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뚫는 햇살(손진길 소설)

가지를 뚫는 햇살25(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4. 2. 9. 14:50

가지를 뚫는 햇살25(손진길 소설)

 

서운갑 박사는 198612월 초순에 벌써 만나이가 63세이다. 그의 장남 서경일 변호사가 1945년생이므로 41살이고, 차남 서한국1949년생이므로 37살이다. 그리고 막내인 딸 서민경1952년생이므로 34살이다. 서운갑의 아내 황옥주61살이다.

서운갑 부부는 이듬해 19876월이 되자 장남 서경일과 맏며느리 최영미가 서울 강남에 설립한 로펌 CS가 점점 고객이 많아져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차남 서한국과 둘째 며느리 지현옥은 미국의 휴스턴 NASA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로봇개발에 성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더구나 뉴욕의 UN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명딸 서민경과 사위 류태삼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서운갑 부부의 마음도 즐겁다;

그러한 자식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운갑이 하루는 부인 황옥주에게 말한다; “자녀들이 모두 성가하고 이제는 직장생활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하니 그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복입니다. 60대인 나도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보람 있는 일을 찾아서 더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황옥주가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여보, 그것이 무어 그렇게 어렵겠어요. 지금 서울과 전국에서 민주헌법을 만들자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어요. 지난 4월에 전두환 대통령이 헌법개정에 반대한다고 소위 호헌선언’(護憲宣言)을 했지요. 그런데 그것이 잘못된 거예요! 왜냐하면… “.

아내 황옥주의 말에 순간 서운갑 박사가 크게 놀라고 있다. 그렇지만 이내 정색을 하고서 귀 기울여 경청한다; “내년에 서울올림픽이 열리는데 간선제 대통령이 나서서 개회선언을 할 수는 없잖아요. 이제는 경제성공에 걸맞게 우리나라도 정치선진화를 해야 하는 거예요. 따라서… “.

잠시 황옥주가 남편 서운갑의 얼굴을 쳐다본다. 많이 놀란 모양이다. 그녀가 생긋 웃으면서 말을 맺는다; “나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민주화요구를 정부여당이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당신도 이제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여야 할 것으로 저는 보아요!”.

평소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사람이 아내 황옥주이다. 그녀가 지금까지 서운갑43년이나 부부로 살아오면서 정치적인 현안을 두고 자신의 의사를 그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이 아니다. 대통령을 자기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한다고 아내가 말하고 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뜻깊은 말을 덧붙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개발도상국의 단계를 넘어서 중진국이라고 해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전국민이 밥을 먹고 살만하게 된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사람이 식충이처럼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어요. 이제는 민주주의 제도가 미국처럼 잘 작동이 되는 정치선진국 한국을 만들어야 해요. 저는 그러한 한국에서 민주시민 답게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정치학박사인 서운갑이 할말을 잃어버리고 있다. 한국백성들의 민주화요구가 어느 정도인가를 아내의 말을 통하여 통렬하게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끄응 신음소리를 내면서 그만 자신의 서재로 걸어가고 만다. 그리고 깊은 사색에 빠진다.

19876월 중순에 여의도에 있는 작은 사무실 서하 미래연구소에서 토론모임이 열리고 있다. 일찍이 하와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허숙, 윤광일, 서운갑 등이 앞장을 서서 만들어 놓은 미래연구소의 정기토론시간이다. 그 달의 주제가 바로 한국의 정치민주화의 길이다. 연구소의 이름을 서하라고 부른 것은 그들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하와이대학교 박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날 서운갑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면서 가까운 지인이 자신에게 며칠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서두를 떼고 있다; “이제는 경제적 성공에 걸맞는 정치적 민주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간선제 대통령이 서울올림픽에서 개회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정부여당은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일까요?... “.

