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규와 아끼꼬(손진길 소설)

상규와 아끼꼬18(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2. 9. 05:04

상규와 아끼꼬18(손진길 소설)

 

임상규는 특이한 학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서울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니다가 1995년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 오클랜드에서 대학까지 마쳤기 때문이다. 그것도 오클랜드대학교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복수로 전공하였다. 따라서 임상규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정치적인 차이와 법적인 차이를 나름대로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것 만이 아니다. 임상규2006년에 뉴질랜드에서 호주로 재이민을 왔다. 따라서 2013년이 되자 그는 호주 시드니에서 벌써 7년이나 살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이미 1995년부터 11년간을 살고서 호주로 건너온 것이다.

그와 같은 자신의 경력과 학력 때문에 임상규가 변호사로서 날카롭게 한국뉴질랜드 그리고 호주라는 3나라의 정치적인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가 나름대로 알고 있는 지식이 다음과 같다;

(1)  첫째로, 한국은 전통적으로 단일민족국가이다. 따라서 개인주의라는 의식보다는 사회 집단적인 동조의식이 강하다. 예를 들면, 자녀에 대한 부모님의 간섭이 강하고 사회윤리적으로 잘못을 범한 경우에는 집단내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다. 그와 같은 강한 가족의식과 사회적인 높은 관심도는 단일민족국가이기에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그 반면에 그 옛날 영국사람들이 개척한 이민국가인 뉴질랜드나 호주는 그것이 아니다. 그들의 개척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그 전통과 문화는 영국의 것을 이어받았기에 유구한 것이다.

(2)  둘째로, 특히 영국은 지정학적으로 유럽대륙의 북쪽에 약간 떨어져 있는 큰 섬나라이다. 따라서 브리튼(Britain) 에는 잉글리쉬(English), 스카티쉬(Scottish), 아일리쉬(Irelish), 웰쉬(Welsh) 4개의 민족이 공존하고 있으며 영국은 전통적인 다민족국가이다. 그러므로 브리튼은 유럽대륙에서 발생한 단일민족국가와는 상당히 다른 정치제도와 민주주의 의식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정치는 합리적인 타협주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역대표성이 강한 소선구제 선거제도를 지니고 있으며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과반수 의석을 점유하는 정당에게 정권을 맡기고 있다;

(3)  셋째로, 영국은 정치적으로 독재를 방지하기 위하여 두가지 제도를 갖추고 있다; 하나가, 3년제 임기의 내각책임제로 한 것이다. 또 하나가, 국정운영에 있어서 내각은 의회에서 매주 야당과 대토론을 벌인다. 그것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야당의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에게 정책개발에 필요한 경비를 제공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정권교체가 발생하더라도 국가정책의 수행에 있어서는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4)  넷째로, 한국은 유럽대륙에서 발달한 이념적인 대륙법체계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은 유럽대륙에서 민족국가가 발생하자 그들이 의회에서 만들기 시작한 성문법이다 그것을 동양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이 도입하였으며 일제의 식민지로 지냈던 한국이 그대로 받아들여서 자신에게 맞는 옷으로 가공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달리 유럽의 섬나라인 영국에서는 4개의 민족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법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오랜 경험의 산물인 재래시장의 상식적인 관습과 다자간의 타협으로 만들어진 경험적인 불문법이라는 소위 보통법 체계’(common law system)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영미의 법제도인데 오늘날 다민족사회인 이민국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쉽게 이해를 하자면 대륙법은 의회에서 만든 법(congress made law)이다. 그와 달리 보통법은 재판관이 만든 법(judge made law)인 것이다.

(5)  다섯째로,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나자 해가 지지 아니한다는 대영제국의 시대가 사라지고 만다. 그 이유는 독일 나치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인접 섬나라 영국이 패전의 위기에 몰리자 미국과 자신들의 식민지국가에게 구원을 요청하였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미국은 영국의 세계적인 패권을 가지고 갔으며 영국을 도운 식민지국가는 독립을 얻은 것이다. 따라서 전후에는 영국이 개척한 이민국가들이 모국인 영국을 따르느냐? 아니면 새로운 패권국이 된 미국을 따르느냐?에 따라 그들 사회의 발전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예를 들면, 보수적인 섬나라 뉴질랜드는 여전히 영국식을 따르고 있다. 그와 달리 하나의 대륙으로 볼 수가 있는 큰 나라 호주는 미국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6)  여섯째로, 그러한 차이가 정치와 외교 그리고 국민복지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두가지의 중요한 차이만 보더라도 다음과 같다; 하나는, 미국은 자유자본주의를 강조하면서 사회복지비용을 엄청 줄이고 있다. 따라서 그 정책을 따르고 있는 호주는 마치 미국과 비슷하다. 그 반면에 전통적인 사회복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보수적인 영국을 따르고 있는 뉴질랜드는 국민에게 두텁게 복지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호주는 미국처럼 국민에 대한 모든 혜택이 시민권자 우선이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그와 다르다. 영주권자에게도 피선거권을 제외한 모든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는 것이다.

