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와 아끼꼬(손진길 소설)

상규와 아끼꼬3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2. 26. 04:46

상규와 아끼꼬31(손진길 소설)

 

  임상규트루먼 앤 맥도웰 법률회사’(Truman and McDowell law firm)에 근무하면서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정치적 경제적인 갈등관계에 대하여 민감하다. 그 이유는 그가 로펌에서 미국회사와 중국회사 사이에 발생하고 있는 법률문제에 관한 조언과 소송 건을 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케빈(Kevin) 사무장이 중국계 미국인이기에 임상규 변호사는 그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케빈은 홍콩에서 자라고 그곳에서 상과대학(college of commerce)을 다녔기에 중국의 기업사정에 나름대로 밝은 편이다.

임상규가 처고모인 한나 맥도웰(Hanna McDowell)조지 트루먼(George Truman) 부부가 공동대표로 있는 그 로펌에서 근무를 시작한 시점이 20171월 중순이다. 그러므로 2017년 한해는 신입의 신분이라 업무를 익히며 동시에 많은 일을 처리하느라고 상당히 바빴다.

그렇지만 한해가 지나고 2018년이 되자 다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임상규는 가끔 주말에 시간이 나면 아끼꼬와 딸 임상아를 데리고 맨해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도 구경하고 외식도 즐긴다;

20185월에 임상규의 가족이 들린 레스토랑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스테이크를 주문하여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요리사 복장을 한 남자 셰프(chef)임상규에게 다가와서 말을 건다; “상규 형, 안녕하세요?... “;

그 말을 듣자 임상규가 셰프 얼굴을 자세히 살펴본다. 그 다음 그가 깜짝 놀라서 말한다; “아니, 이거 강혁이가 아닌가? 여기서 만나다니 정말 뜻밖이야! 그래 춘부장 이창수 어르신은 잘 계시는가?... “.

그 말에 이강혁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부모님은 여전히 오클랜드에서 잘 살고 계시지요. 저는 집사람하고 캐나다에 가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5년전에 이곳 뉴욕으로 옮겨왔어요. 그래 상규형은 호주에서 변호사생활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여기 뉴욕에는 어쩐 일이세요?... “.

그 말을 듣자 이상규가 미소를 띠면서 대답한다; “강혁아, 여기 뉴욕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한다고 하니 참 반갑다. 나는 3년전에 시드니에서 이곳 뉴욕으로 옮겨와서 지금도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나는 네가 오클랜드에서 전문요리사과정(diploma in professional cookery)을 공부하고 정식 셰프(chef)가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래 가족들도 여기 있는 거야?... “;

이강혁은 개인적으로 임상규의 하이스쿨 2년 후배이다. 그리고 두사람의 부친이 서로 잘 아는 사이이므로 나름대로 집안끼리 친한 편이다. 따라서 임상규이강혁이 오클랜드에서 요리사가 되고 동급생인 부인 고수지도 요리사라고 하는 이야기를 모친 김영숙으로부터 들은 기억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강혁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상규형, 나의 베터 하프(better half)고수지(Suzie Ko)도 세프인데 이 레스토랑에서 나와 함께 일하고 있어요. 우리 부부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지금 11살이예요. 이름이 이상준이지요… “.

그 말을 듣자 임상규아끼꼬에게 말한다; “아끼꼬, 파파토에토에 하이스쿨(Papatoetoe High School)에 다니던 이강혁이야. 2년 후배이지요. 아마 안면이 있을거예요!... “. 그 말에 이강혁이 먼저 아끼꼬에게 인사한다; “아끼꼬 센세이, 히사시부리데스네. 오겐끼데스까?... “.

그 말에 아끼꼬가 미소를 띠면서 말한다; “강혁아, 이제는 어엿한 요리사가 되어 있구나. 정말 반갑다. 네 부인 수지고에게도 안부를 전해다오!... “. 고수지도 같은 파파토에토에 하이스쿨에 다니면서 아끼꼬로부터 일본어를 배운 것이다;

그날 임상아가 어른인 자신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것을 보고서 이강혁이 말한다; “임상아라고 했지? 내 아들 이상준이와 나이가 같구나! 언제 한번 만나서 좋은 동무가 되면 좋겠다. 반갑다, 상아야!... “.

그날 이강혁은 일부러 키친에 들러 아내 고수지를 데리고 상규네 테이블로 와서 인사를 시킨다. 바쁜 식사시간이라 잠깐 인사를 나눈데 불과하지만 꾸김살이 없는 그들 내외가 마음에 든다. 따라서 임상규 가족은 맨해튼에서 외식을 하는 경우에는 그 스테이크 하우스에 더러 들리고 친교를 나누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강혁의 아들 이상준임상아와 동무가 되어 뉴욕에서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다음해 2019년이 되자 임상아가 뉴욕에서 김호성의 아들인 김영호를 만나게 된다. 그 자초지종이 다음과 같다.

2018년 여름이 되자 임상규는 변호사사무실에서 다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그는 시드니에서 절친 김호성에게 약속한대로 뉴욕의 병원에서 암전문의를 구하고 있는지를 천천히 알아본다.

