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기도(손진길 소설)

다윗의 기도49(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18. 08:53

다윗의 기도49(작성자; 손진길)

 

아비새가 아니라 요압이 세바의 수급을 가지고 당당히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자 다윗왕이 깜짝 놀란다;

 

그리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내가 군부를 혼자서 장악하고 있는 요압을 견제하기 위하여 그의 아우인 아비새를 토벌사령관으로 삼았다. 그런데 정작 공을 세우고 개선한 자는 요압이다. 어쩔 도리가 없구나. 군사령관으로 그를 다시 중용할 수밖에 없다”(삼하20:23a).

다윗왕은 눈물을 머금고 요압을 다시 군사령관으로 세우고 군부대신인 숙부 요나단에게 당부한다; “부디 군부를 요압 사령관 혼자에게 맡겨 두지 마시고 중요한 문제는 반드시 군부대신인 숙부가 아비새 장군 및 브나야 장군과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하세요. 이 나라는 나 다윗의 나라이지 요압의 나라가 아닙니다. 명심하세요”.

만약 요압이 군대를 이끌고 다윗성을 공격하면 큰일이다. 따라서 다윗은 시위대장인 브나야에게 지시한다; “브나야 장군은 들으시오. 그대가 군단장으로 지휘하고 있는 24천명의 병력은 언제나 수도권 바깥에 주둔하고 왕명이 없이 예루살렘으로 들어오는 군대를 막도록 하세요. 그리고 그대는 시위대장으로서 평상시에도 그렛과 블렛의 용병으로 왕궁을 철통같이 수비하도록 하세요. 내부의 반란을 미연에 막자면 그 길 밖에 없어요”(삼하20:23b);

그리고 다윗왕은 무신들이 아니라 문신들을 보강한다. 그 내용의 일단이 다음과 같다; “아도람은 감역관이 되고, 아힐룻의 아들 여호사밧은 사관이 되고, 스와는 서기관이 되고, 사독과 아비아달은 제사장이 되고, 야일사람 이라는 다윗의 대신이 되니라”(삼하20:24-26);

 

그것으로 칼날 위에서 살아가게 되는 다윗왕의 일생이 편안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호와께서 진작에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예언하신 말씀 그대로 하나님의 재앙이 다윗의 제국에 계속 발생한다.

훗날 예레미야 선지자가 다윗왕조 유다왕국에 대하여 예언하는 내용과 같이 칼과 기근과 전염병이라고 하는 3가지의 재앙이 여호와의 역사섭리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29:18).

그러므로 55세에 압살롬의 반역과 세바의 반란을 만난 다윗대왕이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3년의 가뭄과 블레셋 족속의 침략 그리고 인구조사에 따른 전염병의 창궐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그 자세한 내용이 과연 무엇일까?(삼하21-24).

지리적으로 반()사막성 기후를 가지고 있는 가나안 지역은 비가 적은 곳이다. 특히 헤브론과 그 이남의 지역은 메마른 땅이기 때문에 네게브라고 불리고 있다. 그곳 유대 땅의 주민들은 목축을 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뭄이 심하게 들게 되면 풀이 자라지를 못하기 때문에 물이 풍부한 해안지역으로 이주해야만 한다.

그러한 선례를 창세기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아브라함과 이삭이 가나안 땅의 가뭄을 피하여 비옥한 초생달 지역에 속하는 그랄 땅으로 이주하기도 하고 야곱은 아예 애굽의 총리가 된 아들 요셉의 초청으로 7년 연속 가뭄을 피하여 나일강 유역의 동쪽인 애굽의 고센 땅으로 이민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윗왕이 압살롬과 세바의 반란사건을 종식시키고 조금 숨을 돌릴 만 하게 되자 그만 3년의 가뭄이 찾아온다. 비가 내리지 아니하자 식물이 자라지를 못하고 가축이 먹고 마시지를 못하여 쓰러지고 만다. 양식이 떨어진 백성들이 기근에 심하게 시달리게 된다;

농사와 목축이 모두 어려워지자 굶주림에 시달린 백성들이 다윗왕을 원망한다. 그들이 삼삼오오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아니하는 것이 바로 군주인 다윗이 여호와 하나님께 죄를 지은 결과이며 그 징벌이다. 그러므로 죄인인 다윗왕이 여호와 하나님께 죄를 자복하고 용서를 빌어서 백성을 살려야만 한다”.

