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패권(손진길 정치학박사)

동서양의 패권 12. 동양의 유목민 몽골제국의 거대한 정복전쟁(작성자; 손진길 박사)

손진길 2022. 3. 12. 10:14

동서양의 패권

 

12. 동양의 유목민 몽골제국의 거대한 정복전쟁(작성자; 손진길 박사)

 

유라시아에 걸쳐서 가장 광활한 지역을 지배하게 되는 패권국이 주후 13세기의 몽골제국이다. 한때 중국 북방 유목지역의 작은 족속에 불과했던 몽골족이 전략과 전술에 탁월한 족장 징기스칸을 만나 급성장하면서 주변의 유목민을 통합하여 주후 1206년에 몽골제국을 세우게 된다.

몽골제국의 군대가 엄청난 속도로 동과 서 그리고 남으로 정복전쟁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타타르족, 흉노족, 돌궐족, 선비족, 거란족, 말갈족, 여진족 등으로 불리고 있던 만주 벌판과 중국 북방 초원지대의 족속들이 징기스칸의 몽골제국에 편입이 되면서 본래의 이름을 잃어버리게 된다;

 

 

 모두가 이제는 몽골이라는 이름 하나로 통일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 때문에 서양에서는 동양의 인종을 아예 몽골로이드라고 부르고 있다. 게다가 남아시아 해양민족에 대해서는 남방 몽골로이드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있다. 따라서 북방 초원의 몽골로이드는 북방 몽골로이드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동양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발생한 소치로 여겨진다.

그와 같은 측면에서 먼저 중동의 문명지역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말하고 있는 문명과 미개의 구분이 어떠한 것인지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유럽의 역사 가운데 문명국과 미개국의 구분이 어떻게 지도상 노출이 되고 있는지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그 두가지에 더하여 초원의 약탈민족의 문화의 특징까지 파악함으로써 드디어 동양의 유목민인 몽골족의 거침없는 서진과 그 문명파괴의 역사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알기 쉽게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첫째로,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농업생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고대문명이 가장 먼저 꽃피고 있는 지역이 유프라테스와 티크리스라는 큰 두 강 사이의 삼각주인 메소포타미아와 길고도 긴 청 나일강과 백 나일강이 만드는 넓은 삼각주에 형성된 이집트이다. 그들 문명지역을 벗어나게 되면 유목민들이 초원과 광야를 돌아다니면서 가축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유목이라고 하는 것이 가축 떼를 몰고 무성한 풀을 찾아 계절적으로 이동하는 피곤한 삶의 형태이다. 게다가 정착식 농업에 비하여 생산성도 한참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유목민들은 양대 문명권 사이를 오가고 있는 대상들의 보따리를 털거나 아니면 다른 족속의 재물을 약탈하여 근근이 살아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생산성이 높은 농업지역에 살고 있는 문명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유목민이란 두가지 종류이다; 하나는, 농업지역으로 진입할 수가 없는 미개한 종족들이다. 또 하나는, 아주 극소수이지만 어떤 신성한 종교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동하고 있는 무리들이다.

둘째로, 성경의 구약 곧 오래된 인류의 문명을 기록하고 있는 히브리정경을 살펴보면, 주전 2357년경 강력한 바벨제국이 붕괴되자 피지배 족속들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11:9, 10:25-32). 그 가운데 뒤늦게 주전 21세기에 여호와신앙을 변방지역 가나안에 전해주고자 서진하는 일단의 무리가 있다(11:31-32);

구체적으로, 데라 족장과 그의 아들인 아브라함 그리고 장손인 롯의 가족들이다. 그들이 농업지역에서의 편안한 삶 대신에 유목민의 삶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유목민의 삶이 고단하고 힘든 것이기에 나이가 많은 데라 족장은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서 물이 풍성한 좋은 토지를 만나자 그만 그곳에서 다시 농업을 경영할 목적으로 아예 주저앉고 만다(11:31);

