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69

王의 비밀29(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9(작성자; 손진길) 서우진 일행이 변경에 도착한 때가 1180년 12월 17일이다. 그 옛날 북송의 수도였던 개봉 곧 오늘날 대금의 변경에는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런지 야율상이 배로 싣고 온 고려자기를 비롯한 고려의 비싼 상품들이 잘 팔린다. 12월 19일이 되자 야율상이 물품을 전부 처분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음날인 12월 20일에는 서우선 일행이 쌍두마차를 타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남송의 수도인 남쪽의 임안을 향해서 출발한다. 장강이 황해로 흘러 들어가는 유역에 위치하고 있는 오늘날의 항주는 상해에서 가깝고 따뜻한 지방이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해서 보니 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나 있다; 그 빠른 인구증가를 보고서 야율상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래서 야율상이 다음과 같이 서우진과 애령..

王의 비밀28(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8(작성자; 손진길) 4. 대금과 남송을 찾아서 서우진 일행이 고려의 벽란도에서 1180년 11월 27일에 잡아 타고서 출발한 상선이 대금의 산동반도에 있는 등주에 도착한 때가 12월 2일이다. 그곳에서 대금의 수도인 연경까지 가자면 북쪽으로 먼 거리를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만 대금의 변경 또는 남경 곧 옛날 북송의 수도였던 개봉은 서쪽으로 진행하면 나타나게 되고 서우진 일행이 그 다음에 남행을 하면 남송의 수도인 임안에 도착할 수가 있다. 배가 등주에 도착하기 전에 그러한 지리에 관하여 이미 야율상이 서우진과 애령 그리고 자신의 부인인 금하란에게 말한 바가 있다. 따라서 서우진이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그렇다면, 지리적으로 대금의 변경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남송으로 입국하여 그들의 수도인..

王의 비밀27(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7(작성자; 손진길) 서우진은 애령과 함께 1180년 11월 26일에 개경 중부지역에 살고 있는 야율상의 집을 찾아간다. 그는 그 골목 입구에서 짐을 애령에게 맡기고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그 다음에 서우진이 향한 곳은 그 근처 개경의 중심부에 있는 상점가이다; 그곳에서 고려 도자기와 여진족의 특산품을 팔고 있는 가게로 들어간다. 서우진이 그 가게의 주인인 경호민을 참으로 오래간만에 만난다. 서우진이 깍듯이 인사하자 경호민이 그렇게 좋아한다. 먼저 경호민이 말한다; “허허, 이 늙은이를 잊지 아니하시고 찾아 주시니, 서공자님 고맙습니다”. 서우진이 인사말을 건넨다; ‘하하, 제가 어찌 경호민 선생을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여진말과 글을 배울 수 있도록 야율상 선생을 소개해주신 분이신..

王의 비밀26(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6(작성자; 손진길) 야율종진과 야율애령이 두만강을 건너가서 길림과 하얼빈을 차지하고 있는 완안족의 땅을 정탐하고 다시 무산에 있는 하타르의 집으로 돌아온 때가 1180년 11월 12일이다. 그 사이에 하타르와 그의 두 조카는 야율종진이 마련하여 준 은 200으로 무산의 북쪽에 있는 두만강 유역과 남쪽에 있는 산지를 공씨 일족으로부터 전부 사들였다. 이제는 무산의 인근에 흩어져서 신분을 속이고 살아가고 있는 야율족을 모아 들이는 일이 남아 있다. 그래서 하타르가 두 조카인 퉁우람 및 퉁예란과 더불어 그 일을 추진하고자 한다. 물론 그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야율촌을 조성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건축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무산지역 야율촌의 촌장으로 임명이 된 하타르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촌락을 짓고..

王의 비밀25(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5(작성자; 손진길) 서우진은 애령과 함께 다시 여진의 땅 함주에 들어온 때가 1180년 10월 25일이다. 말사육장을 운영하고 있는 하후란에게 문안을 하고서 그녀의 자식인 퉁우람과 퉁예란의 소식을 묻는다; 그러자 그녀가 대답한다; “애초에 저는 이곳 마장의 일을 제가 나머지 일꾼들과 전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니, 제 자식들에게는 무산으로 가서 추장님을 도와 다른 일을 처리하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무산에 살고 있는 외숙 하타르와 함께 그곳에 야율촌을 세우는 일이지요. 그러니 우람이와 예란이는 그 일이 끝나야 저를 보러 함주에 올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하후란의 손을 잡으면서 위로한다; “자녀분들을 마치 전장에 내보내신 심정이겠군요. 무슨 말씀인지 제가 잘 알겠습니다. 빨리 하타르..

