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용(손진길 소설)

불타는 용5(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4. 30. 04:10

불타는 용5(손진길 소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전문위원인 (Sean)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방문하여 한국과장인 기노네스(Quinones)를 만나고 523()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러자 이틀 후에 제2계장인 (Paul)이 상관인 기노네스에게 레포트를 USB에 담아서 제출한다.

그리고 5일이 지나자 2023530()에 제3계장인 피터(Peter)가 역시 기노네스 과장이 요청한 보고서를 USB로 제출한다. 기노네스는 우선 이 제출한 USB에서 보고서를 출력하여 프린트물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그 내용이 대략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1)  첫째로, 기노네스가 폴에게 요청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확인하고 재처리과정에서 누수현상이 없는지를 추적하여 그 결과를 정확하게 보고해 달라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 직원들과 함께 한국내에 설치가 되어 있는 여러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방문하여 그 실태를 조사했다;

1)   사실 한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처리는 그저 참고사항일 뿐 기노네스 과장의 주관심사가 아니다. 그것은 중저(中低)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드럼통에 콘크리트와 함께 버물려서 처음에는 격리된 창고에 저장하다가 나중에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으로 여러 겹 둘러싸여 있는 지하 깊은 바위 동굴에 영구적으로 저장하여 반감기가 완전히 지나도록 보관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   한마디로 위험한 방사성폐기물을 가장 안전하게 격리하여 영구 보관하는 쓰레기처리장에 불과하다. 결코 그곳에서는 핵폭탄의 원료를 얻을 수가 없다. 실제로 기노네스의 관심사항은 사용 후 핵연료가 대부분인 고(高)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처리과정이다. 그는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기록상 빠져나간 핵물질이 있는지 그것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만 한다. 그 이유는 한국내에서는 재처리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3)   한국이 자체적으로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여 핵폭탄의 원료를 취득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은 직원들과 함께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일본에 있는 재처리공장을 방문하여 한국의 사용 후 핵연료를 어떻게 재처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수현상이 없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한 것이다;

(2)  둘째로, 한국에서는 두가지 종류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용하고 있다; 하나는, 농축된 우라늄235를 핵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식 경수로(light water reactor) 원자력발전소이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20기로서 다수이다. 그 시작은 1970년대 중반에 건설이 완료된 소위 한국의 고리원자력1호기이다. 그것은 미국의 원자력설계 및 1차측 장비제공업체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2차측 장비와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영국의 조지 윔피(George Wimpy)회사와 함께 턴키 베이스’(turn key base)로 건설하여 한국전력에게 운용을 넘겨준 것이다. 또 하나는, 천연우라늄을 중수로 안에서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캐나다식 원자력발전소이다. 따라서 그 이름이 캐나다식 중수로(CANDU, Canada Deuterium Uranium, Type Reactor 또는 Canadian Heavy water type Reactor)라고 불리고 있다. 그것은 현재 4기만이 한국에서 운용이 되고 있다;

1)   미국식은 자연상태에서 단지 0.72%만 존재하고 있는 우라늄235를 수많은 단계의 가스확산방식으로 처리하여 농축 우라늄235를 얻어서 그것을 핵연료봉으로 만들어 원자로 속에서 열()중성자와 연쇄반응을 일으켜 원자력발전을 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리고 캐나다식은 천연우라늄235를 연료봉으로 만들어 중수로에서 열()중성자와 연쇄 반응하여 원자력발전을 하고 있다;

2)   그런데 어느 경우이든지 상관없이 원자력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연료봉에 함께 들어 있는 다량의 우라늄238이 플루토늄239라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아니하는 방사성 핵물질로 바뀌게 된다. 그것 곧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Reprocessing)하면 우라늄235보다 더욱 강력한 핵물질인 플루토늄239를 다량으로 얻게 되는데 그것이 기본적으로 두가지의 원료로 사용이 될 수 있다; 하나는, 미래형 고속증식로에서 원자력발전을 할 수 있는 연료가 된다. 또 하나는,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된다. 따라서 이 보고서에서 그 내용을 우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3)  셋째로,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에 관한 조사는 이 직원들과 함께 엄격하게 실사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정확하게 보고하고 있다. 이 그의 보고서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국내에서는 재처리시설이 없다. 따라서 사용 후 핵연료를 전부 해외에 있는 재처리공장으로 보내고 있다. 먼저 다음과 같은 기술적인 측면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난 우라늄235 연료봉에는 풍성한 우라늄238이 핵분열로 말미암아 플루토늄239로 바뀌어 있다. 그것을 재처리하여 추출하게 되면 고순도의 플루토늄239를 얻을 수가 있다. 그것의 용도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플루토늄239를 연료봉으로 만들어 고속증식로에서 원자력발전에 사용할 수가 있다. 또 하나는, 플루토늄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것이다”.

