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50

너와 나의 공화국20(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20(손진길 소설) 1991년 8월말 서울 상도동에 있는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 집에 자파의원들이 모여서 향후의 정국운영에 관하여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그들은 열흘 전에 김영삼의 왼팔로 불리던 김동영 의원이 별세하였기에 그의 빈자리를 그날따라 크게 느끼고 있다; 무거운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그날 상도동계 영수인 김영삼의 첫마디가 다음과 같다; “금년 3월과 6월에 지방자치단체 의원선거가 두차례 있었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3월에 총선이 있고 12월에 대선이 있습니다. 그런 중차대한 시점에 그만 우리의 유능한 동지 김동영 의원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따라서 나는… “; 주위에서는 기침소리조차 나지 아니하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 앞으로의 정국구상을 영수가 발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

너와 나의 공화국19(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9(손진길 소설) 1991년에 들어서자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정부부처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후보지를 몇 군데 선정하여 검토하고 있는데 그 자료가 일부 언론에 공개되자 해당 지역에서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30년전 5.16군사혁명으로 1961년에 폐지된 지방자치제도가 같은 해인 1991년에 부활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1991년 3월에 시의원, 군의원, 구의원 등 기초단체의원을 선출하고 같은 해 6월에는 도의원과 직할시의원 등 광역단체의원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지방에서는 자치단체 의원선거를 앞두고 자기 고향에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과 같은 위험시설을 유치하지 아니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것이 이..

너와 나의 공화국18(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8(손진길 소설) 1990년 8월 중순이므로 서독은 전형적인 유럽의 상쾌한 여름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무덥지 아니하여서 그런지 서울에서 유럽에 도착한 이민욱 차장이 유럽특파원 이상재 기자와 함께 서독과 동독의 도시를 방문하는데 있어서 기후적으로 별로 불편함이 없다. 두사람이 서독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본(Bonn)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전독부이다; 전독부가 들어 있는 정부청사로 들어서면서 이상재 특파원이 이민욱 차장에게 먼저 간단하게 설명을 한다; “이차장님, 1949년에 서독연방정부는 동독의 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벌써 ‘전독부’를 설치했어요. 당시 서독과 동독은 서로 대치하고 있는 적대 국가였지요. 그런데… “. 천천히 걸으면서 이민욱이 이상재의 설명을 경청한다. 그의 말이..

너와 나의 공화국17(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7(손진길 소설) 정치부기자 이민욱은 본래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외교학과 출신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서울대학 출신이 아닌 기자들은 지레짐작으로 이민욱이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사실 서울대학에 있어서는 하나의 정치외교학과가 아니라 두개의 학과 곧 정치학과와 외교학과로 갈라져서 존재하고 있다. 다른 대학교의 경우에는 거의가 정치외교학과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학과로 되어 있는데 어째서 서울대학교는 둘로 갈라져 있는 것일까? 1970년에 서울대학교 문리대에 진학하고자 입학원서를 작성하면서 이민욱은 그 점이 궁금하여 서울대 정치학과와 외교학과에 먼저 진학하여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 선배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들의 답변이 이상하다; “..

너와 나의 공화국16(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6(손진길 소설) 1989년 봄 강훈이 수색에 있는 국방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하루는 친구 이민욱 기자가 정준호 교수를 만나고자 방문하고 있다. 우연히 교정에서 이민욱 기자를 발견하자 강훈이 반가워서 그에게 다가가면서 먼저 큰소리로 말한다; “민욱아, 네가 이곳에 어쩐 일이냐?... “; 정치부기자 이민욱이 먼발치에서 강훈의 목소리를 듣고서 반가운 김에 그에게 마주 접근하면서 얼른 대답한다; “잘 지냈냐? 나는 오늘 정준호 선배를 좀 만나고자 이곳에 왔다”. 그 말을 듣자 강훈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렇지, 서울 문리대 정치외교학과 선후배 사이가 되겠구나. 무슨 용무인지 몰라도 잘 마치고 가기 바란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 모임에서 들으면 되겠구먼. 그때 보자구… “. 한달 ..

