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손진길 소설)

불타는 용1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5. 7. 04:28

불타는 용11(손진길 소설)

 

20262월에 북한의 지도자가 급히 중국을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을 보고서 베이징에서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철원은 장밋빛 미래를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공화국도 중국을 따라 새로 탄생하는 지역공동체에 들어가게 되겠구나. 앞으로 경제개발이 촉진되고 인민들도 잘살게 되겠구나!... “.

그러나 여름이 되자 그것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등 3개국이 상하이(上海)에 본부를 두고서 극동경제공동체를 출범시키고 있는데 불과하다;

 북한의 가입은 추후검토사항으로 밀리고 있다. 러시아와 대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해가 가기전에 러시아가 극동경제공동체의 일원으로 가입이 된다. 그 이유는 기존 극동경제공동체의 3개국이 전부 천연자원이 부족한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존자원이 많은 러시아를 참여시키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과 북한의 가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만의 가입 건에 대해서는 하나의 중국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입이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에 따라 일본이 북한을 참여시키자고 하는 중국의 제안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만의 가입을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북한을 가입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202612월에 극동경제공동체에서 그와 같이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서 이제는 상하이에서 공동체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철원은 마음이 심히 답답하다.

강철원은 그해 7월에 극동경제공동체가 출범할 때에 벌써 직원으로 선발이 되었다. 그 이유는 그가 중국어는 물론 한국어에도 능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어도 상당히 구사하고 있다. 3개 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특기 때문에 강철원은 회의보좌직원으로 배치가 된다;

그는 일찍이 북한에서 중국에 밀파한 첩보원이지만 그 신분이 완벽하게 중국인 조선족인 장샤오핑으로 위장이 되어 있기에 중국인으로 극동경제공동체의 직원으로 취업이 된 것이다. 장샤오핑은 이제 생활이 안정되고 있다. 그의 나이도 어느 사이에 36살이다. 그러므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그런데 회의장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직원 가운데 장샤오핑의 눈에 들어오고 있는 젊은 여성이 한사람 있다. 그녀의 이름이 황혜련이다. 서울출신인 황혜련은 한국의 대학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를 복수전공한 여성이다. 그녀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3년간 직장생활을 한 후에 중국으로 들어와서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중국여행을 많이 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요컨대, 황혜련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에 두루 능통하고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이도 30세에 불과하다. 활달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여성이라 장샤오핑의 마음에 들고 있다. 따라서 그는 용기를 내어 황혜련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그것이 받아들여졌다.

상하이 시내에서 주말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대화가 잘 통한다. 특히 장샤오핑이 조선족 출신의 중국인이고 한국에서 6년간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 것이 그녀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다. 게다가 장샤오핑이 일본어도 구사할 수가 있다고 하는 것에 황혜련이 상당히 호감을 보이고 있다;

그들이 근무하고 있는 극동경제공통체에서는 무엇보다 중국어한국어 그리고 일본어까지 3개국어에 밝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두사람은 진급이 빠를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독신이며 외로운 처지이다.

그러한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어서 결혼을 하기도 전에 두사람은 상하이에서 아파트를 얻어서 동거생활에 들어간다. 그때가 2026년말이다. 그리고 한해가 지나 2027년이 된다. 강철원은 여전히 비밀리에 북한당국의 지령을 받고 있다.

20271월에 장샤오핑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강철원이 개인적으로 받고 있는 북한의 지령이 다음과 같다; “극동경제공동체에 북한이 가입할 수 있는 방도를 속히 찾아내어 보고하라!”. 그는 아무리 직장에 다니면서 그 방도를 발견하고자 노력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

너무나 걱정이 되어서 한번은 그만 집에서 황혜련과 저녁식사를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혼자서 중얼거리고 만다; “북한이 극동경제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 것일까?... “. 식탁 맞은편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황혜련이 물끄러미 장샤오핑을 쳐다본다.

강철원은 속으로 아차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진짜 신분이 발각이 날 수도 있는 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혜련의 말을 듣고서 일단 안심을 한다; “당신이 조선족이라서 북한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그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요!... “.