서운갑 박사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민주인사를 사면하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서둘러야 합니다. 금년 12월에 제13대 대통령선거를 하도록 되어 있어요. 여당에서는 며칠 전 노태우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지요. 그리고 야당에서는 김영삼 씨와 김대중 씨가 출마하려고 해요. 3사람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4년 임기로 직선제 개헌을 하고 그에 따라 선출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적 선진화의 길입니다”.

토론이 끝난 다음에 그들 3명만이 남아서 은밀한 대화를 시작한다. 그 자리에서 허숙 박사가 먼저 말한다; “만약 정부여당이 호헌입장에서 벗어나 민주개혁을 받아들인다고 하면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할까요?... “.

국방대학원의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허숙 박사의 입에서 들려오고 있는 의외의 발언이다. 그 말을 듣자 서운갑 박사와 윤광일 박사가 다소 놀라는 표정이다. 이내 윤박사가 허박사에게 묻는다; “그 말씀은 청와대가 호헌의 입장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군요. 허박사,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까?... ”.

날카로운 윤광일 박사의 말에 허숙 박사가 마치 허를 찔린 듯이 잠시 말을 못하고 두사람을 뻔히 바라본다. 그 다음에 허박사가 눈을 한번 감았다가 뜨면서 말한다; “국면의 대전환이라고 하는 말이 있어요!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다고 하면 발상의 전환을 하고 새 판을 깔 수가 있지요. 제가 요즘 정치공학(政治工學)을 좀 연구하고 있어요. 그 결과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숙 박사의 답변을 들으면서 서운갑 박사가 빙그레 웃는다. 그리고 진지하게 말한다; “정치공학이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야당 후보들에게 뒤지고 있는 여당 후보의 득표율을 기술적으로 끌어올리는 의외의 묘책을 모색하고 있군요. 그래요. 만약에 청와대에서 은밀하게 야당과 국민의 민주화요구를 수용하기로 하고 그 공로를 전부 여당 후보에게 돌린다고 하면 어느 정도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겠어요!”.

서운갑 박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허숙 박사가 질문한다; “형님은 양 김씨와 노후보와의 득표가능성을 얼마에서 시작하여 얼마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그러한 충격요법으로 얼마를 더 득표할 수가 있지요?”.

순간 허박사의 눈을 서박사가 응시한다. 그러면서 천천히 말한다;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린다고 하면, 여당 후보가 야당 후보인 양 김씨에게 제법 뒤떨어지고 있어요. 잘해야 30% 대 각각 32%정도라고 나는 보고 있어요. 단적인 예로… “;

그 말에 허숙 박사가 상당히 실망스러운 눈치이다. 그렇지만 서운갑 박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시중에서 젊은 층들이 우리는 문민정부를 만들기 위하여 민주화를 할 테니까 도움이 못되는 신군부 출신 후보는 빠져달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있어요. 그러니 양 김씨가 모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여당 후보는 그들보다 득표율이 낮다고 보아야지요. 그런데 말씀입니다!... “.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한국정치의 민주화에 별다른 공로가 없는 노태우 후보가 만약에 호헌에서 개헌으로 밀어붙이고 청와대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10%정도의 지지율 상승이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그때에는 40% 대 각각 30%이내로 득표율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과연 귀가 큰 노태우 후보에게 그러한 용기가 있을까요? 그것이 의문입니다!”.

서운갑 박사의 예언자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허숙 박사가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렇지만 윤광일 박사는 갑자기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하, 정치학자들은 참으로 재미나는 발상들을 하고 계십니다. 총과 칼로써 권력을 장악하여 지금까지 권위적으로 한국의 정치를 이끌어온 신군부가 아닙니까? 그들이 힘없는 국민들이 요구한다고 하여 위험천만하게 대통령을 직선제로 선출할 이유가 없지요… “.

윤광일 박사가 자신의 말에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냥 간선제로 선출하여 새 대통령이 또 7년간 통치하면 되지요. 군부가 자신들의 손아귀에 있는데 무엇이 걸림돌이 되겠습니까? 구태여 직선제 개헌을 하고 막강한 양 김씨와 맞대결하는 그러한 모험을 감수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저는 봅니다“.

