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뚫는 햇살(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3(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4. 2. 7. 10:26

가지를 뚫는 햇살23(손진길 소설)

 

198433일 토요일 저녁 9시 반쯤 32살의 지현옥이 남자친구 서한국과 함께 시부모가 될 서운갑 부부 앞에 서게 된다. 황옥주가 그녀를 보니 단정한 옷차림에 얼굴이 깨끗하게 보인다. 59살인 황옥주32살의 싱싱한 지현옥을 보면서 문득 자신은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고 있다;

차남 서한국의 짝이 될 지현옥을 처음 만나면서 먼저 그 모습을 살피고 그녀의 아름다운 용모를 나이가 든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고 있는 것을 보니 황옥주 자신도 여성임에는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멋쩍게 웃고 있다. 그러한 황옥주의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젊은 지현옥이 다소곳이 서한국의 부모인 서운갑황옥주에게 인사를 한다.

그러자 갑자기 서한국이 그녀에게 말한다; “현옥, 그렇게 간단하게 인사만 할 것이 아니라 나하고 함께 우리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도록 합시다. 평생 처음 뵙는 나의 부모님이시고 또한 앞으로 우리가 아기를 낳으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실 분들이십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직감이 뛰어난 황옥주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한국의 말을 음미해보면 두 사람 사이에 벌써 애기가 들어서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 이거 조금 있다가 한번 슬쩍 확인해보아야 할 일이구만!... ‘.

아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리가 없는 순진한 학자풍의 서운갑이 차남 서한국과 여자친구 지현옥의 큰 절을 받으면서 한마디를 한다; “서른이 훨씬 넘은 내 아들이 남의 집 귀한 따님과 함께 이렇게 큰 절을 올리고 있으니 나는 감개가 무량합니다, 허허허… “.

그렇지만 시어머니가 될 황옥주의 첫마디는 그와 다르다; “처녀는 이름이 무엇이고 어디에 사는 누구이지요? 처음 보는 처녀에게 이렇게 큰 절을 받고 있으니 나는 그것이 매우 궁금해요!... “.

그 말을 듣자 지현옥은 속으로 뜨끔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마음을 다잡는다; ‘한국씨가 벌써 내게 대하여 상세하게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고 분명히 내게 말했는데 시어머니가 되실 분은 모르는 척하고 다시 묻고 계신다. 이거 오늘 결코 만만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큰 절을 함께 올리고 난 다음에 지현옥이 최대한 공손하게 황옥주서운갑에게 말씀을 드린다; “큰 절을 올리면서 제 이름을 미리 말씀드리지 아니하여 두 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결례를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현옥이라고 합니다. 경북 청송 출신입니다. 부모님이 고향에서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

말을 하면서도 지현옥의 눈은 슬며시 황옥주의 안색을 살피고 있다. 시어머니가 되실 그녀의 반응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간단하게 설명이 이어진다; “제 남동생은 고향에서 중학교 선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두 분의 아드님 한국 씨와는 서울의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하고 이곳으로 같이 유학을 왔습니다. 진작에 자세한 사정을 말씀 올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그 말을 들으면서 황옥주가 속으로 생각한다; ‘이거 상당히 영리한 처녀이구만. 부친이 그 중학교의 교장이라는 이야기와 자기 여동생이 벌써 고향에서 결혼하였다는 말을 쏙 빼고 진술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 집안 자랑과 자신이 노처녀라는 사실을 구태여 말할 필요는 없겠지!… ‘.

그런데 서운갑은 그러한 복잡한 계산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분 좋게 웃으면서 아내에게 말한다; “허허허, 오늘 우리가 한국이의 여자친구를 평생 처음 만난 자리인데 무어 그렇게 격식을 차리고 어렵게 대하고 있습니까? 나는 우리 한국이가 오랜 유학생활을 하면서 곁에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를 두고서 지냈다고 생각하니 그것 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니 부인, 편하게 말씀하세요. 그리고… “.

