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손진길 소설)

행성이민자26(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2. 19. 08:14

행성이민자26(손진길 소설)

 

7. 발리회교국과의 전쟁

 

박인성 박사는 선배인 안보센터의 소장 초미수 박사와의 약속을 확실하게 지키고 있다. 그에게 약속한 그대로 서기 20487월말까지 시그마행성의 동쪽 큰 섬 곧 K아일랜드에서의 총독의 임무를 마치고 람다행성의 강철공화국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자신이 맡고 있던 총독의 자리는 후임자가 도착할 때까지 보좌관인 김요한 박사가 대신하도록 조치를 하고 혼자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박인성 박사는 미련을 남기지 아니하고 깨끗하게 다시 국가안보연구센터의 제1국장으로서 일하게 된다. 아내인 배설란 박사는 일년 전 자신에게 말한 언약을 철석같이 지킨 그런 남편이 자랑스럽다;

그것을 보고서 강철공화국의 대통령 원시환과 수상 한상일은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크게 안심을 하고 있다. 정치적 야심이 있는 자신들 같으면 차제에 K아일랜드를 그대로 차지하고 말 터인데 박인성 총독은 그런 마음이 없으니 그것이 실로 다행인 것이다.

그들을 보면서 초미수 소장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본 것이야. 후배 박인성 박사를 한국에서 이곳 강철공화국의 안보센터의 국장으로 불러 들인 것이 나인데 그것이 신의 한 수였어. 박 후배는 정치적인 야심보다 선후배 사이의 의리와 약속을 더 철석같이 지키는 참으로 훌륭한 학자야. 게다가 그는 정치판을 읽는 능력이 나보다 더욱 뛰어난 인물이지. 아주 좋아!... “;

그런데 강철공화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다른 측면에서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박인성 박사는 국가안보연구센터의 제1국장인데 지난 1년간 시그마행성의 K아일랜드의 총독이 되어 대단한 공로를 세운 인물이다.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을 서로 차지하고자 발생한 폭동과 유혈사태를 획기적인 방법으로 진압하였다. 그러한 유능한 인물에게 총독으로 계속 일할 기회를 박탈한 것은 우리 강철공화국 지도자들의 속 좁은 의사결정이며 동시에 우리 공화국의 큰 손실이다“.

람다반도에 강철공화국이 출범한지 이제 만 10년이 되어 금년 곧 서기 2048815일에 건국 10주년 행사를 거창하게 시행하려고 강철공화국의 지도자들이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유능한 박인성 국장을 총독 자리에서 끄집어 내리는 잘못을 범했다고 공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일부 언론의 기사가 시민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호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성은 보다 진취적인 새로운 지도자를 원하고 있는데 그러한 그들의 뜻을 현재의 지도자들이 잘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시민들이 밝히고 있다.

85일경 다음과 같은 사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강철공화국은 이제 건국 10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시그마행성에 엄청난 규모의 대륙과 반도 그리고 큰 섬을 소유하고 있다. 이제는 그곳에 자치정부를 세우고 유능한 인물을 파송하여 그곳의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지도자들은 그러한 미래지향적인 정책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마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그들은 속이 좁은 소인배와 같다… “;

그러한 여론을 마주하고 있는 강철공화국의 대통령과 수상은 곤혹스럽다. 박인성 박사가 K아일랜드의 총독으로서 20만명의 용병을 만들어 사병처럼 거느리고 있으므로 잘못하면 그곳에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어 그를 차제에 강철공화국으로 불러들인 것인데 그것이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속이 좁은 정책결정이라고 지탄을 받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815일 건국 10주년 행사를 앞두고 그러한 정치적인 이슈가 대두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쟁소식이 시그마행성에서 들려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구입하여 개발하고 있는 시그마행성의 서쪽 큰 섬에 작년 초 발리 회교국이 출범하였는데 그들의 군대가 느닷없이 K아일랜드를 침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같은 큰 섬이지만 발리회교국에는 경제성이 높은 지하자원이 별로 없다. 그런데 K아일랜드에는 풍성하다. 그러므로 군대를 보내어 그것을 힘으로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강철공화국의 지도자들이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K아일랜드에서 총독을 역임한 박인성 박사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의 견해를 안보센터 간부들의 회의석상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회교국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회교의 역사는 한손에는 코란을 다른 한손에는 칼을 들고서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며 그것이 그들의 성스러운 전쟁입니다. 그 점을 아시고 결코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그 말을 듣자 모두들 고개를 크게 끄떡이고 있다. 그리고 초미수 소장은 박인성 국장의 견해를 참조하여 아예 원시환 대통령과 한상일 수상을 만나서 그들에게 시그마행성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원 대통령과 한 수상의 생각은 다르다. 그래서 초 소장 앞에서 대소하면서 큰소리를 치고 있다; “다행히 K아일랜드에는 박인성 박사가 만들어 놓은 20만명의 용병이 있어요. 게다가 우리 공화국에서 파견한 3만명의 정예병을 홍근우 중장이 지휘하고 있지요. 그러니 단숨에 발리회교국의 침입을 물리치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초 소장 안심하세요, 하하하… “.

