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손진길 소설)

불타는 용1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5. 8. 00:26

불타는 용12(손진길 소설)

 

5. 박일도와 하영웅의 정기적인 만남

 

 한국국방부의 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준장 박일도(朴日渡)202612월 중순에 국가정보원(KNIS)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교동창인 하영웅(河英雄) 국장을 만나고 있다. 지난 5월에 극동경제공동체의 구성에 관하여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수뇌부에서 어떠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지 하국장이 박준장에게 알려준 바가 있다.

그의 정보가 정확하다는 사실이 2달후에 증명이 되고 있다. 7월이 되자 중국의 상하이(上海)에서 극동경제공동체의 본부가 설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준장은 친구 하국장에게 자주 전화연락을 하고 때로는 식당에서 만나 식사도 함께한다.

그러다가 12월 연말이 되자 송년회를 겸하여 박준장이 하국장을 서울 강남에 있는 음식점에서 만나고 있다;

 식사를 간단하게 끝내면서 박일도하영웅에게 말한다; “영웅아, 우리집에 가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좀 나누자. 내가 긴밀하게 너와 상의할 내용이 있다!... “.

박일도의 집은 과천에 있다. 크게 멀지 아니하므로 하영웅이 박준장의 차로 그의 집을 방문한다. 송년회장에서 한잔하게 될 것으로 알고서 하국장은 아예 자동차를 두고서 전철로 강남의 식당으로 왔기에 박일도의 차에 동승한 것이다. 그날 박준장은 용의주도하게도 대리운전자를 불러서 자신의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박일도의 아파트에 들어서자 부인이 인사를 한다.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라 하영웅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하영웅박일도의 안내로 그의 서재에 들어선다. 박일도의 부인  조미숙(趙美淑) 여사가 다과를 준비하여 내온다. 조 여사가 안방으로 건너가고 나서부터 박준장과 하국장은 깊숙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차를 마시면서 먼저 하영웅이 궁금한지 박일도에게 질문한다; “일도, 자네가 내게 말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데?... “. 그 말에 박일도가 찻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말한다; “영웅, 너는 극동경제공동체가 앞으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서 정치적인 공동체로 발전하고 나아가서 지역동맹군을 창설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냐?... “;

그 말에 하영웅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한다; “일도, 너는 내 개인적인 견해를 지금 묻는 것이니? 아니면 우리 회사가 수집하고 있는 정보와 그 평가에 대한 내용을 좀 알고 싶은 것이니?... “.

박일도가 빙긋 웃으면서 말한다; “그게 그거가 아닐까? 어차피 국정원 국장인 영웅이 네가 추정하고 있는 견해가 바로 너희 회사에서 수집한 정보를 참작하여 형성이 된 것이겠지, 하하하… “.

그제서야 하영웅 허허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허허, 그거야 그렇지. 내가 괜히 정색을 하고 말한 셈이군. 좋아, 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하고서 몇가지만 말하도록 하지. 첫째로… ”.

박일도가 친구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하영웅이 조리 있게 말한다; “우리의 극동경제공동체는 역사가 오래된 과거 유럽경제공동체와 다소 차이가 있어요. 내가 보기에는 유럽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동질성이 강한 반면에 우리 극동에 있어서는 도리어 이질성이 강해요. 그것이 장차 정치공동체로 발전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야. 둘째로“.

그 말을 듣자 박일도가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한국일본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국가이지만 중국러시아는 공산주의체제의 국가인 것이다. 그리고 한국이 북한과 함께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고는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공산주의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하영웅은 친구가 고개를 끄떡이는 것을 보고서 자신의 두번째 견해를 피력한다; “극동에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의 힘과 영향력이 가장 크지요. 하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또 거대해요. 그러므로 일본한국의 입장에서는 그와 같은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어야 다음 단계의 발전을 생각할 수가 있어요. 셋째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따라서 이번에도 박일도가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하영웅이 잠시 숨을 돌리고 이어서 말한다; “유럽의 경우에는 가입국의 수가 많아요. 그와 달리 극동경제공동체에는 가입국의 수가 적어요. 그 수를 늘리자면 동남아국가를 참여시켜야 하는데 그때에는 동아시아경제공동체가 구성이 되어야 하겠지요. 따라서 정치공동체군사공동체는 아직 시기상조이지요. 한마디로, 갈 길이 멀어요!”;

그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박일도가 말한다; “상당히 조리가 있는 견해이군. 영웅이 자네 말이 맞는 것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이 되는구만. 하지만 생각보다 정치적 군사적 발전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야. 만약에 외생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면 말이지!... “.