장남인 아브람과 장손인 롯의 가족은 족장 데라를 그곳 하란에 남겨두고서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계속 남진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오게 된다(12:1-4). 그런데 가나안과 애굽에서는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서 자신들 함족의 땅으로 들어온 셈족 곧 히브리인들을 멸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종교적으로 다르기에 부정하다는 의미와 더불어 유목민인 떠돌이들은 미개하며 불량하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대목이 다음과 같다; “32. 그들이 요셉에게 따로 차리고 그 형제들에게 따로 차리고 그와 함께 먹는 애굽 사람에게도 따로 차리니 애굽 사람히브리 사람과 같이 먹으면 부정을 입음이었더라”(43:32), “34b. 애굽 사람은 다 목축을 가증히 여기나니, 당신들이 고센 땅에 살게 되리이다”(46:34b). 농업생산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애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목축하는 사람들을 미개인 취급하면서 함께 거주하게 되면 부정을 탄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5. 아비멜렉의 종들(블레셋의 곡창지대 그랄의 원주민을 말함)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빼앗은 일에 관하여(우물을 파서 물이 나오면 그 땅은 비싼 땅이 되는 것임)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을 책망하매”(21:25)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그랄 평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블레셋 족속들도 아브라함이 일개 떠돌이 호족에 불과하기에 멸시하면서 동시에 그 재산인 우물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유럽지역의 가장 오래된 고대문명은 그리스반도 남부와 도서지방에서 먼저 형성이 된 소위 에게 문명이다;

 그 문명에 의지하여 헬라제국이 성립이 되고 훗날에는 로마제국이 형성이 되고 있다. 그것은 농업을 영위하고 있는 문명세계의 지경의 확장을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입장에서 그 옛날 헬라제국의 지도와 로마제국의 지도를 살펴보면 그것은 농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는 생산성이 높은 문명지역의 경계를 짐작하게 한다. 동시에 주로 유목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미개지역을 제국의 바깥으로 구분하고 있는 지도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지구의 북반구에서의 인류의 역사는 농업기술이 발달하여 점점 추운 북방으로 농업이 전파되고 있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그에 따라 문명제국의 지도도 점점 북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헬라제국의 지도와 로마제국의 지도인 것이다;

 

주후 476년에 유목민 게르만족속에 의하여 유럽의 문명국 서로마제국이 멸망을 당한다. 그때부터 유럽에서는 정복자 게르만족속은 더 이상 목축생활을 하지 아니하고 피정복민들이 생산하는 농업소득으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지중해성 온난한 기후의 영향으로 유럽대륙은 아시아에 비하여 훨씬 따뜻하다. 그러므로 농업지역이 대륙의 북쪽으로 충분히 확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점에 유의하면 신성로마제국의 지도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한편, 주후 10세기에 발생한 신성로마제국은 물론 그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폴란드와 헝가리가 자신들의 농업소득을 지키기 위하여 주후 13세기에 서진하고 있는 몽골제국의 기마대를 막아내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중동의 회교권에 비하면 상당히 성공적이다;

 

넷째로, 몽골제국을 형성한 징기스칸이 선포하고 있는 초원의 법칙이 대략 다음과 같다;

(1)  첫째, 다른 부족을 정복하여 얻은 전리품은 가장 공평한 방법으로 분배한다. 몽골전사들의 피와 땀으로 얻은 재물이기에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다. 그것이 초원의 문화이며 철칙이다.

(2)  둘째, 전공을 크게 세운자에게는 영지를 준다. 몽골제국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그 보상이 커지고 있다. 나중에는 아예 정복한 왕국을 통째로 주기도 하는 것이다.

(3)  셋째, 그러나 모든 상급의 우선권은 징키스칸의 형제들과 자식들이며 동족들이다. 그 다음에는 다른 족속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충성하는 전사들에게 그 영광이 돌아가고 있다.

