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2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1. 4. 01:21

고현수의 7일 기록22(손진길 소설)

 

8. 7일의 기록

 

20221010일 월요일 오후에 고범수의 핸드폰으로 카톡 메시지가 하나 들어온다. 고범수는 아직 병상에서 회복 중이므로 그의 아내 차이란이 남편을 대신하여 카톡의 메시지를 검색한다. 그런데 그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있는 남편 고범수가 쉽게 그 내용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범수가 그 내용을 보니 쌍둥이형 고현수로부터 오고 있는 메시지이다. 그가 입으로 소리를 내지 아니하고 7일의 기록이라고 제목이 붙어 있는 그 내용을 눈으로만 읽어본다;

(1)  7일의 기록; 미국정부가 탐을 내고 있는 한국기업의 첨단기술이 다음 세가지이다; 선진반도체, 선진배터리, 선진IT기술이다. 그 기술이 황금알을 낳고 있는 거위이다. 따라서 그들은 한국의 관련기업으로 하여금 미국내에 공장을 짓게 하고 제품을 생산하게 한다. 그 명분은 미국내에서 생산하지 아니하면 그 상품을 미국시장에서 팔 수가 없다고 하는 정치적인 논리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내에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자연히 그 첨단기술을 미국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경제적인 논리이다”;

(2)  그 위험성을 감지한 한국기업이 국제변호사인 나를 통하여 미국정부에 강력한 첨단기술보호를 요청하였으나 그것이 무망하다. 따라서 설유섭 박사와 나는 그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그것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다고 하는 논리이다. 한마디로, 미국의 정계를 움직이고 있는 실력자들의 단체 PAPA가 한민족의 통일과 국토회복을 위하여 활동하는 ROKPA의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을 문서화한 것이다”;

(3)  일단 그 문서를 취득하는데 있어서는 성공을 했다. 그러나 PAPA는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그 문서를 백지화하고자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나를 납치하여 그 계약이 거짓이라고 발표하게 만들고자 한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피신하여 계속 몸을 숨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행적을 추적하여 이제는 저격까지 하고 있다. 나는 목숨이 위험하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안위와 상관없이 ROKPA가 다음 네가지 일을 추진해주기를 간절하게 부탁한다;

1)    첫째, 그들이 번복할 수 없도록 아예 PAPA와 맺은 계약을 공개해달라. ROKPA의 책임자인 설유섭 박사가 가지고 있는 원본을 차제에 공개하면 될 것이다.

2)    둘째, 한민족연방을 조속히 창설할 수 있도록 한국의 대통령과 북한의 주석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달라;

3)    셋째, 한민족연방정부가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인계하여 대신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

4)    넷째, 향후 중국과 러시아연방이 분열되는 경우 고구려와 발해의 뒤를 잇고 있는 우리 한민족이 옛 땅을 수복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

(4)  그와 같은 네가지 정책에 대하여 미국의 PAPAROKPA를 지지한다는 것이 그 협약의 내용임을 명심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내가 가지고 있는 사본 곧 PAPA ROKPA사이에 맺은 계약의 내용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20221010일 국제변호사 고현수 올림”.

고범수가 첨부되어 있는 문서를 사진판으로 보니 이미 고현수가 설명한 내용과 동일하다. 미국 PAPA(Pax Americana Preparing Association)의 대표자로 서명하고 있는 인물이 4사람이다; 방산업체 대표 조지 루이스, 자원메이저 대표 윌리 헨더슨, 국제펀드 대표 돈 해밀턴, 고문 칼슨 테일러 등이다.

그리고 ROKPA(Reunification Of Koreans Preparing Association)의 공동대표가 설유섭 박사와 고현수 변호사로 되어 있다. 그와 같은 내용을 살펴보니 형 고현수는 더 이상 쫓길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고서 아예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숨길 것이 없으니 PAPA도 있었던 사실을 무조건 아니라고 반박할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범수가 병상에서 아내 차이란에게 말한다; “형이 잘 결정한 것으로 보이네요. 이렇게 명명백백하게 공개하는 것이 좋지요. 모든 사람이 알게 되면 PAPA도 부인하거나 진실을 묻어버릴 수가 없을 터이니까요!... “.

그 말을 듣자 차이란이 딱 한마디를 한다; “모두가 당신이 형을 대신하여 총을 맞은 덕분이예요”. 그 말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럴 것 같다. 고현수는 가족들의 희생이 더 늘어나기 전에 그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리라... 따라서 몸은 비록 병상에 누워있지만 고범수의 마음은 빙그레 웃고 있다.

고현수의 금번 메시지는 쌍둥이 동생 고범수에게만 보낸 것이 아니다. 설유섭 박사를 위시하여 ROKPA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인물에게 동시에 보낸 메시지이다. 따라서 설박사가 ROKPA의 임원들을 소집하여 대책회의에 들어간다. 그 결과 한국의 대통령과 북한의 주석을 우선적으로 설득하기로 결정한다;

ROKPA의 공동대표인 설유섭 박사가 서울에서 대통령을 만나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하, 미국의 정계를 움직이고 있는 가장 큰 이익집단 PAPA가 우리 한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문서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다음 문서에서 한번 확인하시지요!... “.

그 내용을 읽어보고서 대통령이 말한다; “내용을 잘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의 주석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누가 설득하느냐 하는 것이겠군요. 어떻게 조치가 되고 있습니까?... “.

그 말을 듣자 설박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우리 ROKPA의 부회장이 북한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나윤철 박사입니다. 그가 지금쯤 주석궁에 들어가서 그 일을 추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대통령이 기분 좋게 말한다; “만약 북한의 국무위원장이 찬성을 하면 본인은 한민족연방을 창설하는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연방을 빨리 만들어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대신 관리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한반도의 위기를 타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설박사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궁을 나서면서 설유섭은 서울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늘따라 10월의 하늘이 높고도 푸르다. 자기도 모르게 설박사가 중얼거린다; “허허, 역시 천고마비의 계절이야. 우리 한민족의 발전과 번영을 축하하기 위하여 저렇게 가을하늘이 높고 푸른 것이구만, 허허허… “;

설유섭 박사는 자신의 나이가 벌써 고희임을 알고 있다. 내년 2023년이 되면 한국나이로 71세가 된다. 그렇게 늦은 나이이지만 지금이라도 한민족의 통일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그것이 감격스럽다. 정치학자로서 당대에 끊어진 민족의 허리를 다시 잇게 하면 그같이 보람찬 일이 다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에서 파주로 가는 차에 몸을 싣고서 설박사가 중얼거린다; “평양에서 친구 윤철이가 잘하고 있겠지. 내가 한국의 대통령을 설득하였으니 이제는 나박사가 북한의 주석을 확실하게 설득해야 하는데나박사의 머리가 비상하니 나보다 더 잘하고 있을 것이야!... “.

사실 설유섭나윤철은 젊은 시절부터 친구사이이다. 비록 남한과 북한이라는 출신지역이 다르지만 한때는 독일에서 함께 공부를 한 동문인 것이다;

 그때부터 두사람은 한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한번 힘을 모아보자고 약속한 사이이다. 그 일이 이제는 성사가 되어가고 있으니 두 사람은 늘그막에 힘이 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양에 살고 있는 나윤철 박사는 과연 어떻게 젊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