한번은 임상규가 우연히 그 일을 로펌에서 티타임을 하는 시간에 처남인 브라이언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브라이언이 기분 좋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상규, 그 일이라고 하면 내가 잘 알아볼 수가 있지. 내 친구 가운데 이곳에서 암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의사가 한사람 있거든, 하하하... “;

다음날 티타임 시간에 브라이언이 일부러 임상규에게 말한다; “상규, 내가 어제 오후에 내 친구 마이어스(Myers) 전문의에게 전화를 했지. 그랬더니 자기 병원에서 암전문의(cancer specialist)를 한사람 구하고 있다고 하더군. 그러니 자네 친구에게 이 전화번호를 한번 전해주면 좋겠는데!... “.

사람의 인연이라고 하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임상규브라이언으로부터 받은 그 이름과 모발폰 번호를 김호성에게 전해주었을 뿐인데 어떻게 일이 잘 진행이 되어 그해 201812월에 벌써 김호성의 가족이 뉴욕으로 이사를 오고 있기 때문이다.

201812월 중순에 임상규김호성 가족을 집으로 초청한다. 그날 금요일 만찬은 온가족이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이다. 그러므로 피터히로꼬 그리고 상규네 가족과 브라이언의 가족이 모두 모여서 김호성 가족의 뉴욕이주를 축하한다;

그 자리에서 은퇴한 정치학교수인 피터 박사가 다음과 같이 김호성 일가를 환영한다; “나의 사위인 상규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라고 하니 우리가 전문의 김호성의 가족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곳 뉴욕에서 서로 돕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우리 축배를 듭시다. 우리의 친구 김호성 가족의 뉴욕입성을 축하하면서, 치어즈(cheers)!… “.

그날 임상아3년 연상인 김영호를 뉴욕에서 다시 만난 것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좋은 모양이다. 오누이처럼 다정한 모습이 보기에 좋아서 아끼꼬가 한마디를 한다; “상아야, 너는 영호를 여기서 만나게 되니 정말 좋은 모양이구나. 이제는 별로 외롭지가 않아서 좋겠다. 영호야, 우리 상아와 사이좋게 지내 주기를 내가 부탁한다!... “.

사실은 아끼꼬가 그렇게 부탁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김영호는 예쁜 임상아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부모님께 시드니에서 뉴욕으로 빨리 이사를 가자고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중순에 뉴욕의 병원에서 암전문의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친 김호성이 가족들과 상의를 했다. 그때 아들 김영호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다; “아버지, 저는 무조건 찬성입니다. 세계의 대도시 뉴욕에서 공부도 하고 싶고 또 상아도 만나고 싶거든요!... “.

한편 임상규는 딸 임상아와 함께 2018 12월에 미국여권을 취득하게 되어서 그것이 기쁘다. 사실  20157월에 임상규가 시드니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였을 때에 그는 호주여권을 사용했다. 그가 아직 미국 영주권자의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호주여권에는 자신의 이름이 상규 림 맥도웰’(Sang-kyu Lim McDowell)로 표기가 되어 있다. 그것은 임상규2008년에 아끼꼬 하야시 맥도웰(Akiko Hayashi McDowell)과 혼인신고를 하면서 자신의 성씨에 맥도웰(McDowell)이라고 하는 미국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아끼꼬는 자신의 미들 네임(middle name) ‘하야시’()라는 일본발음을 남편 임상규의 한국발음 ’()으로 바꾸었다. 한자로 같은 의미이므로 단지 발음만 바꾼 것이다. 그것을 영문자로 표기하니 ’(Lim)이 된다. 따라서 아끼꼬의 호주여권과 미국여권에는 동일하게 Akiko Lim McDowell’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자연히 상규와 아끼꼬의 딸인 임상아의 이름도 상아 림 맥도웰’(Sanga Lim McDowell)로 그녀의 호주여권에 표기가 되어 있다. 그리고 임상아가 호주여권을 사용하여 20157월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들어왔을 때에 그 신분이 벌써 미국 영주권자이다. 왜냐하면, 상아의 모친 아끼꼬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이다.

2007년생인 임상아가 미성년자이기에 곧바로 미국 영주권자로 간주가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점은 2008년에 아끼꼬와 결혼하여 7년이 지난 배우자 임상규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아내 아끼꼬가 미국 시민권자이기에 임상규도 10년간 유효한 미국영주권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입국한지 3년이 지나자 201810월에 변호사인 임상규가 미국 시민권을 신청한다.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인터뷰를 하자 크게 어렵지 아니하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다. 그에 따라 딸 임상아도 미국시민권을 함께 받게 된다. 그와 같은 절차가 모두 끝나자 임상규의 가족은 전부 미국여권을 발부 받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201812월에 미국여권을 받고서 임상규가 내심 다음과 같이 중얼거리고 있다; “나는 뉴질랜드호주에 이어 이제는 미국에서도 시민권을 얻고 미국여권을 사용하게 되는구나. 그 순서가 사회보장제도에 있어서는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

따라서 임상규가 다음과 같이 속으로 결심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사회복지가 가장 잘되어 있고 미국이 가장 약하다. 호주는 그 중간수준이다. 그러니 이곳 미국에서는 개인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확실하게 자신과 가족의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 세계패권국이라고 자랑하면서 실제로는 의료혜택도 연금혜택도 거의 없는 미국이니 말이다!... ‘;

당시 임상규가 미국의 현실에 대하여 느끼고 있는 생각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