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와 아끼꼬(손진길 소설)

상규와 아끼꼬20(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2. 11. 13:10

상규와 아끼꼬20(손진길 소설)

 

임상규는 개인적으로 호주의 역사에 있어서 다음 3가지 사실에 유의하고 있다;

(1)  첫째로, 호주대륙의 개척 당시에 영국의 군대가 원주민인 어보리진(aborigine)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는 것이다. 마치 호주 땅의 캥거루를 잡듯이 원주민을 죽이고 소수의 어보리진을 척박한 북서부의 미개지로 쫓아버리고 있다. 그것은 일찍이 영국과 미국의 군대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인 인디언에게 행한 인종 말살정책과 유사한 것이다. 요컨대, 그와 같은 무자비한 정지작업을 한 후에 호주대륙에 식민지정부가 수립되고 있다;

(2)  그런데 그것은 뉴질랜드에 자치정부가 수립된 과정과는 전혀 다르다. 19세기 전반기에 영국의 군대가 희고 긴 구름의 나라아오테아로아(Aotearoa)에서는 원주민 마오리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오리 부족들을 소탕하는데 있어서 실패하자 영국측은 외교적으로 마오리 여러 부족과 협의하여 1840년에 이른바 평화조약을 맺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국은 원주민과 와이탕이(Waitangi) 평화협정을 맺고 뉴질랜드정부를 그 땅에 세우게 된 것이다;

(3)  둘째로, 세계 제1차대전은 유럽에서 발생한 국제전이다. 그리고 세계 제2차대전은 유럽에서 발생한 전쟁과 태평양에서 발생한 전쟁을 합한 것이다. 그런데 양차대전에서 전쟁당사국이 되고 있는 영국은 한때 그들의 식민지 국가였던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많은 물자를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영국에 많은 물자를 수출한 그들 나라들이 전쟁을 통하여 큰 이익을 얻고 있다. 그 결과 전후에 부자나라를 손꼽아볼 때 세계의 1, 2, 3등이 미국, 호주, 뉴질랜드 순서이다. 그들 3개국은 유럽의 전쟁기간에 얻은 그 막대한 부를 가지고 현대식 도시를 건축하는 한편 고속도로를 거미줄 같이 건설한 것이다;

(4)  셋째로, 그와 같은 황금시대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1973년에 끝나고 있다. 그 이유는 프랑스와 서독의 주도로 1958년에 유럽대륙에서 출범한 유럽경제공동체(EEC)에 뒤늦게 영국이 1973년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조약에 가입한 유럽의 국가들은 자기들끼리 무역하며 상호교류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것은 마치 아메리카의 합중국처럼 경제적으로 하나의 가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멀리 떨어진 대륙 오세아니아에 자리잡고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5)  게다가 전통적인 영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혀버리고 만다. 그에 따라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한 두 나라는 상당기간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고 만다. 그러한 시대에 동북아의 3국이 그들에게 중요한 경제적인 파트너가 되고 있다. 자연히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통적인 백호주의’(白濠主義)를 은연중에 폐기하고 만다. 그러자 전후 경제재건에 성공한 일본이, 그 다음에는 경제개발에 차례로 성공한 한국과 중국이 호주와 뉴질랜드의 자원과 농축수산물을 엄청나게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의 백성들이 대거 호주와 뉴질랜드에 관광객으로 또는 유학생과 이민자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

그런데 2006년부터 호주의 시드니에서 살아가고 있는 임상규가 볼 때에는 갈수록 동북아 3국 가운데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호주가 생산하고 있는 철광석과 석탄 그리고 농축수산물을 중국이 제일 많이 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은 대국이므로 역시 땅이 큰 호주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유학도 호주로 오고, 관광도 호주로 많이들 오고 있다. 처음에는 호주정부가 그것을 참으로 좋아하고 있다. 나라의 경제발전에 중국이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대신하여 호주의 북쪽에 있는 거점도시 다윈의 항구(Port Darwin) 99년간 조차하겠다고 민간기업을 통하여 교섭을 해오자 호주정부가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막상 2015년에 승인을 하고나서 뒤늦게 안보상의 이유로 반환청구에 나선 것이다;

그와 같은 역사적인 사실이 발생하기 전에 임상규는 벌써 자신이 공부한 정치이론과 국제정치 경제적인 관점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이 그 위험성을 내다보고 있다;

(1)  기본적으로 호주의 바다 건너 북쪽에는 인구가 많고 가난한 나라들이 여럿 자리잡고 있다. 그들은 이민국가 호주가 더 많은 자국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도록 종용하고 있다. 호주가 비록 영국이 개척한 서구사회라고 하지만 위치적으로 보아 사실은 아시아의 남반구에 자리잡고 있다. 인종적인 측면만 배제하고 보면 영락없이 아시아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웃나라들이 호주에게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지리적으로 당연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호주정부의 입장은 그것이 아니다;

(2)   호주정부는 오세아니아대륙의 넓은 땅을 영국의 후손인 자신들이 뒤늦게 무력으로 차지하고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인구가 많은 인접 아시아국가들이 그 땅을 차지하고자 은연중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벌써 느끼고 있다. 주변국들은 호기를 만나게 되면 언제라도 호주대륙을 차지하고 자국민을 이주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아니하기에 우선 이민이라도 많이 받아 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을 익히 알고 있는 호주정부가 국가안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호주정부는 큰 형님인 미국의 군사력을 빌려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자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형편인데 그만 중국이 노골적으로 호주의 내정에 점점 개입을 하고 있다.

