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손진길 소설)

불타는 용7(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5. 3. 00:12

불타는 용7(손진길 소설)

 

3. 일본인 관료 히로타(廣田)의 대담한 구상

 

일본내각의 조사실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43세의 히로타(廣田)는 본래 이름이  이토 히로타(廣田)이다. 그런데 그의 동료들은 그를 이토 상이 아니라 히로타 상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고 있다. 그 이유는 히로타라고 하는 성씨가 일본에서 흔한 성씨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토는 수가 많은데 히로타는 귀한 것이니 그를 히로타 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누구인지 금방 알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동경에서 태어나 자란 히로타 상은 두뇌가 비범하여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진작부터 소위 천재로 소문이 난 인물이다.

그가 젊은 나이에 1종 공무원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행정부의 관료가 되었는데 38세에 서기관이 되고 벌써 내각조사실의 고참과장이다. 히로타 과장은 2023년 말에 일본의 국가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모종의 획기적인 구상을 마련하여 상부에 보고하고 있다.

이듬해 2024년 봄이 되자 히로타 과장은 총리실과 방위성 장관실에 자주 불려 다니고 있다. 그런데 4월하순에 저녁 늦게 귀가하고 있는 히로타 과장의 뒤를 은밀하게 따르고 있는 미행자가 둘 있다. 히로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어두운 골목길을 들어서고 있다.

그때 히로타가 졸지에 미행자들의 공격을 받는다. 저항을 해보지만 미행하는 두사람의 무술실력이 엄청나서 금방 목에 가격을 당하고 정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두사람은 얼른 히로타를 업고서 골목길을 벗어난다. 그리고 길가에 대기하고 있는 자동차에 그를 옮겨 싣는다.

기절했던 히로타가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뜬 곳이 폐공장과 같은 곳이다. 자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자신이 묶여 있는 그곳에 전등불이 밝다. 그가 눈을 뜨는 것을 보고서 그의 앞에 서 있는 사내가 질문을 한다; “히로타 과장, 그대가 요즈음 하고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가?... “.

히로타는 그 사내의 용모를 보고서 그가 누구인지 열심히 파악하고자 애를 쓴다. 그렇지만 전혀 기억에 없는 인물이다. 따라서 히로타가 도리어 질문한다; “당신은 누구요? 나는 처음보는 사람이군요. 어째서 평범한 공무원인 내게 그러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요?... “.

그 말을 듣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 사내가 희미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히로타 과장은 평범한 공무원이 아니다. 기발한 계획을 세워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인물이 아닌가? 그대가 요즈음 너무나 바쁘게 총리실과 방위성 장관실을 들락거리고 있다.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

그 사내의 말을 들으면서 머리가 좋은 히로타가 상대방이 어느 정도를 알고 있는지 한번 슬쩍 시험을 한다; “나는 내각조사실에서 일본의 안보에 위해가 되는 부문에 대하여 조사하고 그것을 상부에 보고하고 있는 실무과장이다. 그러므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은 일본의 안보상의 위기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는 것과 같다. 어째서 당신은 그 정보가 필요한 것인가?... “.

그 사내가 이번에는 비웃음을 띄면서 말한다; “히로타, 그대가 수상실만 들락거리고 있으면 내가 구태여 너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 아니했다. 그런데 너는 방위성 장관실까지 들락거리고 있다. 그러므로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군사적인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대답하라. 정직하게 대답하지 아니하면 이곳에서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 “.

그 말을 듣자 히로타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한다; “내가 국가의 비밀사항을 말하게 되면 당신은 나를 죽이고 그 내용만 가지고 갈 인물이군. 그러니 내가 그 내용을 말하지 아니하는 것이 살 길이 아닌가? 나는 살기 위하여 말할 수가 없다!... “.

그 말에 그 사내가 히로타 옆에 진작부터 대기하고 있는 두사람의 부하에게 지시를 한다; “결국, 고문을 당해보아야 입을 열 모양이군. 어쩔 수가 없지. 전기고문을 시작하도록 하라!”. 명령을 받은 두사람이 기계를 끌고 와서 즉시 시행한다. 그때부터 히로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게 된다;

정말 목숨이 위험한 지경의 감전에 시달리게 되자 히로타가 입을 열게 된다; “도마레 도마레, 나를 살려 달라. 살려 주기만 하면 비밀을 말하겠다!... “. 앞에 서있는 사내가 지시한다; “잠시 고문을 멈추어라. 히로타 빨리 말해라. 아니면 다시 시작할 것이다”.

고통을 참지 못한 히로타가 한마디 한다; “나는 핵무기를 개발하여 자위대에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래서 수상실과 방위성 장관실을 들락거리고 있다”. 그 말을 듣자 그 사내의 얼굴에 득의의 미소가 어린다. 그리고 두 부하에게 지시한다; “주사를 놓고 히로타를 그 골목으로 다시 데려다 놓아라. 그 정도면 되었다!... “.