서운갑이 아내 황옥주의 얼굴을 한번 더 살핀 다음에 앞에 있는 지현옥을 보고서 말한다; “나는 한국이의 애비가 되는 서운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내 집사람의 이름은 황옥주이지요. 한국이에게는 참으로 자상하고 좋은 어머니입니다. 허허허, 그러니 아무쪼록 앞으로 잘 부탁해요!... “.

지현옥서운갑의 말을 듣자 마음속의 걱정이 일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따라서 그녀는 다시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면서 말한다; “아버님, 따뜻한 말씀 참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앞으로 잘할 것이니 부디 저를 며느리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머님, 제가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하여 거듭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저를 너그러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서운갑황옥주는 그녀가 서한국과 벌써 오래 동거한 사이임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 그러자 서운갑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아들 서한국에게 말한다; “한국, 여자인 현옥이가 이렇게 말하기 전에 네가 먼저 우리에게 정확하게 너희 두사람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더 좋을 뻔하였다. 앞으로 함께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네가 남자 답게 먼저 대처하고 앞길을 열어가도록 해라. 네 아내에 대한 모든 배려와 돌봄은 온전히 사내인 너의 책임인 것이야!”;

그 말에 서한국이 부모님께 고개를 숙이면서 자신의 결심을 말씀드린다; “아버지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현옥이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또한 좋은 아내가 될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결혼하는 것을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황옥주가 아들 서한국에게 말한다; “한국, 나는 현옥이가 싫다고 말한 적이 없다. 미국에서 어려운 유학생활을 하면서 너를 도와주고 위로해준 동반자가 아니냐! 그러니 귀한 사람인 줄 알고 앞으로 잘해주도록 해라. 그리고 현옥, 내 아들 한국이를 잘 부탁해요!”.

황옥주는 말에 그치고 있지 않는다. 어느 사이에 그녀는 지현옥의 손을 잡고 그 눈을 보면서 그렇게 진심으로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대하자 지현옥이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면서 황옥주에게 말한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그 말씀 그대로 평생 변함없이 한국씨를 남편으로 사랑하겠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서운갑이 천천히 모두에게 말한다; “이왕 수인사도 끝나고 선들을 보았으니 이제는 두사람의 결혼식을 서둘러야 하겠어요. 나이들이 있으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어요. 그러니 한국아, 여기에 우리 부부가 이미 와있으니 너는 현옥이와 함께 빨리 청송에 계시는 장인 장모에게 연락하여 미국으로 오도록 조치를 해라. 양가의 부모님을 모시고 간단하게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되지 않겠느냐?... “.

일사천리로 일이 풀리고 있다. 따라서 걱정거리를 내려놓은 서한국이 즉시 대답한다; “아버지, 어머니, 사실이 그렇습니다. 저희 두사람은 2달후 5월 하순에 이곳 오스틴에서 졸업식에 참석하여 박사학위를 받게 되면 6월부터는 휴스턴에 있는 나사(NASA)에 가서 근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이에 장인 장모님을 이곳에 오시게 하여 결혼식을 가지면 됩니다! 그때까지 저희 집에 머무시면서 편히 쉬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황옥주지현옥을 보면서 말한다; “현옥아, 우리 내외가 이 집에서 함께 지내도 괜찮겠느냐?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천상 우리도 너희들의 결혼식을 보고서 여기를 떠나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

그 말에 지현옥이 대답한다; “어머님과 아버님이 불편하시면 저희들이 모텔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제가 이웃 친구집에서 지내고 두 분은 편하게 이집에서 지내셔도 됩니다. 저는 어느 쪽이든지 다 좋습니다!”.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허허허, 그런데 너희 두사람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함께 더러 여행을 한 적이 있느냐?”. 서한국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솔직하게 대답한다; “아버지, 저희들은 공부하고 논문을 작성하기에 바빠서 가까운 지역만 여행하는데 그쳤어요. 앞으로 여행하면 되지요”.

