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와 아끼꼬23(손진길 소설)
인사가 끝나자 차를 마시면서 조지 트루먼(George Truman)이 임상규에게 말을 건다; “아끼꼬(Akiko)의 남편인 자네가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에서 그렇게 유능한 변호사(lawyer)라고 하니 내가 기분이 좋아. 그런데 시드니에서 동북아(Northeast Asia)의 3나라 중국(China), 일본(Japan), 한국(Korea)과의 법률관계(between law matters)를 다루고 있다고 하면 그 나라들의 언어는 좀 하는가?... “;
그 말을 듣자 임상규가 공손하게 대답한다; “다행히 저는 한국의 서울에서 하이스쿨(high school) 1학년에 다니다가 뉴질랜드(New Zealand)로 이민하였기에 한국어(Korean language)를 모국어(mother tongue)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Japanese language)는 오클랜드에서 배웠고, 중국어(Chinese language)는 업무상 필요하여 시드니에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
그 말에 조지 트루먼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웃으며 말한다; “허허, 영어 뿐만 아니라 동북아 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하면 그 연봉이 로펌(law firm)에서 상당히 높겠는데... 탐이 나는 인재로구만!... “.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공동대표 한나 맥도웰(Hanna McDowell)이 단도직입적으로 임상규에게 말한다; “여보게 상규, 내가 아끼꼬의 고모이고 이 로펌의 공동대표인 한나 맥도웰이야. 트루먼(Truman) 쪽에서 상규 자네의 몸값이 비싸서 고용하기 힘들다고 하면 우리 맥도웰(McDowell) 쪽에서 자네를 고용하고 싶네. 그래 우리 로펌에서 일해볼 생각이 없는가?... “;
그 말을 듣자 임상규가 아내 아끼꼬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 모습을 보고서 아끼꼬가 고모 한나에게 대신 말한다; “고모, 제 남편 상규를 제가 설득할 것이니 그렇게 추진해주세요. 저는 오래 오세아니아 대륙(Australian Continent)에서 살다 보니 이제는 부모님과 고모가 있는 이곳 미국 뉴욕(New York)에서 다시 살고 싶어요!... “.
한나(Hanna)와 그녀의 남편 조지(George)가 동시에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 옆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던 브라이언(Brian)과 그의 아내 멜라니(Melanie)도 미소를 띠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피터(Peter)와 히로꼬(Hiroko) 그리고 찰스(Charles)와 케이트(Kate)가 즐거워한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 가운데 티타임을 마치고 아끼꼬의 가족은 부친 피터의 차편으로 부모님이 살고 있는 퀸즈(Queens)의 저택으로 돌아온다;
한편 조부모인 찰스 부부는 손자인 브라이언이 택시(taxi)를 대절하여 브루클린(Brooklyn) 댁으로 모시도록 조치하고 있다. 그렇게 뉴욕에서의 이튿날이 지나고 있다. 임상규 가족은 뉴욕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 것일까?...
2015년 4월 3일 금요일 오전에 피터 부부는 딸 아끼꼬의 가족을 데리고 뉴욕시내 관광에 나서고 있다. 마침 부활절 휴가기간이라 뉴욕시 다운타운이 있는 맨해튼에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북적이고 있다. 그날 피터가 가장 먼저 가족들을 데리고 간 곳이 작년 2014년 11월 1일에 문을 연 제1무역센터 건물이다;
무려 104층에 달하는 그 새로운 마천루 앞에서 오랜 세월 뉴욕에서 컬럼비아대학교 정치학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60세의 피터 맥도웰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작년 11월에 무역센터 본관 건물이 이와 같이 재건이 되었어요. 기타 6개의 부속적인 고층건물 가운데 이미 2개가 준공되어 사용 중에 있어요. 따라서… “.
딸 아끼꼬와 사위 임상규, 손녀인 임상아는 물론 피터의 부인 케이트까지 귀를 기울인다. 그것을 보고서 피터 교수가 숨을 짧게 쉬고서 이어 말한다; “14년전 2001년 9.11사태로 파괴가 된 이곳 건물의 상당부분을 복구하였고 차제에 더 많은 건물을 건설하고자 계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년 5월에는 9.11사태로 희생이 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9.11메모리얼 파크’도 건설하여 문을 열었지요. 그런데…. “;
잠시 숨을 돌리고 미국을 사랑하는 피터 교수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되자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극단적인 회교주의자들이 감히 비행기를 납치하여 자살테러를 미국 본토에서 자행하고 말았으니 그것이 미국안보에 심각한 문제이지요… “;
피터 교수가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다; “비록 미국정부가 그들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하고 그 비호세력과 함께 테러리스트 조직을 일망타진하고는 있지만 그것으로 미국에 대한 그들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결코 아니지요. 그러니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
너무 심각한 이야기가 될 것만 같아서 그곳에서는 그 정도만 이야기를 하고 피터 교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그는 뉴욕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의 남쪽 시작지점인 첼시 지역으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새로 개장을 서두르고 있는 휘트니 미술관(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건물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피터가 손녀 임상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터 교수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나자 세계문명의 중심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전이 되었어요. 하지만 역사가 깊고 화려한 유럽의 문명을 신생국 미국이 모두 재현한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요. 그렇지만… “.
