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뚫는 햇살(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4. 2. 1. 16:37

가지를 뚫는 햇살22(손진길 소설)

 

서운갑 부부는 딸 내외가 살고 있는 뉴욕 퀸스(Queens) 저택에서 19841월초부터 2월말까지 2달간 머문다. 그 사이에 서운갑 박사는 아내 황옥주를 데리고 뉴욕의 맨해튼(Manhattan) 지역을  자주 방문한다. 맨해튼은 사실 섬이다. 동쪽에는 이스트 강(East River)이 흐르고 있으며 서쪽에는 허드슨 강(Hudson River)이 지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뉴욕의 맨해튼1975년부터 한국의 국회의사당이 자리를 잡고 있는 서울의 여의도 섬과 같은 곳이다. 그런데 뉴욕시의 서부에 자리잡고 있는 그 맨해튼 지역에 미국의 경제수도라고 불리고 있는 뉴욕의 빌딩이 대부분 밀집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면적이 서울시의 1할 정도나 된다.

서운갑 박사가 맨해튼 지역을 자주 방문하면서 북에서부터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넓은 길 브로드웨이(Broadway)의 중요성을 재삼 발견하고 있다. 그 옛날 도시계획을 할 때부터 브로드웨이를 따라서 남에서부터 북으로 길거리의 번호를 부여했다. 그러므로 브로드웨이 몇 번가인지를 알게 되면 대충 그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치 거미줄처럼 가로와 세로로 얽혀 있는 맨해튼이지만 브로드웨이를 중심축으로 하여 쉽게 원하는 위치를 찾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재미가 있기에 서운갑 박사가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니는 것이다. 서운갑황옥주는 부자 사위를 둔 덕분에 42번가에서  한번 호강을 하고 있다;

 티켓 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극장에서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을 관람한 것이다.

무대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배우들의 노래와 춤이 일품이다. 역시 프랑스 파리의 뮤지컬과 더불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유를 단번에 알 것만 같다. 그리고 맨해튼에는 한식당이 여럿 자리를 잡고 성업 중이다. 한국의 관광객과 뉴욕 교민들이 많이 들리고 있어서 그런 것이다. 특히 우래옥(又來屋)에서 맛본 도가니탕은 그 양이 너무 많아서 끝내 남기고 만다;

그런데 서운갑 부부가 듣기로는, 사위 유태삼과 딸 서민경은 진작에 뉴욕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부부가 유엔(UN)사무처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들 말하고 있다. 딸과 사위는 한국에 돌아가지 아니하고 아예 미국에서 눌러 살려고 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러한 선택을 한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여 하루는 서운갑 부부가 딸네 부부에게 뉴욕에서 7년간 살아온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딸 서민경이 옆에 앉아 있는 남편 유태삼의 얼굴을 한번 본 다음에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가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저희들은 19771월에 서울에서 뉴욕으로 왔어요. 아시는 대로, 그 목적이 미국의 대학원에서 박사학위공부를 하기 위한 것이었지요. 따라서 여기 퀸스에 있는 저택에서 생활하면서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당시에”;

서민경이 잠시 숨을 쉬려고 하는 사이에  황옥주가 궁금하여 딸에게 질문한다; “여기 퀸스의 저택은 지금까지 너희 가족이 살고 있는데 어떻게 미리 마련한 것이지?... “. 그 말을 듣자 서민경이 생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호호호, 엄마는 유서방이 재벌 집 아들이라고 하는 사실을 자꾸 까먹는가 봐요. 이 집은 진작에 유서방 이름으로 시부모님이 사둔 것이지요. 그러니 저희들이 이곳에서 신혼생활을 하면서 대학원에 다닌 거예요!”.