서운갑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러면 너의 장인과 장모가 미국에 오실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우리 함께 미국여행을 좀 하도록 하자꾸나. 비용은 우리 부부가 부담할 것이니 일박하는 곳마다 방을 2개씩 잡도록 하고 너희들은 1달 정도 여행계획을 세워보도록 하려무나!... “.

서한국지현옥은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이틀동안 같은 방에서 동거하지를 못한다. 지난 4년간 동거생활을 해왔지만 막상 부모님이 보고 계시는 자리에서는 결혼식도 올리지 아니하고 같은 방에서 지내는 것이 어색한 것이다. 따라서 이틀간 지현옥이 이웃에 살고 있는 친구집에서 지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황옥주가 호호라고 웃으면서 남편 서운갑에게 말한다; “여보, 그래도 우리 눈치가 보이는 모양이예요. 지난 4년간이나 동거한 것 같은데 이제 와서 내외를 하고 있는 것 보세요.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미가 있기도 하네요! 아마도 제가 악취미인가 봐요, 호호호“.

그 말을 듣고서 하하라고 웃으면서 서운갑이 말한다; “하하하, 정말 그렇군요. 그렇지만 막상 우리가 여행에 나서면 한국이와 현옥이가 같은 방을 사용하도록 해줍시다. 그것이 좋아요. 나이가 벌써 만으로 35살과 32살이 아닙니까? 너무 오래 떨어져서 지내게 하면 우리가 좋은 시부모가 되지 못하지요, 하하하… “.

3일째 되는 아침에 서한국의 자동차에 짐을 싣고서 4사람이 여행을 떠난다. 먼저 휴스턴으로 간다;

 한국이와 현옥이는 자신들이 6월부터 근무할 회사를 부모님께 미리 구경하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다. 지난 1960년대 말에 벌써 달에 우주인을 보낸 미국이다. 한마디로, 세계제일의 항공우주국임이 분명하다.

그것을 보고서 서운갑이 한마디를 한다; “미국은 우주시대의 제1강국이야.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은 언제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가 있는 것일까? 미래의 국가안보는 우주항공이 발달한 정도에 달려 있을 것인데!... “.

그 말을 듣자 옆에서 황옥주가 호호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여보, 당신은 이제 안보타령을 고만하세요. 이제는 당신이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한국아, 너는 6월부터 여기 나사(NASA)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는 것이냐?”.

지현옥을 마주보면서 무언가 속삭이고 있던 서한국이 모친의 질문을 받자 공손하게 답변한다; “저와 현옥이는 로봇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기계공학박사로서 이곳에 취직이 된 거예요. 그러니 사람이 착지하여 일할 수가 없는 행성에서 대신 일할 수 있는 로봇을 가장 먼저 개발하게 될 거예요. 자세한 내용은 6월부터 근무를 해보아야 알 것 같아요!”.

그날 휴스턴에서 일박한 다음에 그들은 테네시 주를 향하여 주행하기를 시작한다. 동북쪽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테네시 주를 방문하는 이유는 황옥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이다. 그녀는 1950년대 후반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미국의 팝송을 전세계적인 로큰롤로 발전시킨 엘비스 프레스리의 고향 멤피스를 차제에 방문하고 싶다고 우겼기 때문이다.  

서운갑은 아내 황옥주의 주장에 동조를 했다. 그 이유는 그가 존경하는 말틴 루터 킹 목사가 1968년에 멤피스에서 암살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977년에는 엘비스 프레스리가 자신의 고향인 멤피스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러므로 세계적인 두 인물을 기념하고 있는 그 도시를 방문하고 싶어한 것이다;

막상 멤피스에 도착하여 일박을 하려고 호텔을 찾았더니 숙박비가 상당히 비싸다. 체크인을 하면서 서한국이 부친 서운갑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 진작에 예약을 하지 아니하고 당일에 숙박을 하려고 하니 요금이 비싸요. 미국은 미리 예약하면 정말 많은 할인혜택이 있어요. 예약문화가 정착이 잘되어 있지요”.

