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44(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7. 21. 08:30

너와 나의 공화국44(손진길 소설)

 

20133월초에 검찰총장이 된 나아문이 무난하게 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0152월말에 퇴임한다. 그것을 보고서 오래된 친구들의 모임 상록회에서는 20153월 중순에 봄철 정기회를 일찍 개최하여 축하를 한다.

가장 기뻐하는 친구가 중학교 때부터 절친인 이민욱이다.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아문아, 정말 축하한다.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2년간 너의 행보를 지켜보았다. 이렇게 훌륭하게 총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퇴임하다니 역시 너는 나의 자랑스러운 동무이다. 거듭 축하한다”;

그 말을 듣자 나아문이 피식 웃으면서 대꾸를 한다; “그래 민욱아, 너는 내가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이제 평범한 변호사가 된 것이 그렇게 좋으냐? 나는 네가 부럽다. 너는 작년 20146월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다시 강원도지사로 재선이 되지 않았니? 허허, 그것도 말이야… “.

이민욱이 나아문을 빤히 쳐다보자 나아문이 설명을 덧붙인다; “야당후보인 민욱이 네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강원도에서 두번이나 도백이 되었으니 그것이 실로 대단한 일이지. 나도 부러운 김에 여당에 부탁하여 다음 번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후보로 한번 나설까 보다, 하하하… “;

그 말에 이민욱은 물론 강훈조영백이 모두 파안대소를 한다. 그것을 보고 재미가 있는지 나아문이 이제는 조영백에게 한마디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영백아, 너는 어째 작년 20147월에 국회부의장 임기를 끝내고 그만이냐? 이왕 부의장을 역임했으면 이제는 국회의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럴 가능성이 없는게냐? 무어 남자가 그렇게 맥이 없냐?... “;

조영백은 묘하게도 불똥이 자기에게 튀자 나아문에게 얼른 대꾸한다; “아문이 너는 아직 국회를 잘 모르는구나. 국회의장이 되자면 그래도 6선의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니 내년 20164월에 실시되는 국회의원선거에서 내가 재선이 되어야 비로소 6선의원이 되어 국회의장을 바라볼 수 있는 거야. 그러한 순리를 모르고 함부로 말하면 정치적으로 무식쟁이가 되고 마는 거야, 이제 알겠어?... “.

그 말을 듣자 조영백의 절친인 강훈이 한마디를 한다; “, 영백아, 너는 국회부의장을 지내서 그런지 이제는 말을 너무 잘 한다. 천하의 검찰총장 출신 아문이가 본전도 건지지 못하게 말이야. 그것 참, 말을 잘 하자면 웅변학원을 다닐 일이 아니라 국회에 가서 배워야 하는 것이구나… “.

그 다음 덧붙이고 있는 강훈의 말이 걸작이다; “그렇게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게 되면 영백이 너는 나중에 대통령에 출마해도 되겠다. 언변이 아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만큼이나 훌륭해, 하하하… “;

그때는 강훈도 진정 몰랐다. 정말로 세월이 지나자 조영백이 한국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상대방이 또한 이민욱이 되는 것을 더더구나 몰랐던 것이다. 그러니 사람은 오래 살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분위기가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돌아가자 그날 나아문이 기분이 좋아서 심중의 말을  실토한다; “나도 임기초에는 상당히 긴장을 했어. 검찰총장이라고 하는 자리가 정적을 제거하고자 하는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자면 실로 고달픈 것이거든. 그런데… “.

정작 중요한 언급이 다음과 같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이명박 대통령의 후임이 박근혜 대통령이니 서로 보수일색이 아니냐!... 그 덕분에 내가 정적을 제거하는 일을 모면한 것이야, 그러니 나는 행운아이지… “.

그 말에 모두들 고개를 크게 끄떡이고 있다. 보수정치인들이 정권을 재창출하였으니 검찰총장이 편하게 자신의 임기를 무사히 마친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진보정치인들이 득세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그때는 검찰총장 자리가 실로 고달파질 것이다… ;

그날 나아문이 고백한 이야기를 깊이 생각하면서 강훈2015년 연말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은 개인적인 자질과 능력에는 문제가 있는지 몰라도 국제환경적으로 참으로 좋은 시기에 한국의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다음과 같다;

(1)  2009년에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버락 오바마2013년에 재선에 성공하고 있다. 따라서 머리가 좋고 정치에 능숙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7120일에 임기를 마칠 때까지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에서 정치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해가고 있는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한편 한국에 대하여 당근과 채찍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한국정부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더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2)  대일(對日)관계가 사실은 어렵다. 그 이유는 1945년 해방이 있은 지 70년이 되는 해가 2015년이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억울하게 징용에 끌려갔거나 정신대에 끌려간 한국인들이 이제는 90세 전후가 되어 있다. 그들은 죽기 전에 억울한 희생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과 충분한 배상을 일본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받고 싶어한다. 게다가 1965년 한일협상이 있은지도 반()백년 50년이나 된다. 당시 박정희 정권이 경제개발계획5개년 계획의 실시가 워낙 급하여 일본으로부터 일제시대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저 정당한 보상이라는 명목으로만 돈을 받았을 따름이다. 따라서 세월이 50년이나 지나고 보니 이제는 다시 그 문제를 재론하고 있다. 바로 그 시점에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 있는 것이다.

(3)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미국의 오바마 정권이 한일(韓日)간에 잡음이 생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총리에게 그 문제를 속히 해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외무대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와 한국의 외무장관 윤병세’(尹炳世)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마침내 2015년 말에 급하게 일본정부가 10억엔을 내는 것으로 합의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박근혜 대통령이 금방 합의서에 사인하고 만다. 그 문제가 나중에 어떠한 후유증을 남기게 되는지 박대통령은 알지를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요컨대, 대통령 자리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가볍게 사인하는 고무도장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정치학박사인 강훈이 생각하기로는 세계의 패권국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미국의 오바마 정권도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가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내에서 갑자기 발생하고 있는 비극적인 참사이다.

예를 들면, 20144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세월호가 전복되어 침몰한 사건이다. 세월호는 인천항과 제주항을 왕복하는 정기여객선인데 그 배에 타고 있던 476명 가운데 무려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이 되고 있다. 그 중 250여명은 안산에 있는 단원고등학교의 학생들과 교사들이다;

그와 같은 엄청난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하였는데 청와대에서는 대응이 참으로 느리다. 분노한 유족들과 시민들이 박대통령과 행정당국에 그 책임을 묻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울고 웃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아니하다.

비록 뒤늦게 519일에 박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하고 그 책임을 물어 해양경찰청을 해체하기로 결정하고 있지만 그것이 유족들과 분노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들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이 박정권에 대하여 책임을 추궁하면서 여러 해를 보내고 있다;

 강훈 박사는 그 문제가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난 2015년에도 사그라지지 아니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제 새해 2016년이 되면 그 앙금이 좀 사그라질 것인가? 답답한 심정으로 2015년 연말을 정릉 집에서 조용히 보내고 있는 강훈이다. 과연 새해 2016년에는 어떠한 일들이 한국정계와 사회에서 발생할 것인가? 강훈 자신은 그러한 문제들을 어떠한 정치학적인 틀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인터넷방송으로 쉽게 설명해주어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