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비 이야기(손진길 소설) 75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5(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5(손진길 소설) 3. 인신매매조직을 소탕하다. 4월 하순에 접어들자 허굉필이 강천무 별장과 최선미 다모를 불러모아 수사회의를 가진다. 그들은 한성부 내에 있는 별도의 소회의실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외부인에게 수사내용을 기밀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허봉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수사한 내용을 일단 판윤 대감에게 보고했어요. 그랬더니 판윤 대감께서 고맙게도 자신을 직접 보좌하고 있는 심원익(沈元翼) 교리를 통하여 제게 수사경비를 보내어 왔어요. 우선 두 분에게 필요한 경비를 나누어 드립니다. 그러니 마음껏 수사를 진행해 주세요!... “; 강별장과 최다모가 허봉사로부터 돈을 받아서 언뜻 보니 상당한 금액이다. 충분한 뒷받침을 하고 있는 것이다. ..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4(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4(손진길 소설) 그날 외부인이 없는 자리에서 허굉필이 수하인 강천무 별장과 최선미 다모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전직 예조참판 최광요(崔光饒) 영감의 3녀인 향옥 낭자와 혼담이 오가고 있는 김유진 직장을 어제 저녁에 기방에서 만났어요. 그 자리에서 술이 거나하게 취한 김직장으로부터 한가지 중요한 정보를 얻었지요. 그것이… “. 잠시 말을 끊고 허봉사가 강별장과 최다모의 안색을 살핀다.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들이다. 허봉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설명한다; “운종가의 큰손인 거부 오칠성(吳七星) 대방이 김직장을 사위로 삼고 싶다고 하여 매파를 보내오고 있다고 해요. 그것이 좀 이상해요. 아무리 거부라고는 하지만 중인계급인 오대방이 양반이며 세도가인 호판의 자제를 사위로 삼겠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3(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3(손진길 소설) 2. 직장 김유진(金維珍)과의 만남 호조(戶曹)에서 종7품 직장(直長) 벼슬을 하고 있는 김유진(金維珍)이 갑자기 한성부에서 종8품 봉사로 일하고 있는 허굉필(許宏弼)의 방문을 받고 있다. 때는 조선의 헌종이 즉위한지 12년이 지나고 있는 1846년 4월 8일이다; 김유진은 갑자기 한성부의 관료인 허굉필이 자신을 방문하자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따라서 수인사가 끝나자 허봉사에게 질문한다; “어째서 저를 방문하신 것입니까? 저는 한성부에 별로 볼일이 없는 사람입니다만… “. 그 말을 듣자 허굉필이 애써 웃음을 띄면서 대답한다; “그렇지요. 호조의 관리이신 김직장님을 제가 만날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지난 4월 1일 밤에 이상한 사건이 발생하였기에 참고인..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2(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2(손진길 소설) 허굉필이 한성부 야경담당 부서의 봉사(奉事)로 재직하고 있는 때에 업무상 만나게 되는 인물들이 다음과 같다; 첫째가 당시 한성부의 수장이 김윤갑(金潤甲) 대감이다. 한성부 판윤인 그는 품계가 정2품이므로 그 벼슬이 6부의 판서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감으로 불리고 있으며 대전에서 열리는 조정회의에 참석하는 당상관이다; 물론 어전회의에는 역시 당상관으로서 종2품인 참판과 정3품인 참의도 참석하고 있지만 그들은 대감이 아니라 영감으로 불리고 있다; 조선의 조정에서는 그와 같은 품계의 구분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서열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계급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같은 정1품인 정승이라고 하더라도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이라는 서열이 엄격하며 그것이..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1(손진길 소설)

허굉필(許宏弼) 허선비 이야기1(손진길 소설) 1. 허선비라고 자신의 이름을 개명하고 있는 허굉필(許宏弼) 허선비의 본명은 허굉필(許宏弼)이며 그의 본관은 김해이다. 그런데 그는 40대 중반의 한창 나이에 과감하게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낙향을 한다. 그리고 고향 김해를 떠나 당시 경주로 불리고 있는 그 옛날 신라의 왕도였던 서라벌로 이주하여 오래 살고 있다. 당시 19세기 후반 경주에는 김해 허씨가 하나의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다. 그러나 허굉필은 경주의 친척들과 전혀 내왕을 하지 아니하면서 시골로 들어가 산으로 둘러싸인 월성지역 내남에서 은둔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본명을 감추고 그 대신에 허선비라고 이웃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 점이 이상하여 이웃들이 처음에는 그에게 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