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뚫는 햇살(손진길 소설) 37

가지를 뚫는 햇살27(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7(손진길 소설) 1991년 10월에 열린 ‘서하 미래연구소’의 토론회에서는 “한국정치의 민주화를 위한 3김씨의 역할”이란 주제를 가지고 서운갑 박사와 허숙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여의도 국회도서관의 소회의실을 빌려서 개최가 되고 있는 토론회이다. 그날 국방대학원의 교수인 허숙 정치학박사가 먼저 주제발표를 통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시작한다; “1987년말에 실시된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여당의 노태우 후보와 야권의 3김씨의 대 격돌이었습니다. 야권을 지지하는 표가 3김씨로 쪼개어져 버렸기에 단지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 결과… “. 좌중을 둘러본 다음에 허숙 박사가 설명을 계속한다; “비록 제6공화국 민주헌법에 의거 국민의 직접선거로 대..

가지를 뚫는 햇살26(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6(손진길 소설) 서운갑은 굉장히 가정(家庭)생활을 중시하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는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아내 황옥주는 물론 강남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장남 서경일 부부와도 대화나누기를 평소 즐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조카딸인 서미옥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 그러한 그가 1990년 연말이 되자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아내 황옥주에게 슬쩍 물어본다; “여보, 재작년 1988년 10월에 서울올림픽이 끝나자 11월에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강원도 백담사로 떠났어요. 그리고 금년 초에 3당합당이 이루어지자 며칠전에 비로소 백담사 귀양에서 풀려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되돌아왔어요. 그 점에 대해서 서울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 무슨 대..

가지를 뚫는 햇살25(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5(손진길 소설) 서운갑 박사는 1986년 12월 초순에 벌써 만나이가 63세이다. 그의 장남 서경일 변호사가 1945년생이므로 41살이고, 차남 서한국이 1949년생이므로 37살이다. 그리고 막내인 딸 서민경이 1952년생이므로 34살이다. 서운갑의 아내 황옥주가 61살이다. 서운갑 부부는 이듬해 1987년 6월이 되자 장남 서경일과 맏며느리 최영미가 서울 강남에 설립한 ‘로펌 CS’가 점점 고객이 많아져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차남 서한국과 둘째 며느리 지현옥은 미국의 휴스턴 NASA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로봇개발에 성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더구나 뉴욕의 UN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명딸 서민경과 사위 류태삼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가지를 뚫는 햇살24(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4(손진길 소설) 8. 한국의 미래를 연구하는 서운갑 박사 2017년 1월 20일에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직무를 시작하자 미국의 대외정책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서한국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경험하게 된다; (1) 미국이 새로운 ‘신냉전시대’(New Cold War)를 주장하면서 과거 자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기업들에 대하여 다시 공장을 가지고 미국내로 들어오라고 권장하고 있다. 동시에 다국적기업에 대해서는 미국내에 공장을 짓고 국내에서 생산하지 아니하면 미국시장에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노골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본의 기업에 이어 한국의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진출하고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2) 그렇지만 인건..

가지를 뚫는 햇살23(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3(손진길 소설) 1984년 3월 3일 토요일 저녁 9시 반쯤 32살의 지현옥이 남자친구 서한국과 함께 시부모가 될 서운갑 부부 앞에 서게 된다. 황옥주가 그녀를 보니 단정한 옷차림에 얼굴이 깨끗하게 보인다. 59살인 황옥주는 32살의 싱싱한 지현옥을 보면서 문득 자신은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고 있다; 차남 서한국의 짝이 될 지현옥을 처음 만나면서 먼저 그 모습을 살피고 그녀의 아름다운 용모를 나이가 든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고 있는 것을 보니 황옥주 자신도 여성임에는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멋쩍게 웃고 있다. 그러한 황옥주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젊은 지현옥이 다소곳이 서한국의 부모인 서운갑과 황옥주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자 갑자기 서한국이 그녀에게 말한다; “현옥, 그..

