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이민자(손진길 소설) 31

시간 이민자21(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21(손진길 소설) 1993년에 들어서자 1월 20일 미국에서는 빌 클린턴이 제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2월 25일에 김영삼이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이 협력하여 한국의 안보를 굳건하게 지키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2월 25일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행사는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 뜰에서 거행이 된다. 그 다음에 대통령 내외분이 서울시내를 통과하여 청와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새로 취임하는 김영삼 대통령은 전임 노태우 대통령과의 차별을 선언하고 있다. 그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나는 순수한 민간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오늘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난 세월 신군부 출신..

시간 이민자20(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20(손진길 소설) 시간이민자인 김상진은 1991년을 보내고 1992년을 맞이하면서 그가 일찍이 서울 안국동에서 2020년 10월까지 살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1992년에 발생하는 세가지 중요한 사실을 미리 알고 있다. 그 내용을 조금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3월에 총선이 있고 12월에 대선이 있다는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임기가 1993년 2월 24일에 끝나고 제13대 국회의 임기가 1992년 5월 29일에 끝나기 때문에 두 종류의 선거가 있게 된다. 둘째, 작년 1991년 12월 26일에 소련이 사라졌기 때문에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이 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고자 유럽에 강력한 연합체가 구성이 된다. 그때가 1992년 2월 7일인 것이다. 그에 대항하고자 미국..

시간 이민자19(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9(손진길 소설) 시간이민자인 김상진이 기억하기로는 1991년의 한국은 별로 큰 사건이 없다. 작년에 3당이 합당하여 거대 여당인 민자당이 창당된 이후 국정의 주도권을 야권이 아니라 여권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은 그것이 아니다. 굵직굵직한 사건이 빈발한 한해이다. 그러므로 김상진 기자가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여 보도한 사건의 대강만 살펴보아도 다음과 같다; 첫째로, 1991년 1월과 2월에는 소위 ‘걸프전쟁’을 취재하느라고 바쁘다. 세계지도를 보면 아라비아반도의 동서에는 두개의 큰 만이 있다. 서쪽에 있는 것이 수에즈만이고 동쪽에 있는 것이 페르시아만이다.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쿠웨이트의 유전이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그 이름을 ‘걸프만’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시간 이민자18(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8(손진길 소설) 김상진은 2020년 10월에서 1980년 10월로 시간이민을 온 인물이다. 그러므로 그는 서울에서 미리 살아본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1990년 1월에 발생하고 있는 3당 합당 및 2월에 창당되고 있는 민주자유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취재한 기사를 근간으로 하여 3당 합당의 의미와 3김씨의 선택의 속사정을 분석하여 칼럼에 글을 싣고 있다. 그러자 그의 칼럼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상진 차장이 그의 정치칼럼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민정당의 총재이자 제6공화국의 대통령인 노태우는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하여 과반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3김씨의 야당을 쪼개야 한다. 그 방법은 은밀하게 야당 총재들을 접촉하여 여당..

시간 이민자17(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7(손진길 소설) 김상진과 윤지혜 부부는 1980년대의 서울에서 시간이민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부부이다. 2020년의 서울에서 1980년의 서울로 시간이민을 왔기에 40년이라는 길이의 과거시간을 반복하여 살아가고 있는 그들이다. 그들의 정체는 서울 안국동에서 2020년 10월까지 살고 있던 부부 이상우와 윤성혜이다. 2020년 당시 69세였던 이상우는 방송사 정치부기자로서 오래 일을 하고 벌써 8년 전에 은퇴했다. 그리고 아내인 67세의 윤성혜 여사는 결혼한 아들과 딸을 모두 분가시키고 남편과 오붓하게 안국동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그들 부부에게 시간이민의 길을 알선한 회사가 서울 교보문고 10층에 있는 시간이민사이며 그 담당자가 박창진이었다. 이상우와 윤성혜가 박창진이 조종하는..