이해가 가는지 황옥주서운갑이 함께 고개를 끄떡인다. 딸의 설명이 계속된다; “저는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기에 여기 뉴욕에서 언어학박사과정을 공부했어요. 그리고 남편은 경제학을 계속 공부했지요. 유서방은 5년만에 곧 1982년초에 경제학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그런데 저는 1년 늦게 작년 1993년초에 언어학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 이유는 19791월달에 딸 유지혜를 낳았기 때문이지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유태삼이 싱긋 웃으면서 보충설명을 한다; “저는 계속 경제학을 전공했기에 나름대로 박사학위취득이 쉬웠어요. 하지만 집사람의 경우에는 그것이 아니었어요. 한국에서 벌써 영어, 불어, 독일어, 서반아어, 일본어까지 5개 외국어를 공부했는데 여기 미국에서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등 3개 외국어를 더 공부했어요. 모국어인 한국어까지 포함하면 무려 9개의 언어를 공부하여 언어학 논문을 작성했지요. 그러니… “;

유태삼이 잠시 아내 서민경을 쳐다본 다음에 말을 잇는다; “아내는 아기를 임신하여 만삭이 된 그 달과 출산하고서 2달을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공부하고 논문을 작성하면서 지냈어요. 제가 보기에 참으로 지독한 공부벌레예요. 제가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들었지요. 그러니 민경이는 이곳 언어학계에서도 알아주는 소장파 학자라고 보아야지요. 지금은 저와 함께 유엔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는데 직장에서는 저보다 집사람이 훨씬 유명하답니다, 하하하 “.

그 말에 황옥주가 호호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호호호, 어릴 때부터 집에서 작은 오빠 한국이를 이겨보겠다고 기를 쓰더니 여기 뉴욕에서는 또 남편 유서방을 이기겠다고 기를 쓴 모양이구나! 하여튼 내 딸이지만 민경이는 대단해요, 대단해. 호호호… “.

그 말을 듣더니 서운갑이 돌연 질문한다; “그런데 민경아, 유엔사무처에서 너희들이 맡고 있는 업무는 어떤 것들이냐?”. 서민경이 잠시 남편 유태삼을 보더니 대답을 한다; “남편은 저보다 1년 먼저 입사를 했어요. 그래서 유엔군이 들어가 있는 분쟁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난민을 심사하고 있지요. 그 다음에는“;

서민경의 설명이 진지하다; “난민들을 분류하여 안전한 지역으로 보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따라서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저는 아직 딸 지혜가 어리기 때문에 현장에 투입이 되지는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저도 합류하게 될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 황옥주는 잔뜩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서운갑 박사는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래, 그렇구나. 여러가지 언어에 박식한 민경이 네가 장차 할 일이 많겠구나. 국제화가 벌써 진행되고 세계화추세가 빨라지고 있으니 국제기구인 유엔의 할 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야. 이미 다원외교, 다자간외교라는 말이 대두하고 있으니 유엔에 일찍 자리잡고 있는 너희 부부가 앞으로 조국의 안보에도 나름대로 기여할 수가 있을 것이야! 나는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그 말에 황옥주가 남편을 보면서 한마디를 한다; “당신은 청와대 안보특보자리에서 물러난 지가 벌써 일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한국의 안보를 그렇게 걱정하고 계시는 거예요. 이제는 후진들에게 맡겨 두시고 좀 푹 쉬셔야 합니다. 해방 후 정부수립때부터 당신은 너무 일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좀 쉬셔야 해요!... “.

그 말을 듣더니 서운갑이 웃으면서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나는 지금 쉬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머리가 녹 쓸지 않도록 관심있는 분야에 대하여 나름대로 자료조사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 민경이와 유서방은 딸 지혜와 함께 잘 살고 있으니 다음달에는 우리 텍사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이를 만나러 갑시다. 유서방, 미안하지만 3월초에 우리 내외가 그곳에 갈 수 있도록 국내선 비행기표를 좀 구해주기 바라네!... “.

