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민수기 강해 제6강(민2:10-16)(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8. 30. 11:30

민수기 강해 제6(2:10-16)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 10 10()

 

야곱의 장남인 르우벤, 그의 후손들인 르우벤 지파가 어째서 제2대의 주장으로서 제1대인 유다 지파의 뒤를 따르고 있으며 성막의 남쪽에 진영을 배치하고 있는가?(2:10-16)

 

야곱의 맏아들로 제1부인 레아에게서 태어난 르우벤입니다(29:31-32). 고대 장자상속의 원칙에 따르게 되면 르우벤이 야곱의 족장의 지위를 물려받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결코 르우벤을 차기 족장으로 세울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젊은 피가 너무 뜨거운 장남 르우벤이 에델 망대에서 아버지 야곱의 첫번째 첩인 빌하와 그만 잠자리를 같이하는 악을 행했기 때문입니다(35:22).

그 시점은 아버지 야곱이 사랑하는 아내 라헬을 라마에서 사별하고 얼마 되지 아니한 때입니다(35:16-20). 애처(愛妻)를 갑자기 떠나 보내고 큰 슬픔에 빠져 있는 야곱에게 있어서 장남 르우벤의 배신과 패륜의 소식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집안이 창피하여 남에게 하소연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평생 그 아픔을 혼자서 고통으로 안고서 살아온 사람입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대도시 세겜을 정복하고 드넓은 세겜 들판과 도단 땅까지 지배하게 되는 대 족장 이스라엘로 우뚝 서게 됩니다(35:10-12, 37:12-14, 17, 48:22). 그러므로 하자만 없으면 늠름하고 씩씩한 장남 르우벤을 차기 대 족장으로 세우면 됩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패륜아 르우벤을 버리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다른 후계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야곱이 차남 시므온과 삼남 레위 그리고 유다와 요셉 등 여러 아들을 두고서 후계체제를 깊이 생각하고 있던 도중에 느닷없이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잃어버리는 가정의 비극을 경험하게 됩니다(37:.3, 28-36). 따라서 나이 130세에 애굽으로 이주하여 그곳의 총리가 되어 있는 아들 요셉을 다시 만날 때까지 자신의 후계자를 결정하지 아니한 야곱입니다(46:29-30, 47:9). 그에 따라 야곱은 애굽에서 사남인 유다를 신임하고(46:28) 또한 사랑하는 아들 요셉을 의지하고서 여생을 살게 됩니다(47:11-12, 27-31).

그렇지만 야곱은 애굽에서 총리 요셉의 부친으로 그 땅에 묻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에 야곱은 죽어서라도 출애굽하여 일찍이 여호와 하나님을 평생 섬긴 믿음의 조상들이 천국에 들어가기를 소망하면서 잠들어 있는 헤브론 막벨라 굴에 자신도 안장이 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47:27-31, 49:29-33). 그리고 야곱은 임종 전에 12아들과 그들의 자손으로 이루어지는 12지파의 장래에 대하여 축복의 예언을 하고 있습니다(49:1-28).

그 자리에서 야곱은 비로서 공개적으로 장남인 르우벤이 결코 자신의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 위풍이 월등하고 권능이 탁월하다마는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하지 못하리니, 네가 아버지의 침상에 올라 더럽혔음이로다. 그가 내 침상에 올랐었도다”(49:3-4).

위와 같은 사실을 반추해 보게 되면 야곱의 장남 르우벤의 후손들인 르우벤 지파가 어째서 행렬의 가장 선두가 아니라 그 뒤를 따르는 제2대를 이끌고 있는 자리에 머무르게 되는지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어째서 성막에 들어가시는 여호와의 영광이 빛나고 있는 그 동쪽이 아니라(43:1-5) 그 남쪽에 르우벤 지파가 진영을 배치하고 있는지도 알게 됩니다(2:10-16).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남쪽에는 르우벤 군대 진영의 군기가 있을 것이라. 르우벤 자손의 지휘관은 스데울의 아들 엘리술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4 6,500이며”(2:10-11);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남쪽에는 르우벤 군대 진영의 군기가 있을 것이라”(2:10a);

1)    여기서 모세는 르우벤 군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르우벤 지파의 장정들로 이루어진 군대가 온전히 르우벤 지파의 소속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군대의 깃발을 군기(軍旗)로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르우벤 지파가 하나의 부족국가라고 한다면 그 군대는 완전히 그 부족국가의 소속이며 르우벤 지파 출신의 최고사령관의 지휘를 받아서 전투를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2)    이스라엘 12지파를 리더하고 있는 최고의 권력자 모세가 어떻게 하나의 통합된 군대를 만들지 아니하고 그렇게 각 지파의 독자적인 군대와 지휘체계를 허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여호와의 명령에 의한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시내 광야 회막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회중 각 남자의 수를 그들의 종족과 조상의 가문에 따라 그 명수대로 계수할지니, 이스라엘 중 20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 만한 모든 자를 너와 아론은 그 진영(陣營)별로 계수하되, 각 지파의 각 조상의 가문의 우두머리 한 사람씩을 너희와 함께 하게 하라”(1:1-4).

