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비밀(손진길 소설)

靈의 비밀1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3. 07:15

靈의 비밀13(작성자; 손진길)

 

일본정부는 갑자기 신한국연방의 대통령이 동경을 방문하자 그 영접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그것은 두가지 현안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 한반도가 통일이 되고 신한국연방이 수립이 된 지 벌써 만 3년이 되고 있으므로 이제는 한반도를 통과하는 고속철도가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부산에서 빠른 속도로 고속열차가 한반도를 종단하여 중국의 북경으로 들어감에 따라 바야흐로 한반도의 서울과 중국의 북경이 일일생활권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정부의 입장으로서는 한시바삐 쓰시마와 부산을 잇는 해저터널을 시공하여 일본 열도와 한반도를 연결해야만 한다. 그래야 일본이 지리적으로 섬나라’(구니시마)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일찍이 일본의 정한론자들의 정부가 무력으로 그 일을 이룩하지 못하였으므로 이제는 방법을 달리하여 돈을 주고서라도 자신들의 운명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 앞으로 아시아와 유럽으로 가는 극동지역 국가들의 물동량의 대부분을 신 실크로드를 달리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망이 담당할 것이다. 그것은 해상수송에 비하여 운송시간이 엄청 단축되고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그만큼 높이게 된다. 그러한 새로운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일본이 그 열차에 올라타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상상도 할 수가 없는 손실이다.

일본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과거역사에 대한 경제적 청산 곧 일제강점기 시대에 일본측이 저지른 북조선에 대한 피해에 대하여 금전적으로 배상과 보상을 해주더라도 그 해저터널을 건설해야 한다. 따라서 신한국연방의 제임스 박 대통령 방문단을 극진히 모시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은 그 동안에 러시아가 제시하고 있는 바 시베리아 횡단 철도망을 이용하여 유럽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오래 검토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적으로는 해상운송에 비하여 절반정도로 이익이지만 부분적으로 해상수송을 해야만 하는 구간이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들게 된다;

그러한 어려움을 피하자면 긴 해저터널을 뚫어야만 하는데 그것이 너무나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 계획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정부의 최종결정은 과거사에 대한 보상금을 충분히 주더라도 가장 가까운 쓰시마에서 부산으로 해저터널을 뚫는다는 것이다. 특히 그것은 한반도와 중국을 잇고 있는 고속철도망과 고속도로를 함께 이용할 수가 있으므로 엄청나게 이익인 것이다;

 

한편 신한국연방 내부에서도 부산이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의 시발역이 되는 경우와 일본이 해저터널을 연결하여 시발역이 되는 경우를 비교하여 한국의 손해가 엄청나다고 주장하는 의견들이 많다. 그에 대하여 윤하선은 달리 생각하고 있다;

첫째, 일단 일본의 쓰시마와 부산을 해저터널로 연결하고 앞으로 일본에서 오는 물동량에 대해서는 그에 상당하는 통과료를 부과하면 된다.

둘째, 부산에서 일본으로 곧바로 이동하는 물동량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부산항이 한반도의 시발역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동시에 경제적인 자신의 몫을 챙길 수가 있는 것이다.

윤하선은 동경시내에 들어서자 일찍이 일본에서 실종이 된 막냇삼촌 윤치국 특파원을 찾기 위하여 20198월초에 동경시내로 들어오던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아직 4년의 시간이 지나지 아니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변화가 자신에게 발생한 것이다.

그해 8월 중순에는 윤하선이 일본내각의 정보요원들에게 쫓기어 체포의 위험을 면하고자 시모노세키까지 은밀하게 이동하여 부관 페리호를 타고서 일본을 탈출했다. 그 다음에는 신분을 세탁하여 장하응으로 활동했기에 윤하선이라는 본명으로 다시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그러니 그 감회가 남다르다. 더구나 당시 일본정부를 지배하고 있던 정한론자들의 비밀전략인 원의 비밀을 풀어내고 그들이 한국을 침략하지 못하도록 비밀작전을 수행한 것이 엊그제 일과 같은데 벌써 한일간의 역사가 완전히 달라져 있는 것이다.