시간 이민자16(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6(손진길 소설) 1988년 9월말에 김상진 차장은 편집회의에 참가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경제신문사 편집부장인 성기수 선배가 특별히 차장인 김상진 기자를 출석시키라고 직원을 시켜서 지시한 것이다. 그 이유는 그날 편집회의의 주제가 무겁기 때문이다; “10월 2일 88서울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정치권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그날 회의의 처음 분위기는 상당히 들뜬 것이다. 서울올림픽이 진행됨에 따라 세계인들이 경기 광경과 서울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격찬을 아끼지 아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서울올림픽은 대박인 것이다. 그러나 2020년까지 서울에서 살아본 경험을 지니고 있는 김상진의 견해는 그들과 다르다. 그래서 회의 도중에 김상진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 시작한다;..

시간 이민자15(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5(손진길 소설) 4. 직선제 개헌과 제6공화국 시대 경제신문사의 정치부 기자인 김상진은 시간 이민자이다. 흔히 이민자라고 하면 나라를 옮겨서 살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에 비해서 시간이민자는 시간을 옮겨서 살아가고 있다. 김상진과 윤지혜 부부처럼 2020년의 서울에서 1980년의 서울로 이민을 와서 그 신분을 바꾸어 다시 살아가는 경우가 시간이민자의 삶이다. 그 용어가 생소한 이유는 아주 극소수의 인물 만이 시간이민자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민자가 이 세상에서 겪고 있는 애환이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그 시간대에 자신의 본체가 역시 살아가고 있으므로 절대로 그 운명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영향을 미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그때에는 ..

시간 이민자14(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4(손진길 소설) 김상진 기자는 정국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안목이 있다고 자신이 다니고 있는 경제신문사에서 정평이 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입사한지 6년만에 차장 대우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가 작성하고 있는 정치논평이 인기가 있으며 영향력도 상당하다. 경제신문에 실리고 있는 김상진 차장의 ‘정국을 보는 눈’이라는 고정칼럼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상진 차장이 일주일에 한번 정도 그 칼럼에 글을 쓰고 있는데 그것을 빠지지 아니하고 읽어보고 있는 상관이 신문사 내에 두 사람 있다. 한사람은 신문사에서 만난 성기수 선배이다. 그는 사장 비서실장 근무를 끝내고 이제는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그가 김상진 차장의 정국을 보는 안목에 반해서 매주 고정적으로 정치칼럼에 글을 올리라고 강..

시간 이민자13(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3(손진길 소설) 1987년 5월에 김상진은 주일이 되자 아내 윤지혜와 함께 반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출발하여 자가용으로 서초동에 있는 사랑의교회에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출발한다. 예배당 가까운 곳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다. 그래서 김상진은 조금 먼 골목에 주차하고 있다. 그때 김상진은 참으로 반가운 사람을 그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자신보다 먼저 그 골목 안쪽에 주차하고서 사랑의교회를 가고자 골목을 빠져나오는 젊은 부부가 있다. 그 남편이 되는 사람의 얼굴을 무심히 보게 되자 김상진이 순간 깜짝 놀란다. 그래서 주위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크게 소리를 친다; “아니, 이게 누구야? 박선우 선생이 아니신가?... “.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지나가던 부부 가운데 남자가 ..

시간 이민자12(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12(손진길 소설) 시간이민자인 김상진 윤지혜 부부가 종로구 안국동 집을 팔고 강남구 반포동의 주공아파트를 사서 이사한 때가 1985년 봄이다. 이사철이라 그런지 많은 서울시민들이 집을 옮기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이제는 강남이 뜨고 있는 시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강남에는 대형교회가 생겨나고 있다. 소망교회, 광림교회, 사랑의교회 등이 먼저 나타난 큰 교회에 속한다. 그 가운데 김상진 윤지혜 부부는 서초동에 있는 사랑의교회를 선택하여 매주일 그곳에서 예배를 드린다. 사랑의교회 담임인 옥한흠 목사는 평신도들에게 성경공부를 체계적으로 시키는데 있어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래서 윤지혜는 교회에서 전교인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구역별 성경공부반인 다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