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의 비밀15(작성자; 손진길)
2023년 2월 20일 월요일 오후 1시에 윤하선은 제임스 박 연방대통령의 정책비서관의 자격으로 함께 러시아 방문에 나선다. 대통령전용기가 일부러 사할린으로 북진한 다음에 시베리아로 접어들어 곧장 모스크바를 향하여 서쪽으로 날아간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사할린 남방의 대도시 블라디보스톡이 보이고 그 다음에는 허허벌판인 동토의 땅 시베리아만이 지겹도록 계속이 되고 있다. 그것은 한가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드넓은 지역 시베리아는 무한한 지하자원의 보고일 수가 있지만 동시에 사람이 많이 모여서 살 수 있는 도시를 형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척박하고도 추운 땅이다”.
한마디로, 블라디보스톡과 모스크바 사이가 마치 호주의 중심부 사막처럼 허허벌판이다. 그리고 대도시가 뚝뚝 떨어져서 남쪽과 서쪽에 외롭게 위치하고 있다. 유럽과 만나는 러시아의 서부 끝에 모스크바가 있고 그 북서쪽에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참고로, 그러한 시베리아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지도가 다음과 같다;
과연 넓은 나라이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이나 걸린다. 일부러 중국을 바로 통과하지 아니하고 북진하여 사할린을 경유하여 모스크바로 왔기에 그런 모양이다. 어쨌든 모스크바가 서울의 서쪽이므로 시차가 적용이 되어 그날 오후 5시에 도착이 되는 것이다.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마중을 나와서 환영한다. 그만큼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는 신한국연방의 대통령이 중국을 통과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러시아의 영토만을 통과하여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준 것에 대하여 특별히 사의를 표한다.
그리고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자신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초청한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흔쾌히 응한다. 그렇지만 정식으로 양국간 정상회담은 하루를 쉰 다음에 다음날 오전부터 시작된다.
그날 저녁에 정책비서관인 윤하선은 국무차관인 양경자 박사와 함께 호텔에서 제임스 박 연방대통령을 만난다. 윤하선이 먼저 말을 꺼낸다; “대통령 각하, 이번 러시아 방문에 있어서는 최대의 현안이 러시아가 자랑하고 있는 유라시아 횡단열차를 이용하여 우리 신한국연방의 열차가 유럽까지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장단점이 있기에 그 점을 양경자 박사가 상세하게 보고하려고 합니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국무차관인 양경자 박사가 사전에 윤하선 정책참모와 상의한 내용을 낭랑하게 다음과 같이 대통령에게 설명한다; “저희가 구태여 모스크바까지 날아와서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중국만 통과하는 ‘실크로드’만 가지고서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중관계가 나빠지면 그 길이 막힐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그 옛날 발해시대에 ‘담비 길’이라고 불린 러시아 횡단철도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역사학박사인 양경자의 보고가 매끄럽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빙그레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양박사가 신이 나서 계속 보고한다; “그런데 러시아의 철도를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속열차를 운행할 수가 없는 일반철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유럽까지 가는데 보름이나 걸리지요. 물론 요금은 중국을 통과하는 고속열차보다는 쌉니다”.
그 말을 듣자 제임스 박 대통령이 묻는다; “결국,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질 경우를 대비하여 러시아의 철도를 이용하여 유럽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은 제품의 운송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그것 말고 다른 현안은 없습니까?”.
양경자 박사가 대답한다; “러시아의 경제규모는 저희 신한국연방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그리고 군사력에 있어서는 저희보다 우월하지요. 그러므로 그들은 경제규모가 훨씬 앞서 있는 중국과 지역패권을 다투기 위하여 저희 나라나 일본과 연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십분 이해하시고 슬기롭게 정상회담에 임하시면 됩니다. 확답을 하지 마시고 그런 사항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충분히 검토해보겠다고만 말씀하시면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지금 대통령님과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자 제임스 박 대통령이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이거 내가 인복이 많아요. 윤선생과 양박사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니 내가 제갈공명과 방통을 한꺼번에 거느리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고마워요. 내가 내일 회담에서 그 점에 유의하여 우리나라가 필요한 것을 최대한 얻어 보겠소. 자, 오늘은 편히 주무시고 내일 봅시다. 수고했어요”.