일본정부의 내각조사실에서는 더 이상 윤하선을 수배할 수가 없다.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자 하는 시도가 완전히 윤하선의 활약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는데 지금 와서 그를 체포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만약 윤하선에게 일본정보부가 보복을 하게 되면 그때에는 새로운 한일관계는 꿈도 꿀 수가 없게 되고 만다. 그 점을 익히 알고 있는 일본내각의 수상과 각료들이 신한국연방대통령의 정책참모로 방일하고 있는 윤하선을 잘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숙소에 도착하자 무엇보다 먼저 정책참모인 윤하선과 독대를 한다. 이제 동경에 들어왔으니 어떻게 협상을 진행하면 좋을까? 그 전략을 은밀하게 상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한국연방이 북한측을 대신하여 일본으로부터 충분한 배상금과 보상금을 받아 내야한다. 그 금액을 얼마로 정하면 좋을까? 극비 중의 극비이다. 그러므로 말로 하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서 필담으로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먼저 윤하선이 메모지에 간단하게 글을 쓴다; “각하, 20년전에 북한측이 일본측에 요구한 금액이 내부적으로는 400억 달러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제 생각으로는 징벌적인 의미에서 미화로 1조 달러 정도를 받았으면 딱 좋겠습니다마는 그것은 현실성이 없는 금액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정부가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지를 탐색해야 합니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역시 필담으로 대답한다; “나도 그 점을 생각하고 있어요. 다다익선이지만 일단 미화 1조 달러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일본수상이 얼마로 화답하는가를 보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몇차례 서로 금액을 밀고 당기면 좋을까요?”.

윤하선이 메모지에 급히 적는다; “부동산을 살 때에도 서로 3번 금액수정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상례에 따르시되, 마지막 단계에서는 무상배상에 더하여 유상으로 차관을 달라고 조건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 금액은 일본측이 제시하는 최대의 배상금과 같은 규모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제임스 박 대통령이 필담으로 되묻는다; “유상인 차관은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어째서 그것이 필요합니까?”. 윤하선이 즉시 메모지에 적는다; “북한 땅에 있는 유전을 개발하여 수익을 얻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에 북한의 인프라와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엄청난 통일자금이 계속 필요합니다. 그 부담을 이번 기회에 일본의 차관을 가지고 어느 정도 덜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마지막 메모를 한다; “맞습니다. 이제 윤선생의 견해를 충분히 알았으니 나머지는 내가 처리를 하지요. 고맙소”. 그렇게 의견을 나누고서야 제임스 박이 심호흡을 하면서 만면에 미소를 띤다.

제임스 박은 역사적인 한일간의 협상을 앞두고 신한국연방의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속으로 고심을 한 것이다. 그 무거운 속내를 윤하선 정책참모와 비밀리에 상의를 하고 이제 그의 지혜를 빌렸으니 한층 마음이 가벼워진 것이 틀림없다. 이번 기회에 일본으로부터 충분한 배상금을 받아내야 북한 인민들의 자존심을 만족시키고 또한  경제적인 혜택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오후에 바로 정상회담이 열린다. 그 자리에서 먼저 인사말을 통하여 제임스 박 대통령이 일본에게 선물을 하나 주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조건부로 일본의 쓰시마와 부산 사이에 해저터널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는 선포이다. 그에 따른 조건이란 북한의 인민이 만족할 만한 과거역사에 대한 청산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 역사적인 정상회담의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시청하고 있던 일본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다가 이제는 일본수상의 입을 쳐다본다. 일본수상이 천천히 입을 뗀다북한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금액이 도대체 얼마인가요?”. 제임스 박 대통령이 무겁게 대답한다; “다다익선이지요. 하지만 일본의 경제사정이 그렇게 좋지가 못하니 미화기준으로 1조불을 내시면 됩니다”.