가지를 뚫는 햇살22(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2(손진길 소설) 서운갑 부부는 딸 내외가 살고 있는 뉴욕 퀸스(Queens) 저택에서 1984년 1월초부터 2월말까지 2달간 머문다. 그 사이에 서운갑 박사는 아내 황옥주를 데리고 뉴욕의 맨해튼(Manhattan) 지역을 자주 방문한다. 맨해튼은 사실 섬이다. 동쪽에는 이스트 강(East River)이 흐르고 있으며 서쪽에는 허드슨 강(Hudson River)이 지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뉴욕의 맨해튼은 1975년부터 한국의 국회의사당이 자리를 잡고 있는 서울의 여의도 섬과 같은 곳이다. 그런데 뉴욕시의 서부에 자리잡고 있는 그 맨해튼 지역에 미국의 경제수도라고 불리고 있는 뉴욕의 빌딩이 대부분 밀집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면적이 서울시의 1할 정도나 된다. 서운갑 박사가 맨해튼..

가지를 뚫는 햇살21(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1(손진길 소설) 1983년 10월초에 시드니를 방문한 서운갑 부부는 피터(Peter Clark) 목사 부부의 집에서 3개월을 머문다. 모처럼 공직을 떠났기에 서운갑 박사는 호주 시드니에서 일종의 해방감을 맛보고 있다. 특히 12월달에는 그가 만으로 60세가 된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아내 황옥주가 하루는 남편에게 말한다; “여보, 작년 12월에는 당신이 한국나이로 환갑이었지요. 그때 당신은 청와대에서 안보특보로 일하고 있었기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환갑잔치를 하지 아니했어요. 어느 사이에 일년이 지나 다시 진갑이 되고 있네요. 금년에도 그냥 지나갈 거예요?... ”;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허허라고 웃으면서 대답을 한다; “허허허, 금년 12월 초순에 내 나이가 만으로 60세가 되고..

가지를 뚫는 햇살20(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0(손진길 소설) 7. 청와대 비서실을 떠나는 서운갑 박사 서운갑 박사가 청와대에서 안보특보로 일하기 시작한 시점이 1981년 4월 10일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참으로 묘하다. 왜냐하면, 3월 3일에 한국의 제1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전두환 대통령이 한달 후에 서박사를 안보특보로 임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서운갑은 작년 1980년 8월에 유신헌법에 의거하여 국보위 전두환 상임위원장이 한국의 제11대 대통령이 된 이후에 국내외적으로 처하고 있었던 두가지의 위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하나는, 신군부의 쿠데타를 주도한 전두환이 이제는 유신헌법에 의거 스스로 대통령이 되었기에 그는 자신의 정치적 정통성에 있어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또 하나는,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가지를 뚫는 햇살19(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19(손진길 소설) 마포에 있는 서운갑 박사의 저택 서재의 전화벨이 울리고 있다. 정오 무렵 따뜻한 봄날씨에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던 서박사가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던 그 무렵이다. 그는 화들짝 전화벨소리에 놀라서 얼른 수화기를 집어 든다; 그러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온다; “서운갑 박사님 집이시죠? 서박사님 계시면 좀 부탁드립니다!”. 비록 전화기에서 들려오고 있는 음성이지만 서운갑은 상대가 누구인지 금방 짐작이 간다. 따라서 반갑게 웃으며 대답한다; “하하하, 제임스. 내가 서운갑입니다. 어쩐 일이십니까?... “. 동갑내기인 제임스가 역시 허허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허허허, 서박사. 그대는 어째서 이 좋은 봄날씨에 나를 한번 찾아오지도 않는가요? 이제는..

가지를 뚫는 햇살18(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18(손진길 소설) 1977년 1월 9일 일요일에 고명딸 서민경이 남편 유태삼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결혼하여 젊은 부부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기에 부모인 서운갑과 황옥주는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딸이 무사히 박사학위를 받아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공항에서 딸을 떠나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황옥주는 마음이 울적하여 차안에서 남편 서운갑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보, 나는 딸 민경이 서울을 떠나버리고 나자 마치 한쪽 가슴이 텅 빈 것만 같아요. 내가 그동안 똑똑한 딸을 마치 친한 동무처럼 의지하고 온갖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이제 어떻게 하지요?... “.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