(4)  넷째, 징기스칸은 자신이 정복한 유목민들을 전사로 훈련시켜서 몽골제국의 군대에 편입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몽골군대에 편성이 되면 죽기 살기로 몽골의 전사들이 전투에 임하고 있다. 그것이 많은 재물과 영지를 얻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푸른 늑대의 자손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몽골의 전사들은 문명세계에 안주하기보다는 온 세상의 초지를 전부 정복하고 진정한 초원의 패자가 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그들은 정복한 땅을 초토화하여 목축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징기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는 전통적인 초토화작전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농업소득의 우월성에 유의하여 자신이 다스리고 있는 중국 곧 원제국에 있어서는 한족의 문명적인 삶의 형태를 보호하고자 적극적이다.

그 때문에 징기스칸의 후손들이 두 종류로 분열이 되고 만다. 하나는, 쿠빌라이의 생각에 찬성하여 정복한 문명을 파괴하지 아니하고 자신들이 문명인이 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자들이다. 또 하나는, 유목민의 삶의 형태를 온세상에 퍼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끝까지 주장하는 자들이다;

여섯째로, 중국을 차지한 원제국을 제외하고 다른 몽골제국의 갈래들이 자신들이 정복한 중앙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동유럽지역에서 문명파괴와 초토화정책을 계속한다. 그 때문에 원주민들의 반감이 고조되어 마침내 그 수명이 짧아지고 만다;

한때는 회교권의 왕국들을 정복하여 거대한 몽골제국을 세웠지만 오래 가지를 못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중국을 차지하고 있는 원제국도 그 수명이 길지가 못하다. 그 이유는 역시 절대다수인 한족의 반란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진압하기에는 몽골의 군대가 벌써 너무 배가 불러 있어 행동이 민첩하지 못하다. 따라서 명나라를 세우게 되는 주원장의 군대에게 원제국의 군대가 패배를 당하고 왕족과 귀족들이 급히 북방 먼 초지로 도망을 치고 마는 것이다. 그들의 땅이 오늘날의 몽골이다. 

끝으로, 동양의 유목민 출신 징기스칸이 세운 몽골제국의 군대가 어떻게 주후 13세기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군대가 될 수 있었는지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요인이 다음과 같다;

(1)  몽골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몽골의 말이 아라비아의 준마에 비하면 그 키가 작고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다른 장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지구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몽골의 전사들은 전투에 나설 때에 개인적으로 여러 필의 군마를 거느리고 출병을 한다. 전투 중에 말을 번갈아 타면서 계속 초원을 달리는 것이다. 그렇게 전쟁을 치르고 있기에 그 속력을 적들의 초병이나 전령이 쉽게 따라잡을 수가 없다. 따라서 전령이 도착하였을 때에는 벌써 패전한 성읍만을 목격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2)  초원에서 조상대대로 유목생활을 하면서 말을 타고 가축을 몰고 또한 약탈자들과 전투를 하였기에 몽골인들의 눈은 멀리 볼 수가 있으며 그들의 활은 그 사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적중률이 대단하다. 몽골의 전사들은 말을 달리면서 활을 쏘는데 그것이 명궁의 솜씨이다. 그러니 중무장을 하고 있는 서양의 전사들이 싸워 보기도 전에 화살 받이가 되고 만다;

(3)  초원의 패자 몽골의 전사이지만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것은 물에 약하다는 것이다. 큰 강이나 바다에서 전함을 타고서 전투를 한 경험이 전무하다. 따라서 그들이 중국의 장강을 건너 남송을 정벌하는데 오래 걸리고 있다. 그리고 고려의 무신정권이 강화도에 천도를 하고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대치를 하였을 때에도 몽골의 병사들은 곤경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

(4)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유라시아가 북방에 넓은 초지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몽골제국의 병사들은 카스피해와 흑해를 우회하여 중앙아시아는 물론 동유럽까지 침공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주후 10세기부터 농업문명지역의 경계선을 동쪽으로 넓히고 있던 신성로마제국 및 폴란드와 헝가리왕국과 주후 13세기에 맞대결을 하면서 그만 주춤하고 만다. 그 결과 몽골의 군대가 결코 서유럽에는 발을 들이지 못하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