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패권(손진길 정치학박사)

동서양의 패권 15. 산업혁명을 일으킨 세계의 패권국 대영제국(작성자; 손진길 박사)

손진길 2022. 3. 17. 11:26

동서양의 패권(작성자; 손진길 박사)

 

15. 산업혁명을 일으킨 세계의 패권국 대영제국

 

유럽의 섬나라인 영국이 세계의 패권을 어떻게 장악해나간 것일까? 다음과 같이 체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주후 16세기 대 항해시대의 선두주자는 스페인이다. 15세기 말엽 스페인의 국왕이 모험가 컬럼버스가 선단을 이끌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자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여 우연히 아메리카 대륙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신대륙의 금과 은을 유럽으로 가지고 와서 스페인은 부자가 되고 국력이 막강한 패권국이 된다. 그에 따라 카톨릭 국가 스페인의 왕은 로마 교황의 제일가는 후견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페인을 괴롭히고 있는 해양국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섬나라 영국이다. 스페인 국왕의 노여움을 사고 있는 영국의 무도한 행동이 다음과 같다;

(1)  첫째, 스페인의 선박이 식민지에서 금과 은을 가지고 대서양을 횡단할 때에 그것을 영국의 해적선이 자주 약탈하고 있는 것이다;

(2)  둘째, 유럽대륙의 관문인 네델란드를 스페인이 장악하고 있는데 영국이 그곳의 반군인 독립군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3)  셋째, 영국의 왕 헨리8세가 1534년에 영국의 국왕이 수장이 되는 국교회를 만들고자 수장령을 선포하면서 종교개혁을 단행한다;

 그 결과 영국의 카톨릭교회가 세금을 로마 교황에게 바치지 못하게 되고 동시에 스페인 국왕의 여동생으로서 영국의 왕비인 캐서린이 이혼을 당하고 만다.  그 후 영국의 국교 성공회가 카톨릭교회를 계속 박해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1585년에 패권국 스페인의 국왕이 영국을 혼내고자 군사적으로 나선다.

둘째로, 당시 무적함대라고 불리고 있는 스페인의 해군이 어이없이 1588년 영국과의 칼레해전에서 패배를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영국의 남단과 유럽대륙의 북단 칼레 사이의 해협이 그토록 수심이 얕은 줄 모르고 스페인의 함대가 무심코 들어섰다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영국군의 집중 포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태풍까지 만나게 되어 도저히 영국군을 이길 수가 없다.

또 하나는, 스페인 해군이 영국 섬을 빙 돌아  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북해에서 두차례나 강력한 태풍을 만나 선박 81척이 부서지고 만 것이다;

 그렇게 대서양의 제해권을 행사하던 무적함대의 신화가 어처구니없이 깨어지자 영국의 선박들이 안심하고서 신대륙의 경영에 뛰어들고 있다. 그때부터 스페인의 패권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훗날 성공회로 불리게 되는 영국의 국교회가 국가권력의 힘을 빌려서 구교인 카톨릭 뿐만 아니라 기타 신교의 교파까지 탄압하고 있다. 그러자 청교도인 회중교회의 성도들이 종파의 자유를 얻기 위하여 신대륙으로 떠난다. 그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서 1620년 북아메리카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항에 도착한다;

그들 필그림 파더를 시작으로 하여 영국 이주자들이 북아메리카 동해안을 개척하여 도시를 세우고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18세기에는 신대륙 주민들에 대하여 영국왕이 엄청난 세금을 부과하자 그에 항의하여 독립전쟁을 일으키고 만다. 드디어 1776년에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을 쟁취하고 마는 것이다;

그에 따라 본국인 영국은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식민지를 개척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게 된다. 결국 해가 지지 아니하는 식민지를 경영하는 대영제국의 시대가 역사 가운데 도래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적인 영국의 패권이다;

넷째로, 한편 17세기에 영국사람들이 신대륙에 들락날락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따라서 부르주아 자본가가 나타나고 상업자본이 영국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농업자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왕가와 귀족들이 자본가로 구성이 된 시민들에게 세금을 크게 부과하자 마침내 1689년에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인 권력을 요구하는 혁명이 발생한다.

영국의 왕실은 얼른 대세에 순응하여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입헌군주국으로 전환하고 만다. 그것이 이름하여 영국의 명예혁명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18세기가 되자 영국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된다.

증기기관의 기계적인 힘을 이용하여 공장제 기계공업이 발생하고 자동차와 선박이 운반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상품이 이제는 공장에서 대량생산이 되고 있다. 그것이 영국의 산업혁명이다;

그런데 영국으로서는 산업혁명의 결과 대량으로 생산이 된 물건을 팔 수 있는 대규모 해외시장의 개척이 절실하다. 그에 따라 산업혁명의 선진국인 영국이 이제는 스페인이 보유하고 있는 식민지를 무력으로 점령하기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로, 그런데 영국에서 보낸 군대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스페인을 물리치고 영국 이주자들의 뒷배를 보아주고 있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북아메리카 동해안의 비옥한 지역에서 영국 출신 이민자들이 농업과 상업을 경영하여 부자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청교도정신을 생활화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어 자본을 형성하는 것이 기독교정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그 자본을 영국왕실에서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엄청나게 거두어 가고 있다.

