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王의 비밀6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6. 08:18

王의 비밀65(작성자; 손진길)

 

철령성주인 장후상이 기마병 100명을 이끌고 심양성으로 사형인 진후강 대장을 찾아가고 있다. 장후상 장군은 새로 주군으로 모시게 된 야율종진에게 장담했다; “저의 사형인 진후강 대장은 저보다 한살이 많지만 사실은 저와는 어릴 때부터 한동네에서 같이 자란 죽마고우입니다. 마치 친형과 같지요”.

야율종진이 고개를 끄떡이자 장후상이 신나서 말한다; “후강이 형은 저보다 머리가 더 좋지요. 그래서 풍우 사부로부터 심법과 무예를 배우고 익히는데 있어서 저보다 빨랐습니다. 더구나 저와 같이 대금의 장수가 되었지만 그 출세가 빠릅니다. 저는 아직도 작은 성 철령의 성주이지만 사형은 큰 성 심양의 성주입니다”;

참으로 장후상은 사형인 진후강이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길을 떠난다; “저의 죽마고우이며 사형인 진후강이 이곳 만주에서는 무예가 가장 높고 그 군사력이 최고입니다. 만주에서 대금의 기병 10만명을 호령하는 기마대장이기 때문이지요. 여기 대금에서는 그동안 적수가 없었는데 이제 주군을 만나게 되면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하늘 위의 하늘을 보게 될 테니까요. 하하하… “.

야율종진은 장후상을 심양성으로 떠나 보내면서 상당히 마음이 불안하다. 한마디로, 장후상은 무예가 자신보다 월등한 자를 존경하고 자신의 주군으로 섬길 수 있는 그러한 정직한 무인이다. 그러나 야율종진이 예단하기에, 그의 사형인 진후강은 그렇게 보이지가 아니하기 때문이다.

우선 대금의 황제가 대장 진후강에게 만주의 주둔군 10만명을 맡긴 이유는 그의 충성심을 크게 믿고 있다는 의미이다. , 진후강은 뛰어난 무인에게 승복하고 충성을 바치고 있는 그러한 단순한 무인이  아니라 최고권력자인 황제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는 인물로서 정치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자이다;

야율종진이 판단하기에 진후강 대장은 벌써 정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누구에게 잘 보여야 입신양명을 할 수가 있는지 너무나 현실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사제인 장후상과는 달리 그렇게 초고속으로 출세한 인물이다. 요컨대, 진후강은 장후상과는 다른 인물이다. 대금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고 출세욕이 강한 인물이다.

그런데 장후상이 순진하게 옛날 정리만 생각하고서 지금 심양성으로 사형이며 죽마고우인 진후강 대장을 만나러 가고 있다. 그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야율종진이 그를 못 가도록 말릴 수가 없다. 만에 하나 그 방법이 통한다고 하면 사전에 큰 전쟁과 희생을 서로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야율종진이 우려한 그대로이다. 며칠이 지나도 심양성으로 간 화친사절 장후상에게서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래서 야율종진이 간자를 풀었더니 그들이 비보를 전해온다. 진후강이 그의 사제인 장후상을 대금황제에 대한 변절자이며 배신자라고 몰아서 처형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경에 있는 대금황제에게 급히 장계를 올렸다고 한다.

그 내용이란 것이 심양성에 기마병 10만이 있으니 저 기마병 4만 정도인 야율종진 정도는 금방 해치울 수가 있으니 심려하시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한 첩보를 접하자 야율종진이 분노한다. 지금까지 지근거리에서 주군을 모시고 있는 호위장군과 백부장들은 종진국의 국왕인 야율종진이 그렇게 진노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야율종진이 결심하고 있다; “이놈, 진후강, 네놈이 죽마고우이며 인정이 넘치는 사제 장후상의 죽음을 딛고 서서 자기 혼자만의 영화와 천하제일 무인의 자리를 탐하고 있구나. 내가 너의 그 꿈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라는 사실을 똑똑하게 가르쳐 줄 것이다. 그리고 네가 충성하고 있는 그 대금이 별볼일이 없는 제국이라는 사실도 철저하게 깨닫도록 만들어 주마”;

다음날 아침에 야율종진이 전군에게 심양성을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오호대장이 4만명의 기병을 이끌고 심양성으로 말을 달린다. 그 앞서 야율종진이 호위장군들이 지휘하는 호위기마대와 함께 서진을 한다. 철령성에서 3시진만에 심양성을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자 야율종진이 대군을 몰고 그대로 성문 앞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화살거리를 벗어난 지점에서 큰소리로 외친다; “대금의 개 진후강은 들어라. 내가 너의 사제이며 철령성주인 장후상의 원수를 갚으러 왔다. 그가 좋은 마음으로 화친과 항복을 권유했는데 너는 아우를 죽이고 자신만의 출세와 영화를 누리고자 하는구나. 그 심보를 고쳐줄 것이니 용기가 있으면 성문을 열고 나와 이곳 벌판에서 자웅을 겨루어 보자”.  

