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28(손진길 소설)
K아일랜드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가 이틀 후인 서기 2049년 7월 12일 월요일에 벌써 발표가 되고 있다. 가칭 ‘부여왕국’을 건설하고 국왕으로 박인성 총독을 모신다고 하는 안건에 대하여 주민의 96%가 찬성하고 있다. 실로 놀라운 결과이다.
그에 따라 7월 15일 목요일에 박인성 총독이 국왕으로 즉위하면서 다음과 같이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 왕국의 정식명칭을 ‘부여왕국’으로 정하고자 합니다. 그 옛날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서 그 북쪽에 존재하던 부여가 바다로 진출하여 큰 섬에 동부여왕국을 건설하였는데 우리는 선조들의 그 진취적인 개척정신을 현대에 되살릴 것입니다. 그리고… “;
정작 중요한 대목이 다음과 같다; “우리 부여왕국의 국왕인 짐은 국가원수로서 외교와 국방을 주로 담당하고 국내정치와 행정은 수상을 임명하여 그에게 위임하고자 합니다. 수상은 내각을 구성하고 국왕의 승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
행정부의 구성에 이어 국회의 구성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또한 입법부를 별도로 구성하기 위하여 최초의 총선을 금년 8월 12일 목요일에 실시합니다. 전국의 소선거구에서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할 것입니다. 제헌헌법은 짐이 마련하여 7월 20일 화요일에 따로 공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법부의 구성과 국민의 기본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제헌헌법에는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천부적인 인권은 물론 국가로부터 경제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복지정책에 대하여 규정할 것입니다. 또한 정치적인 권리로서 일인일표주의 투표권, 성인의 피선거권, 재판을 받을 권리와 개인의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이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헌법으로 사법부를 구성합니다”.
박인성 국왕은 초대수상에 김요한 보좌관을 임명한다. 따라서 김요한 수상이 조기에 내각을 인선하여 국왕의 승인을 받아 벌써 7월 20일 화요일부터 국내정치와 행정을 담담하고 있다. 부여왕국의 박인성 국왕은 국방부장관에 홍근우 사령관을 전역하여 임명하고 용병을 30만명으로 증원하여 각 10만명을 단위로 하여 제1군, 제2군, 제3군으로 왕국의 군대를 조직한다;
그리고 1군 사령관에 장호남 대장, 2군 사령관에 이시우 대장, 그리고 제3군 사령관에 양인철 대장을 각각 임명한다. 차제에 강철공화국의 지원군 4만명은 전부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만다.
그것으로 인하여 군사적으로 부여왕국은 본국인 강철공화국과 완전히 분리가 된 것이다. 다만 양국사이에는 상호군사동맹이 체결되어 있다. 그런데 홍근우 장군과 이시우 장군이 강철공화국에 사표를 내고 부여왕국의 국방부장관과 제2군 사령관을 맡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요컨대, 그들은 박인성 국왕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부여왕국은 왕정체제이므로 국왕은 종신제이며 세습이 가능하다. 국회의원은 임기가 4년이다. 그러므로 국회는 매 4년마다 전국적인 총선을 통하여 계속 300명의 국회의원으로 재구성이 되는 것이다.
박인성 국왕은 어째서 국민들이 부여왕국을 형성하기를 그토록 원했는지를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은 국가안전보장을 가장 중시했으며 경제발전을 계속 도모하기를 소원한 것이다. 그 열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박인성 국왕은 다음과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로, 국가의 광산의 절반을 완전 국유화하여 광물의 판매대금을 재정으로 사용한다. 그 예산으로 30만명의 직업군인을 모집하여 왕국의 국군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조직면에서 민간인 국방부장관 아래에 합참본부를 두고 제1군, 제2군, 제3군이 소속되고 있다. 각 군의 규모는 10만명이며 육해공군이 모두 참여하게 된다.
둘째로, 부여왕국은 큰 섬인데 그 면적이 무려 한반도의 30배에 해당한다. 지구행성으로 따지면 거의 호주 정도의 크기이며 그 모양도 비슷하다. 따라서 국토를 동에서 서로 3등분하여1군, 2군, 3군이 각각 국방을 맡게 된다. 군사령관은 모두 4성 장군이며 국방부장관이 추천하여 국왕이 임명한다. 참고로, 최초의 군사령관은 장호남 대장, 이시우 대장, 그리고 양인철 대장이다;
셋째로, 박인성 국왕은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왕국의 국군을 정예화하고 무기체계를 첨단으로 갖추고자 계속 노력한다. 따라서 침략국 발리회교국에서 받게 되는 전쟁배상금을 그 사업에 전액 투자하고 있다. 그와 같이 부여왕국의 군사력이 막강하게 되자 발리회교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도 감히 침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째로,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수출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그 돈으로 산업공단을 짓고 과학기술진흥원을 설립하여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5년이 지나자 부여왕국의 과학과 기술 수준이 강철공화국의 수준을 따라가고 있다. 그 일에 왕비 배설란 박사와 왕자 박성주가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다섯째로, 박인성 국왕은 넓은 국토를 지니고 있기에 많은 이민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따라서 지구행성 통일한국의 원산에 추가로 초광속 루프터미널을 설치하여 운영하면서 주로 북한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무수히 이민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자원과 상품의 수출은 람다행성에는 강철공화국 동주에 있는 루프터미널을 이용하고 지구행성에서는 통일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물론 북한 땅 원산에 새로이 설치한 루프터미널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느라고 박인성 국왕이 엄청 바쁘다. 따라서 언제 서기 2050년 여름에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을 지경이다. 하루는 김요한 수상이 박인성 국왕을 일부러 방문하여 강철공화국의 총선분위기를 전해 준다.