일본수상이 그 금액을 듣자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말한다; “우리 일본정부가 그동안 검토한 선은 그 10분의 11천만 달러입니다. 그 이상은 벅찹니다”. 그 말을 듣고 제임스 박 대통령이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말한다; “이제 저는 저의 참모들은 물론 북한당국과도 협의를 해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양국정상이 문서를 통하여 서로 금액을 맞추어 보도록 하지요”.

그 말을 하고서 제임스 박 대통령이 돌연 협상장소를 떠나고 있으므로 일본수상이 크게 당황해 한다. 그것이 무슨 뜻인가? 수가 틀리면 그냥 공항으로 가버릴 수도 있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 그래서 긴장을 하고 그 자리에 한참 얼어붙어 있다.

다음날 오전에 제임스 박 대통령으로부터 일본 수상에게 대외비 공문이 한 장 전해진다. 그것은 북한이 신한국연방을 통하여 일본측에 요구하고 있는 수교의 조건과 과거사에 대한 피해배상과 보상의 금액에 대한 합의서이다. 그 금액란에 일본이 어제 제시한 1천만 달러와 신한국연방에서 제안한 1조 달러가 함께 적혀 있다.

그런데 1조 달러가 이번에는 8천억 달러라고 수정이 되어 있다. 그것은 말하자면 카운트 제안인 것이다. 이제는 일본수상이 자신들의 금액을 수정해서 다시 제시를 해야만 하는 차례이다. 일본수상은 신한국연방 측에서 2천억 달러를 양보했으므로 자신들은 그 절반인 1천억 달러를 양보하고자 한다. 그래서 2천억 달러라고 고쳐 쓴다.   

그날 오후에 신한국연방에서 7천억 달러로 수정하여 제시하면서 그것을 최후제안이라고 그 아래에 적고 있다. 일본측에서는 다시 3천억 달러라고 적고서 그것을 자신들의 최종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자 제임스 박 대통령이 다시 일본 수상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한다.

그 자리에서 제임스 박 대통령이 한마디만 한다; “우리가 7천억 달러라고 하는 마지노선을 포기하는 대신에 마지막으로 일본에게 명예스럽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말하고자 합니다. 나머지 금액을 유상으로 하고 현찰인 차관을 공여하는 것으로 해주세요. 그 정도의 성의표시라도 해주지 않으면 저는 오늘 동경을 떠나고자 합니다. 그러면 일본 열도를 한반도와 연결하여 대륙국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일본사람들의 꿈은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자리에서 일어서는 제임스 박 대통령의 옷자락을 일본 수상이 잡는다. 그러면서 말한다; “고맙습니다. 대통령께서 저희들의 무상보상금 3천억 달러 제안을 통 크게 수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머지 유상으로 저희들이 국내외의 일본계 은행을 총동원하여 3천억 달러의 차관을 현찰로 신한국연방에게 제공하겠습니다. 그것은 원리금을 상환 받는 것이니 장기 저리로 빌려 드리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일본수상이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대 국민 설득용이다. 결국 무상으로 건네 주는 돈은 3천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신한국연방에서 제안한 1조 달러를 그 3분의 1이하인 3천억 달러로 협상을 성공시켰으니 그것이 대단한 일본 수상의 업적이라는 선전이다. 그 다음에 약속하고 있는 차관은 은행대출에 불과하니 얼마든지 나중에 회수가 가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와 같은 합의를 도출한 제임스 박 대통령 일행은 그 다음날 오전에 미국을 향하여 대통령전용기로 동경을 출발한다;

 

윤하선은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미국에서는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또 윤하선보다 미국을 더 잘 알고 있는 제임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정치인들을 어떻게 설득하여 북한의 서안만 유전개발을 조기에 성사시킬 것인가? 벌써 그 다음날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