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갈렙 장군(손진길 작성)

소설 갈렙 장군39(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3. 10. 05:45


소설 갈렙 장군39(작성자; 손진길)

 

한편, 이스라엘의 최고지도자인 여호수아는 평생의 벗이며 군사령관인 갈렙이 참으로 고맙다. 요단강을 건너와서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도움은 물론 여호와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다. 그 다음에 인간적인 도움이 어디서 왔는가를 손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 첫째가 절친인 갈렙 사령관이다.

갈렙 장군은 80대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지도자인 여호수아의 명령을 받아 충실하게 전투에 임했다. 갈렙은 상비군 12군단은 물론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외인부대 곧 친위대를 이끌고 4년 동안이나 묵묵히 가나안 땅에서 정복전쟁을 수행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공을 모두 최고지도자인 여호수아에게 돌렸다.

때로는 상비군 12개 군단을 여호수아가 직접 지휘하도록 두고 자신은 친위부대를 이끌고 별동대로서 전투에 임했다. 적성에 침투하거나 적장을 암살하는 일도 서슴지 아니하였다. 그 덕택에 이스라엘 상비군이 쉽게 원주민들의 성읍을 많이 차지하였다.

이제 4년 동안의 가나안 정복전쟁이 끝나고 상비군 12군단과 갈렙의 별동대가 길갈로 다시 돌아오자 갈렙이 사령관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갈렙은 최고지도자인 여호수아에게 이제 자신의 친위부대만을 이끌고 남하하여 헤브론과 네게브 지역에서 저항하고 있는 마지막 거인족 아낙자손들을 전부 토벌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수14:12).

그 말을 들은 여호수아가 잠시 생각하다가 신중하게 답변한다; “갈렙 자네가 남부에 있는 아낙자손을 모조리 소탕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인지 아닌지 내가 한번 시험을 해보고자 하네. 그 방법은 제비뽑기이지. 이제 곧 12지파에 대한 땅의 분배가 있을 것이야. 그때 자네의 유다지파에게 남부의 땅이 제비뽑기를 통하여 배정이 된다고 하면 나는 이의를 달지 아니할 것이야. 그렇게 하겠는가?”.

그 말을 들은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말한다; “여호수아, 자네는 어째서 나같은 노인을 계속 자네 옆에 세워 두려고 하는가? 85세나 된 노인이 불쌍하지도 않는가? 요단강을 건너와서부터 나더러 계속 군사령관을 맡으라고 하면서 또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라고 지시만 하고 있으니 내가 허리가 휠 지경이야. 그러니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좀 사정을 보아 주시게나…. 하하하… “.

그 말을 들은 여호수아가 역시 허허라고 웃으면서 화답한다; “자네 말이 맞아. 나는 갈렙 자네가 내 옆을 지키고 있으면 인간적으로 든든해. 2살 연하인 대제사장 엘르아살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무장이 아니지. 그러니 내가 인간적인 정을 크게 느끼고 있는 인물은 이 세상에 갈렙 자네 밖에 없어. 가급적이면 내 곁에 있게나... “.

그 말을 듣자 갈렙이 대답한다; “여호수아, 곧 땅을 분배하는 제비뽑기를 하여 헤브론을 비롯한 네게브지역이 우리 유다지파의 땅으로 배정이 된다고 하면 나는 전투를 치기 위하여 남하할 것이야. 내가 더 늙기 전에 아낙자손들을 모조리 토벌해야 우리 자손들이 편하게 가나안 땅에서 살아갈 수가 있을 것이야. 그렇지만… “.

갈렙이 잠시 말을 멈추고 늙어버린 벗 여호수아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리고 조용하게 말한다; “내가 한가지 여호수아 자네에게 약속하겠네. 내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반드시 나의 무덤을 자네의 곁에 두겠네. 이 세상에서 지금까지 80여년을 동무로 지냈으니 우리 죽더라도 함께 손잡고 천성으로 들어가도록 하자구그러면 되겠나, 친구?... “.

그 말을 듣자 여호수아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그 눈을 보자 갈렙 역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두 노인이 서로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3일이 지나자 그들은 서로 이별하게 된다. 그 이유는 12지파의 장로들이 대표자를 보내어 제비뽑기를 했는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헤브론과 네게브를 포함하는 베들레헴 이남지역이 전부 유다지파의 땅으로 배분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최고지도자 여호수아가 절친 갈렙 장군을 헤브론으로 보내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졌네. 여호와의 뜻이 자네와 함께하고 있으니 필히 헤브론 주변의 아낙자손들을 토벌하고 그곳에 자네의 이름이 휘날리게 될 것이야. 그런데… “.

여호수아가 잠시 숨을 쉬면서 갈렙의 얼굴을 본다.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이번에 제비뽑기에서 제외가 된 왜소한 지파 시므온 사람들을 함께 데리고 가게. 그들에게 네게브 브엘세바 지역을 배정해주고 그들의 정예병 1만명의 도움을 받아 정복사업을 완성하도록 하게나. 이것은 최고지도자인 나 여호수아의 명령일세… “.

그 말을 듣자 갈렙 장군이 최고지도자 여호수아에게 군례를 바친다. 그리고 말한다; “최고지도자께서 본인 갈렙을 군사령관직에서 명예스럽게 물러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

여호수아의 눈을 쳐다보면서 갈렙이 이어서 말한다;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받들어 우리 유다지파는 예비군 군단과 외인부대, 그리고 시므온의 정예병 1만명과 그들의 예비군들을 이끌고 반드시 베들레헴 이남의 땅을 전부 정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브엘세바 일대의 땅을 충분하게 시므온 지파에게 배정하여 주겠습니다”.

