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민자30(손진길 소설)
시그마행성의 2대륙, 2반도, 2개의 큰 섬을 동과 서로 나누어 동편의 대륙과 반도와 큰 섬 그리고 서편의 대륙과 반도와 큰 섬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것은 인위적인 편가르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지구행성이 둥글듯이 시그마행성 역시 둥글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저 동편의 땅과 서편의 땅 사이에 ‘날자 변경선’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해가 일부변경선이 있는 동편의 땅에서 먼저 떠올라 서서히 서편의 땅으로 이동하여 지평선이나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루가 끝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에 따라 시그마행성의 동편의 남쪽에 있는 큰 섬에 위치하고 있는 부여왕국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서편의 땅에 있는 밍제국이나 무굴제국 그리고 발리회교국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고 둘이다;
하나는, 부여왕국의 동부에 있는 동예에서 초음속 비행기를 타고서 바다를 건너 곧바로 그들 3나라가 있는 서편 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부여왕국의 서부에 있는 서예에서 출발하여 바다를 건너 그들 3나라의 동편 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거리상으로 보면 동예에서 바다를 건너가는 것이 더 가깝다. 그 이유는 동쪽의 바다인 청해가 서쪽의 바다인 백해보다 작은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부여왕국의 안보적인 위협은 잠재적인 적국인 밍제국, 무굴제국, 그리고 발리회교국과의 거리가 더 가까운 청해 쪽에서 오게 되는 것이다.
전쟁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러하다. 서기 2047년초에 정부를 수립한 발리회교국이 당장 그 다음해 서기 2048년 여름에 청해를 건너 부여왕국의 전신인 K아일랜드를 공격하여 동쪽의 섬지역을 점령한 것이다;
당시 총독으로 다시 부임한 박인성 박사가 신의 한수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적의 의표를 찔러 최신형 스텔스 위그선과 초소형 드론 편대를 사용하여 적의 내륙에 있는 안전한 수도를 불시에 가미가제식으로 기습하여 절반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 결과 전쟁수행능력이 사라진 발리회교국은 서기 2049년에 6월에 무조건 항복하였다. 그리고 패전에 따라 발리회교국은 군사력 절반만을 보유하고 전쟁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2가지의 이중적인 제약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부여왕국을 침략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인 열정으로 발리회교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스마엘 칼리프의 생각은 그것이 아니다. 그는 당장 군사력으로 부여왕국을 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2가지 방법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나는, 팽창야욕을 지니고 있는 밍제국과 무굴제국을 설득하여 황금의 섬나라 부여왕국을 침략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전쟁고아들을 모아 자살특공대로 양성하여 테러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서기 2048년 여름에서 2049년 초여름까지 진행된 K아일랜드와의 전쟁으로 발리회교국의 수도권이 반파가 되고 말았다. 그 결과 집단지도체제에 참여하고 있던 지도자의 절반이 전사하고 만 것이다. 그들의 자녀들을 모아 테러리스트로 양성한 결과 하나같이 부여왕국의 지도자들에게 원수를 갚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
그와 같은 테러준비를 하면서 종교적인 열광주의자 이스마엘 칼리프는 원수인 부여왕국을 완전히 멸망시키기 위하여 평소 정복욕을 지니고 있는 밍제국과 무굴제국의 지도자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두 제국의 지도자들이 쉽게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여왕국이 우방인 발해공화국 및 신라공화국과 맺고 있는 ‘삼국동맹’의 군사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보전문가 출신인 부여왕국의 국왕 박인성 박사가 이스마엘 칼리프의 계획을 눈치채고서 신무기를 개발하거나 강철공화국에서 최신 군사용 장비를 계속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스마엘 칼리프는 패전한지 10년이 지나자 더 이상 보복을 미룰 수가 없다. 그를 지지하고 있는 국민들이 칼리프의 무능함을 지적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모험을 시작하고 있다. 그것이 비밀리에 양성한 테러부대를 적지에 투입한 것이다.
서기 2059년 여름에 부여왕국의 박인성 국왕이 멀리 북방대륙에 있는 우방 발해공화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이스마엘 칼리프가 테러부대장 마카시에게 명령한다; “경호와 경비가 가장 취약한 지점을 노려서 박인성 국왕을 암살하라. 자살특공대를 투입하여 비밀리에 해치워야 한다. 그리고 밍제국이나 무굴제국이 꾸민 것으로 철저하게 위장하라!... ”.
벌써 59세인 박인성 국왕은 지난 10년간 부여왕국을 발전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제는 국내정치는 김요한 수상이 잘 이끌어가고 있으며 31세인 왕세자 박성주 박사가 과학과 기술분야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멀리 발해공화국에 온 김에 시원한 관광명소 아무르담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게 다소 긴장을 늦춘 것이 그만 큰 불행을 불러오고 만다. 사방이 훤하게 뚫려 있는 아무르담비 지역으로 이스마엘 칼리프가 보낸 자살특공대가 마치 닌자처럼 은밀하게 쳐들어온 것이다.
