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24(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1. 6. 03:25

고현수의 7일 기록24(손진길 소설)

 

고현수가 절친 강영우의 집에서 은신을 하다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날이 2023110일 화요일이다;

그는 안전한 제3의 장소에서 설유섭 박사를 만나 앞으로 ROKPA가 진행해야 할 긴급한 일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자리에서 락파의 공동대표인 두사람이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첫째로, 설유섭 박사가 한국의 대통령을 설득하고 북한의 나윤철 박사가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여 한민족연방을 만드는데 있어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하고 있는 그러한 물밑접촉과 락파의 존재를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세상에 드러내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사전에 한가지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무리가 없다. 그 문제라고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민족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는 자들이 대내외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하여 찬성으로 돌아서게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둘째로, 그와 관련하여 고현수 변호사가 유대인 시오니즘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그의 주장이 다음과 같다;

(1)  비근한 역사적인 사례로 20세기 전반에 전세계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조상들의 땅 가나안을 되찾자고 부르짖으며 팔레스타인에 현대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시오니즘 운동을 일으켰지만 그 운동에 반대하는 자들이 대내외적으로 존재했다. 크게 보아 유대인사회에서는 두 계층이 반대를 했다; 하나가, 구미사회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잘살고 있는 부유한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척박한 팔레스타인 지역에 들어가 고생하면서 현대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이익이 전혀 없는 그 일을 추진하는데 자신들의 부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하여 반대하고 있다. 또 하나가, 해외의 회당(synagogue)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유대인 랍비들이었다. 그들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돌아가 그곳에 성전을 짓고 종교생활을 하게 되면 자신들의 회당의 기능과 역할이 예전만 못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 자신들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말 것이다. 그러한 불이익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1948514일 팔레스타인 땅에 현대 이스라엘국가가 건설이 된다. 그렇다면 그 일에 앞장을 선 자들이 누구인가? 그들이 대부분 현지에서 고통을 받고 있던 동구권의 가난한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19세기말에 세계 유대인 대회를 결성하고 시오니즘 운동을 시작할 당시 회비를 납부하기에도 어려운 가난한 자들이었다. 그러한 실정이었으므로 큰 부자였던 한사람 테오도르 헤르쯜(Theodor Herzl, 1860-1904)이 전적으로 재정지원을 했다. 참고로, 헤르쯜은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으로서 부자였지만 동쪽인 러시아제국에서 밀려오고 있는 반() 유대주의 폭동과 서쪽인 프랑스에서 발생하고 있는 반 유대주의자들의 드레퓌스 조작사건을 경험하면서 동족들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돌아가 유대인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유럽에서의 박해를 벗어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 결과 1897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오니즘 세계대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3)  그러므로 고현수 변호사는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고 남북한을 통일하는데 있어서 한국의 부자들과 기득계층을 설득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동시에 한민족의 통일움직임을 반대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의 시각을 교정하는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로, 그 점에 있어서 설유섭 박사도 같은 생각이다. 따라서 두사람이 다음과 같이 향후의 일정을 합의하고 있다;

(1)  첫째, ROKPA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인들으로 하여금 국회에서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는 문제를 의제로 하여 연구발표회를 개최하도록 한다.

(2)  둘째, 연구발표회에서 논의가 된 사항에 대하여 언론에서 특집으로 다루고 이어서 한민족에 의한 한반도의 통일 방안에 대하여 폭넓게 여론을 수렴할 수 있도록 ROKPA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앞장을 선다.

(3)  셋째, 언론을 통하여 수렴이 되고 있는 여론의 향배를 보아가면서 통일논의가 절정에 이르게 되었을 때에 남북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한민족연방을 구성하도록 전격합의를 한다. 그리고 남북의 정상이 각각 주변국을 설득하기 위하여 정식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한다. 한국의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주요국을 순방한다. 북한의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다.

(4)  넷째, ROKPA의 대표인 설유섭 회장은 한국정치학회를 움직여서 한민족연방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그곳에서 소위 한민족연방을 추진하는 모임한연추를 결성한다. 그것이 우리 비밀결사인 ROKPA가 세상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와 같이 설유섭 박사와 합의한 다음에 고현수가 비로소 파주의 큰 병원 특실에 입원하고 있는 쌍둥이 동생 고범수를 방문한다. 고범수는 재활치료가 거의 끝나서 이제는 퇴원을 앞두고 있다.