청교도정신에 투철한 시민들이 그것은 자신들이 애써 일하여 마련한 소중한 자본을 영국정부가 불로소득으로 착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므로 강도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무력투쟁에 나서는 것이 옳다고 믿고서 아메리카 독립전쟁을 시작한다. 그리고 미국의 시민들이 1776년에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18세기 후반 미국의 독립으로 대영제국의 세계적인 패권이 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심기일전하여 다른 대륙으로 진출하여 더 많은 식민지를 개척하고 말기 때문이다. 비록 영국의 산업혁명을 도입하여 선진국이 된 프랑스가 해외식민지를 나누자고 나서고는 있지만 그것이 대영제국의 패권을 허무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므로 20세기에 들어올 때까지 대영제국의 영광은 사라질 줄을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프러시아가 앞장서서 게르만족속의 통일국가 독일을 형성하자 유럽의 패권을 두고서 무서운 전쟁이 발생하게 된다. 이른바 1914년에 발발한 세계 제1차대전이다;

그러나 영국의 장자에 해당하는 미국이 병참을 담당하게 되자 영국과 프랑스 등 연합군이 독일을 위시한 동맹국을 이기게 된다. 이제 영국의 입장에서는 재빨리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고 세계 제1의 패권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1933년에 독일의 수상이 된 히틀러가 국수주의 정당 나치를 중심으로 전체주의체제를 갖추고 1939년에 유럽정복에 나선다. 유화정책으로 히틀러를 상대하던 영국은 삽시간에 유럽대륙이 나치의 군대에게 점령 당하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란다;

이제는 영국의 패권이나 해가 지지 아니하는 대영제국의 영광을 자랑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영국의 생존 자체가 도마위에 올라가고 있다. 그 결과 영국의 매파 정치인 처칠이 집권하고서 미국의 참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런데 미국내에서는 유럽의 전쟁에 참전하지 말자고 하는 소위 고립주의여론이 우세하다. 지난 18세기에 모국인 대영제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인 바 있는 미국으로서는 유럽을 악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번 유럽전쟁에서는 병참지원만 담당하여 상당한 상업적 이익을 향유하였다. 그렇게 전쟁상인이 되어 돈을 버는 것이 직접 참전하여 피를 흘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하는 사고방식이 팽배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미국 재야의 여론을 바꿀 수가 있을 것인가? 그 유일한 방법이 대영제국의 패권을 포기하고 모든 식민지의 처분을 미국의 뜻에 맡기는 것이다. 그 제안을 미국이 기꺼이 받아 들인다;

그 이유는 지난 1880년대에 벌써 미국의 산업생산능력이 세계 제1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경제력에 걸맞는 세계적인 패권을 차지할 시기인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효율적으로 세계 제2차대전을 끝내려고 한다. 그 방법이 두가지이다;

(1)  첫째, 1941년에 독일의 나치군이 소련을 차지하고자 모스크바로 쳐들어 갔으나 소련의 청야작전에 휘말려서 실패하고 만다. 그 결과 1942년에는 소련군이 동쪽에서 독일로 진군하고 있다. 개전 후 처음으로 독일군이 패퇴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194466일에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이 과감하게 프랑스의 노르망디에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유럽대륙에 연합군의 교두보가 형성된다. 그 결과 독일이 194557일에 항복하고 만다;

(2)  둘째, 홀로 남은 동양의 일본제국은 패색이 짙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항복할 줄을 모른다. 가미가제 전술과 옥쇄작전을 병행하면서 최후의 일인까지 일본제국의 천황을 위하여 적군과 싸우겠다고 선포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미국이 두가지 작전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소련의 참전을 권유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최근에 개발한 원자탄을 일본의 병참도시에 투하하는 것이다. 마침내 1945815일에 일본의 천황이 무조건 항복하고 만다.

그런데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나자 대영제국의 영광은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미국주도의 전후처리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미국은 제국주의 영국과 같은 직접적인 식민지경영에 나서지 아니하고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와 같은 새로운 정책은 다분히 전후에 미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막후에서 지배하고 있는 자본가들의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식민지에 자치정부를 허용하고 뒤에서 자본을 가지고 주무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친미적인 자유자본주의 정부가 신생국가에 성립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마디로, 일찍이 대영제국의 전성기에 있어서는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대외정책이 20세기 후반의 세계패권국 미국에 의하여 실시가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