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제36과(22:13-30)(손진길 작성)

신명기 제36과(22:13-30)(손진길 작성)

|OBS23-36|

 

Q1. 제22장 하반부에서(22:13-30) 모세는 “성(性)도덕에 관한 규례”로서 ①약자인 아내를 보호하는 율법(22:13-21) ②약자인 처녀를 보호하는 율법(22:25-27) ③간음한 남녀를 처벌하는 율법(22:22-24, 28-29) ④아비의 여자를 보호하는 율법(22:30) 등 네 가지 사항을 규정하고 있음. 먼저 약자인 아내를 보호하는 율법내용의 골자는 무엇인가?

 

l  율법의 기본정신은 약자 가운데에서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자를 구명하고 그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임(22:14-19). 그러므로 약자의 입장에 처해 있다고 하여 무조건 도와주는 것이 아님. 반드시 억울한 사정이 있고 그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져야만 하는 것임.

l  비록 아내가 가부장 사회에서 남편에 비해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정조를 지키지 못한 것이 진실로 드러난 경우에는 엄격한 율법의 정죄와 더불어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되는 것임(22:20-21). 모세는 일찍이 재판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가난한 자의 송사라고 하여 편벽되이 두호하지 말고 세력이 있는 자라고 하여 무조건 그 편을 들지 말라”고 말한 바 있음(출23:3, 레19:15). 모세는 가난한 자는 도움과 나눔의 대상이지 결코 재판에 있어서 특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는 것임. 만약 한쪽이 특혜를 받게 되면 다른 한쪽은 차별을 받게 되어 재판의 공정성이 사라지기 때문임. 이것은 다수와 소수 사이의 재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임. 다만 법적인 대우와 지위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하여 변호인을 살 만한 재력마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인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것은 국민보호와 복지의 차원에서 올바른 정책일 것이며 이것은 율법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임.

l  모세가 첫 번째로 기술하고 있는 아내보호의 율법내용을 살펴보면, 그 골자는 결혼 후 합방까지 하고 나서 남편이 이미 자신의 아내가 된 여자를 미워하여 내쫓아버리고자 작심하고서 처녀성 시비를 제기한 경우에는 친정부모가 그들의 딸이 처녀였음을 증명하는 물증(친정 신방에서 첫날밤을 치루고 남겨놓은 이부자리의 핏물자국)을 성읍 장로들에게 제시하여야 한다는 것임(22:13-15).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물증은 현대 의학적 상식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불합리한 것임. 그 이유는 처녀막의 파열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합방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녀라고 하더라도 첫날 밤의 잠자리 이불에 그 파열의 핏자국이 남아있지 아니할 경우가 예상되고 있는 것임. 과도한 노동이나 운동에 의해서도 파열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무조건 처녀와 비처녀의 유일한 구별방법으로 삼은 것은 비록 고대 사회의 지식 수준이 그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애꿎은 목숨을 많이 빼앗아가는 무지한 처사임은 분명한 것임. 그러므로 이와 같이 무식하면서도 하나님의 명령임을 빙자하고 있는 율법은 고대 가부장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용하였을지 몰라도 약자인 아내의 보호를 위해서는 완전한 제도가 아니었던 것임.

l   요컨대, 율법이라고 하여 하나님처럼 떠받들 것만이 아니라 율법을 넘어서서 역사를 섭리하고 계시는 하나님 그 분을 직접 만나고 그 분의 깊은 뜻을 헤아리는 영적인 삶이 먼저 요구되고 있는 것임을 여기서 알 수 있게 되는 것임(롬8:1-18, 11:33-12:2).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사회의 수준에 맞는 율법을 모세를 통하여 주고 계시는 것이지 결코 시공간을 뛰어넘어 무조건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 완전한 진리체계를 그 사회에 주고 계시는 것이 아님을 여기서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임.

l  다음으로 모세가 설명하고 있는 것은 ①만약 친정부모의 증거가 확실하면 성읍 장로들은 그 남편을 잡아들임(22:16-18). ②태형을 가하고 은 100세겔이라는 엄청난 벌금을 받아서 배상금조로 친정아비에게 전달해줌(22:18-19a). ③그 남편에게는 평생 그 아내를 버릴 수 없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함(22:19b). ④이와 반대로 그 남편의 말이 사실로 입증된 경우에는(친정부모의 물증이 없으면) 그 부정한 여자를 성읍 주민들이 돌로 쳐 죽이도록 조치함(22:20-21a). 그 이유는 친정 집에 있을 때 이미 처녀를 지키지 아니하고 창기처럼 남자를 상대하였던 여자를 남의 아내로 줄 수도 없으며 친정 집에 돌려보낼 수도 없고 또한 거룩한 백성들의 땅에 음란한 여자로 살게 할 수도 없었기 때문임. 그러므로 인민재판 식으로 처형해버림으로써 선민사회 내에 악을 제거하는 한편 백성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어 동일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임(22:2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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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약자인 처녀를 보호하는 율법은(22:25-27) 어떠한가?