그러한 주장이 민란으로 이어지기 전에 다윗왕이 제사장들과 함께 여호와의 언약궤가 있는 성막으로 나아가서 지극정성으로 속죄의 제사를 드리고 있다. 하지만 2년 연속의 가뭄이 기어코 3년째의 가뭄으로 이어지고 만다. ‘이 일을 어떻게 하는가?’, 천하의 영웅인 다윗왕도 별 도리가 없다. 참으로 하늘의 재앙 앞에 무력하기만 한 인간세상의 황제인 것이다.

마침내 민심을 뒤흔드는 악성의 풍문이 들려 오기 시작한다; “진작에 똑똑한 왕자 압살롬에게 왕좌를 물려주거나 이스라엘 11지파를 분리 독립시켰더라면 괜찮았을 것인데그것이 여호와의 뜻인 것을…. 다윗왕이 권력에 미쳐서 군사력으로 모두 정벌하고 동족의 피를 많이 흘렸으니 이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것이야… ”;

다윗왕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가 모진 결심을 하고서 다음과 같은 두가지 정책을 동시에 추진한다;

첫째로, 이스라엘제국의 속국인 주변의 나라에 조공을 곱절로 요구한다. 특히 비옥한 초생달 지역에 살고 있는 블레셋 백성들에게 엄청난 곡식과 가축을 바치라고 명령한다;

 

그때문에 블레셋 사람들이 공출을 대고나서 먹을 것이 부족하여 마침내 전쟁준비를 하게 된다.

둘째로, 3년 연속 가뭄과 기근으로 민심이 참으로 흉흉하다. 대다수의 백성들이 다윗왕의 실책과 허물 때문에 여호와께서 진노하신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상한 소문이 하나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10km 떨어져 있는 제사장 성읍 기브온에서 들려온다(21:17, 삼하21:2);

그 옛날 사울왕의 조상이 기브온에 살던 베냐민 사람 여이엘인데 사울이 왕이 되자 기브온에 가나안 원주민인 아모리 족속들이 살고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여 그들을 많이 쳐죽였다는 것이다(삼하21:1b, 대상8:29-33). 그 때문에 여호와께서 이제사 사울왕가의 죄를 다스리기 위하여 기근이 들게 했다는 소문이다;

다윗은 기브아의 북쪽에 있는 성읍 기브온의 역사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 성읍에는 원주민인 아모리족속 뿐만 아니라 베냐민의 영토이므로 베냐민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또한 제사장들에게 할당이 된 성읍이므로 레위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 그리고 기브온의 중심에는 큰 못이 있어 다윗이 유다의 왕이었을 때에는 이스보셋왕국의 군대와 그곳에서 전투를 크게 벌인 적도 있다(삼하2:12-17).

다윗왕이 그 옛날 대제사장인 여호야다로부터 모세오경과 이스라엘의 역사를 배웠으므로 그는 어째서 기브온 땅에 가나안 원주민인 아모리족속이 여전히 살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본래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원주민들을 전부 인종 청소하라고 명령하셨다.

하지만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여쭙지 아니하고 덜컥 기브온에 살고 있는 아모리 족속의 꾀임에 빠져서 그들을 여호와의 이름으로 살려주겠다고 약속하고 말았다(9:15-21). 그들 기브온의 아모리족속은 군사적으로 도저히 이스라엘 군대와 상대가 되지 아니하자 위계를 꾸며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생존을 도모한 것이다;

 

그때부터 기브온의 주민인 아모리 족속들이 여호수아의 명령에 따라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물을 길으며 나무를 패는 자들이 되고 이스라엘의 종처럼 살아오고 있다(9:21, 26-27). 그런데 사울왕이 여호수아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생존을 보장한 기브온의 아모리족속에 대하여 상당한 살육을 자행하고 만 것이다(삼하21:2).

물론 사울왕은 선민 이스라엘왕국의 초대왕이 되자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는 이방족속들을 치겠다는 자신의 단호한 결단을 보여주기 위하여 가장 만만한 기브온 땅의 아모리족속을 상당수 처형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원주민들에게는 원한으로 남아 있다.

