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와 아끼꼬(손진길 소설)

상규와 아끼꼬25(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2. 17. 22:35

상규와 아끼꼬25(손진길 소설)

 

6. 미국 뉴욕에서의 새로운 삶

 

임상규아끼꼬는 딸 상아를 데리고 20155월 하순에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다녀온 후 6월초에는 시드니 파라마타(Parramatta)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짐을 정리한다. 그리고 해외포장이사를 전문하는 업체를 불러서 자신들의 이삿짐을 포장하여 미국 뉴욕 퀸즈(Queens)에 살고 있는 장인의 집으로 보내도록 조치한다;

그들은 6월 하순에 아파트를 매수자에게 명도하고 대금을 모두 받은 후에 시드니에서 뉴욕으로 가고자 한다. 항공권은 일찍 예약해 두고 있다. 그리고 미국으로 송금하기 위하여 지난 4월 뉴욕에 머무는 동안에 벌써 임상규아끼꼬와의 공동명의(joint title)로 은행구좌를 개설해 놓았다;

임상규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다니고 있는 법률회사(law firm)에 지난 5월말 벌써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2주 동안 후임자에게 자신이 취급하고 있던 사건에 대하여 설명하고 파일을 넘겨 주었다. 그러므로 6월말에 시드니를 떠날 수가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자 그때서야 하루는 임상규아끼꼬가 인근에 살고 있는 의사 김호성 부부에게 연락을 한다. 오래간만에 가까이 파라마타에 있는 한식당(Korean restaurant)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였더니 그들이 평소처럼 편한 마음으로 참석한다.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가자 임상규가 절친 김호성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용건을 말한다; “호성아,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이곳 파라마타 지역에서 우리들은 좋은 이웃으로 잘 지냈는데 그만 우리 가족은 이달 하순에 미국 뉴욕으로 다시 이민을 가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이렇게 늦게 말하게 되어 미안하구나. 그만 이사준비에 바빠서 늦어지고 말았다… “.

그 말을 듣자 갑자기 김호성은 머리속이 멍해 진다. 그래서 한참동안 말을 못하고 친구 임상규의 얼굴만 쳐다본다. 그 다음에 그가 정신을 차리고 신중하게 말한다; “상규야, 네가 이곳에 살고 있어서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 어째서 미국 뉴욕으로 떠나려고 하느냐? 그 이유가 무엇인데?... “.

임상규가 천천히 대답한다; “호성이 너도 알다시피 작년에 아끼꼬 센세이가 많이 아팠다. 그 영향으로 미국에 살고 있는 친정식구들을 많이 보고 싶어 했어. 따라서 우리는 전번 부활절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그런데 처가식구들이 우리에게 뉴욕으로 와서 함께 살자고 제안을 했어. 나도 그것이 좋겠다고 동의를 했고!... “.

김호성은 절친 임상규로부터 그 정도의 설명만 듣고서도 전후사정을 알 것만 같다. 그래서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래 잘 알겠다. 암전문의(cancer specialist)인 내가 어떻게 아끼꼬 센세이(先生)의 그 마음을 모르겠니?... 듣고 보니 잘 결정한 것 같구나!... “.

그 말을 듣자 임상규가 미안한듯이 말한다; “호성아, 사실은 나도 너의 가족이 우리집 근처에 와서 함께 살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마음도 든든하고 덜 외로웠어. 그런데 이제는 너희 가족을 두고 우리만 떠나고자 하니 미안하고 섭섭하구나. 혹시 호성이 너도 미국으로 이주할 생각이 없니?... “.

그 말에 김호성임상규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 다음에 웃으면서 말한다; “나도 한번 생각을 해보마. 나야 암 전문의이니 연봉을 많이 주겠다고 하는 병원만 있으면 미국으로 옮겨가도 되는 거지 뭐. 그러니 상규 네가 뉴욕에 가서 살거든 천천히 한번 알아 보렴. 조건이 좋으면 내가 그곳으로 이주할 수도 있을 것이니까,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임상규는 친구 김호성이 개인적으로 상규 자신의 옆에서 함께 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임상규는 자신이 뉴욕으로 가서 살게 되면 아끼꼬와 달리 조금 외로울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곳은 아끼꼬가 성장한 곳이지 상규 자신의 고향은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오클랜드 파파토에토에(Papatoetoe)에서 고등학교(high school)때부터 함께 지낸 친구 김호성이가 뉴욕으로 와서 이웃에 살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래서 그는 결심한다; ‘그래, 내가 뉴욕에 가면 한번 병원 쪽에 알아보아야겠다. 호성이네 가족이 이웃에 살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그날 식사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임상규 부부가 김호성 가족을 만난 이야기를 은연중 나누었더니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딸 임상아가 한마디를 한다; “대디, , 나도 사실은 김호성 아저씨의 아들 영호 오빠와 헤어지는 것이 슬퍼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더 넓은 세상에서 앞길을 개척하자면 어쩔 수가 없지요. 그리고 나중에 다시 만나면 돼요!... “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들 부부는 딸 임상아가 대견하다. 그래서 상규아끼꼬김호성의 이야기를 더이상 하지 아니하고 미국으로 갈 준비에만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가지 걱정이 있다. 그것은 임상규의 경우 미국에 가서 다시 영주권과 시민권을 따야만 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미국인 배우자의 조건으로 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들어간다. 그 다음에는 (job) 비자(visa)와 영주권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 다행인 것은 아끼꼬가 미국태생으로서 시민권자이기에 딸 임상아도 법적으로 그 혜택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상규만 아내 아끼꼬의 배우자로서 앞으로 영주권과 시민권을 따면 되는 것이다;