그 말에 하영웅이 급히 묻는다; “외생적인 변수라고 하면 혹시 패권에 관한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 박일도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유럽이 정치적공동체를 형성하고 군사적 동맹군을 만들었지만 미국이 볼 때에는 어차피 우방이고 자신들도 나토(NATO)에 참여하고 있지. 그러나 극동의 경우에는 전혀 다르지요. 그러니… “;

다음 말이 궁금하다. 하영웅이 친구의 입을 쳐다본다. 그의 설명이 들려온다; “패권국인 미국의 팔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던 일본한국이 극동지역공동체에 들어가버렸으므로 미국은 그들을 분리시키고자 노력할 것으로 나는 보고 있어. 그 바람에 두 나라는 도리어 극동공동체를 정치적 군사적 성격의 것으로 만들려고 할지도 몰라요… “.

그 말에 하영웅이 말한다; “재미있는 관점이군. 앞으로 그 점에 유의하여 정보를 분석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러면 그러한 맥락에서 내년 2027년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지 한번 지켜보아야 하겠군, … “.

그날 밤 두사람의 대화는 그 정도의 선에서 끝나고 있다. 서로 헤어지면서 두사람은 상황의 변화가 발생하면 서로 정보를 알려주고 필요한 것은 함께 공유를 하자고 약속한다. 그때에는 그 약속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알지를 못했다.

그러나 훗날에는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 정도로 극동경제공동체에 있어서는 정치적 군사적인 측면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28년에 들어서자 일본내각의 정보조사실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토 히로타에게 새로운 지시가 떨어지고 있다. 그것은 대만을 극동경제공동체에 참여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을 한번 구상해보라는 것이다;

히로타 국장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하여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 결과 한달이 지나 2월 중순이 되자 히로타 국장이 대외비 도장을 찍은 보고서를 정보조사실 장관에게 은밀하게 전달한다.

그 내용을 검토한 장관이 깜짝 놀란다. 그는 그 보고서를 대외비 자료로 하여 그대로 내각총리에게 올린다. 일본수상이 정보조사실 장관을 기다리게 하고서 그 대외비 보고서를 찬찬히 읽어본다. 그리고 그가 깊은 생각에 빠진다.

잠시 후에 수상이 기무라 장관에게 질문한다; “우리가 제안을 하면 과연 중국이 미국처럼 합중국형태의 정부를 구성하려고 할까요? 내가 볼 때에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하겠는데!... “. 그 말에 기무라 장관이 즉시 대답한다; “제가 볼 때에는 한번 시도를 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지 않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수상이 조용히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그렇지요. 중국의 주석에게 한번 운을 띄워볼 수는 있지요. 그들도 전쟁을 통하지 아니하고서 대만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므로 깊이 검토를 해볼 것입니다, 허허허… “.

일본수상의 판단이 맞다. 히로타의 구상에 근거하여 그가 중국의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은밀하게 그 내용을 말하자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엄청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중국의 주석실에서는 비밀리에 하나의 합중국으로 탈바꿈하는 문제에 관하여 깊은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그해 20286월이 되자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대만의 총통을 상하이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대만총통은 전쟁이냐? 평화이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도중이라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아니하고 중국의 상하이를 방문하는 큰 모험에 나선다.

그 자리에서 비공식적으로 중국합중국을 구성하는 이슈가 논의가 된다. 그 구상은 거대한 중국을 12개 정도의 자치정부로 나누면서 그 안에 대만을 참여시키는 방안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대신에 중국합중국극동경제공동체의 회원으로 간주가 되고 그 안에 대만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대만으로서는 하나의 독립국에서 중국합중국의 자치정부로 탈바꿈을 해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대만총통은 큰 숙제를 가지고 돌아간다. 그는 시간을 가지고 그 문제를 깊이 연구하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한다.

그 결과 과연 어떠한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거대한 중국이 과연 미국처럼 하나의 합중국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일까? 그 경우에 얻게 되는 이익과 손해는 무엇인 것일까? 그리고 그와 같은 사태를 바라보면서 일본한국은 어떠한 대응을 강구하게 되는 것일까?...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왜냐하면, 한국의 국방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일도 준장이 평소에 일본내각의 히로타 국장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번은 히로타가 전화상으로 박일도에게 넌지시 말한 것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처럼 합중국이 되고 수많은 자치정부를 거느리게 되면 대만싱가폴 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냥 흘러가는 히로타 국장의 말인지 몰라도 그 의미를 박일도 준장은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하영웅을 만난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하국장은 그 아이디어가 일본내각의 천재 히로타 국장에게서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때부터 그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다.

과연 한국의 국정원에서 하국장은 어떠한 결론을 얻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