그 내용이 흥미롭다. 원시환 대통령과 한상일 수상이 이제는 고령이므로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여당인 신세계당에서는 국가안보연구센터의 초미수 소장을 대통령 후보로, 재무부장관인 황순달을 수상 후보로 내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소식을 듣자 박인성 국왕은 참으로 마음이 기쁘다. 따라서 당장 토시컴을 이용하여 전화를 낸다. 선배인 초미수 박사가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모발폰을 통하여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박인성 박사의 음성이 들려온다; “선배님, 축하 드립니다. 드디어 강철공화국의 대통령 후보가 되셨군요. 이번 총선에서 140석 의석을 얻어 무난하게 당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거듭 축하 드립니다… “.
그 말을 듣자 초미수 박사가 ‘하하’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국왕 폐하께서 직접 전화로 격려하여 주시니 금번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공화국의 국민들은 시그마행성에 강력한 우방 부여왕국을 건설한 여당 신세계당의 업적을 크게 칭송하고 있어요. 따라서 3분의 2가 넘는 140석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하하… “;
초미수 선배의 말이 단순한 허풍이 아니다. 왜냐하면 서기 2050년 8월 8일에 실시된 강철공화국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신세계당이 무려 141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 대신에 제1야당인 반도제일당이 49석, 제3당인 우주개발당이 10석을 얻고 있다.
그에 따라 초미수 박사가 여당의 표만으로도 무난하게 3분의 2이상 지지를 획득하여 강철공화국 제4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그리고 황순달 장관은 제4대 수상이 되고 있다;
한편, 그해 9월에 접어 들자 강철공화국 초미수 대통령의 장남인 초일남이 고다왕국의 공주인 수지와 약혼식을 가지고 있다. 28세인 초일남은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같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일본계 미국인 여성 하나꼬와 사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정체가 사실은 고다왕국 아베 다카모리 국왕의 둘째공주인 수지였던 것이다. 서로의 사랑이 깊어져서 결혼을 약속하는 단계가 되자 하나꼬가 조심스럽게 초일남에게 고백한다; “저는 사실 고다왕국 아베 국왕과 제2왕비 레이꼬의 딸인 수지 공주입니다. 저의 정체를 숨긴 것을 용서해주세요. 저는 일남상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연인관계이다. 따라서 초일남은 1년 연하인 수지 공주를 데리고 람다반도 강철공화국에 들어와서 대통령궁에서 부친 초미수 박사와 모친 초수미 박사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있다. 조용히 초일남을 따라 람다반도에 들어온 수지 공주도 깜짝 놀랐다. 시부모가 되실 분들이 새로 취임한 강철공화국의 대통령 내외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허락을 얻은 초일남은 수지 공주와 함께 람다섬의 고다왕국을 방문한다. 아베 국왕과 레이꼬 왕비가 엄청 놀라고 있다. 재빨리 아베 국왕이 속으로 정치적인 계산을 하고 있다; “우리 고다왕국이 무력으로는 강철공화국을 어찌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수지 공주가 초미수 대통령의 며느리가 되어 우리 왕국의 이익을 위하여 일하면 되겠구나!... “;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고노 수상이 적극 찬성한다. 그 역시 아베 국왕과 같은 정치적인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안보전문가인 초미수 대통령 역시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다왕국의 아베국왕과 사돈이 되는 것이 양국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
그에 따라 9월에 약혼식을 하고 10월말에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결혼식이 두번이다. 한번은 강철공화국의 수도 한성에서 기독교식으로 결혼식을 가진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고다왕국으로 건너가서 신랑신부가 일본의 신도식으로 결혼식을 가진 것이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박인성 국왕이 속으로 생각한다; “그것 참, 일본계 미국인 아내를 얻게 되니 초일남이 신도식 결혼식까지 하게 되는구나. 우리 성주는 그렇게 결혼하는 일이 없으면 좋으련만… “.
박인성 국왕은 같은 시그마행성에 있는 발리회교국과의 전쟁에 시달린 경험이 있어서 집안사람들이 종교적인 통일만은 하고 싶어한다. 자신들이 기독교인들이니 성주의 신부 곧 집안의 며느리는 같은 기독교인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옛날 아브라함이 이삭의 신부감을 여호와신앙을 다소나마 지니고 있는 동생 나홀의 자손 가운데서 구하고자 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당시 아브라함의 늙은 종은 나홀의 성을 방문하여 목마른 손님과 약대에게 물을 줄줄 아는 훌륭한 여호와신앙인 처녀 리브가를 이삭의 신부감으로 얻어서 데리고 온 것이다.
그와 같은 박인성 국왕과 배설란 박사의 기대를 외아들 박성주가 멋지게 만족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박성주가 강철대학교에서 캠퍼스 커플로 사귄 처녀가 바로 초미수 대통령의 고명딸인 초아영이기 때문이다;
박성주가 서기 2053년 가을에 람다반도의 강철대학교 대학원에서 물리학박사학위를 받는다. 영재로 소문이 난 그는 25살의 이른 나이에 물리학박사가 된 것이다. 당시 초아영은 대학원에서 정치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박성주 박사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부친을 돕기 위하여 시그마행성으로 돌아와서 수도 부여에 있는 부여대학교에서 물리학교수로 근무하면서 산학협동연구에 적극적이다. 그는 부전공이 우주공학이므로 부여왕국의 발전에 다방면으로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 왕자 박성주 박사는 언제 결혼하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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