겁박하는 태도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다; “듣자하니, 선더말 아재와 아지매는 돈이 많아 ‘생선도가’를 인수하여 ‘경주수산시장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사장이 되었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도 배반의 과수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낱 일꾼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부자인 아재가 제게 그 과수원을 그냥 주시지요. 저도 이제는 아재 덕분에 경주에서 한번 부자로 살아봐야 되겠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공산당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