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25(손진길 소설)
고현수가 일시귀국한 자신의 가족을 만난 때가 2023년 1월 17일 화요일 오전이다. 그날 고현수가 인천국제공항에 가서 입국하는 가족을 만났다. 아내 김정화 박사, 아들 고명진 변호사와 며느리 이백희, 그리고 딸 고순애 간호사와 사위인 의사 김명훈이 그들이다. 아들과 딸 부부는 자녀들을 로스앤젤레스에 남겨두고 자신들만 입국한 것이다;
그들은 공항에서 함께 리무진버스를 타고 서울시내로 진입하여 곧바로 버스터미널 주변에 예약되어 있는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푼다. 그 다음에 마포아파트로 가서 고현수의 부모님에게 귀국인사를 한다. 오래간만에 맏며느리와 손자 및 손녀 부부를 만났기에 고현달과 장미숙이 크게 기뻐한다.
노부부는 손자 명진이와 손녀 순애를 어렸을 때 키운 적이 있기에 정이 가서 더욱 반가워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고현수 부부는 새삼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고마워한다. 그리고 그날 점심식사는 모친 장미숙이 직접 만들기도 하고 또 배달도 시킨 음식으로 아파트에서 모두가 함께한다;
식사가 끝나고 후식을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며느리 이백희가 시부인 고현수에게 다가와서 별도로 말씀드릴 이야기가 있다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버님, 제가 최근에 들은 이상한 정보가 있어요. 그 내용이 비밀스러운 것이니 별실로 가서 따로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말을 듣자 고현수는 요즘 자신이 거처하고 있는 옆방으로 며느리를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무슨 이야기인지를 듣고자 한다. 그때 이백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버님, 저의 친정 오빠가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제게 알려왔어요. 한번 들어보세요!... “.
며느리 이백희 곧 영어이름으로는 베키 리(Beckie Lee)인 그녀는 미국에 오래 살고 있는 교포의 딸이다. 그녀의 친정아버지가 외교관 출신인데 조기 은퇴하여 일찍 미국에 정착했다. 그리고 아들 조셉 리(Joseph Lee)는 유엔 직원이 되어 오래 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 조셉 리가 여동생인 베키에게 보내어준 정보인 모양이다.
베키 리가 자신의 핸드폰에서 음성파일을 틀자 어떤 두사람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들려온다. 좀 떨어진 지점에서 녹취를 했는지 완전히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현수가 들어보니 그 내용 가운데 확실하게 들리는 지명이 셋이나 있다. 그것이 바로 ‘부산, 철원, 신의주’이다.
녹취 내용을 들어본 고현수가 며느리 이백희에게 질문한다; “베키야, 이것이 무슨 의미이냐?... “. 그때서야 이백희가 말한다; “아버님, 사실은 먼젓번에 오빠가 제게 문자로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그 내용이 오빠가 유엔에서 우연히 들은 일본대사와 중국대사의 대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
베키 리가 조금 숨을 돌리고 이어서 설명한다; “오빠가 얻은 정보는 한국을 일본이, 북한을 중국이 갈라 치는 것이 어떠냐 하는 이상한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오빠에게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어렵겠지만 2대사의 이야기를 슬쩍 녹음하여 제게 증거로 알려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얻은 것이 이 녹음파일이예요. 혹시 모르니 그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 아버님께서 유관기관에 직접 한번 확인을 해보시지요!... “;
밑져야 본전이라고 하는 생각으로 고현수는 며느리의 핸드폰에서 그 녹취 내용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옮긴다. 그리고 ROKPA에 참여하고 있는 정보조직의 간부 허용수에게 그 녹취 내용을 전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 결과 베키 리의 말이 맞다.
깜짝 놀란 고현수가 허용수에게 말한다; “허형, 이거 보통 문제가 아니요. 일본과 중국이 비밀리에 우리 한국과 북한을 침공하여 갈라 먹자고 하는 속셈이 아니요? 그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한번 알아볼 수가 없을까요?... “.
허용수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고형도 나와 생각이 같군요. 이거 심각한 문제이지요. 그래서 사실은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현지의 요원들에게 벌써 지시했어요. 이제 우리 요원들이 움직이고 있으니 조만간 어떤 정보라도 걸려들 겁니다. 그 결과를 보고 다시 상의를 하시지요!... “;
2023년 2월에 들어서자 허용수가 고현수에게 급히 전화를 내고 있다; “고형, 그 내용이 사실인 모양입니다. 지금 일본의 내각과 중국의 정부가 비밀리에 접촉하고 있어요. 분명히 한국과 북한이 한민족연방을 만들기 전에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요. 더 정확한 정보가 들어오게 되면 다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달이 지나 3월이 되자 더 구체적인 정보를 허용수가 입수하여 고현수를 찾아온다. 두사람이 만나고 있는 장소는 고현수가 ROKPA의 일을 비밀리에 처리하기 위하여 별도로 얻어서 사용하고 있는 마포에 있는 그의 오피스텔이다.
