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행성이민자27(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2. 20. 03:37

행성이민자27(손진길 소설)

 

서기 2048121일부터 K아일랜드에서는 징병제가 다시 실시된다. 발리회교국과의 전쟁이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 만 20세부터 30세까지의 남자들이 우선적으로 징병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박인성 총독은 김요한 보좌관, 공화국부대의 홍근우 사령관 및 이시우 부사령관, 그리고 용병부대의 장호남 사령관 및 양인철 부사령관과 함께 연일 6인 최고회의를 열어서 전략과 전술을 다듬고 있다;

 

 동시에 강철공화국의 시그마반도에서 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무기를 다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전쟁을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자금이 충분해야 한다. 따라서 박인성 총독은 통일한국의 대통령인 강철민에게 화상회의를 통하여 K아일랜드가 생산한 귀금속과 보석류를 대량으로 수입하여 국제시장에 좋은 값으로 팔아주면 회교권의 침략을 막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강철민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박인성 총독이 대학교 같은 전공의 6년 후배라는 사실을 한해 후배인 초미수 소장을 통하여 잘 알고 있다. 후배인 박인성이 지금은 시그마행성 K아일랜드의 총독이 되어 발리회교국의 침략을 최일선에서 막고 있다. 그것은 우주적인 의미에서 기독교국가를 보전하기 위하여 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을 알고서 강철민 대통령이 최대한 도와주라고 내각에 지시하고 있다. 그 덕택에 K아일랜드에서는 군자금이 부족하지 아니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강 대통령은 내밀하게 지구행성에 있는 여러 기독교국가의 지도자들에게 호소하여 시그마행성의 기독교국가 K아일랜드를 돕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지구행성에 있는 회교권도 만만하지가 아니하다. 그들 역시 시그마행성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발리회교국을 지원하자고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므로 발리회교국과 K아일랜드와의 전쟁은 이제 두 세력 간의 종교전쟁의 모습을 다분히 띄고 있으며 그것은 지구행성에서의 종교적 갈등과 분쟁의 대리전의 성격을 크게 지니고 있다;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의 늪에 깊이 빠져 있는 K아일랜드이기에 박인성 총독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발리회교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책을 마련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 결과 획기적인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찾아내고 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발리회교국의 전함과 초음속 전투기가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바다를 건너와서 K아일랜드의 섬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 87일이다. 동해상에 있는 여러 개의 섬을 빼앗긴 K아일랜드에서는 즉시 그 탈환에 나섰지만 성공적이지 못하다. 벌써 발리회교국의 해병대가 그곳에 진지를 마련하고 철저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K아일랜드의 동해섬들이 전쟁터가 되고 있다. 발리회교국은 군대만 파견하고 있지 자국내에서는 전쟁의 위협이 없는 것이다. 그 점을 유심히 보고 있던 박인성 총독이 결단을 내린다; “이제는 우리가 빼앗긴 동해상의 섬들을 찾는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아예 발리회교국 깊숙이 공격을 가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은… “.

중요한 전략의 전환이다. 따라서 6인 최고회의에 참석한 인물들이 아연 긴장한다. 그들의 귀에 박인성 총독의 신념에 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최근에 강철공화국에서 개발한 최신형 드론과 위그선을 은밀하게 도입했어요. 이제는 그것을 사용하여 적의 수도를 공격할 생각입니다. 우리도 기습전을 펼쳐야지요… “.

모두들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때 홍근우 사령관이 말문을 열고 있다; “그 작전이 성공만 한다면 이 전쟁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먼 바다를 건너 어떻게 적의 수도를 공격할 수가 있는지 그 방법이 어렵습니다. 좋은 복안이 있으신지요?... “.

박인성 총독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한다; “비밀리에 사들인 최신형 위그선은 초음속이면서 해상을 저공 비행합니다;

 

 게다가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수십대의 위그선에 다량의 초소형 드론을 싣고 가서 적의 심장부에 날려보내는 것입니다. 드론은 비록 초소형이지만 빠르고 정밀타격이 가능하지요. 왜냐하면… “.

박 총독이 잠시 숨을 돌리고 싱긋 웃으면서 이어 설명한다; “그 자체가 가미가제식 폭격을 하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초소형 폭탄을 싣고 날아가서 자살특공대가 되고 있으니 우리가 3천대 이상을 한꺼번에 날려보내게 되면 적의 수도는 완전히 초토화가 되고 말 것입니다… “;

 

그 말을 듣고 있던 김요한 보좌관이 조용히 말을 꺼낸다; “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적의 수도를 완전히 박살을 내게 되면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 생각에는 다소의 숨쉴 구멍을 주고 항복할 여유를 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발리회교국을 정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한다면 협상의 여지를 열어 주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

그 말을 듣자 박인성 총독이 2사람의 사령관에게 묻는다; “홍근우 사령관과 장호남 사령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먼저 홍근우 사령관이 대답한다; “저는 우리 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서는 적의 심장부에 큰 타격을 입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뒤를 이어 장호남 사령관이 말한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박인성 총독이 천천히 말하고 있다; “전쟁의 장기화로 인하여 전사자와 전상자가 속출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적의 심장부에 심대한 피해를 한꺼번에 입혀서 조기에 전쟁을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적의 수도를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리게 되면 훗날 반드시 보복전이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은… “;

 