고현수고범수는 비록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정신적인 교감을 느끼고 있다. 아마 그들이 일란성 쌍둥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그렇지만 고현수5개월 가까이 피신생활을 하다가 이제서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처지인지라 동생 고범수를 만나니 참으로 감격스럽다;

따라서 고현수고범수를 보자 얼른 다가가서 포옹부터 한다. 한국나이로 61세가 된 고현수와 고범수가 너무 반가워서 포옹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고범수의 아내 차이란이 한마디를 한다; “아주버님, 그렇게 보고싶어 하셨으면 진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고요!... “.

그 말을 듣자 고현수가 하하라고 웃으면서 그제서야 차이란에게 인사를 한다; “제수씨, 남편을 돌보시느라 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렇게 동생이 회복된 모습을 보게 되니 이제서야 마음이 놓입니다, 하하하… “.

그 말에 차이란이 말한다; “저야 줄곧 남편 옆에 있었지만 형님은 미국에 떨어져 있어서 아직 아주버님을 만나지도 못하셨겠어요. 그러니 이제는 마포아파트에 계시는 부모님을 만나 뵙고 얼른 미국에 가셔서 가족들도 상봉하셔야지요… “.

그 말을 듣자 고현수가 그제서야 말한다; “제 가족들은 이곳 한국을 방문하러 올 거예요. 제가 미국에 들리는 것이 아무래도 염려가 되어서 그렇게 조치를 했어요. 그러니 저는 오늘 마포아파트에 들리면 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수씨… “.

그리고 고현수가 동생 고범수에게 말한다; “범수야, 나 때문에 네가 총을 맞아서 정말 미안하구나. 덕분에 나는 안전하게 은신할 수가 있었지만 네가 이렇게 4달째 고생하고 있으니그리고 설박사에게 들으니 범수 너는 내가 보낸 메시지를 너무 잘 풀이한 것 같더라. 역시 내 동생이야!...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형도 뉴욕 북쪽에서 PAPA에게 체포를 당할 뻔 했잖아.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피신하였으니 망정이지... 정말 그 놈들은 무지막지하고 인정사정이 없어. 이제는 우리 민족도 빨리 통일을 하고 힘을 길러야지!... “.

그 말에 고현수가 말한다; “안 그대로 여기 오기 전에 먼저 설유섭 박사를 만나서 구체적인 논의를 했어. 이제부터는 우리 ROKPA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야. 그리고 때가 되면 다른 이름으로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게 될 게야. 그때에는 범수 너도 일익을 담당해야 할거야. 얼른 회복해라. 또 보자꾸나!... “.

고현수는 마치 20세기초에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바쁘다. 고범수를 만난 다음에 곧바로 마포로 가서 부모님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장남 고현수를 직접 보게 되자 부친 고현달과 모친 장미숙이 너무나 기뻐한다.

그 자리에서 고현수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무사히 이사를 하여 자리를 잡고 있는 아내 김정화에게 전화를 낸다. 부모님이 얼른 전화를 연결하고 목소리를 듣도록 해달라고 성화를 부려서 그렇게 조치하고 있다.

김정화 박사가 시어머니 장미숙에게 전화로 말한다; “어머니, 저도 부모님을 뵙기 위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할 거예요. 이번에는 아들과 딸도 휴가를 내고 함께 가려고 해요. 그러면 서울에 가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

그날부터 고현수는 마포아파트에서 부모님과 함께 기거한다. 그는 정기적으로 설유섭 박사를 만나서 두사람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해 20235월에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한민족연방을 구성하기로 역사적인 합의를 하게 된다;

그것을 보고서 다음달 6월에 여의도 국회도서관의 회의실을 빌려서 설유섭 박사가 한민족연방을 추진하는 모임을 결성한다. 그 모임에서 설박사가 회장으로 인선이 되고 고현수 변호사는 고문의 직을 맡게 된다. 그리고 설유섭 박사는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고범수 차관보를 임명한다;

그들의 그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한민족연방의 성립을 반대하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