(7)  일곱째로, 오세아니아 대륙에 있어서 호주는 큰 나라이고 뉴질랜드는 작은 나라이다. 호주대륙의 크기는 미국의 78%에 해당한다. 그것은 약 10만 제곱 KM인 한국의 77배 정도로 큰 땅이다. 그런데 뉴질랜드는 한국의 2.7배 정도의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다. 그와 같이 큰 땅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인구는 참으로 적다. 호주가 한국의 절반 수준이고 뉴질랜드는 한국의 10분의 1정도이다. 만약 호주와 뉴질랜드를 곧바로 비교해보면, 호주는 뉴질랜드에 비해서 땅의 크기가 28배이고 인구는 5배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규모이므로 인구가 과밀한 이웃의 큰 나라들이 작은 뉴질랜드보다는 큰 땅에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호주대륙을 탐내게 된다. 따라서 호주의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적국이 주변에 많다. 그만큼 생존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국가안보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8)  여덟째로, 따라서 임상규가 보기에 호주정부가 과감하게 다음과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   첫째, 유사시에는 국민 개병제를 실시한다. 따라서 시민권자에게 그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의무를 부과하는 만큼 시민권자에게 평소 국가의 모든 혜택을 우선적으로 주고 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시민권자는 무조건 호주에서 실시하는 모든 선거에 투표를 해야 한다. 만약 정당한 사유가 없이 빠질 경우에는 벌금을 부과한다.

2)   둘째, 호주의 안보를 위협하는 경우에는 당장의 경제적인 이익을 돌보지 아니한다. 자원이 많은 국토를 수호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기 때문이다. 훗날 그와 같은 호주의 정책이 외교적으로 어떻게 작동이 되는가를 임상규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중국이 호주의 가장 큰 무역파트너가 되며 동시에 중국인을 많이 호주에 유학을 보내고 또한 이민을 보내어 정착시키게 되자 대담하게도 호주의 정치와 경제에 막강한 압력을 행사한다;

 게다가 대만을 대신하여 호주의 북단에 있는 거점도시 다윈(Darwin)을 조차하려고 시도한다;

그것을 호주정부는 장차 자신들을 식민지로 삼으려는 중국의 음모로 판단한다. 따라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끊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3)   셋째, 호주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며 호주정부는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으로서 행동을 함께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점을 익히 알고 있는 미국이 중국의 팽창정책을 봉쇄하는데 있어서 호주를 요긴하게 사용한다. 그것이 이름하여 4(Quad) 봉쇄체제이다. 서쪽은 인도, 남쪽은 호주와 일본, 동쪽은 미국이 분담하여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다;

그 구도에서 언뜻 보면 한국이 빠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것이 아니다. 한국이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그것이 바로 중국을 가장 가까이에서 견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상규는 자신의 성장배경이 그러하기에 한국과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의 정치적 상황과 안보에 대하여 나름대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 점을 시드니에서 그가 근무하고 있는 로펌에서도 잘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임상규가 그의 직장에서 변호사로서 맡고 있는 업무가 주로 호주의 자원수출회사와 중국의 자원수입회사 사이의 법적인 문제이다;

 분규가 발생한 경우에는 양쪽을 다니면서 그 원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 일환으로 임상규는 호주 회사의 실무자들과 함께 20127월에 중국의 상하이에 들린 것이다.

물론 그때 그는 가족을 데리고 여행하면서 차제에 동북아 3국을 대충 훑어보았다. 그것이 딸 임상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요긴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훗날 임상규아끼꼬의 판단이 맞았다는 사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주로 활동하게 되는 임상아에게서 발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임상규는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다음에 한 정치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그 인물이 바로 2013년에 재차 호주의 수상을 맡게 되는 노동당의 당수인 케빈 러드(Kevin Rudd)이다. 임상규는 자신보다 21살이 많은 1957년생인 케빈 러드가 벌써 3년간 곧 200712월부터 20106월까지 호주의 수상을 지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가 다시 호주수상으로 선출이 되어 20136월부터 내각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그러한 특이한 정치적인 변화가 호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를 임상규가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그것이 과연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