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40(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3. 10. 18:03


소설 갈렙 장군40(작성자; 손진길)

 

갈렙 장군이 헤브론성을 지키고 있는 아낙자손의 우두머리인 아르바에게 전령을 보내어 친서를 전한다. 갈렙의 서신의 내용이 세가지로 되어 있다. 첫째내용이 다음과 같다; “나는 재작년에 헤브론성을 점령한 바가 있는 이스라엘의 사령관 갈렙이다. 그런데 내가 잠시 북쪽에서 전쟁을 치는 사이에 그대들이 나의 허락도 받지 아니하고 헤브론성을 다시 점령하고 말았구나. 그러므로 너희들은 빈집을 차지하고 있는 자들이다”.

둘째내용이 다음과 같다; “이제 내가 다시 헤브론성을 되찾고자 남하하였다. 그러므로 본래의 주인인 나 갈렙에게 반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이의가 있으면 무사들의 대결방식으로 그 정당성을 따지도록 하자. 내일 성밖으로 나와서 나와 자웅을 결하여 그 주인을 정하도록 하자”.

셋째내용이 자칭 헤브론성의 주인이라고 하는 의미에서 아르바라고 하는 옛날 칭호를 재사용하고 있는 아낙 자손인 성주의 기분을 크게 상하게 하고 있다; “아르바라고 스스로 자랑하고 있는 그대가 진정 가나안의 호족이 되어 있는 아낙사람 세새아히만달매의 우두머리라고 한다면 나와 대결하여 너의 수령의 자격을 한번 만천하에 보이도록 하라. 만약 불응할 경우에는 기럇 아르바의 주인인 아르바의 칭호를 감히 도용하고 있는 한갓 도적에 불과할 것이다”.

참고로, 그 옛날 아브라함 시절에는 헤브론의 주인이 아모리의 호족들이었다. 떠돌이 호족에 불과했던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 원정군을 물리치자 일약 구국의 영웅이 되어 헤브론에서 자신의 아성을 가지고 살게 된다. 하자만 가나안 땅의 흉년을 피하여 그랄지방과 블레셋의 변경인 브엘세바에서 오래 살고 돌아왔더니 그만 헤브론의 주인이 바뀌어 있다.

헷족속의 영웅 아르바가 그 성을 차지하고서 지명마저 아르바의 성읍이라는 의미에서 기럇 아르바라고 바꾸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아브라함은 애처 사라가 죽었을 때에 돈을 주고서 헷족속으로부터 마므레 막벨라 굴과 위토답을 산 것이다.

그와 같은 내용의 갈렙의 친서를 받아본 헤브론의 성주 아르바는 기가 막힌다. 거인 아낙자손인 그는 자신의 수하를 이끌고 작년 초에 헤브론성을 공략하여 실력으로 당당하게 차지하였다. 따라서 기럇 아르바로 불리고 있는 헤브론성의 주인의 칭호 아르바를 되살려서 자신의 새로운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때부터 아르바는 헤브론성에 살고 있는 가나안의 세 호족의 세력을 억누르면서 아낙자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일년 이상 그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 그들 원주민인 가나안 족속들은 감히 아낙 자손인 자신의 세력에게 대항하지를 못하고 절대적으로 충성을 바치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평화로운 헤브론에 갑자기 옛날 주인이라고 하면서 갈렙이라고 하는 자가 나타났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갈렙이라고 하는 장군이 어리석게도 아낙 자손인 자신에게 일대일로 대결하자고 서신을 보내어온 것이다. 싸움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아르바에게 감히 대결장을 보내어 오다니 참으로 한심한 위인이다. 따라서 아르바는 그 결투를 선선히 받아들이고 만다.

하지만 아르바도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이 성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의 의형제인 5명의 아우들과 함께 성밖으로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갈렙에게 답신을 보낸다; “좋다. 나 아르바는 지금까지 50평생을 살아오면서 결투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마침 좀이 쑤시는 중에 그대가 결투를 청하고 있으니 기꺼이 응하겠다. 그런데… “.