그 말을 듣자 유태삼이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장인어른, 그리고 장모님,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요. 제가 한국이 처남이 살고 있는 주소를 알아서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정확하게 비행기 티켓도 마련하고 사전에 형님께 연락을 취해 놓겠습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저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연락을 주십시오. 제가 총알같이 달려갈 겁니다, 하하하… ”.

참으로 믿음 직한 사위 유태삼이다. 서운갑 부부는 뉴욕 딸네 집에서 2달을 지내면서 유서방이 대단히 활동적이고 친화력이 있으며 또한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딸 민경이가 유엔에서 남편과 함께 근무하기를 원한 것이라고 판단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유서방은 한국에 돌아가서 부친의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는 모양이다. 서운갑이 보기에는 사위의 선택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198433일 토요일 오후에 뉴욕에서 텍사스주의 수도인 오스틴(Austin)으로 간다. 그곳에 텍사스 주립대학교가 있으며 공과대학 대학원에서 차남 서한국1978년부터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6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다. 그는 과연 어떻게 지내고 있는 것일까?... ;

가끔 편지를 마포 주소로 양친에게 보내고는 있지만 실제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서운갑 부부이다. 그런데 오스틴 공항에 도착하자 아들 서한국이 중고차를 몰고와서 반갑게 부모님을 영접한다. 그 차에 짐을 싣고서 한국이는 자신이 지내고 있는 집으로 간다. 서운갑 부부는 그곳에서 어떠한 일들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서한국은 그날 저녁 부모님을 모시고 오스틴시내에 가서 한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고자 한다. 그것을 보고서 서운갑이 말한다; “캘리포니아하고 달라서 아직 텍사스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지 않다. 그러니 차라리 중국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자꾸나!... “. 그 말을 듣자 황옥주도 찬성의 뜻으로 고개를 끄떡인다;

식사자리에서 서운갑 부부는 호주 시드니에서 3달을 지내고 미국 뉴욕에 와서 또 2달을 지냈다는 이야기를 아들 한국에게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이가 연신 고개만 끄떡일 뿐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 점이 좀 의아하지만 반가운 식사 자리이므로 서운갑 부부는 당장 묻지를 아니한다.

그렇지만 집에 가서 차를 나누어 마시며 환담하는 시간이 되자 기어코 황옥주가 한마디를 한다; “그런데 한국아, 내가 오면서 따져보니 네 나이가 이제 곧 만으로 35살이 되는 것 같더라. 너무 결혼이 늦는 것이 아니냐? 이 에미는 네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좋지만 결혼이 늦어진다고 하는 것이 정말 걱정이다. 너의 생각을 속 시원하게 말해다오!... ”.

서운갑이 듣고 보니 모친이 아들에게 거의 애걸하는 말투로 들린다. 따라서 헛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허허허, 당신이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그 참, 한국이가 숨을 좀 돌린 다음에 자초지종을 말하도록 합시다. 이제부터 시간이 많으니 천천히 들어보면 되지요!... “.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말씀을 듣자 서한국이 먼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부모님이 이곳에 오시면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려고 사실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작년말에 박사학위과정이 전부 끝나고 이제는 졸업식만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직장은 같은 텍사스주 남동쪽에 있는 휴스턴의 미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나사(NASA)에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서운갑 부부는 자신들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사이에 차남 한국이가 벌써 박사학위과정을 끝내고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 하므로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 따라서 성격이 급한 황옥주가 먼저 말한다; “장하구나! 한국이 네가 만 5년만에 공학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면 이제는 결혼을 해도 되겠구나!... “.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허허하고 웃으면서 말한다; “허허허, 여보. 우리 한국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봅시다. 나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그 말에 서한국이 부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한마디를 한다; “아버지, 어머니, 사실은 제가 결혼하고 싶은 신부감이 제 이웃집에 살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유학을 와서 이번에 박사과정을 끝낸 한국 여자분인데 이름이 지현옥입니다”.