3)    풀이를 하자면, 각 지파의 장정으로 12지파의 독자적인 군대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령관도 그 지파의 가문들이 모여서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중(會衆)을 모두 모아 그 집회에서 그것을 추인하시는 것입니다(1:18-19). 그렇게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에 있어서 군대와 종교지도자 그리고 정치지도자를 서로 분리시키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권력을 집중하여 한 사람에게 맡기게 되면 독재자가 그 권력을 잘못 행사할 경우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 그리고 군()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묘미를 3,400년 전에 여호와께서는 벌써 보여주고 계신다고 하겠습니다.

4)    야곱의 장남이 르우벤입니다. 그의 후손들로 이루어진 르우벤의 군대가 가장 중요한 제1()도 아니고 성막의 동쪽을 지키는 군대가 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두번째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제2대이며 남쪽을 맡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유다 지파에게 밀리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 장정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 조상인 르우벤이 야곱의 장남이기는 하지만 가문에 먹칠을 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친동생들이 5명이나 되어서 그 형제들로부터 나름대로 대접을 받고는 있습니다. 그래서 제2대의 주장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이스라엘의 12지파 가운데 첫째가 될 수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2)  르우벤 자손의 지휘관은 스데울의 아들 엘리술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4 6,500이며”(2:10b-11); 르우벤 지파의 군대지휘관의 이름은 변함이 없습니다. 1장에 기록이 되어 있는 바와 같습니다(1:5). 다만 제1장에서는 싸움에 나갈 만한 장정의 수가 4 6,500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21). 그에 비해서 여기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르우벤 지파의 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군대의 병정수가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2:11). 그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지파의 군대는 엄격한 지휘체계를 갖추고 군대다운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그 곁에 진 칠 자는 시므온 지파라. 시므온 자손의 지휘관은 수리삿대의 아들 슬루미엘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5 9,300이며, 갓 지파라. 갓 자손의 지휘관은 르우엘의 아들 엘리아삽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4 5,650이니”(2:12-15); 르우벤 지파를 주장(主將)으로 삼고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두 지파가 시므온과 갓입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그 곁에 진 칠 자는 시므온 지파라. 시므온 자손의 지휘관은 수리삿대의 아들 슬루미엘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5 9,300이며”(2:12-13); 르우벤의 바로 아래 친동생이 시므온입니다. 그러므로 르우벤 지파의 뒤를 시므온 지파가 따르고 있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비록 시므온 지파의 군인 수 5 9,300명이 르우벤 지파의 군인 수 4 6,500명보다 훨씬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친형제 사이의 서열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모세는 이제 시므온 지파의 장정이 아니라 그 지파 지휘관의 군대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2)  갓 지파라. 갓 자손의 지휘관은 르우엘의 아들 엘리아삽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4 5,650이니”(2:14-15); 참으로 의외의 편성입니다. 그 옛날 야곱의 두번째 첩인 실바의 맏아들의 이름이 갓입니다(30:10-11). 그 지파의 군대가 르우벤 지파와 함께 제2대로 편성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르우벤 지파의 군대를 주장으로 그리고 갓 지파의 군대를 부장으로 삼고 있는 것일까요? 그 역사적인 수수께끼는 여기서 풀 수가 없습니다. 다만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가 함께 연합작전을 수행할 때에 놀라운 승리를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압의 동편에서 아모리 족속과의 전투에서 그 공적이 혁혁합니다(32:1-5). 따라서 모세는 그 두 지파에게 헤스본을 왕도로 삼고 있는 아모리인의 왕 시혼의 나라를 그들의 영지로 쪼개어 분배해주고 있는 것입니다(32:33-38).

셋째로,르우벤 진영에 속하여 계수된 군인의 총계는 15 1,450명이라. 그들은 제2대로 행진할 지니라”(2:16); 르우벤 지파의 군대, 시므온 지파의 군대, 그리고 갓 지파의 군대는 행진을 할 때에는 제2대가 됩니다. 그리고 성막이 머무르고 있는 동안에는 그 남쪽에 진영을 설치하고 방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 세 지파의 군대는 항상 연합작전을 수행합니다. 그러므로 그 진영의 이름을 아예 르우벤 진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연합작전에 동원이 되는 그들 진영의 군인의 총수는 무려 15 1,450이나 됩니다. 참으로 고대사회에서 한 나라의 군대의 규모에 비견할 만한 엄청난 병력의 수라고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12지파의 군대가 나름대로 군대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지파의 사령관의 지휘를 엄격하게 받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르우벤 지파의 군대를 모세는 아예 르우벤 지파 사령관의 군대라고 여기서 부르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표기는 르우벤 지파의 군대를 따라서 제2대로 활동하고 있는 시므온 지파의 군대와 갓 지파의 군대에 있어서도 동일합니다.

야곱의 장남인 르우벤의 자손들이 4남인 유다의 자손들에게 서열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군인의 수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창세기 제35장과 제49장에 기록이 되어 있는 바와 같이 르우벤이 패륜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12지파의 군대가 자기 지파의 사령관의 지휘체계를 엄격하게 따른다고 하는 것은 여호와를 섬기는 신정국가의 최고 권력자인 모세의 군 통수권을 상당히 제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결과는 여호와의 명령에 의한 것입니다. 정치적 종교적인 지도자가 군사적 권력까지 독점하게 되면 큰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미리 예방조치를 취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요컨대, 정치적, 종교적, 군사적 권력을 모두 독점하게 되면 하나님을 섬기는 신정국가가 올바르게 움직이지를 못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면서 세속적인 권력의 문제까지 개입하지 아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전도와 선교의 현장에서 그러한 하나님의 지혜를 깊이 생각하시는 여러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