아르바의 조건이 묘하다; “우리 두사람만 싸운다고 하면 보는 사람들이 심심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의동생 5명과 함께 나가겠다. 그러니 너도 수하장수 5명을 선발하여 우리가 6조로 나누어서 한꺼번에 헤브론성의 주인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내일 해가 뜨고나서 한 시진 후에 성밖 들판에서 대결하는 것으로 한다”.

전령편으로 아르바의 회신을 받자 그것을 낭독한 후에 갈렙이 제장들에게 질문한다; “혹시 자칭 아르바라고 하는 이 자 아낙 자손에 대하여 얻은 정보가 있습니까?”. 제장 가운데 아비노가 일어나서 말한다; “제가 집사람과 함께 헤브론성에 들어가서 얻은 정보 가운데 그 자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

갈렙이 고개를 끄떡이자 아비노가 큰소리로 좌중에게 말한다; “지금의 헤브론 성주는 본래 드빌성의 장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헤브론과 드빌이 여호수아의 군대에 의하여 격파가 되자 부하들을 이끌고 아랏지방으로 피신하였다가 다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는 수하에 같은 아낙 자손인 5명의 용장을 두고 있는데 그들이 모두 대단한 무예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각별하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말한다; “그들 6명의 아낙 자손인 장수들 가운데 으뜸이 아르바 성주이겠군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내일 대결에 있어서 내가 아르바를 상대하겠습니다. 그러니 시므온 사령관인 느무엘 장군, 친위부대장인 가람 장군, 그렛 용병단의 아비노 장군, 천부장인 창기스 장군과 살몬 장군이 나머지 아낙 장수들을 상대하도록 하세오. 그런데… “.

아낙장수들을 한사람 씩 맡아서 상대한다고 하니 모두들 긴장한다. 그 분위기를 파악하고서 갈렙이 웃으면서 말한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내가 제일 먼저 아르바를 해치울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그의 의동생들과 결투를 하시다가 해치우거나 아니면 기회를 보아 물러나시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

갈렙 장군이 결론삼아 말한다; “사기가 떨어진 헤브론성의 아낙 자손들과 가나안 호족들이 끝까지 저항하지를 못할 것입니다. 만약 저항이 격렬하다고 하면 그때에는 침투조 작전을 사용하면 되지요… ”.

전장에서 45년을 지낸 갈렙 장군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모두들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내일의 결투에 응할 준비를 한다. 아침식사를 든든히 하고서 성밖에 진을 펴고 있는데 헤브론의 성문이 열리고 있다. 금칠을 한 투구를 쓰고 있는 거인이 5명의 거인을 거느리고 성밖으로 나오고 있다. 모두들 거대한 창을 어깨에 메고 있다.

아낙 자손 가운데 용맹하게 보이는 6명의 장수들을 한꺼번에 보게 되는 것도 행운이다. 그 우람한 체격과 사나운 기세는 천하에 견줄 자가 없어 보인다. 서로의 거리가 100보쯤으로 좁혀졌을 때에 금투구를 쓴 자가 큰소리로 외친다; “내가 헤브론의 지배자인 아르바이다. 감히 나와 맞설 갈렙이라고 하는 자가 누구냐?”.

그 말을 듣자 갈렙 장군이 5명의 부관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선다. 그리고 역시 주위가 쩡쩡 울리는 큰소리로 말한다; “내가 이스라엘의 사령관인 갈렙이다. 그리고 나의 부관인 장군 5명과 함께 나왔으니 결투를 시작하도록 하자… “.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아르바가 자신의 장창을 한번 휘두르고서 땅바닥을 찍는다. 그러자 그 소리가 마치 철퇴로 땅을 내리치는 것과 같다. 그 굉음을 들으면서 갈렙이 속으로 판단한다; “그 공력이 나의 7할은 족히 되어 보인다. 우리의 기를 죽이려고 자신의 전신 내력을 담은 것이겠지그 정도이면 네게브 지역에서는 상대할 자가 없었을 것이겠구만… “.

