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13(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6. 16. 14:49

너와 나의 공화국13(손진길 소설)

 

1987610일 대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 발생한다;

 그 결과 629일 여당의 대통령 후보 노태우가 민주화선언을 한다;

 그에 따라 여야가 합의하여 5년 단임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안을 마련하여 국민투표로 확정하고 그것이 10월에 공포가 된다.

그리고 제13대 대통령 선거가 연말인 1216() 실시가 된다. 그런데 양 김씨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10월에 하였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어 내지 못한다. 그 결과 정부여당이 예측한 그대로 양 김씨가 끝까지 대선에서 완주를 하고 만다;

게다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종필 후보도 끝까지 완주한다. 그에 따라 어부지리로 노태우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36.6%를 득표하여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 득표율이 역대 대통령 당선자 가운데 가장 낮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대통령이 되는 데에는 전혀 하자가 없다. 그것을 보고서 전두환 대통령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이듬해 1988225() 오전 10시에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식이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개최가 된다;

 그는 장충체육관에서 간접선거로 당선이 된 제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하여 자신의 정부를  문민정부이며 지금부터 제6공화국이 시작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 모습을 국회관료인 강훈은 물론 정치부기자인 이민욱이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더구나 강훈의 친척인 강하삼 의원이 김동영 의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장면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두사람은 통일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

개인적으로 강하삼은 김동영보다 5살 연상이다. 그렇지만 야당에서 함께 활동하며 당의 전문위원을 오래 같이 지냈기에 나이를 떠나서 동지로 사귀고 있다. 그날 두사람의 이야기 주제는 당면한 총선 곧 2달후 426()에 치루어지는 제13대 국회의원선거에 관한 것이다.

본래 1985411일에 시작된 제12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후인 1989410일까지이다. 그렇지만 작년 10월에 새헌법이 공포되었기에 그 임기가 1년 정도 줄어들고 19884월에 제13대 총선이 있게 되는 것이다.

금번 4월 총선에서는 13의 재대결이 있게 되는 셈이다. 작년말 대선에서는 패배를 했지만 3김씨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서는 승리를 얻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여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 점은 여당인 민정당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기필코 과반수 의석을 얻어야 한다. 작년말 대선에서 36.6%의 득표로 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그것은 지지기반이 너무나 빈약하다. 따라서 금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얻어야 대통령이 절름발이 신세를 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가에서 잔뼈가 굵은 강하삼 의원과 김동영 의원은 금번 총선의 결과를 여당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예측하고 있다; “이번에는 민정당이 국회에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다. 헌법개정에 따라 의석수가 299석으로 증가하였는데 그 가운데 여당은 잘해야 130석이다.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따라 여소야대 정국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

아직 총선까지는 2달이나 남아 있다. 그렇지만 정치부기자들은 총선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미리 예측하느라고 바쁘다. 그 가운데 민완기자인 이민욱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하는 인사들이 많다. 언론사 기자들 뿐만 아니라 각 정당의 중진들도 이민욱의 견해를 한번 듣고서 참고하고자 하는 것이다.

총선을 1달 남겨놓은 시점에 이민욱은 상록회에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지난 연말 대선에서 양 김씨가 국민들의 민주화 및 정권교체의 열망을 외면하고 말았다. 그 결과 그들은 나란히 낙선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들이 야당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자 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

좌중을 한번 둘러보고서 이민욱이 천천히 말한다; “비록 노태우 대통령이 신군부의 제5공화국과의 단절을 강조하고 있지만 초록이 동색인 것은 사실이지. 따라서 노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하여 국민들이 소위 여소야대라는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나는 전망하고 있어… “.

그 말을 듣자 나아문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나는 달리 생각하고 있어. 국민들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문민정부 답게 민주정치를 한번 잘 해보라고 격려차원에서 의석을 많이 줄지도 몰라. 특히 금년 가을에는 88서울 올림픽도 있고 하니 노태우 정권을 밀어 주지 않겠어. 꼭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 양 김씨에게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거든… “;

그것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나아문을 제외하고 조영백강훈은 정치부기자 이민욱의 예측이 더욱 실현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426일 총선의 결과가 그들 3사람의 예상에서 별로 벗어나지 아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당인 민주정의당이 전체의석 299석의 41.8%125석을 차지하여 과반인 150석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김대중이 새로 만든 평화민주당70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되고 김영삼이 계속 리드하고 있는 통일민주당59석으로 제2야당이 된다.

3야당은 김종필이 만든 신민주공화당인데 35석을 확보하여 20석 이상이면 가능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전혀 애로사항이 없다. 그런데 전국정당지역정당이라는 측면에서는 4개의 정당이 전부 문제가 있다. 김종필의 지지기반이 충청도이고, 김대중의 지지기반이 호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영삼이 부산과 경남이고 노태우가 대구와 경북이다. 수도권에 있어서는 어느 지방 출신이 더 많은가에 의하여 지지표가 갈라지고 있다. 그러므로 영남과 호남 그리고 충청도를 골고루 지지기반으로 가진 전국정당이 성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당시 한국정당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더구나 소위 여소야대국회가 개원을 하게 되자 노태우 정권은 국정을 운영하기가 힘들기 그지 없다. 따라서 노태우 대통령은 처조카 박철언을 개인적으로 재사로 삼아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에 바쁘다.

그러한 처지이므로 88서울 올림픽을 어떻게 치루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에 체육부장관과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냈기에 올림픽 행사를 치루어 내는데 있어서는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박철언은 가장 먼저 제1야당의 총재인 김대중과 접촉을 하여 합당의사를 슬며시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독재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긴 김대중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 다음에 김영삼 총재와 김종필 총재를 만나 의사를 타진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원내 125석을 가지고 있는 여당의 입장에서는 59석을 가지고 있는 김영삼의 통일민주당과 합당하면 과반수 150석이 훨씬 넘는 무려 184석의 정당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노태우 대통령은 35석을 가지고 있는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까지 합당하고 있는가?...

그 대답은 전체의석 3분의 2200석이 넘는 219석을 가지고 정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 그 것만이 아니다. 야성이 강한 김영삼을 나름대로 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김종필과 같은 제2인자의 달인이 필요한 것이다.

과연 1990122일에 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 총재 및 김종필 총재와 함께 합당선언을 하고 2월에 거대여당인 민주자유당을 창당하고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작동이 되고 있는 것일까?... ;

 한국의 정치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