(3)  중국정부는 호주의 경제발전에 자신들이 크게 기여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양보를 정치적으로 얻어낼 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면, 더 많은 중국사람을 이민자로 받아들이고 건설업유통업 분야에 있어서 중국의 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보적인 차원에서 호주정부가 제동을 걸고 있다. 그들은 비록 영국의 식민지국가로 출범을 했지만 지금은 미국처럼 영국의 식민지가 아닌 강국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중국이 종주국 노릇을 하겠다고 하니 그것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와 같은 중국과의 갈등이 호주에서 장차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임상규가 진작에 예측하고 있는데 정말 세월이 지나자 중국과 호주 사이에 외교적인 마찰이 극대화 되고 있다. 따라서 2020년이 되자 호주정부가 경제적인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청산하고자 나서고 있다.

그 사실을 가장 환영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의 패권에 가장 강력한 도전국이 되고 있는 중국을 주저앉히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 일에 호주가 팔을 걷어 부치고 거들겠다고 하니 정말 좋은 일이다. 따라서 얼른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 봉쇄전략 쿼드’(Quad)에 호주를 참여시키고 있다;

한편, 임상규20136월에 재차 호주의 수상이 된 케빈 러드의 그 다음 행보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그해 9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그만 케빈 러드의 노동당이 정권획득에 실패하고 만다;

따라서 케빈 러드는 단 3개월만에 수상의 자리에서 물러나고 승리한 자유당의 대표 토니 애보트(Tony Abbott)가 새로운 수상이 된다. 그것이 어떻게 된 일일까?... 우선 그 자초지종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임상규는 20138월에 AP통신 차의영 기자가 캔버라에서 취재하여 작성한 글에서 그 자세한 내막을 살피고 있다. 굉장히 호주의 정세를 잘 파악하고 있기에 임상규가 개인적으로 크게 참고하고 있다. 그 주요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1)  호주의 케빈 러드(55) 총리는 오는 97일 실시될 선거는 10년 전 붐을 이뤘다가 이제는 사양산업이 되어버린 광산업에서 탈피해 호주 경제를 제대로 이끌 수 있다는 신뢰를 받을 인물이 선거전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4일 의회 연설을 통해 말했다.  

(2)  러드 총리는 5주 간의 선거전에 나서는 출마 연설에서 세계적인 경제 침체 속에서도 호주는 특산물인 철광석석탄에 대한 중국의 꾸준한 수요에 기대어 경제난을 피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거기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호주 국민이 앞날의 새로운 경제적 도전을 이끌어갈 최고의 적임자라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그는 자신감을 보였다;

  

(3)  물론 그가 이끄는 좌파 노동당의 경제성적표가 아직은 부진한 편이고 당장 선거를 한다면 자기가 실각할지 모른다는 충고도 들었다고 자인하면서도 앞으로 긴 안목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자신이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도 한때 베이징 주재 대사였으며 중국어가 유창한 러드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언론인 출신의 가톨릭 교도인 동갑내기 야당 지도자 토니 애보트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4)  러드 총리는 2007년 선거에서 처음 총리직에 올랐다가 2010년 내정에서 신임을 얻은 자신의 부총리 줄리아 길러드에게 패배해 축출되었다.  현재 호주 하원은 150명 중 여당인 노동당 71석을, 야당이 72석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무소속이나 소수 정당 출신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다음 총선에서는 줄리안 어산지가 창당한 위키리크스당이 상원에서 7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  경기 침체 속에서도 차츰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는 러드 총리가 9월 총선에서 제대로 승리를 거둘 지가 관심사이다. 호주의 정치학자들은 그가 과거의 러드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총리의 이미지를 국민에게 성공적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글에서 임상규는 두가지 사실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하나는, 호주가 중국에 엄청난 양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수출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현재의 경기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호주의 경제를 재 도약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노동당의 케빈 러드와 자유당의 토니 애보트가 자신들의 복안을 가지고 정책대결을 벌이고 있다. 2사람 가운데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인가?  총선결과 국민의 선택은 과감하게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토니 애보트를 선택함으로써 정권을 교체한 것이다;

그와 같은 선택을 한 호주사람들은 내심 중국에게 과도하게 경제의존을 하는 것이 장차 위험하다고 벌써 판단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중국전문가인 케빈 러드를 거부한 것이 아닐까? 그러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임상규이다.

그런데 시드니에서 계속 살아가면서 임상규는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의 가족은 어째서 2015년에 호주 시드니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