박 총독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1차 공격과 제2차 공격으로 나누어 준비하고자 합니다. 1차 공격에 15백대의 드론을 동원하여 적의 수도를 반파할 것입니다. 그리고 항복을 종용하고자 합니다. 만약 응하지 아니하면 그때에는 제2차 공격을 가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회의를 끝마치고 돌아가고 있는 사령관과 부사령관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완연하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전쟁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서는 그 방법이 최선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밀리에 15대의 위그선이 발리회교국의 해안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위그선에서 출발한 초소형 드론이 100대씩 편대를 이루어 적의 내륙으로 날아가고 있다. 그것은 마치 새떼나 메뚜기의 떼와 같다. 그때가 전쟁이 시작된 지 10달이 되고 있는 시점 곧 서기 204966일이다;

발리회교국에서는 최신식 레이더망을 갖추고 있다. 전쟁을 도발하기 위하여 굉장한 사전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를 저공 비행하여 위그선이 그렇게 침입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위그선에서 그렇게 많은 초소형 드론이 폭탄을 싣고서 수도권을 날아들 것으로는 미처 상상하지를 못했다.

그것은 확실히 아이러니한 일이다. 미사일을 막는 방공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초소형 드론을 막을 수 있는 방공시스템은 없는 것이다. 작은 새떼와 같이 날아들고 있으니 그것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발리회교국의 수도권 절반이 한꺼번에 파괴가 되고 만다;

수도권에 살고 있던 발리회교권의 지도자들이 너무나 놀라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절반의 지도자가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니 살아남은 지도자들이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무리임을 절감하고 있다.

그들에게 박인성 총독이 보내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만약 무조건 항복하지 아니하면 그대들의 수도는 완파가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아니하여 절반의 공격만 가한 것이다.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 우리는 그대들의 영토를 차지할 생각이 없다. 이틀의 시간을 주겠다. 그동안에 항복하지 아니하면 제2차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48시간이 지나기 전에 발리회교국에서 항복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K아일랜드에 진출해 있던 모든 군대를 철수하고 있다. 박인성 총독은 이시우 부사령관을 대표로 보내어 적의 항복문서를 받아오게 한다. 그 문서에는 발리회교국의 군대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과 전쟁배상금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렇게 전쟁이 종결이 되자 K아일랜드에서는 6인 최고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견해가 대두하고 있다; “발리회교국이 반드시 보복을 감행하고자 할 것이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K아일랜드에 강력한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 전시에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평시에 구축하지 아니하면 다음번의 전쟁에서는 패할 수가 있다... “.

그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자 K아일랜드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투자이민자들과 일반이민자들이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한가지 중요한 청원을 총독부에 제출하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박인성 총독을 국왕으로 모시고 국가를 수립하여 적의 침입에 완벽하게 대비하고자 한다. 이것은 우리 K아일랜드 주민들의 뜻이다”;

 

그 청원에 대하여 당사자인 박인성 총독이 가타부타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시작으로 하여 박인성 총독을 제외하고 모인 최고회의에서 하나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우리 최고회의에서는 그 청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따라서 박인성 총독을 설득하여 국왕으로 모시고 가칭 부여왕국을 세울 것이다”;

 

일이 그렇게 전개가 되자 박인성 총독이 조건부로 허락한다; “본인은 만약 그대들이 모국인 강철공화국의 허락을 얻어온다고 하면 그 요청에 응할 것이다. 그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결코 그 뜻을 따를 수가 없다”. 그때가 서기 2049630일이다.

이제 불길이 강철공화국의 수뇌부로 건너가고 있다. 김요한 보좌관이 람다반도의 강철공화국에 입국하여 초미수 소장을 만나 그 뜻을 전하고 있다. 초미수 소장이 급히 한상일 수상을 만나고 김요한 보좌관과 함께 원시환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원시환 대통령이 김요한 보좌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한상일 수상과 초미수 소장을 바라보면서 질문한다; “두 분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K아일랜드에 왕국을 세우는 것과 공화국을 세우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보십니까?... “.

한상일 수상이 먼저 말한다; “제 생각에는 역시 민주적인 공화국을 세우는 것이 시대정신에 맞다고 봅니다… “. 그 말을 듣자 초미수 소장이 급히 말한다;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우리의 이웃인 고다왕국을 보면 국왕이 지하자원의 상당부분을 소유하면서 강력하게 영토를 다스리고 있기에 지하자원을 서로 차지하려는 불량한 세력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K아일랜드에 있어서는 강력한 왕정이 필요합니다… “;

 

두 가지로 견해가 갈리게 되자 원시환 대통령이 고민한다. 그리고 한참 후에 마지막으로 좌중에 있는 3사람에게 묻는다; “만약 박인성 총독이 그곳의 국왕이 된다고 하면 끝까지 우리 강철공화국에 충성을 할까요?... “.

질문이 끝나자마자 초미수 소장이 즉시 대답한다; “제가 알기로는 박인성 총독이 바로 그러한 인물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걸고서 보증하겠습니다… “. 그 말에 김요한 보좌관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동의한다. 그러자 한상일 수상도 긍정의 뜻을 표시한다.

그로 인하여 그해 710일에 K아일랜드에서는 국민투표가 시행이 된다;

 

 그 내용은 금번 전쟁을 승리로 이끈 박인성 총독을 국왕으로 모시고 가칭 부여왕국을 건국하고자 하는데 찬성여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