30여명에 달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침입을 국왕을 지키고 있는 경비부대가 먼저 발견하고서 저지한다. 하지만 여러 개의 폭탄이 터지면서 경비망이 뚫리고 만다. 그 다음에는 국왕을 측근에서 경호하고 있는 부대가 몸을 던져가면서 자살특공대의 접근을 막고 있다. 하지만 역시 역부족이다;
박인성 국왕 가까이에서 그만 폭탄이 터지고 만다. 살아남은 경호원들이 국왕을 들쳐 업고서 급히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하고 보니 위중한 상태이다. 그 상태로 당장 국왕을 초음속 전용기에 싣고 부여왕국의 수도로 들어가서 왕궁에 부속되어 있는 전용병실에 도착한다. 당장 수술에 들어가면서 부속병원을 아예 봉쇄하고 만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나자 박인성 국왕이 식물인간 상태가 되고 말았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타고 있다. 그 소식이 흘러나오자 부여왕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큰 슬픔에 빠져 있다. 그들은 빨리 테러의 배후를 밝히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요한 수상이 발해공화국의 수사기관에 협조를 구하고 또한 자국의 수사전문가를 급파하여 죽은 테러리스트의 부검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들의 물품에서 나오고 있는 단편적인 증거는 밍제국의 것들이다.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
일단 김요한 수상이 발표를 미루고 먼저 밍제국의 정보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살특공대가 남긴 유류품을 검사한 밍제국의 정보담당자의 말이 다음과 같다; “우리 제국의 것이 맞아요. 하지만 우리는 테러리스트를 보낸 적이 없어요. 그러니 이것은 위장일 가능성이 너무나 큽니다. 우리가 박인성 국왕을 살해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전혀 없어요… “.
그 다음에 김요한 수상이 비밀리에 조사한 것은 발리회교국의 테러리스트 양성과정이다. 그들이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진작에 박인성 국왕이 그 점을 눈치채고서 벌써 정보수집을 해온 바가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의 거사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요한 수상이 그 문제를 내밀하게 박성주 왕자와 상의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테러리스트의 유류품은 밍제국의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들은 이번 테러와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 대신에 발리회교국에서 양성하고 있는 테러리스트 집단에서 이번 범행을 감행하였다는 증거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 점에 유의하여 우리 부여왕국에서는 차후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이다”;
그와 같이 발표하면서 김요한 수상은 중요한 한마디를 덧붙이고 있다; “박인성 국왕을 대신하여 박성주 왕세자가 대리청정을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민 여러분께서는 비상시국임을 이해하시고 국정수행에 많이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부여왕국의 공식발표를 접하면서 이스마엘 칼리프는 두가지 생각이 들고 있다; “박인성 국왕이 식물인간이 되고 만 것이 사실이군. 그것은 다행이다. 그런데 우리가 거사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으니 그것이 앞으로 골치 아프게 되겠구만… “.
그렇지만 발리회교국 내부에 있어서는 이스마엘 칼리프의 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자신들을 패전에 이르게 한 원흉 박인성 국왕을 해치웠다고 하는 것이 큰 위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안보전문가 출신인 부여왕국의 박인성 국왕의 무서움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박인성 국왕이 현장에서 폭발에 의하여 상당한 데미지를 입었다. 하지만 급히 부여로 돌아와서 비밀리에 수술한 결과 위중한 상태를 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외적으로는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있다고 위장을 한 것이다.
적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한 다음에 장 단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박인성 국왕이다. 그는 어떠한 수순을 통하여 적들을 소탕할 것인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자살특공대가 남긴 유류품에서 증거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 결과 밍제국의 것이지만 그들이 거사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설명을 듣고 있다. 그 다음에는 발리회교국에 심어 놓은 간자를 통하여 테러리스트 양성부대의 최근동향을 탐지하게 했다. 그러자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박인성 국왕은 발리회교국에서 자행한 테러인데 그 책임을 밍제국에 떠넘긴 것이라는 사실을 특사를 통하여 시 샤오뚱 총통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러자 따뜻한 남쪽의 영토확장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밍제국의 지도자들이 그것을 꼬투리로 삼아 남쪽 큰 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발리회교국에 대하여 위협을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밍제국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하라는 것이다. 그 방법까지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발리회교국의 동해안에 있는 섬 하나를 달라고 한다. 남쪽의 섬 하나를 차지하여 북방의 밍제국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그것은 항공모함보다 더 나은 영토확장의 방법인 것이다;
발리회교국의 칼리프 이스마엘은 기가 찬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강압이다. 따라서 그는 기민하게도 북쪽에 있는 무굴제국의 황제 무함 술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황제 폐하, 역사적으로 무굴제국은 본래 회교를 숭상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뿌리가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밍제국의 남하를 막아 주십시오”.
무함 술리 역시 지역패권을 노리고 있다. 따라서 특사를 북쪽에 있는 밍제국의 시 샤오뚱 총통에게 보내어 친서를 전달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그대가 발리회교국의 섬을 얻고자 하는 것은 우리 무굴제국을 포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결코 좌시할 수가 없다… “.
드디어 밍제국과 무굴제국 사이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병상에서 박인성 국왕이 사태의 발전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그들 제국 사이에 싸움을 붙임으로써 어부지리로 부여왕국의 안보를 튼튼히 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과연 그의 의도대로 사건이 전개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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