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42(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7. 20. 05:41

너와 나의 공화국42(손진길 소설)

 

20123월에 한국의 정치판은 뜨겁다. 다음달 411()에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여당 새누리당 4선의원이며 국회 법사위원장인 조영백이 재선을 위하여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한창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서울 관악구에서는 초선에 도전하고 있는 강지만이 선거전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 58세의 적지 아니한 나이에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자 지역선거에 나서고 있으니 강지만으로서는 일생일대의 큰 모험이다;

일찍이 1986년에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곧바로 귀국하여 서울에 있는 모교 Y대학교에서 정치학교수로만 생활한 강지만이기에 더욱 현실정치에 참여하기 위하여 국회의원 선거를 치룬다고 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그렇지만 부친인 강하삼 전 국회의원도 50대에 초선의원이 되었으니 자신도 반드시 당선이 되고 싶다.

친척 동생인 강지만을 격려하고자 강훈이 한번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지역구민을 모아 놓고 열변을 토하고 있던 강지만이 연단 위로 강훈을 올라오게 하고서 한가지 부탁을 한다; “형님, 오신 김에 한말씀만 청중에게 해주시지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강훈으로서는 마다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볍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강지만이 청중을 향하여 큰소리로 말한다; “평생을 입법부 간부로 그리고 대학교에서 정치학교수로 지내시고 이제는 인터넷방송을 통하여 한국의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발달이라는 주제로 대() 국민교육을 실시하고 계시는 강훈 박사님이십니다. 저를 격려하고자 특별히 왕림하셨습니다. 여러분 박수로 환영해주십시오”;

강훈의 인터넷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 방송을 매주 실시한지 일년에 불과하지만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상당수의 시민들이 벌써 알고 있다. 따라서 박수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그것을 보고서 강훈이 간단하게 대중에게 말한다; “정치학박사 강훈입니다. 저는 최근에 한국정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터넷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었습니다… “.

그 결론이 무엇인가? 궁금하여 청중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때 강훈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민이 똑똑해야 능력 있는 훌륭한 인물이 당선되어 국가발전을 이룰 수가 있다는 것이 그 결론입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국회의원을 뽑는 여러분들은 누가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인격적으로 하자가 없는지를 판단하셔서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한국의 정치발전의 초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

잠시 숨을 쉬고서 곧바로 강훈이 큰소리로 외친다; “같은 정치학교수로서 오래 관찰해온 강지만 교수를 선택해달라고 이 자리에서 외치고 싶습니다. 강지만 후보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후회 없는 한 표를 행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날 강훈의 찬조연설이 좋았던 모양이다. 411일 총선에서 당당하게 당선이 된 강지만이 다음날 강훈에게 일부러 감사의 전화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강훈도 강지만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별도로 집안 숙부 강하삼에게 전화를 내어 아들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다.

조영백도 재선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는 여당의 5선의원이 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제19대 국회가 시작이 되자 부의장이 되어 원내에서 활동하게 된다. 상록회 회원들은 조영백 의원에게 부의장 당선에 관하여 축하의 인사를 하는데 그것이 20127월 하순에 강북 Y요리점 별실에서 열린 정기모임의 자리이다. 왜냐하면, 뒤늦게 7월초에 원구성이 되고 조영백이 부의장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그날 상록회 모임에서 강원도지사로 일하고 있는 이민욱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다시 152석을 얻어 과반수를 넘고 있다. 선거직전의 의석 165석과 비교하면 13석이 감소하고 있지만 절반이상의 의석을 차지했기에 여대야소는 계속되고 있어. 그러니 이명박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정치를 펼칠 수가 있는 것이야. 그렇지만… “;

그 말에 강훈조영백 그리고 나아문이 귀를 기울인다. 이민욱이 하고 싶은 말이 들려온다; “이번 선거의 결과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127석을 얻고 있어. 그것은 선거직전의 의석수 81석과 비교하면 46석이나 증가한 것이야. 그러니 앞으로 야당의 대여공세가 강화될 것이야. 그리고… “.

오랜 세월 정치부기자로 활약한 이민욱 도지사이기에 그 다음 설명이 의미가 있다; “금년 12월에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이 쉽게 승리할 수는 없을 것이야. 1야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거든지금으로서는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후보가 될 것 같은데, 과연 한국에서 여성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

그 말을 듣자 조영백 부의장이 한마디를 한다; “그것은 제1야당에서 누가 대통령후보가 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나는 생각해. 지금의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최고위원이 후보가 된다고 하면 여성이라는 핸디캡은 사라지게 되지. 그리고 만약에… “.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조영백이 이제서야 하고 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대통령 후보가 나온다고 하면 그것은 볼만한 선거전이 될 것이야. 다시 진보정치와 보수정치의 한판 승부가 되지 않겠어;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도 보수정치인들이 똘똘 뭉쳐서 박위원장을 밀게 되겠지. 그러니 나는 여당에서 다시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보여… “.