그러나 그것은 성급한 오판이다. 8월에 발생한 전쟁이 10월이 되어도 끝나지를 아니하고 있다. 그만큼 발리회교국의 전쟁준비가 철저한 것이다. 그들은 작년 초에 회교국을 건설하기 전부터 군대를 양성하고 첨단무기를 반입하여 시그마행성을 전부 정복할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발발한지 100일이 지나자 강철공화국 대통령궁에서 국가안보회의가 열리고 있다. 원시환 대통령이 무겁게 입을 떼고 있다; “생각보다 시그마행성에서의 전쟁상황이 심각합니다. K아일랜드에는 20만명의 용병과 3만명의 정예병이 있기에 발리회교국의 침입을 쉽게 물리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그것이 아닙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으니 우리가 원병을 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여력이 별로 없어요… “.

원 대통령이 국방부장관에게 눈짓을 한다. 그러자 차일구 국방부장관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언을 한다; “우리 강철공화국은 모병제로 운영이 되고 있기에 20만명의 국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시그마행성에 7만명을 파병하고 현재 국내에 13개 사단 13만명의 병력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잘해야 1만명 정도를 원병으로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그 말을 듣자 강철공화국의 안보특보를 겸하고 있는 초미수 안보센터 소장이 일어나서 말한다; “모병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우리 강철공화국의 군대가 20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으므로 사실은 시그마행성의 국방까지 책임을 질 수는 없지요. 그러니 장기적으로는 시그마행성에 자치정부를 구성하고 스스로 국방을 책임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안보센터에서는 그 점을 앞으로 연구 검토하겠습니다… ”.

초미수 소장이 그 정도로 발언하면서 갑자기 한상일 수상을 쳐다본다. 그러자 한 수상이 천천히 입을 떼고 있다; “저는 안보회의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은 초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그마행성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좋은 방책이 없는지 서로 의견교환을 했지요.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

원시환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귀를 기울인다. 다른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귀에 놀라운 소리가 들려온다; “전쟁은 역시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는 눈이 남다른 지도자가 전쟁의 승리를 쟁취하는 법이지요. 따라서 저는 박인성 박사를 다시 총독으로 보내어 K아일랜드가 이번 전쟁에서 승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지원군 1만명도 그 편으로 보냈으면 합니다… “;

그 말을 듣자 원시환 대통령이 먼저 박수를 친다. 좌중의 인사들이 차례로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 광경을 보고서 초미수 소장이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나타내고 있다. 심사숙고한 그의 계획이 국가안보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이 되고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박인성 국장이 공화국의 부름을 받고 다시 총독이 되어 시그마행성의 K아일랜드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가 서기 20481120일이다. 남편을 다른 행성으로 떠나 보내면서 아내 배설란 박사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 박인성 박사의 귀에 맴돌고 있다; “강철공화국에 진짜 안보전문가가 당신 뿐인가 봐요. 그러니 또다시 소방수가 되어 시그마행성으로 날아가게 되는 군요.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바래요… “.

강철공화국의 제 13사단장인 이시우 소장이 선발대 98명과 함께 시그마행성으로 떠나는 박인성 총독을 수행하고 있다. 한 대의 루프운반체에 승객이 100명이므로 불가피한 조치이다. 이제부터 반시간마다 100명씩 군인을 싣고서 루프운반체가 계속 동주에서 발사가 될 것이다. 그렇게 3일에 걸쳐서 1만명의 군대를 파병하게 된다.

박인성 총독이 다시 부임하자 김요한 보좌관과 홍근우 사령관이 교대로 즉시 상황보고를 한다; “지난 87일에 발리회교국의 전함과 초음속 전투기가 우리 섬을 침공하기 시작했어요. 개전 100일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우리 군이 승기를 잡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

그 말을 듣자 박인성 총독이 질문한다; “두 분이 말씀하시는 특단의 조치가 무엇이지요?... “. 김요한 보좌관이 먼저 대답한다; “징병제를 다시 실시하는 것입니다”. 뒤를 이어 홍근우 사령관이 대답한다; “공화국에 원병을 더 많이 요청하는 것입니다”.

박인성 총독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이시우 소장에게 눈짓을 한다. 그러자 이 소장이 간략하게 설명한다; “우리 공화국에서는 제가 지휘하고 있는 제 13사단 1만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파병할 여력이 없습니다… “.

그 말을 듣자 홍근우 사령관이 끄응신음소리를 내면서 말한다; “적들은 가까이 바다 건너 있어서 계속 지원군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 1만명의 지원군 밖에 없으니 앞으로의 전황이 걱정이 됩니다… “.

그제서야 박인성 총독이 말문을 연다; “이번 전쟁을 끝내는 것은 전적으로 다시 총독으로 부임한 저의 책무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제부터 모병제가 아니고 징병제를 실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

 

잠시 숨을 쉬고 이어 말한다; “황금과 다이아몬드를 더 많이 지구행성에 팔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할 것입니다. 그 돈으로 첨단무기를 대대적으로 사들이겠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이제부터 홍근우 사령관은 이시우 사단장과 함께 전략과 전술을 개발하여 적을 물리치기에 전념하여 주세요”.

그 정도로 그날 회의를 끝낸 다음에 박인성은 개인적으로 그동안의 전쟁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발리회교국의 창건과정과 다른 행성 회교권의 지원여부를 파악하고자 한다. 그는 이번 전쟁이 시그마행성에 국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를 아니하고 있다.

 

요컨대, 박인성 총독은 지구행성의 종교적인 갈등과 분쟁이 이곳 시그마행성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박인성 총독은 어떠한 방법으로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전쟁의 결과 시그마행성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