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바람소리(손진길 소설) 60

천년의 바람소리30(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30(손진길 소설) 모두들 진급을 하였으니 근무지가 변경된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것은 도독이 된 김용수와 김서현이 서라벌의 병부에서 일을 계속하고 새로 장군이 된 김유신과 김춘추가 병부로 옮겨가 수도인 서라벌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장군이 된 윤책과 최추랑도 서라벌의 남부 교외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고허성에 다시 배속이 되어 그곳에서 수도경비업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유신의 동생인 김흠순은 여전히 부장군인데 그도 고허성에서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 그와 달리 서라벌 병부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던 구 귀족과 그들의 자제들이 변방의 성으로 대거 발령이 나고 있다. 하기야 그들은 수도인 서라벌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편하게 지냈으니 이제는 전방과 후방 사이의 교대근무원칙에 따..

천년의 바람소리29(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9(손진길 소설) 8. 낭비성 전투로 장군의 반열에 오른 윤책과 오인회가 진평왕 이후를 준비하다. 신라의 원정군은 대장군 2명과 부장군 3명이 지휘하고 있다. 따라서 그 규모가 2만 6천명 정도인데 그 가운데 절반이 기병들이다. 그만큼 기동성이 좋다. 그들은 8월초에 한강 유역에 있는 아차성에 들리고 그 다음에 전열을 가다듬어 포천으로 이동하여 고구려의 낭비성을 공격한다; 고구려의 최전방인 낭비성에는 고구려가 자랑하는 대장군 고담이 성주를 맡고 있다. 그는 철저한 무인이다. 그러므로 평소 장졸들에게 군사훈련을 많이 시키고 국경지대에 있는 신라의 성들에 대한 첩보활동도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의 첩보망에 신라의 원정군이 아차성을 출발하였다는 급보가 들어오고 있다. 고담 성주는 낭비성의..

천년의 바람소리28(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8(손진길 소설) 윤책도 놀랐지만 그 백제 장수도 엄청 놀랐다. 자신이 전력을 다해 쏘아낸 화살을 검으로 튕겨낸다고 하는 것은 내공이 대단한 극소수의 인물만이 시전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검으로 쳐내는 것이 아니라 검이 일으키고 있는 바람 곧 검풍(劔風)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쳐내는 기술인 것이다. 다음 순간 백제의 장수가 더 크게 놀란다. 말머리를 돌린 윤책이 등에서 활을 꺼내어 자신을 향하여 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력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피할 사이도 없이 자신의 배를 뚫고 있다. 그렇게 죽어가는 그 백제의 장수가 그 다음의 장면을 보지 못하고 있다; 윤책이 화살 하나를 더 쏘아서 반대방향으로 날리고 있다. 그것이 추랑을 상대하고 있던 백제의 사걸 대장군에게 날..

천년의 바람소리27(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7(손진길 소설) 백제의 대장군인 사걸은 신라백성 백명을 나란히 나무에 묶어 놓고 군사들로 하여금 성안으로 외치게 한다; “성주 관수는 들으라. 성문을 열고 빨리 항복하지 아니하면 죄 없는 백성을 일다경에 10명씩 죽일 것이다”; 기노강성의 성주인 장군 관수가 휘하의 장수들을 단속하면서 강경하게 성을 수비하고자 한다. 그런데 문제는 성안의 주민들이다. 자신들의 눈앞에서 친지들이 처참하게 살해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성문을 열고 자꾸만 성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한다. 성문에서는 군사들과 백성들이 힘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관수 장군이 3천명의 기병과 보병으로 적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도저히 수성작전으로는 민심을 수습할 수가 없어서 부득이 성밖에서의 정면대결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

천년의 바람소리26(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6(손진길 소설) 무엇보다도, 주재성에 주둔하고 있는 백제의 기병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신라의 기병대 일천으로 적들을 섬멸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완벽하게 군마들에게 독초물이 들어가 있는 건초를 먹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날 공급이 된 건초를 당일 말에게 먹이지는 아니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날 그 건초를 먹인다고 보면 봇짐장수로 변장하고 있는 윤책과 추랑의 무리들이 하루 더 주재성 안에 머물러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일까? 유일한 방법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 가서 하루에 다 팔지 말고 그 다음날까지 파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가품도 가지고 가야 한다. 값이 비싸면 돈을 마련하여 그 다음날 사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 윤책이 깊이 생각..