그 말에도 일리가 있다!’서운갑 박사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허숙 박사의 태도가 이상하다. 그는 윤광일 박사의 의견에 전혀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서운갑 박사가 속으로 생각한다; ‘허숙의 태도가 이상하다. 분명히 권력의 핵심부에서 무언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인가?... ‘.

  그런데 보름이 지나지 아니하여 1987629일에 여당 민정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의 놀라운 선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주요내용이 다음과 같은 8가지로 되어 있다;

   여야 합의하에 조속히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하고, 헌법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통해 1988 2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며, 자유로운 출마와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내용으로 대통령 선거법을 개정하고, 국민적 화해와 대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김대중(金大中) 등의 사면복권과 극소수를 제외한 시국사범을 석방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개헌안에 기본권 강화조항을 보완하고, 언론자유의 창달을 위해 관련제도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언론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며, 사회 각부문의 자치와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고, 지방자치 교육자치를 실시하며, 대학의 자율화를 보장한다.

  정당활동 보장,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풍토를 조성하며, 밝고 맑은 사회건설을 위해 사회정화 조치를 강구한다는 것 등이다. 끝으로, 노태우 후보는 자신의 제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민정당 대통령 후보와 대표위원직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단서를 첨가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서운갑이 국방대학원을 찾아간다. 은밀하게 허숙 교수를 만나기 위한 것이다. 갑자기 서박사가 전화를 하고 좀 만나자고 하니 허숙 교수는 마치 기다리고나 있었던 것처럼 자신의 방으로 찾아오라고 말한 것이다.

그와 같은 허숙 교수의 태도를 보고서 서운갑이 그가 무엇인가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두사람이 만나자 서박사가 그 방에 자신들만 있는 것을 보고서 말문을 연다; “허박사, 그대는 우리가 2주전에 모임을 가지고 있었을 때에 벌써 무언가를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 정부여당이 지금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요?... “.

허교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하하하, 벌써 형님은 눈치채고 계셨을 것입니다.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 요구가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어나자 신군부는 한때 위수령을 발하는 안을 검토하였지요. 그러나 두가지 때문에 온건론이 우세하여 신군부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되고 말았어요. 그것이… “;

허숙 교수의 설명이 웃음과 더불어 이어진다; “하나는, 미국측에서 한국의 위수령을 반대한 것입니다. 또 하나가, 서울올림픽에서는 직선제 대통령이 행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야당과 타협을 하는 맥락에서 은밀하게 6.29 민주화 선언이 검토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실은 더 깊은 이유가 내부적으로 또 하나 있지요. 그것은… “.

정작 중요한 깊은 내용을 허숙 박사가 서운갑 박사를 믿고서 그에게 실토하고 있다;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선배를 보고서 지금의 후배들이 어떻게 나올지 그것을 확실히 알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신군부가 군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상당히 어폐가 있습니다. 언제나 군부에서 정치군인은 극소수이고 국방에 충실한 본연의 군인은 다수이니까요, 하하하“;

그 말을 듣자 서운갑이 말한다; “그러한 대단한 모험을 감행하는 것을 보면, 정부여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겠군요! 그 근거가 무엇인가요?”. 그 말에 허숙 박사가 먼저 웃음을 크게 터트리고 있다.

역시 웃으면서 대답한다; “하하하, 형님, 전번 모임에서 벌써 말씀하지 아니하셨습니까? 민주화요구를 여당 후보가 과감하게 주장하고 그것을 청와대가 수용하게 되면 40% 득표를 할 수가 있다고 말입니다. 정치공학적으로 그렇게 계산이 되니까 그것이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되고 있지요!”.

그때서야 서운갑은 자신이 나름대로 수치를 제시한 것이 허숙 박사에게 확신을 준 근거가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가 말한다; “허박사, 흘러가는 이야기를 유심하게 듣고서 과감하게 밀어붙인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야. 이왕 그렇게 되었으니 그 40%를 더욱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야! 구체적으로… “.