갈렙이 유다지파와 시므온지파의 백성들을 이끌고 길갈에서 남하한다. 그리고 백성들을 일단 베들레헴에서 헤브론 북쪽에 이르는 지역에 정착시킨다. 또한 유다지파의 예비군과 시므온지파의 예비군으로 하여금 백성들의 정착지역을 지키도록 조치한다.

그 다음에는 갈렙이 자신의 친위부대 24천명을 비롯하여 시므온 지파의 정예병1만명을 동원하여 헤브론 일대에서 아직도 저항하고 거인 아낙자손들을 치고자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34천명의 군사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급히 갈렙이 모압에서 용병생활을 하고 있는 그렛 부대의 창파 대장에게 파발로 연락을 취한다.

생각보다 답신이 빨리 온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우리 그렛 용병단은 모압왕과 맺은 20년 종신계약이 끝나고 매년 계약을 갱신하여 벌써 9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대 갈렙이 56, 내가 60세에 모압에서 서로 헤어졌는데 벌써 내가 89세이니 의형제인 자네도 85세가 되어 있겠군. 이제 나는 고향 가까이 가고 싶어. 그러니 자네가 있는 그곳 헤브론 부근으로 속히 가겠네. 열흘 후에 만나세… “.  

출애굽 456월은 갈렙 장군에게 있어서 참으로 기쁜 날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제자 6명이 참으로 오랜 세월을 지나 모두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가람, 아비노, 창기스, 엘라. 살몬, 옷니엘 등이 그들이다. 그들의 나이도 이제는 적지 않다. 가람이 84, 아비노가 68, 창기스가 52, 엘라가 38, 살몬이 35, 막내제자인 옷니엘이 벌써 32세이다.

그런데 아비노가 그동안 부인 창옥에게 무공을 전수했다. 따라서 창옥의 무예가 대단하다. 게다가 85세이지만 아직도 갈렙의 무공이 별로 녹이 쓸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거인인 아낙자손을 상대할 수 있는 용사가 갈렙의 수하에 자신을 포함하여 이제 8명이나 된다.

상비군에 소속되어 있던 갈렙의 제자인 엘라, 살몬, 옷니엘을 갈렙의 친위부대로 파견하여 준 것은 최고지도자 여호수아의 배려이다. 그래서 6명의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갈렙 장군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엘라가 자신의 아들이며 옷니엘이 조카이다. 그리고 살몬은 나손의 아들이므로 누나의 아들인 옷니엘의 외삼촌이다.

이제 갈렙 장군은 휘하에 친위군 24, 그렛 용병 1, 시므온 정예병 1만 등 도합 44천명의 대군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아낙자손들을 상대할 수 있는 장수도 자신을 포함하여 8명이나 된다.

그들을 이끌고 헤브론으로 접근한다. 작년에 한번 헤브론을 점령하기는 했지만 그 사이에 아낙자손들이 세력을 회복하여 지금은 그들의 수중에 헤브론이 다시 들어가 있다. 그러므로 다시 성을 점령해야만 한다.

갈렙이 먼저 정탐꾼을 내보낸다. 그렛에서 온 장사치로 변장한 아비노 부부가 그렛과 블레셋의 물품을 가지고 성안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본래 그렛 출신이므로 신분을 위장하기가 편리하다. 부부가 용의주도하게 헤브론 성내를 두루 탐색하여 돌아온다.

두사람의 보고를 들은 다음 갈렙이 제장회의에서 말한다; “헤브론 성안에는 현재 약 3만명의 군사들이 지키고 있다고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군사 44천명으로 공격해서는 성을 빼앗지 못합니다. 통상 성을 지키는 군사의 3배가 있어야 공성작전이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

갈렙이 제자들과 그렛 용병대장인 창파, 시므온 부대장인 느무엘 그리고 천부장들의 얼굴을 한번 본 다음에 이어서 말한다; “우리는 두가지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는, 침투조를 은밀하게 성안으로 보내어 불을 지르고 성문을 여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적을 성밖으로 유인하여 전투를 벌이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좋을까요?”.

그 말을 듣자 두사람이 먼저 손을 든다. 한사람은 느무엘이고, 또 한사람은 창기스이다. 갈렙이 먼저 느무엘 부대장에게 발언권을 준다. 그의 말이 다음과 같다; “헤브론성을 다시 점거하고 있는 거인족 아낙자손들은 자신들의 거력과 용맹성을 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밖에서 일대일로 한번 겨루어 보자고 제안하면 틀림없이 응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성밖으로 유인하여 한번 정정당당하게 싸워보도록 하시지요?... ”.

역시 이스라엘 12지파 가운데 가장 싸움을 좋아하고 호전적인 시므온지파의 장군다운 발언이다. 그래서 갈렙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에 갈렙이 제자인 창기스에게 발언권을 준다. 그가 말한다; “저는 침투조를 잠입시켜 성문을 열게 하는 것이 우리의 희생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많은 전투를 치루어야 하므로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

두사람의 의견을 들은 갈렙이 말한다; “저는 먼저 느무엘 부대장의 말과 같이 적에게 성밖에서의 대결을 제안하여 한번 그 실력을 평가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군사들이 적을 겁내지 아니할 것입니다. 우리가 일대일 대결에서 이기게 되면 그들이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성안으로 퇴각하여 수성작전만 사용하겠지요. 그러면… “.

잠시 숨을 쉬고서 갈렙이 이어서 말한다; “우리는 두번째 작전을 사용하면 됩니다. 침투조를 보내어 성문을 열고 성안으로 일시에 밀고 들어가서 성을 접수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진행하면 되겠습니까?”. 일동이 모두 고개를 끄떡이면서 찬성한다. 이제 일대일 대결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