王의 비밀24(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4(작성자; 손진길) 영주성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는 투란의 대장간에서는 여전히 농기구를 제작하느라고 열기가 대단하다. 투란과 그의 아들인 투투가 뜨거운 풀무 옆에서 비지땀을 흘리면서 망치질을 하고 있다. 그들의 이마와 굵은 팔뚝에서는 연신 구슬방울처럼 영롱한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다; 대장간 바깥에서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야율종진과 야율애령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그들은 말을 바깥 나무그늘에 세워 두고서 그곳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손님이 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자 투란이 먼저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깜짝 놀란다. 야율애령과 그 남편인 서우진이 문간에서 안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투란이 먼저 “아씨, 어서 오십시오” 라고 소리치자 그의 아들인 투투도 망치질을 멈추고 공손하게 예를 갖..

王의 비밀23(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3(작성자; 손진길) 그날 저녁식사가 끝나고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하타르가 서우진 일행을 보면서 말한다; “저는 지금 주공에게 한가지를 제안하고, 또 한가지의 설명을 모두에게 드리고자 합니다”. 그 말을 듣자 서우진과 야율애령 뿐만 아니라 하타르의 조카인 퉁우람과 퉁예란이 하나같이 하타르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 그들 4사람의 시선을 받으면서 하타르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가 한가지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주공의 이름을 이곳 여진의 땅에서는 야율족의 이름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공의 고려 이름을 말하고 그 내력을 설명하는 것이 번거롭고 불필요한 일로 생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서우진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경청한다. 그러..

王의 비밀22(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2(작성자; 손진길) 3. 서우진의 꿈; 무산에서 혜산까지 서우진은 함주에서 하후란이 명마 4필을 제공하자 그 값으로 가장 큰 은덩어리 하나와 그보다는 조금 작은 또 하나의 은괴를 내놓는다. 그것을 보고서 하후란이 말한다; “주공, 저는 그 말들을 그냥 제공하고자 합니다. 사례를 하지 아니하셔도 됩니다”; 그러자 서우진이 말한다; “이 4필의 명마는 제가 무산지역에 야율족의 마을을 개척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사들이는 재산입니다. 우리 야율족 공동체의 기념비적인 첫번째 재산이므로 제가 그 값을 지불하고 정당하게 사들이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듣자 하후란이 웃으면서 말한다; “제가 주공의 큰 뜻을 잘 알겠습니다. 이 돈으로 말을 더 사서 우리 야율족의 군사들이 나중에 완안족을 쳐부수는데 사용할 수..

王의 비밀21(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1(작성자; 손진길) 서우진은 애령과 함께 말을 달리고 있다. 1180년 9월 28일에 청춘남녀가 말을 타고서 화주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들은 화주에서 일박을 하면서 전번처럼 주막주인에게 돈을 많이 주고서 한달동안 2필의 말을 맡긴다. 그리고 고려의 국경을 넘어 은밀하게 여진족들이 살고 있는 함주로 들어간다. 이번에는 서우진과 애령이 함주에서 은자를 주고서 2필의 말을 사려고 한다. 함주성에서 애령이 여진말로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성 바깥 동쪽에 대규모 말 사육장이 있다고 한다. 그곳으로 서우진과 애령이 찾아서 가고 있다. 지금 서우진과 애령은 며칠 전 개성의 싸전에서 오서방으로부터 받은 은자 500냥이라고 하는 거금을 서로 반반 나누어서 몸에 지니고 있다. 워낙 큰돈이므로 안전을 생각하여 허..

王의 비밀20(작성자; 손진길)

王의 비밀20(작성자; 손진길) 1180년 9월 22일에 서우진이 무척 바쁘다. 숙부집에도 들리고 싸전에도 들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강계성과 온성에서 온 첩자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서우진은 강계성주인 채고수 사형이 자신에게 적어준 그 첩자의 주소를 가지고 먼저 그자를 찾아간다. 약도가 함께 그려져 있기에 그것을 보니 시장통에서 크게 멀지 아니한 개경의 중부지역이다. 그 주소지에는 놀랍게도 ‘월향루’라고 불리는 기생집이 자리잡고 있다. 사형인 채고수 성주가 적어준 이름이 ‘월향’이다. 그래서 서우진이 그 기생집에서 ‘월향’을 찾는다. 잠시 후 하인을 따라서 나이가 든 기생이 나온다. 그녀가 서우진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저는 이곳 월향루의 행수인 월향입니다. 어째서 저를 찾으십니까?”; 서우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