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더말 아재(손진길 소설) 48

선더말 아재18(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8(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64년 여름부터 ‘경북상호신용금고’의 총무가 되어 특히 대부업무를 총괄하는 실무책임자로서 굉장히 바쁘다. 아무리 담보를 받고서 대부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신용상태를 파악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손수석은 시장 상인들 및 소규모의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에 상당히 바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선더말 아재는 계속 농촌지역인 천북 화산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경주시 성건동에서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축시장을 자주 방문하여 소의 시세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정부에서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 그런지 국민소득이 제법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쇠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의 값이 오르고 있다. 그 추..

선더말 아재17(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7(작성자; 손진길) 1963년 12월에 아내 고복수가 남편 손수석에게 말한다; “여보, 맏이 진목이가 공부도 잘하고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고 싶어하니 그렇게 하도록 지원을 해주도록 합시다”. 그 말을 들은 선더말 아재 손수석이 아내에게 묻는다; “그래, 대구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에 입시원서를 내고 싶다고 말하던가요?”. 고복수는 대구에 어떤 명문고등학교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말한다; “자세한 것은 진목이를 불러서 한번 물어보세요”. 부모님이 거처하고 있는 안방으로 불려온 손진목이 대답한다; “저는 대구에 있는 ‘경대사대부고’에 진학을 하고 싶어요. 입시원서를 그곳에 내고 싶습니다”. 손수석이 순순히 허락한다.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지난 여름에 벌써 손진목의 담임선생을 만나..

선더말 아재16(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6(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의 차남인 손진길이 1963년 가을에 서울로 수학여행을 다녀온다. 경주 황남국민학교 5학년의 담임선생들이 이번 가을의 수학여행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나같이 합의한 결과이다. 사실 한국의 동남부에 치우쳐 있는 작은 도시 경주에서 그 먼 서울까지 국민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는 엄청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용감한 담임선생이 그러한 과감한 제안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담임선생들이 전부 찬성을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학부형들의 허락이다. 아직 서울구경을 못한 학부형들이 많은데 과연 그들이 국민학교 5학년에 불과한 자녀들을 위하여 많은 여비를 부담할 것인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제3공화국이 출범하..

선더말 아재15(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5(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63년 7월 보름에 득남을 하고 아들이 5명이 되자 이제는 자녀들의 성장을 위하여 어떻게 앞으로 그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한다. 손수석의 경우에는 그의 부모님이 슬하에 5남 1녀를 두었는데 공교롭게도 자신이 또 5남 1녀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그것은 우연 같아 보이지만 적어도 선더말 아재에게는 하나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자식이란 5남 1녀로 충분하다. 그 6명의 자녀만 잘 키워도 가문이 번창할 수가 있다”. 아내 고복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허락을 얻어서 얼른 정부가 시행하는 가족계획에 참여를 한 것이다.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자녀들을 잘 키우고 그 앞길을 열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더말 아재14(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4(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의 큰형인 손수정이 1962년에 장남 ‘손진화’를 장가보낸다. 1939년생인 아들이 24살이나 되었기에 더 이상 혼사를 미룰 수가 없는 것이다. 신부는 신라 왕손의 후예임을 자랑하는 월성 김씨 김영호의 딸인데 그 이름이 김옥분이고 나이가 21살이다; 다음해 정초에 신행을 온다고 하여 선더말 아재는 가족과 함께 아침에 자신의 버스로 고향으로 간다. 비록 추운 날씨이지만 온 대소가의 첫번째 며느리를 시집으로 맞아 들이는 행사이므로 특별히 축하하기 위하여 가는 것이다. 그런데 용산을 지나 이조천변을 통과하다가 그만 버스가 움직이지를 않는다; 혹한의 날씨에 엔진이 멈추자 식구들이 차내에서 발을 동동 구른다. 운전석 뒤에 불쑥 솟아 있는 엔진장치의 덮개가 점차 ..