다음날인 2023년 2월 21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크레믈린궁 안에 있는 러시아 대통령의 집무실 건물에서 양국간 정상회담이 열린다. 먼저 제임스 박 대통령 일행은 모스크바의 상징이 되고 있는 붉은 광장을 지나 크레믈린궁으로 들어간다;
역사가 오랜 크레믈린궁은 마치 중국 북경에 있는 자금성처럼 궁전의 내부에 여러 건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러시아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노란색 건물인데 그곳에서 신한국연방의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의 의사일정은 양국의 실무진들이 이미 합의한 그대로 러시아가 자랑하고 있는 유라시아 횡단열차의 선로를 신한국의 철도노선과 연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양국간에 그 합의가 늦어진 이유는 그 필요성은 양국이 절감하면서도 비용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처음부터 자신들의 선로사용료를 많이 받으려고 한다.
그와 달리 신한국연방에서는 러시아의 철도시설이 고속철도가 아니므로 유럽까지 상품을 수송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그들이 요구하는 과다한 비용을 지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적정한 경비를 산출할 수가 있을까? 러시아 측이 여전히 욕심을 부리고 있다.
그러자 제임스 박 대통령이 한가지 제안을 한다; “귀국에서 철도이용료를 많이 청구하는 것은 나름대로 그 돈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저희들이 그 돈을 드리는 대신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어선들이 사할린 근해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쿼터를 좀 주세요. 그렇게 연동하는 것으로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이 용단을 내린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 문제를 실무 협의하고 오늘 오후 3시에 다시 정상회담을 하여 일괄타결하도록 합시다. 그렇게 하시지요…”. 제임스 박 대통령이 동의한다. 그러자 윤하선과 양경자 차관이 바빠진다. 두사람은 1시에 러시아 실무진과 협의하도록 일정을 정한 다음에 바로 대안을 검토한다.
먼저 윤하선이 대 원칙을 말한다; “우리가 애초에 산정한 러시아 철도 이용에 관한 적정한 비용이 있으니 그 비용에 비추어 과다 지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어로조업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정하지요. 그것이 명분이 있고 합리적입니다”. 양경자 박사가 동의한다. 그 다음 양경자 차관이 국무부의 러시아 관계 국장과 과장에게 빨리 기안을 하도록 지시한다.
신한국연방에서 준비한 대안이 합리적이므로 러시아 실무자들도 쉽게 합의를 한다. 그 결과 오후 3시의 양국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의 대륙횡단철도를 이용하여 신한국연방의 여객과 화물이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고 회담결과를 발표한다. 그 뉴스를 들은 중국정부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그 이유는 신한국연방이 발빠르게 유럽으로 가는 대륙길을 또 하나 연결하였기에 중국의 일대일로가 독점적인 지위를 잃어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때부터 중국은 자신들의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신한국연방의 열차와 자동차에 대하여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이 이번에 제임스 박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얻은 유익한 결과인 것이다. 그런데 2월 21일의 회담이 끝나자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날 오전에 다시 한번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 주제를 양국간의 국방산업과 우주산업의 협력관계로 정하자는 것이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그렇게 하자고 순순히 응답한다.
그렇지만 다음날 회담에서 제임스 박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을 충분히 듣고서 그것을 실무진에게 넘긴다. 그리고 착실하게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하겠다고 말한다. 사실 러시아 측에서 가지고 있는 우주항공기술과 국방기술 가운데 신한국연방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과거 한반도가 통일이 되기 전에는 꿈도 꿀 수가 없는 안건들이다. 당시에는 한국이 미국에서,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그러한 기술을 획득했다. 그러나 통일이 되었기에 이제는 신한국연방이 중립국의 입장에서 양쪽으로부터 필요한 기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2월 23일 수요일 오전에 정상회담을 모두 마친 제임스 박 대통령 일행은 모스크바에서 오찬행사를 가진 후 오후에 다시 서울을 향하여 귀국길에 오른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다음날 아침이다. 큰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제임스 박 연방대통령을 국민들이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윤하선은 벌써 2월 24일이므로 이제는 한성고등학교에서 봄학기 수업을 할 준비를 하고자 한다. 임시로 맡았던 대통령 정책비서관 업무가 모두 끝났기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 그는 아내 유끼꼬 및 아들 장천이와 함께 단란하게 보통사람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국연방의 앞길은 이제 탄탄대로이다. 제임스 박 대통령을 모시고 윤하선이 일본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를 연이어 순방하여 큰 외교적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그해 2023년 4월 중순에 실시가 된 총선에서 제임스 박 대통령이 이끄는 평등신한당이 다시 다수당이 되어 집권하게 된다;
그렇지만 종교적 영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되지를 못하고 사회적으로 깊이 잠복하고 있다. 윤하선이 그 점을 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그해 여름방학을 맞이하자 그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2023년 8월에 윤하선이 과연 어떠한 영적인 비밀을 파헤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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