피터가 다정한 눈빛으로 손녀를 보면서 말한다; “한달이 지나면 이곳에 새로운 휘트니 미술관이 문을 열고 이제는 미국 뉴욕이 세계 미술의 중심이라고 하는 사실을 전세계에 보여줄 것입니다. 그러니 상아가 나중에 꼭 한번 여기를 방문하여 자세하게 관람하세요!... “.
남편 피터의 설명을 듣자 히로꼬가 웃으면서 말한다; “손녀에게만 권할 것이 아니라 그때에는 우리도 한번 이곳을 방문하여 미국이 세계미술의 수집을 어떻게 잘하고 있는지 관람하도록 합시다. 저도 그림감상을 좋아한답니다, 호호호… “;
그 말을 듣자 딸 아끼꼬도 역시 웃으면서 말한다; “대디, 맘도 아직 마음은 청춘이랍니다. 그러니 대디가 부부동반으로 꼭 한번 와서 사이좋게 관람하도록 하세요. 저희 부부도 그렇게 할 테니까요, 호호호… “.
그날은 하루 종일 피터를 따라다니면서 가족들이 맨해튼 구경을 실컷 한다. 도중에 맛있는 점심식사도 얻어 먹는다. 그 자리에서 임상규가 장인 피터 교수에게 질문한다; “장인어른, 7년전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로 말미암아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말았지요,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있습니까?... “;
그 말을 듣자 피터가 교수 답게 대답한다; “미국의 주택시장이 한자리수도 아니고 두자리수로 폭락한 것은 1929년 대공황 시기 이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처음이라고 해요.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도래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
피터가 잠시 숨을 돌리고 이어서 설명한다; “그 사건을 수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하버드 로스쿨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이지요. 머리가 좋은 그는 재선에 성공하여 내년까지 8년간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요. 따라서 미국의 주택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어요. 하지만… “.
‘무엇이 또 문제란 말인가?’. 임상규가 귀를 쫑긋한다. 장인 피터의 설명이 들려온다; “최근에 또다른 주택시장의 급락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가 다시 나타나고 있어요. 그만큼 미국의 경제적인 여건이 어렵지요… “;
피터 교수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을 나는 1980년대부터 진행이 된 미국산업(American Industry)의 공동화(hollowing out)에서 찾고 싶어요. 싼 인건비를 찾아 미국의 제조업을 대거 해외로 이전하고 말았으니 미국의 경제가 이제는 1층이 없이 2층을 짓고 있는 모양새이지요. 그러니 언제나 불안하지요, 허허허… “;
오찬자리에서 그 정도로 설명을 마친 피터는 오후에 가족들에게 맨해튼의 이곳저곳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내에서 아예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 티타임을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즐기고자 하는 60세의 뉴요커(New Yorker) 노신사 피터이다.
그 자리에서 피터가 사위 임상규를 보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규, 자네 다른 계획이 별도로 없다고 하면 가족들을 데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이곳 미국 뉴욕으로 와서 생활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깊이 한번 생각을 해보게!... “.
장인의 말을 듣자 임상규가 신중하게 대답한다; “장인어른, 아끼꼬도 꼭 같은 말을 하고 있어요. 따라서 저는 이번에 뉴욕 방문을 마치고 시드니로 돌아가면 그 방향으로 추진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제가 미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자면 최소한 1년 정도는 미국 법체계를 더 공부해야 합니다. 그것이 문제이지요!... “.
그 말을 듣자 장인 피터가 말한다; “그렇지. 뉴욕으로 이사를 온다고 해도 당장은 수입이 크게 없을 것이니까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겠지. 그러니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네. 뉴욕에 이주하여 몇 년 동안은 내 집에서 함께 지내도록 하세! 그리고 공부하는 동안에도 내 동생 한나의 로펌에서 일을 맡아서 하고… 그러면 될 걸세, 허허허… “.
참으로 고마우신 말씀이다. 따라서 임상규가 장인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있다. 임상규의 가족은 3일 동안 더 뉴욕에 머물면서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뉴욕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리고 임상규는 아끼꼬와 함께 브라이언이 일하고 있는 로펌 ‘트루먼 앤 맥도웰’을 재차 방문하여 자신의 취업문제를 상의한다.
다행스럽게도 고모 한나와 고모부 조지가 모두 찬성이다. 임상규 변호사가 미국에서 다시 법공부를 하는 동안에도 자신들의 로펌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겠다는 것이다. 고마운 말씀이다;
그렇게 결정이 되자 2015년 4월 7일 화요일에 임상규의 가족은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공항에서 호주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도중에 날짜변경선을 지나가기에 시드니에 도착하면 4월 9일 목요일이 될 것이다;
비행시간이 20시간을 훨씬 넘고 있다. 그 긴 시간 동안에 임상규가 깊은 생각에 빠지고 있다. 그는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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