히로타 과장은 자신이 귀가하던 그 어두운 골목길에서 다시 눈을 뜬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의 가방이 그대로 옆에 놓여져 있다. 별로 다친 데가 없는 것 같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기억이 돌아온다. 그러자 히로타가 중얼거린다; “그 정도의 정보만 흘렸으니 다행이다. 더 캐물었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다. 후유“.

귀가한 히로타 과장은 샤워를 하고 태연하게 늦은 시간에 저녁식사를 한다. 그리고 편하게 잠자리에 들고 있다. 그는 어째서 일본의 자체 핵개발에 관여하고 있다고 하는 국가의 중요비밀을 누설하고서도 그토록 태연한 것일까?...

그 이유는 그가 도저히 발설할 수가 없는 놀라운 계획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이 도대체 무엇일까?...

한편, 히로타 과장으로부터 모종의 정보를 얻은 그 사내는 두 부하에게 명령한 후에 곧바로 안가로 가서 한사람의 미국인을 만난다. 그에게 그 사내는 히로타 과장에게서 얻은 정보를 재빨리 보고한다.

그 말을 듣자 그 미국인은 고개를 끄떡이면서 아무런 말이 없다. 그리고 안가를 떠나 모처로 이동하고 있다. 그의 보고를 받고 있는 인물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일본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토빈(Tobin)이다;

그 정보를 접하고서 토빈이 속으로 중얼거린다; “결국, 일본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말이지. 빨리 본부에 보고해야 한다!... “. 토빈의 보고로 미국 중앙정보부와 백악관에서는 일본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자 히로타 과장이 방위성 장관실을 방문한 후에 나카무라 차관보와 함께 육상자위대가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는 비밀시설을 한군데 방문하고 있다. 그곳에서 두사람은 컨테이너 화물을 하나 군용트럭에 싣고서 항구로 간다.

그들은 그 화물이 상선에 실려서 일본의 항구를 떠나는 모습을 완전히 파악한 후에 그곳을 떠나고  있다;

 과연 그 컨테이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화물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두사람이 입을 열지 아니하고 있는 이상 그것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히로타나카무라는 결코 그들의 입을 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국제관계에 선례가 없는 실로 기상천외한 극비사항이기 때문이다.

일년이 지나 20255월에 접어들자 소위 히로타 구상이 무엇인지 미국정부와 북한당국에서 어느 정도 눈치를 채게 된다. 그 이유는 일본수상과 한국대통령에 대한 미국대통령의 영향력이 갑자기 크게 줄어들고 말기 때문이다.

그해 120일에 취임한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이 일본수상과 한국대통령을 만나 의미심장하게 미국의 핵우산을 확실하게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두사람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이다. 게다가 주일 미군과 주한 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을 더 요구했지만 그들이 냉정하게 거절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대통령으로서는 마지막 엄포를 놓을 수밖에 없다;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수를 감축할 것이다! 미국정부가 계속 미군의 주둔부담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일본수상과 한국대통령이 미동도 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것이 도대체 어째서 그런 것일까? 안타깝게도 백악관에서는 그 이유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가 서서히 밝혀진 것은 북한이 또다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엄포를 놓았을 때이다; “경제제재를 풀지 아니하면 다음에는 소형 핵폭탄을 장착하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다. 우리 공화국은 한다면 한다!... “;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탄에 소형핵무기를 장착하여 태평양으로 날리더라도 그에 대한 방어미사일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당국이 실제로 그러한 위험한 도발에 나서게 되면 미국의 경제제재는 더욱 강화될 뿐이라고 응대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정부의 대응이 특이하다; “우리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상대할 것이다. 북한이 우리의 땅에 미사일을 날린다면 우리도 미사일로 대응할 것이다. 그리고 더 가공할 무기로 공격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무기로 보복 공격할 것이다!... “.

일본정부의 발표내용이 무슨 의미인지 북한당국이 그 의도를 파악하고자 열심이다. 그 결과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일본이 내부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

그리고 북한당국이 더욱 놀라게 되는 발표가 한국정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미사일체계는 북한보다 더욱 뛰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은 미사일공격으로 한국을 위협할 생각을 하지 말라.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지도 말라. 우리는 명백한 공격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반드시 시행할 것이다!... “.

북한당국은 미국이 한국 땅에 전술핵무기를 다시 비밀리에 배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징후가 포착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정부의 발표가 과연 어떠한 내용인 것일까?...

그때부터 평양당국에서는 한국에서 밀약하고 있는 첩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빨리 그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무엇을 알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