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뚫는 햇살17(손진길 소설) 1976년 10월에 청와대의 정무 제2수석이 바뀌고 있다. 지난 1972년 12월부터 4년간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던 허달수 박사가 1976년 9월이 되자 68세의 고령이라는 이유로 그만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내심은 그것이 아니다. 1972년 7월에 남북한 사이에 7.4공동성명을 각각 발표하고 잘 굴러가던 남북협상이 그만 그해 말에 큰 난관에 봉착하고 만 것이다.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개의 강대국들이 남북한 사이의 민족단합과 통일논의에 대하여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박정희 대통령은 김일성 수상과의 정상회담을 자꾸만 뒤로 미루고 있다. 그 사실을 눈치챈 김일성은 자신의 독재권력을 명문화하는 헌법개정을 1972년 10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