허용수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형, 일본의 대표와 중국의 대표 사이에 원칙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요. 한국을 일본이 차지하고 북한을 중국이 차지하는 대신에 양국은 평화조약을 맺는 것으로 말입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데 그들은 벌써 사전 군사훈련에 들어가고 있어요… “;
그 말을 듣자 고현수가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아마 그럴 것입니다. 한민족연방이 성립되면 일본과 중국이 가장 큰 안보상 위기를 느끼게 될 터이니까요. 중국은 신의주의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한국군과 대치하는 셈이고 일본은 부산의 앞바다에서 북한과 대치를 하는 셈이 되니까 그것을 견딜 수가 없지요. 따라서… “.
잠시 숨을 돌리고 고현수가 천천히 말한다; “사전에 그러한 안보상의 위기를 영원히 제거하고 싶어하지요. 그 방법이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철원을 분기점으로 하여 한반도를 자신들이 갈라 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미국과 러시아이지요. 그들이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니까요… “.
그 말을 듣자 허용수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고형은, 일본의 배후에 미국이, 중국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보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가능한 시나리오일까요?... “. 그 말에 고현수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리고 허용수의 얼굴을 쳐다본다.
이윽고 고현수가 말문을 연다; “허형, 미국의 생각을 말하자면 북한과 하나가 되어 연방정부를 수립하고자 하는 한국보다는 미국을 한결같이 형님으로 모시고 있는 일본이 더 강력한 우방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을 일본이 점령하여 공산세력과 대치하여 주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지요. 그것은 미국이 주한미군보다는 주일미군을 더 의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
그 말을 듣자 허용수가 말한다; “그것은 그렇다 치고 그렇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내부적으로 공산권의 패권을 다투고 있는 경쟁관계가 아닙니까? 그리고 중국이 북한 땅을 점령하게 되면 러시아의 남하정책은 완전히 벽에 부딪히는 셈이 되지요. 그러니 러시아가 중국의 북한진출을 그냥 두고 보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 말에 고현수가 고개를 약간 끄떡이면서 말한다; “허형의 말에도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지금 러시아와 형편과 중국의 형편을 비교하자면 그렇지가 않아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진이 빠져 지금 핵무기를 제외하면 무기면에서나 군사면에서 어려운 형편이지요;
반면에 중국의 군대는 팔팔합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중국에 무력으로 딴지를 걸 수가 없는 형편이지요. 그러니 중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 말을 듣자 허용수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ROKPA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차원에서 개입을 하게 되면 전쟁상태가 될 터인데 사전에 그 위험을 제거할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
은근히 고현수의 천재적인 두뇌에 기대를 가지고 허용수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을 알고서 고현수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어떠한 액션을 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좀더 일본과 중국 양국의 군사적인 움직임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
조금 숨을 쉬고서 구체적으로 말한다; “왜냐하면, 한민족연방의 수립이라는 이야기가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이 아니기에 그들도 공식적으로 움직이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시간이 있어요. 허형께서는 좀더 정밀하게 중일 양국의 군사동향을 살펴 주시면 되겠습니다”.
허용수가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들의 움직임을 더 살핀 다음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렇게 헤어졌는데 5월이 되자 판문점에서 남북한의 정상이 모여서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기로 공식적으로 합의를 한다.
그에 따라 5월말에 허용수가 급히 고현수를 찾아온다. 그가 흥분을 하면서 말한다; “한반도연방의 구성이 공식화되자 드디어 일본과 중국의 군대가 움직이고 있어요. 일본의 자위대는 공군과 해군이 서서히 군사훈련에 들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중국의 군대는 만주에 더 많이 집결하고 있고요. 이제 어떻게 대처를 하지요?... “;
그 말을 듣자 고현수가 한참 눈을 감고 있다가 천천히 말한다; “선제타격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의 군대가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비밀리에 2천대의 드론에 폭탄을 싣고 적진을 박살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준비가 되겠습니까? 드론 전문가와 군자금은 제가 별도로 준비를 하겠습니다마는… “.
그 말에 허용수가 중얼거린다; “2천대의 드론과 그것에 싣게 될 폭탄이라! 그것을 구해야 된다는 말이지요. 어디에서 구한다?... “. 다음 순간 허용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그렇지. 그 방법이 있구나. 그거 가능하겠습니다, 고형!... “;
그 순간 고현수가 허용수를 응시한다. 그의 귀에 거침없는 허용수의 말이 들려온다; “우리 조직을 가동하면 드론은 돈을 주면 해외에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해요. 그리고 폭탄은 북한에 돈을 주면 얼마든지 살 수가 있어요. 핵무기가 아니니까 가능하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2천대의 드론 및 폭탄을 구입할 돈 그리고 드론을 조종할 전문가들이군요. 고형, 자신이 있습니까?... “.
그 말에 고현수가 슬며시 웃고 있다. 그의 속셈이 무엇이며 그 웃음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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