 그 말을 듣자 나아문이 모처럼 입을 떼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이 다음 대통령이 되어 보수정권이 연장된다면 나는 앞길이 열릴 것 같애. 그때에는 내가 검찰의 총수인 총장이 되지 않겠어!... 그러니 다들 나를 밀어달라고. 부탁들 하네… “.

갑자기 무슨 뚱딴지와 같은 발언인가?’고 의아해하면서도 강훈과 조영백 그리고 이민욱은 그것이 괜한 말이 아니라고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 3명의 친구가 특이한 나아문의 행적에 관하여 누구보다 상당히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3친구는 30세를 전후하여 일찍 결혼을 했다. 하지만 나아문은 마치 검찰과 결혼을 한 사람과 같다.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검사로 큰 활약을 하면서 싱글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은 나아문과 가장 친한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이민욱이 한마디를 했다; “아문아, 너는 왜 아직도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니? 혼자서 외롭지 않어?... “.

그 말에 나아문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면서 다음과 같이 대꾸하고 있다; “, 민욱아, 너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한사람의 마누라하고만 잠을 자야 하지. 하지만 나는 그것이 아니야. 내가 전화만 하면 내 침실로 들어오는 젊은 여자들이 많아. 그러니 내가 외로울 시간이 어디 있어. 낮에는 검찰업무에 바쁘지, 저녁에는 동료나 후배들과 술잔을 기울이기에 바쁘지;

 그리고 밤에는 나를 찾아오는 젊은 여성들 때문에 바쁘지. 나는 그렇게 3박자로 바쁜 사람이야, 하하하… “.

그 말이 처음에는 농담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나아문이 지검장이 되기 전에 갑자기 결혼을 하는데 그 상대가 상당히 젊은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나이 50세가 다 되어가는 나아문이 10살 이상 연하인 젊은 여성 하영심과 내연관계로 살다가 급기야 혼인신고를 한 것이다.

아무래도 지검장이 되면 싱글로 지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나아문이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상록회 친구들을 초청하여 식사대접을 하면서 내외간에 인사를 하고 있다. 그 모임에 참석을 했던 강훈이민욱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듣게 된다.

역시 나아문의 기행에 대해서는 그의 절친인 이민욱이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가 그날 모임이 끝나자 개인적으로 궁금해하는 강훈에게 한 말이 다음과 같다; “나아문은 검사생활을 하면서 술을 너무 좋아하고 여성을 너무 좋아해. 그것이 후배들에게는 영웅담으로 들리는 모양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이제서야 좀 철이 드는 모양이지, 하지만… “.

강훈이 생각하기로는 그 다음에 이민욱이 한 말이 더 중요하다; “나아문은 혼자서 술을 마시는 법이 없어. 항상 후배들을 똘마니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일종의 요정 순례를 하고 있지. 그러니 그 음식값과 술값이 보통이 아니야. 그런데 그는 든든한 스폰서가 있어서 그 돈을 전부 지불하고 있지. 그러니 나아문이 맡고 있는 직무가 그렇게 연계가 되고 있어. 그것이 문제야. 게다가… “.

이민욱이 마지막으로 부연한 다음 말이 강훈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지금 나아문과 혼인신고를 한 하영심은 일종의 사건브로커야;

 검찰권력을 이용하여 개인이나 기업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고 돈을 왕창 받는 여성이지. 이름과 인물은 고상하게 보이는데 그 하는 일이 아주 험악한 것이지. 그러니 나아문의 앞날이 어떻게 될까?... “.

이민욱이 절친 나아문을 걱정하여 혼자서 삭이지 못하고 입이 무거운 친구 강훈에게 술김에 한 말이다. 그런데 한국정치의 현실은 이민욱의 걱정과는 다르게 전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201212월의 대선에서 여당후보인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이듬해 3월에는 나아문이 검찰의 총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상록회의 3친구 곧 이민욱은 물론이고 강훈조영백도 한마음으로 부디 나아문이 별탈없이 검찰총장의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변호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과연 친구들의 바램 그대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