그 말을 들으면서 서운갑이 말한다; “그래, 훗날에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것이야. 아마 21세기가 되면 우리나라도 여기 미국처럼 자본주의 국가가 확실하게 되고 말겠지. 한국이 너와 현옥이는 장차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이야!... “.

다음날부터 멤피스 구경에 나섰는데 크게 볼거리가 없다. 대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 중소도시도 아니다. 인구가 70만명이나 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골풍의 도시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역시 공업이 발달하고 있는 북부에 비하여 남부는 농업지역이다.

멤피스 구경을 끝내고 서남부의 조지아 주를 향하여 달리다가 보니 테네시 주의 어떤 농촌지역에서는 온통 해바라기 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노란 해바라기가 지면을 덥고 있는데 간간이 시골의 허름한 농가가 숨어 있다. 그렇게 많은 해바라기의 씨를 가지고 식용유를 생산한다고 하니 놀라울 지경이다;

그런데 도중에 서한국이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가 연신 시소오를 타는 것처럼 출렁거리고 있다. 그 출렁거림이 계속되기에 황옥주가 한마디를 한다; “세계 제1의 부유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도로가 어째 이렇게 울퉁불퉁한 것이냐? 그것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대답을 한다; “미국은 유럽에서 큰 전쟁을 하는 동안에 전쟁물자를 수출하여 큰 돈을 벌었어요. 그 돈으로 엔간한 고속도로와 국도를 모두 건설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처럼 떼돈을 벌지 못하여 이렇게 시골길에서는 울퉁불퉁한 도로가 상당히 많답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단단하게 포장이 되어 있어서 아직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지요!”.

그들이 도착한 애틀랜타에서는 크게 볼거리가 없다. 그렇지만 미국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의 여주인공 스칼렛의 타라 농장이 있던 자리가 애틀랜타이므로 1860년대 미국 남부의 중심지가 그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의 남부에서는 가장 큰 공항이 애틀랜타에 있다. 한마디로 교통의 요지인 것이다.

서운갑은 미국의 동남부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의 바로 서편에 자리잡고 있는 조지아 주를 보고서 혼자서 중얼거린다; “미국의 남부와 동부가 만나고 있는 조지아 주가 훗날 새로운 공업의 중심지가 될 지도 모르겠군. 내가 보기에는 좋은 위치야.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고!... “;

그 말을 그의 앞에서 아들 서한국이 유심히 듣고 있다. ‘어째서 부친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일까?’, 그때는 잘 알지 못했지만 세월이 많이 흘러 2017년에 들어서자 그는 홀연히 그 예언적인 말씀의 뜻을 깨닫게 된다.

그 말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일찍이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서운갑의 입장에서는 1980년대에 미국의 제조업이 대외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인건비가 싼 제3국으로 공장이전을 하기에 바빴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군수산업을 남겨둔 채 미국 북부의 기타 제조업은 미국을 탈출하고 말았다. 그것이 좋게 말하자면 세계적인 산업의 분업화이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산업의 공동화(空洞化)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전후에 시작이 된 냉전체제가 미국의 승리로 1980년대에 거의 끝나가고 있으므로 미국 생산공장의 해외이전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서 중국의 산업화가 무서운 속도로 이루어지고 마침내 미국의 뒤를 바짝 추격하게 되자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는 신냉전시대를 선언하고 만다.

그때부터 중국을 제조업의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던 자유자본주의 국가들 사이에 비상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국외로 탈출한 생산설비를 다시 국내로 끌고 와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추세에 미국이 앞장을 서고 있다. 미국정부는 미국남부의 값싼 토지와 인건비를 선전하면서 그곳으로 다국적기업을 초대하고 있다. 생산공장을 그곳에 건설하여야 미국의 시장에서 상품을 팔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먼 미래를 서운갑 박사가 1980년대에 미리 내다보면서 한마디 중얼거린 것이다. 그것을 흘려버리지 아니하고 오래 기억하고 있는 차남 서한국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21세기에 서한국은 어떠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