(4)  넷째로, 세계의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 목적은 물론 핵폭탄의 원료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 밖에 예외적으로 일본에서 재처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그 목적은 순수하게 연료봉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추가적인 목적은 재처리 공정을 거침으로 인하여 핵폐기물의 분량을 10분의 1로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목적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미국의 사전양해를 얻은 나라가 일본이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도 미국에게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5)  다섯째로,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벗어나기 위하여 달리 주장하고 있다. 그 내용이 지금까지 각국이 사용하고 있는 습식 재처리방식이 아니라 한국은 건식 재처리방식을 연구하여 경제성이 뛰어난 재처리공장을 짓겠다고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국이 연구하고 있는 건식방식은 전기 제련으로 핵연료를 뽑아내는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고온야금)이다. 그것은 기존의 습식방식 곧 산성용제와 이온교환에 의존하고 있는 PUREX(Plutonium - URanium EXtraction)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한국은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여 초우라늄인 플루토늄239를 얻어 그것을 전량 차세대의 원자로인 고속증식로에 필요한 플루토늄 연료로 사용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연구 단계이며 실용화가 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IAEA 곧 국제원자력기구에서는 그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중이다.

(6)  여섯째로, 한국이 사용 후 핵연료를 외국의 재처리공장에 보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누수현상이 혹시 발생하지나 않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그 결과 아직까지는 재처리를 거친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가 달리 빠져나간 적이 없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면서 플루토늄을 47톤이나 보관하고 있다. 그것은 핵폭탄 6천개를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전량 해외로 보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따로 보관하고 있는 플로토늄239가 없다. 그러므로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원료가 없는 것이다. 요컨대, 한국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자체 핵무장을 우려한다고 하면 그 대상은 현재로서는 당연히 일본인 것이다;

이상과 같은 결론에 이르고 있는 (Paul)의 보고서이다. 그러므로 기노네스 과장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것을 친구인 미국 하원의 전문위원 (Sean)에게 한 부 보내어 준다. 이 약속을 지켜주어서 고맙다고 얼른 기노네스에게 연락을 주고 있다.

3계장인 피터(Peter)가 작성하여 제출한 보고서가 USB에 담겨 있다. 기노네스가 그것을 한 부 프린트하여 자세하게 그 내용을 읽어본다. 애초에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실제 움직임을 조사하여 보고하라고 요청하였기에 그에 대한 조사결과가 들어 있다.

기노네스 과장은 그 서류를 일단 대외비로 분류한다. 아직은 상부에 전달할 시기가 아니라고 그가 판단하고 있다. 그와 같이 조치하고 있는데 그해 6월 중순에 들어서자 느닷없이 친구사이인 한국의 정무수석 샘킴(Sam Kim)이 기노네스에게 연락하고 있다. 무조건 좀 만나자고 하는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그와 함께 공부한 동창생인 기노네스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만나는 장소는 그들의 대외비에 속하는 민감한 정치적인 대화내용이 새어 나가지 아니하는 곳이어야 한다. 따라서 기노네스는 여느 때와 같이 수도권에 있는 미군의 캠프로 장소를 정하고 만날 시간을 알려준다.

정확한 시간에 샘킴 수석이 기노네스를 찾아온다. 인사를 나눈 다음에 샘킴이 단도직입적으로 용건을 말한다; “기노네스, 미국정부의 속셈은 과연 무엇이요? 한국국민들이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여론조사에서 70%가 넘게 찬성하고 있는 이 마당에 어째서 미국정부는 여전히 한반도비핵화만 외치고 있는 것이요? 그것이 지금은 현실적인 타당성이 없는 것이 아니요?... “.

그 말을 듣자 기노네스가 친구인 샘킴에게 대답한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제는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만 한다고 하는 논리이군요. 그렇게 되면 인도파키스탄의 경우가 될 것인데!... “;

그 말에 샘킴이 빙긋 웃으면서 말한다; “기노네스 자네도 벌써 인도와 파키스탄의 선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구만! 그래 여기 한반도에서 북한에 이어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게 되면 분명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가 되는 것이지그렇게 되면 미국의 손익은 무엇인가?... “.

순간 친구인 기노네스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천천히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샘킴, 내가 친구인 자네이니까 한가지를 말하겠네. 한국이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가난해지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좋아. 그렇지만 한국인들을 결코 가난한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가 아니할 것이야. 그러니 함부로 자체 핵무기 개발을 운운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명해!... “.

샘킴의 안색이 역시 굳어지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기노네스가 한마디를 첨언한다; “미국정부는 결코 일본이나 한국이 핵 무장하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고 있어. 핵을 가지는 순간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을 벗어나고 군사적으로 독자적인 행동을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위험한 북한의 도발에 끌려들어가게 되면 극동에서 핵전쟁이 발생할 것이고 결국 전세계적인 핵전쟁의 위험이 더욱 커지고 마는 것이 아닌가!... “.

그 말을 듣자 샘킴이 후유라고 한숨을 한번 쉰다. 그 다음에 차분하게 자신의 견해를 길게 설명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