그러한 이상한 주장을 소문으로 들은 다윗왕은 여론을 바꾸고 민심을 호도할 수 있는 좋은 정치적인 소재를 얻은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얼른 기브온의 아모리족속의 장로들을 예루살렘으로 불러서 그들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여호와께 기도를 드린 후에 자신이 받은 여호와의 말씀이라고 하면서 왕명을 내린다.

그 다윗의 왕명이 참으로 비정하다; “무죄하게 죽은 아모리족속들의 원한이 하늘에 사무쳐서 이와 같은 3년기근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면 가뭄이 사라질 것이다. 내가 그들의 의견을 듣고 여호와께 기도한 결과 사울왕의 서자와 손자들을 그들에게 내어주라는 신탁을 받았다. 그렇게 시행하도록 하라”(삼하21:1b, 3-4).

다윗왕이 그들에게 복수의 제물로 던져준 자들은 사울왕의 첩 리스바가 낳은 서자들로서 알모니와 므비보셋이며 또 메랍 공주가 낳은 5아들이다(삼하21:8). 하지만 다윗왕은 세자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만은 끝까지 보호하고 제물로 내주지를 아니한다(삼하21:7). 가나안의 원주민인 아모리족속들이 베냐민출신의 왕 사울의 아들들과 공주의 아들들을 교수형에 처하고 기우제를 지내자 얼마 되지 아니하여 비가 내린다(삼하21:10);

참고로, 사울왕의 첩인 리스바는 군사령관 아브넬의 보호로 도성 기브아에서 요단강을 건너왔다. 그리고 새로운 수도인 마하나님에서 자신의 두 아들을 키우면서 살았다. 그런데 그녀의 젊은 미모를 탐낸 사울왕의 사촌동생인 아브넬 장군에게 강제로 수청을 들게 되는 고난의 세월을 감수하기도 한 슬픈 운명의 여인이다(삼하3:7).

그런데 이제는 다윗왕이 그녀의 생떼 같은 두 아들을 기브온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기우제의 제물로 주고 만다. 그것이 얼마나 억울한지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아모리족속에 의하여 목이 달려 죽은 두 아들의 시신을 거두어 기브온 성읍이 내려다보이는 교외의 바위위에 두고 통곡을 계속한다(삼하21:8-10);

 

기구한 여인 리스바의 절규가 기브온에서부터 예루살렘까지 들려온다. 그 소문을 듣고 있는 다윗왕은 입맛이 쓰다. 제사장나라 이스라엘제국의 황제라고 하는 자신이 초라하게도 기브온에 살고 있는 이방인의 요구에 따라 사울왕의 자손들을 내주고 기우제를 드려서 겨우 비를 얻고 있으니 그것이 부끄럽기 그지 없다.

그래서 그는 사울왕가의 후손들에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소한의 예우를 차리고자 한다. 그것이 요단강 건너 길르앗 야베스 땅에서 사울왕과 세자 요나단의 유골을 가져오고 교수형을 당한 7자손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 있는 사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합장한 것이다(삼하21:12-14a).

다윗이 그와 같이 최소한의 신앙적 양심을 회복하고 선민의 도리를 행하게 되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때서야 이스라엘을 위하여 간구하는 다윗왕의 기도를 다시 들어 주신다(삼하21:14b);

그와 같은 성경기록의 의미를 되짚어서 생각해보면, 다윗왕이 자신의 정치적인 곤궁을 벗어나기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여 얻은 결과라고 하면서 함부로 왕명을 남발했을 때에는 여호와께서 그의 기도에 귀를 닫으셨다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다윗왕이 손에 동족의 피를 많이 묻히고도 그 죄를 여호와 앞에 자백하고 회개를 하지 아니하는 것을 보고 계신다. 그 죄를 가뭄과 기근으로 다스려보지만 다윗왕이 깊이 깨닫지를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남은 방법이 두가지이다; 하나가 전쟁이고 또 하나가 전염병이다(삼하21:15, 24:15).  

그 두가지 재앙이 어떻게 다윗왕이 다스리고 있는 이스라엘제국에 임하게 되는지를 이제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블레셋과의 전쟁의 원인과 경과가 어떠하며 전염병은 다윗이 고집하여 실시하는 인구조사와 어떻게 관련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