천년의 바람소리25(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5(손진길 소설) 보급부대장으로 보이는 장교가 비호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말한다; “우리는 기잠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백제 병사들이요. 북쪽에 있는 큰 성 주재성으로 가는 길인데 그곳에 가면 물건을 많이 팔 수가 있을 것이요. 요즈음 병사수가 늘어나서 생필품이 많이 필요하지요. 그러면 소개비를 얼마나 줄 건데요?... “. 비호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마치 능숙한 장사치처럼 말한다; “물건만 많이 팔린다고 하면 그만큼 두둑하니 챙겨 드려야지요. 우리는 기본적으로 1할을 수수료로 내놓지만 주재성은 처음 가는 성이니 저희들이 앞으로 팔릴 물건을 생각해서 귀하에게 특별히 2할을 떼어 드리겠습니다”;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그 장교가 웃으면서 말한다; “좋소, 2할이면 내가 발벗고 나설 만 하지요....

천년의 바람소리24(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4(손진길 소설) 한밤중에 백제의 대군이 갑자기 기습할 것으로는 동소 대장군이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탈영한 장수 동천이 앞장서서 적국인 백제의 특수부대를 인솔하여 주재성의 성곽을 뛰어넘어 졸지에 성문을 열어 버렸기에 제대로 성을 지켜보지도 못하고 그만 백제군의 포로가 되고 만다; 승전에 목이 말라 있던 백제의 대장군 사걸은 얼른 동소 대장군의 목을 치고 그 수급을 파발 편으로 백제의 무왕에게 보낸다. 그리고 백제군에게 적극 협조한 신라의 장수 동천을 백제의 장군으로 삼는다는 무왕의 허락까지 받아낸다. 그와 같은 사건이 서기 626년 8월에 발생하자 신라의 군부에서는 그 대책에 몰두하고 있다. 백제의 군대가 이제는 고령의 주재성까지 진출하여 있다. 경산을 지나 동진하게 되면 서라..

천년의 바람소리23(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3(손진길 소설) 7. 윤책이 4년간 서부전선에서 백제의 공격을 막다. 길사 윤책이 스승이신 원광법사를 모시고 서라벌로 다시 돌아온 때가 진평왕 27년인 서기 625년 4월초이다. 두 달 안에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에 가서 신라국왕의 사신단의 역할을 수행하고 다시 서라벌로 돌아온 것이니 그 일정이 바쁜 걸음이었다. 하지만 대당의 개국황제인 당고조 이연의 답서를 기다리고 있는 진평왕의 심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라벌 왕궁에 들어가서 국왕에게 당고조의 친서를 전달한 사람은 윤책이 아니고 원광법사이다. 그가 사신단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책은 서라벌에 당도하자 자유의 몸이 된다. 하지만 그가 군장교이기 때문에 군부에 들어가서 복귀신고를 하게 된다. 애초 봉잠성을 떠..

천년의 바람소리22(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2(손진길 소설) 신라의 제26대 국왕인 진평왕 47년 곧 서기 625년 3월 중순에 신라에서 온 국왕의 특사 원광법사가 오늘날의 섬서성 장안에 있는 당나라의 황궁에서 개국황제 이연을 만나게 된다. 당고조인 이연이 앉아 있는 자리 곧 황제의 보좌는 마치 제단 위에 있는 것처럼 높다. 그 앞 좌우에는 문신과 무신들이 도열하여 있다. 그것이 대전의 모습이다. 황제의 보좌에는 무서운 용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그래서 ‘용상’(龍床)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 용상 가까이 접근하여 원광법사가 단 아래에서 절부터 한다. 그것이 황제를 공식적으로 알현하는 사절단장의 첫번째 순서이며 소위 ‘배알’(拜謁)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자 용상에서 이연이 말한다; “신라국왕의 사절로 온 원광법사이군요. 원로에 노..

천년의 바람소리21(손진길 소설)

천년의 바람소리21(손진길 소설) 춘삼월 좋은 날에 산동성에서 대당의 수도인 장안을 향하여 한대의 튼튼한 마차가 출발하고 있다. 마부는 신라소에서 영사업무를 맡고 있는 길사 유성이다. 마차 안에는 신라 진평왕의 특사인 원광법사와 비서인 길사 윤책이 타고 있다; 산동성 청두에서 오늘날 섬서성에 자리를 잡고 있는 장안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멀다. 그러므로 유성이 마차를 손수 몰고는 있지만 하루 종일 고삐를 쥐고 있으니 엄청 고역이다. 그것을 보고서 윤책이 말한다; “유성 공, 혼자서 마차를 모는 것이 무리입니다. 그러니 내가 교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유성이 마차 안으로 힐끗 고개를 돌려보고서 말한다; “윤책 공은 길을 모르는데 어떻게 마차를 몰 수가 있겠어요?... “. 그 말을 듣자 윤책이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