너와 나의 공화국15(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5(손진길 소설) 당시 수색에 자리잡고 있는 국방대학원 국제관계학과에서는 군장교들과 더불어 일반직 국가공무원 일부가 안보학 석사과정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들은 행정부처와 입법부에서 온 사무관 또는 서기관들이다. 일반직공무원이 그곳에서 석사과정을 군장교들과 같이 공부하고 있는 이유가 대체로 세가지이다; 첫째, 현대전이라고 하는 것이 군인들만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시가 되면 행정부처나 입법부도 국가안보를 위하여 일익을 담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평시에 중견간부를 국방대학원에 보내어 국가안보이론과 전쟁론을 미리 공부하고 연구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국가공무원의 보직활용에 있어서 별도정원관리라고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의 대학원이나 국내의 국방대학원에서..

너와 나의 공화국14(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4(손진길 소설) 1988년 4월에 시행이 된 제13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강훈의 친척인 숙부 강하삼이 재선에 성공한다. 그는 야당인 통일민주당 소속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열심이다. 그런데 여소야대의 국회에서는 야당의원들이 지난 1980년 5월에 발생한 광주사태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에 따라 국회 내에 ‘광주 민주화 운동 진상 조사 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1988년 11월 18일부터 이듬해 말까지 특별위원회는 청문회를 실시한다. 그 첫번째 청문회 증인이 평화민주당 김대중 총재이고 마지막 증인이 백담사에서 불려온 전두환 전직 대통령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거대한 야당의 힘에 눌려 국회에서 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11월에 들어서자 이제는 공개적인 청문회가 열릴 ..

너와 나의 공화국13(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3(손진길 소설) 1987년 6월 10일 대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 발생한다; 그 결과 6월 29일 여당의 대통령 후보 노태우가 민주화선언을 한다; 그에 따라 여야가 합의하여 5년 단임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마련하여 국민투표로 확정하고 그것이 10월에 공포가 된다. 그리고 제13대 대통령 선거가 연말인 12월 16일(수) 실시가 된다. 그런데 양 김씨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10월에 하였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어 내지 못한다. 그 결과 정부여당이 예측한 그대로 양 김씨가 끝까지 대선에서 완주를 하고 만다; 게다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종필 후보도 끝까지 완주한다. 그에 따라 어부지리로 노태우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36.6%를 득표하여 대통령..

너와 나의 공화국12(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2(손진길 소설) 1987년 봄에 조영백이 강훈과 논의한 결과를 가지고 4월 하순과 5월 하순에 두차례나 4인이 참여하는 일명 상록회 모임이 저녁 늦은 시간 조영백의 사무실에서 열리고 있다. 그날 5월 하순에 가장 늦게 참석하고 있는 친구가 정치부기자인 이민욱이다. 그런데 강훈, 조영백, 나아문 등 3인은 이민욱이 올 때까지 중요한 논의를 미루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 어째서 그들은 기자인 이민욱이 올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한마디로, 최근에 정치적 기류가 엄청나게 소용돌이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발빠르게 취재하고 있는 이민욱 기자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 당시 커다란 이슈만 손꼽아보아도 대충 다음과 같다; 첫째, 작년말 곧 1986년 12월..

너와 나의 공화국11(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1(손진길 소설) 1987년 봄에 인권변호사 조영백이 국회간부인 강훈에게 전화를 내고 있다. 급히 상의할 내용이 있으니 오늘 일과후에 좀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는 신중하게도 조용히 만나 은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한 장소로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을 거론하고 있다. 그날 일과후에 강훈이 대림동에 자리잡고 있는 조영백의 사무실에 들린다. 저녁 6시반에 만나자고 말하면서 조영백은 자기 사무실에서 자장면을 같이 먹자고 전화로 벌써 제안을 했다. 강훈은 조영백 다운 발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일찍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벌써 직원들이 퇴근을 했는지 별실인 그의 방에는 조영백이 혼자서 서류를 보고 있다. 강훈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서 재빨리 조영백이 전화로 인근 중화요리점에 배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