서운갑은 조용히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 말을 듣자 황옥주가 당장 질문한다; “그래 그것참 인연이 지근거리에 있었구나! 그러면 그 아가씨는 몇 살이니? 그리고 고향이 어디인데?... “. 서한국이 즉시 대답한다; “어머니, 지현옥은 저보다 3살이 적어요. 그리고 청송 지씨이고 고향 청송에 부모님이 살고 계세요!”.

그 말에 서운갑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질문한다; “한국아, 그 처녀가 너와 함께 여기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였다고 하니 아주 재능이 뛰어난 모양이다. 그래 그 처녀의 전공은 무엇이냐? 그리고 부모님은 고향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 “.

서한국이 부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공손하게 말씀을 드린다; “, 지현옥은 서울의 서강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기계공학을 또 전공하다가 저와 함께 이곳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여기서 현옥이가 저와 같은 팀이 되어 함께 로봇을 설계하고 연구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계공학 전공으로 동시에 공학박사학위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녀도 나사에 취업하도록 되어 있고요. 그리고 “;

황옥주가 차남 서한국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이 녀석은 제 아버지를 너무 닮았어! 박사학위도 다 패스해 놓고 신부감도 혼자서 다 구해 놓고서 이제서야 부모인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거 참, 이게 잘하는 일인가? 아니면 내가 야단을 쳐야 하는 일인가?... ‘.

순간 서운갑이 아내 황옥주의 얼굴을 슬쩍 바라본다. 서운한 기색이 완연하다. 그냥 두면 틀림없이 다 큰 아들에게 한소리를 할 것 같다. 따라서 얼른 화제를 바꾼다; “한국아, 그렇다면 처가어른이 되실 분들은 고향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 “.

천천히 설명하려고 하던 서한국이 분위기가 심상치 아니하다는 눈치를 채고 있다. 따라서 하고 크게 말하고 즉시 빠르게 설명한다; “지현옥이 장녀입니다. 그러므로 그 부친의 연세가 아직 58세입니다. 따라서 청송에서 중학교 교장이신데 사실은 그 중학교가 그 집안에서 설립한 학교라고 합니다. 현옥이의 여동생은 벌써 시집을 갔고 남동생이 역시 그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설명을 듣자 서운갑황옥주는 저간의 사정을 능히 짐작할 수가 있을 것 같다. 따라서 황옥주가 다소 여유를 가지고 아들에게 말한다; “오늘 시간이 아직 10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한국이 네가 그 처녀를 한번 여기로 데리고 와보아라. 이웃에 살고 있다고 하니 우리가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

그 말을 듣자 서한국이 기분이 좋은 지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어머니, 아니 그러셔도 부모님이 오신다는 말씀을 듣고 지현옥이 밤잠을 설치면서 오매불망 뵙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가서 금방 데리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고 계십시오!”.

그 말에 순간 고개를 갸웃하는 황옥주이다. 여자의 예감과 직감이라고 하는 것이 때로는 아주 본능적이고 예리하다. 그녀는 아들 서한국이 문간을 나서자마자 얼른 집안의 이곳저곳을 살핀다. 그리고나서 남편에게 조용히 말한다; “여보, 내 직감이 맞았어요. 한국이가 여기서 그 처녀하고 동거한 것 같아요. 이미 정분이 나고 함께 산 것으로 보이니 이번 기회에 우리가 그 처녀의 말과 행동을 엄격하게 살펴보아야 해요. 나도 잘 보겠지만 당신도 여물게 보세요!”.

황옥주의 말은 거의 명령조이다. 서운갑은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들 서한국이 벌인 일이므로 괜히 목이 움츠려 들고 있다. 사실 서한국1980년부터 지현옥과 동거하였으므로 함께 산 세월이 벌써 만 4년이나 된다;

이제서야 그들은 부모님을 뵙고 있다. 과연 서한국지현옥은 부모님의 결혼승낙을 무난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