서운갑은 잠시 허숙 박사의 얼굴을 쳐다본다. 경청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따라서 확실하게 첨언한다; “반드시 광주를 방문하고, 부산을 집중공략해야 해요. 물론 수도권에서는 진짜 문민정부를 수립하는 노태우 후보라는 사실을 계속 강조하면서 유세를 펴야 해요. 그리고 빨리 개헌을 하고 새 헌법으로 12월에 대선을 치루어야 해요! 그러니 정치일정이 바쁘게 되었어요“.

그 말에 허숙 박사가 조용히 서운갑 박사를 보면서 말한다; “형님, 그 일 때문에 민정당과 청와대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모든 일이 형님이 예측한대로 흘러가고 있군요. 이제는 연말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면 되겠습니다. 우리 미래연구소에서는 금년 하반기 공개세미나를 잠시 미루어야 하겠어요. 괜히 비상시국에 언론의 관심을 크게 받을 필요가 없지요!... “.

서운갑 박사도 같은 생각이다. 따라서 8, 10, 12월 모임은 조용히 핵심멤버들만 모여서 토론하도록 조치한다. 그렇게 지내고 있다가 보니까 1216일 대선에서 여당 노태우 후보가 36.6%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있다. 이른바 3김씨가 그 누구도 양보하지 아니하고 전부 선거에 뛰어 들었기에 여당후보에게 어부지리로 승리를 안겨주고 만 것이다.

그러한 결과를 보고서 서운갑 박사가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다; “양 김씨 곧 DJ YS는 결코 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아니한 모양이군. 이제는 내년 19884월에 실시되는 제13대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겠군. 여소야대의 정국이라도 만들어야 내년 2월에 취임하는 노태우 대통령을 견제할 수가 있을 것이야!... “.

서운갑의 예상이 적중하고 있다. 1988426일에 실시된 제13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전체의석의 42%에 불과한 125석을 확보하는데 그치고 있다. 따라서 헌정사상 최초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9월말에는 세계인의 대축제인 서울올림픽이 개최가 될 예정인데 노태우 대통령과 여당은 고민이 많다. 그것을 보고서 서운갑이 조심스럽게 두가지 사실을 예측하고 있다; 하나는, 정부여당이 야당지도자들의 협조를 얻어서 임박한 서울올림픽을 치룰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결국은 인위적으로 여대야소(與大野小)를 만들고 그것으로 재집권을 노릴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의 예상이 적중하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일단 1988년 서울올림픽을 그런대로 잘 치루고 있다. 그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체육부장관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을 맡아서 활약한 경험이 있어서 올림픽 행사를 잘 치른 것이다;

그 다음이 문제이다. 민주주의 정치는 여의도 국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소야대로 말미암아 그가 절름발이 대통령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당인 민정당은 호남대통령이라고 불리고 있는 김대중의 정당과 처음에 제휴를 시도했으나 선명성 문제로 퇴짜를 맞는다.

그러자 아예 김영삼의 정당과 김종필의 정당을 모두 끌어들여서 19901월 하순에 소위 3당합당을 선언하고 만다. 그러한 비상조치로 말미암아 19902월부터 거여(巨與) 세력을 등에 업은 노태우 대통령의  전성시대가 전개된다. 그렇지만 인위적인 3당합당으로 탄생한 거대한 여당 민자당은 유권자인 국민들이 지지한 정당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제멋대로 이합집산(離合集散)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스럽지가 못한 것이다;

게다가 한 지붕 3가족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3파벌이 형성되어 당내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중에는 어느 파벌에서 차기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가 있는지를 두고서 그 샅바다툼이 보통이 아니다.

그와 같은 사태를 보고서 서운갑 박사가 나름대로 예리한 정치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그의 견해가 과연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