 

l  약혼한 처녀가 들에서 강간을 당한 경우에 대하여 모세의 율법은 강간한 남자만 죽이도록 규정하고 있음(22:25).

l  다음 두 가지 이유로 그 처녀는 무죄라고 말하고 있음; ①약자가 강자의 일방적인 폭력행사에 의하여 죄 없이 상해를 입거나 살해되는 경우와 동일한 성격이며(22:26) ②구원을 부르짖어 보아도 들판에서는 아무도 구해줄 자가 없었기 때문임(22:27).

l  그렇지만 강간을 당해서 처녀성을 이미 상실했으므로 혼전 순결을 요구하고 있는 율법사회에서는 파혼의 대상이 되는 것임(22:20-21). 이와 유사한 사례를 1400년이 지난 목수 요셉의 시대에도 볼 수 있음. 당시 요셉은 자신의 약혼녀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조용히 파혼하려고 결심했던 것임(마1: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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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간음한 남녀를 처벌하는 율법 가운데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경우는(22:22-24) 무엇인가?

 

l  유부녀 또는 약혼한 여자가 딴 남자와 정을 통한 경우에는 남녀 모두를 체포하여 주민들이 성문에서 돌로 쳐죽이는 것이 원칙임(22:22-23).

l  위의 사례는 사람이 살고 있는 성읍 내에서 간통이 이루어진 경우에 국한하고 있음. 그 이유는 여자가 소리를 질렀더라면 이웃 사람에 의하여 구원이 가능하였을 터인데 여자가 소리를 지르지 아니하고 순순히 남자의 요구에 응하였으므로 이것은 강간이 아니라 명백하게 화간 또는 통간 행위로 볼 수 있고 간음죄가 성립되기 때문임(22:23-24). 그렇지만 한 가지 의문의 여지는 남게 되는데 그것은 심리적인 협박에 의하여 강간이 이루어지는 경우임.  여자가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억울하게 강간을 당하고 그것이 간음행위로 간주되어버린다고 하는 것은 율법의 맹점인 것임.

l  따라서 율법을 완전한 법으로 알고서 종교법으로 세상 모든 일을 다스리고자 근본주의 입장에서 강력하게 시행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이미 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임. 가까운 사례로서는 20세기 후반에 회교권인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근본주의 혁명이 발생하자 종교적 독재와 율법에 의한 사회정화가 진행되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한 경우가 이에 해당되는 것임.

l  성읍 바깥에서는 구원요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간통이 아니라 일단 강간으로 간주된다는 것이 율법적인 시각인 것임(22:24, 27). 현대 형법에서 말하고 있는 바,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의자를 무죄로 추정한다”는(innocent pre-assumption) 법 원칙이 이미 BC 15세기 모세의 율법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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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만약 간음한 남녀 가운데 여자가 약혼한 사실조차 없는 완전한 처녀인 경우에는 별도 처리를 명하고 있는데(22:28-29) 그것은 어떠한 처벌인가?

 

l  순수한 처녀가 그 남자를 좋아하여 통간한 경우에는 그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 원칙임(22:28-29).

l  다만, 결혼 전 통간 사건으로 말미암아 가부장 사회에서 그 남자가 처녀의 아비에게 불명예와 손해를 발생시킨 것이 사실이므로 그 손해를 배상해야만 하는 것임. 그 배상 금액이 은 오십 세겔임. 그리고 그 남자는 그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여 평생동안 함께 살아야 하며 버리지 못하는 것임(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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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아비의 여자를 보호하는 율법은(22:30) 어떠한가?

 

l  아비의 여자인 후실을 취하여 그 자식이 자기의 여자로 삼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는데 그 이유는 아비의 하체를 범하는 것과 같기 때문임(22:30). 여기에는 부부가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기본 관념과 부부가 아닌 골육지친사이의 성(性)관계는 부도덕한 것이라는 율법적 기본 시각이 담겨있는 것임(레18:6-18, 20:11-12, 14, 17, 19-21).

l  율법으로 이를 강력하게 금지함으로써 일종의 씨족사회인 지파사회가 부족사회 또는 부족간 연맹체로 계속 발전되어나갈 수 있는 통혼적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것임. 환언하면, 율법은 건전한 가정생활의 근간을 튼튼히 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먼 혈통과의 결혼을 장려함으로써 지파중심에서 열두 지파 연합이라는 전체 이스라엘의 확대와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임.

l  참고로, 동양 유교사회에서도 경천애민(敬天愛民) 사상과 삼강오륜(三綱五倫) 의 윤리를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정신적 기초로 삼고 있음. 따라서 아비와 일심동체가 된 여자를 보호하고 골육지친의 정조를 보호하는 성 도덕의 기초이론은 이스라엘의 율법적 가르침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동양윤리의 핵심사항이기도 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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