50대의 장년인 아르바는 자신의 상대로 나서고 있는 갈렙80대의 노인으로 보인다. 그리고 거인인 자신의 체구에 비하면 별로이다. 따라서 안심하고서 갈렙을 빨리 해치우고자 선공에 나선다. 그와 동시에 아르바의 뒤에 서있던 아낙장수들도 전부 돌진한다. 그것을 느무엘, 가람, 아비노, 창기스, 살몬이 각각 한사람 씩 맡아서 대결을 벌인다.

그 놀라운 6개조의 대결장면을 성곽에서는 아르바의 부하들이 보고 있다. 들판에서는 갈렙의 부하들의 관전하고 있다. 그때 갈렙이 마주 달리면서 아르바의 장창을 자신의 언월도로 막아낸다. 일부러 갈렙이 7할의 공력을 사용하였기에 동수를 이루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헤브론 성안에 있는 적들은 생각한다; “이스라엘 군대에도 쓸 만한 장수가 있구나. 감히 우리의 주군인 아르바의 일격을 막아내다니... 거인도 아닌 보통장수가 말이지… “. 반면에 이스라엘 진영에서는 군사들이 생각한다; “아낙 거인족 장수도 별 것이 아니네… 85세나 되신 우리 갈렙 사령관이 그 공격을 막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

한편 이스라엘 진중에 서있는 갈렙의 제자인 엘라옷니엘은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상대방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데 스승님은 아직도 여유를 두고 계신다. 다음 몇 수이면 승부가 나겠구나… “. 그들의 판단이 맞다. 그 다음에는 갈렙 장군이 먼저 공격한다. 이번에는 8할의 내력을 언월도에 불어넣어 휘두른다.

그것을 아르바가 자신의 장창으로 급하게 막는데 그만 창이 부러지고 만다. 놀란 아르바가 급히 땅바닥을 구르면서 얼른 검을 꺼내 든다. 검을 의지하여 급히 몸을 일으킨 아르바가 외친다; “너는 내공을 사용하고 있구나. 감히 이 아르바의 창을 부러뜨리다니대단한 무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림도 없다. 나의 검술의 맛을 보아라”.

갈렙은 아르바가 운신이 상당히 빠른 것을 본다. 거구가 그 정도로 민첩한 것을 보니 그의 검술도 쾌검으로 예상이 된다. 그래서 전신의 공력을 사용하여 언월도를 가볍게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예상대로 아르바가 굉장히 빠른 검으로 쏘아져 들어온다.

갈렙의 언월도가 아르바의 검을 쳐낸다.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나타난다. 검을 잘라버린 언월도가 빠른 속도로 그대로 진행하여 단숨에 검의 주인의 몸을 절단하고 마는 것이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적군과 아군이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갈렙의 제자인 엘라옷니엘도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말한다; “스승님의 성취가 저 정도인 줄은 우리가 알지를 못했구나. 평소에 자신의 실력을 2할쯤은 숨겨두셨다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전부 공개하신 것이야… “.

자신들의 의형이면서 대장인 아르바가 절단이 나는 것을 보고서 5명의 아낙 장수들이 뒷걸음질을 시작한다. 그것을 보고서 가람 장군과 이비노창기스가 빠른 속도로 공격하여 그들마저 해치운다. 하지만 느무엘살몬은 적장과 동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두사람의 아낙장수의 퇴로를 갈렙과 그의 제자 3사람이 얼른 차단한다. 그러자 느무엘과 살몬이 더욱 힘을 내어 적장을 공격한다. 그러자 손발이 어지러워진 아낙장수 2명이 그만 실수를 한다. 그 틈에 그들 역시 중상을 입고서 쓰러지고 만다.

그 광경을 성루에서 내려다보던 아낙장수들과 가나안의 3호족을 대신하고 있는 아낙사람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가 부하들에게 외친다; “차제에 적들이 쳐들어올지도 모르니 성문을 확실하게 지켜라. 그리고 철저하게 성을 방어하라. 우리는 결사적으로 적과 싸워 기필코 아르바 성주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갈렙 장군이 예상한 대로 적들은 수성작전에 매어 달리고 있다. 그렇게 방어만 하는 적들을 섬멸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갈렙 장군은 서서히 다른 전술을 사용하고자 한다. 그는 어떻게 침투작전을 실행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