상규네 가족은 드디어 201572일 목요일에 시드니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뉴욕에 도착하고 보니 같은 날 72일 오후시간이다;

 미리 뉴욕에 살고 있는 처남 브라이언(Brian)에게 연락을 했기에 이번에도 그가 짐을 싣기에 편리한 패밀리카(family-car)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있다.

임상규아끼꼬는 딸 상아를 데리고 브라이언의 차로 뉴욕시 퀸즈(Queens)에 살고 있는 피터히로꼬의 저택으로 들어간다. 피터와 히로꼬는 딸 아끼꼬가 뉴욕으로 이민 온 것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23살에 집을 떠난 딸이 42살이 되어 다시 부모님의 집으로 찾아 들어온 셈이다. 그것을 즐거워한다;

그날 저녁의 환영식사에는 북쪽 브롱스(Bronx) 지역에 분가하여 살고 있는 브라이언 부부도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모처럼 피터(Peter)가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오늘 201572일은 참으로 기쁜 날이다. 내 딸 아끼꼬가 가족과 함께 부모의 집으로 돌아온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축배를 들도록 하자. 우리 맥도웰(McDowell) 가문의 행복을 위하여! 치어즈(cheers)… “.

모두들 포도주 잔을 들고서 건배를 한다. 그 자리에서 브라이언의 아내인 멜라니(Melanie)가 손위 시누이인 아끼꼬에게 말한다; “sister in law, welcome home!”. 그 말에 아끼꼬가 얼른 화답한다; “Thank you, Melanie!”. 그러자 멜라니가 즉시 수정하여 다시 말한다; “Welcome, Akiko!”. 역시 이름을 부르는 것이 더 다정한 모양이다.

그날 만찬이 끝나자 피터가 남쪽 브루클린(Brooklyn)에 살고 있는 부친 찰스(Charles)에게 전화를 낸다. 아끼꼬가 가족과 함께 다시 뉴욕에 살려고 왔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서 찰스케이트가 크게 기뻐한다. 역시 가족사이의 내리사랑이 그런 모양이다;

그 다음에 피터는 여동생 한나(Hanna)에게 전화를 낸다; “한나, 잘 지냈지? 오늘 오후에 아끼꼬가 가족과 함께 뉴욕에 살려고 우리집에 왔다. 내가 언제쯤 임상규를 데리고 너의 로펌으로 찾아가면 좋을까?... “. 

그 말을 듣자 한나가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 다음에 신중하게 대답한다; “제가 남편 조지(George)와 방금 상의했어요;

 마침 내일이 73일 금요일이니 저녁에 우리 부부가 오빠집에 들릴께요. 그곳에서 간단하게 식사하면서 자세하게 상의하면 좋겠네요. 오빠, 그렇게 할까요?... “.

그 말에 피터가 기뻐하면서 말한다; “나는 좋아. 그러면 내일 저녁 7시에 우리집으로 오도록 해. 내일 보자꾸나, 안녕!”. 그 말을 하면서 피터가 아내 히로꼬를 쳐다본다. 그녀가 응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면서 히로꼬가 남편 피터에게 미소를 띠고서 말한다; “여보, 내가 내일 디너(dinner)준비를 해 놓을 테니 편하게 우리집에서 모두들 식사하세요. 그리고 상규를 확실하게 내일 취직을 시키시고요, 호호호… “.

그 말을 듣자 피터가 역시 웃으면서 말한다; “그래요, 그렇게 성사가 되어야 하고 말고요. 나는 우리 딸 아끼꼬의 안목을 믿어요. 아끼꼬가 선택한 남편이니 그 실력이 어디 가겠어요? ‘T&M law firm’에 입사하게 되면 그들 회사가 수지맞는 것이지요, 하하하… “.

그렇게 임상규의 장인 피터가 웃고 있는 가운데 그날 뉴욕에서의 이민 첫날이 흘러가고 있다. 뉴욕은 7월초의 여름날씨가 좋다. 특히 저녁과 밤의 날씨는 크게 덥지도 않고 선선하여 더 좋은 것이다;

그 점을 느끼면서 임상규아끼꼬 그리고 딸 상아가 오랜 시간 비행기 좁은 좌석에서 시달린 피로를 깊은 잠으로 풀고 있다. 상규네 가족은 과연 다음날부터 어떠한 일들을 만나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