선더말 아재13(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3(작성자; 손진길) 4. 사업의 확장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57년에 ‘울산중학교’로 발령을 받아 그곳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막냇동생 손수태의 가정을 그동안 한번 방문했다. 딸 ‘손명희’와 함께 젊은 부부가 여전히 신혼인 듯이 잘 지내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서 선더말 아재는 추수를 하자 울산으로 양식을 하라고 쌀 가마니를 열차편으로 보낸다. 동생집은 딸이 아직 아기이므로 3가마니의 쌀만 보내 주어도 충분하다; 그동안 쌀을 잘 받았다는 연락이 없더니 1959년 8월말에 둘째딸이 태어나서 이제는 식구가 늘었다고 하는 내용의 편지가 온다. 선더말 아재는 ‘허허’라고 웃으면서 그해 가을부터는 쌀가마니를 더 많이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1960년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장남 손진목에게 동생 손..

선더말 아재12(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2(작성자; 손진길) 육군사관학교 제8기생들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지휘하고 있는 군대를 움직여서 정권을 장악한 사건이 1961년 5월 한국에서 발생한 이른바 ‘5.16쿠데타’이다. 후방에 근무하고 있던 육사 2기 출신인 박정희 소장을 업어 들이고 자신의 동기 동창인 육사8기 영관급들과 의견을 조율한 자가 김종필이다. 김종필은 박정희 소장의 조카사위이기 때문에 그 일을 담당한 것이다. 그들 쿠데타를 계획한 세력은 전부 장교들이기 때문에 장성급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밀리에 섭외를 했는데 김종필이 자신의 처삼촌인 박정희 소장을 동기들에게 소개하여 그를 대외적으로 쿠데타의 대표로 내세운 것이다; 그런데 경찰서 정보계장인 선더말 아재는 그 쿠데타의 성격과 의미에 대하여 개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다. ..

선더말 아재11(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1(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59년 가을에 처가 쪽의 불상사를 겪으면서 사람을 하나 잘못 들이게 되면 온 집안에 큰 불행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좀 신경을 쓰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공직생활에 바빠서 또 퇴근한 후에는 여러가지 사업일로 분주해서 거의 방임을 하다시피 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한 결심을 하고 있는데 마침 월성국민학교 1학년인 차남 손진길이 가을 학예회에 나간다고 한다. 아내 고복수는 신이 나 있다. 담임 박 선생이 요구하고 있는 제비 복장을 만들어 아들에게 입히고 날개까지 만들어서 달아준다. 손진길이 그 옷을 입고서 1학년 학생들 가운데 선발된 인원이 참여하고 있는 학예회에 나가는 것이다..

선더말 아재10(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10(작성자; 손진길) 3. 선더말 아재가 공직을 떠나기 전에 발생하는 일들;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58년에 장인 고천석이 갑자기 별세를 하고 나자 그 후사를 잇는 문제를 가지고 1959년 봄에 장모 전혜숙은 물론 윗동서인 손태호와 의논한다. 어디서 양자를 들일 것인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자 장모 전혜숙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생전에 남편은 경주에 살고 있는 친척 가운데 아들이 둘 있는 집에 부탁하여 지차를 양자로 들이고자 했어요. 그래서 좀 먼 조카뻘이지만 고병달의 차남 고현택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요. 지금이라도 그 집에 말하여 고현택을 양자로 들이면 될 겁니다”. 생전에 장인의 뜻이 그러하다고 말하므로 손수석과 손태호가 경주중학교 뒷마을에 살고 있는 고병달의 집을 방문한다..

선더말 아재9(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9(작성자; 손진길) 선더말 아재 손수석은 1958년이 되자 7살 꼬마인 차남 손진길을 다시 자신의 자전거 뒤에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태우고 다닌다. 작년 여름에 뚝방길에서 떨어져 아들이 다리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바뀌자 다시 아들을 자전거 뒤에 태우는 것이다. 꼬마 손진길도 마찬가지이다. 몇 달이 지나지 아니하여 벌써 다리부상을 당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즐겨 부친의 자전거 뒤에 타고서 함께 여러 곳을 다닌다. 그해 여름과 가을에 선더말 아재는 아들 손진길을 자전거에 태우고 두차례 내남 너븐들에 있는 형제들의 집을 방문한다. 대지주인 손수석이 천 마지기에 이르는 자신의 전답을 고향에 살고 있는 형과 동생에게 소작관리를 하도록 맡겨 두고 있는데 차남인 손진길은 그 사실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