일단 위기를 넘기고 안심을 한 강철원이 안정을 되찾자 이제는 황혜련의 방법이 무엇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따라서 그가 조용히 물어본다; “혜련, 발상의 전환은 무엇이고 북한이 가입할 수 있는 방도는 또 무엇이요?... “.

그 말을 듣자 황혜련이 생긋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우리 공동체에 들어온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대만을 가입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북한을 가입시킬 수가 없다고 일본이 강경하게 버티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지요. 그 방법이 바로… “;

강철원이 숨도 쉬지 아니하고 경청한다. 그의 귀에 황혜련의 말이 들려온다; “북한이 한국과 연방을 형성하면 간단하게 해결이 되지요. 12체제라고 하는 말이 있어요. 그러니 남북한이 한민족연방정부를 간단하게 만들고 각각 2체제를 유지하면 되지요. 그 대신에 “.

정말 중요한 것은 그녀의 결론이다. 황혜련이 호호라고 웃으면서 설명을 마무리한다; “극동경제공동체에서는 한국이 아니라 한민족연방으로 그 이름이 바뀌게 되지요. 그 결과 연방정부의 일원이 된 북한이 당연히 참여하게 되는 것이고요, 호호호“.

강철원이 듣고 보니 참으로 묘수이다. 그래서 그는 황혜련의 생각을 참조하여 하나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상부에 보고한다. 북한당국에서는 현재 극동경제공동체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첩보원 강철원의 보고서이므로 비중을 두고서 다루게 된다.

먼저 국제법에 밝은 교수들과 공무원들에게 그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조치한다. 그 결과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 그 다음에는 남북한이 연방정부를 만든다고 하면 북한의 체제에 어떠한 변화가 미치는지에 대한 검토를 한다. 그 결과 실보다는 득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북한의 중앙당 정치위원들이 최종적으로 그 문제를 검토한 다음에 결정을 한다; “조속히 한민족연방을 만들고 극동경제공동체에 들어가도록 한다. 북한의 경제건설을 위해서는 그 방법이 최선이다”;

북한의 지도자가 즉각 행동으로 나선다. 판문점에서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정부에서는 북한이 무엇을 위하여 그러한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하고 있다. 따라서 우호적으로 화답한다. 하기야 민족통일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2027년 여름에 한민족연방정부가 탄생하는 것을 보고서 강철원황혜련은 감격스럽다. 조선족 장샤오핑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그 뿌리를 북한의 평양에 두고 있는 강철원이다. 그리고 서울 토박이인 황혜련이다. 상하이에서 동거하고 있는 두사람이 비로소 한민족연방국의 국민이 된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장샤오핑은 동거녀인 황혜련에게 결혼을 하자고 말한다. 그가 반지를 그녀의 손에 끼워주면서 청혼을 하자 황혜련이 대답한다; “우리도 한민족이니 이제는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서 키워야지요. 그것이 새로운 시대에 발을 맞추어 가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강철원이 상하이의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가진 때가 202711월 하순이다. 그때 서울에서는 황혜련의 부모가 상하이로 와서 참석한다. 그리고 평양에서는 강철원의 부모가 상하이로 와서 참석한다. 지난 7월에 한민족연방이 출범하였기에 북한의 개방이 이루어지고 인민들의 중국여행이 손쉬워진 것이다;

그날 아들 강철원의 결혼식을 보고서 부친 강수홍(姜秀弘)이 말한다; “철원아, 이제부터는 한민족연방의 자랑스러운 시민으로서 상하이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거라.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조국이 자유왕래를 하고 경제개발을 함께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시대이냐?... “.

그 말을 듣자 강철원이 대답한다; “그럼요, 아버지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는 저도 극동경제공동체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서 일하고 있어요. 북한도 당연히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지요. 앞으로 북한에서 경제개발과 발전이 대단할 거예요!... “.

한민족연방이 출범하자 한가지 큰 변화가 강철원에게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북한당국에서 내리고 있는 지령의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연방이 되었기에 북한이 한국을 염탐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있다. 다만 밀파한 첩보원에 대해서는 중국의 정세만 살피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극동경제공동체는 과연 앞으로 하나의 정치적인 공동체 나아가서 지역동맹군의 창설에 이르기까지 놀랍게 발전할 수가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