야율종진이 진기를 실어서 보낸 목소리를 심양성의 모든 병사가 듣고 있다. 그러자 진후강 대장이 10만명의 기병대를 이끌고 성밖으로 나온다. 그는 심히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첫째, 야율종진이 무공이 약한 사제 장후상을 이겼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강한 자신에게는 상대가 안된다는 것이다. 대금에서 무적의 장수로 오래 살아왔기에 그가 지니고 있는 오만한 생각이다.

둘째, 상대는 4만의 기병이고 자신은 10만의 기병이다. 두배가 넘으니 당연히 벌판에서 싸우면 아군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두가지를 모르고 있다; 하나는, 야율종진의 무예와 무공이 인간의 경지를 벌써 오래전에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야율종진의 기병은 심법과 무예를 주군으로부터 배우고 있는 제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금의 기병과 전투를 하면 일당백은 몰라도 일당오는 진작에 되는 실력들이다;

그날 오후에 심양성 동편 들판에서 대금의 기병 10만과 종진국의 기병 4만이 전면전을 시작한다. 먼저 야율종진이 언월도를 휘두르면서 전속력으로 적진의 중앙을 파고든다. 언월도에서 울리는 소리가 대단하다. 그와 동시에 말을 달리면서 야율종진이 적진의 중심부를 향하여 사자후를 발한다.

그 소리를 듣자 야율종진의 음공으로 말미암아 적들의 고막이 떨어져 나간다. 그 고통이 대단하기에 대금의 군사들이 야율종진의 질주를 막지 못하고 그의 사자후를 피하여 옆으로 도망치고자 야단들이다. 그것은 마치 성경에 등장하고 있는 바  홍해가 갈리지는 모세시대의 기적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야율종진의 질주를 막는 유일한 장수가 있다. 그가 바로 대금의 기마대장인 진후강 성주이다. 그는 자신의 내공으로 귀를 보호하는 한편 장창에 전신의 내력을 집중하여 야율종진의 언월도를 막이 선다.

야율종진의 언월도에는 5할의 진력이 실려 있다. 그러므로 진후강이 쉽게 막는다. 그는 자신감이 붙고 있다. 자신이 전력으로 막으니 야율종진의 언월도도 별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제2합이 문제이다. 야율종진이 부하들의 희생을 줄이고자 단숨에 진후강을 죽이려고 결심한다. 그래서 자신의 진기 8할을 한꺼번에 언월도에 주입한 것이다;

진후강이 전신의 진기를 모두 끌어 모아 장창에 불어넣고 그 무기로 야율종진의 언월도와 부딪힌다. 그러자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가? 마치 번개에 맞은 사람과 같다. 순식간에 진후강의 몸이 장창과 함께 멀리 날아가버린다. 수십장을 날아가서 땅바닥에  그대로 쳐 박히고 만다. 마침 바위가 있는 지역으로 날아갔기에 그 충격으로 말미암아 현장에서 즉사하고 마는 것이다.

대금에서 가장 강한 장수가 단 이합만에 멀리 날아가서 즉사하고 말았다. 그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장군과 백부장들이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만다. 그들은 지금 사신과 마주하고 있는 것임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야율종진이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용서와 자비가 일체 없다;

말을 질주하면서 언월도를 마구 휘둘러서 어리둥절하고 있는 장군과 장수들을 모두 박살내고 만다. 그날 저녁에 들판에서의 결전을 모두 끝내고 계수해보니 적장 진후강과 그를 보좌하던 대금의 장군과 장수들이 100여명이나 야율종진의 언월도에 희생이 되고 말았다. 삽시간에 그러한 살육이 발생하자 대금의 기마병 10만명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그 결과 종진국의 기마병 5천명이 희생이 된 데 비하여 대금의 기마병은 2만명이나 전사하고 말았다;

그날 저녁 늦은 시간에 야율종진이 부하들과 포로들을 이끌고 심양성으로 입성한다. 수십만명의 심양성 주민들이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혀서 완전히 대문을 닫아 걸고 일체 바깥출입을 못하고 있다.

성주의 집무실을 점거한 야율종진이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제장들에게 일성을 발한다; “적병 8만명 가운데 장수와 군졸을 분리하여 전부 포박을 단단히 하고 완벽하게 무장해제를 하라. 잠시 후에 나는 적장들을 전부 심문할 것이다. 만약 투항하지 아니하는 자가 있으면 계급을 가리지 아니하고 모두 그 자리에서 처형하라. 이번에는 용서가 없다. 이것은 왕명이다”.

그 말을 듣자 호위장군 3명과 5호대장 그리고 그 휘하의 장군들은 등골이 서늘하다. 언제 자신들의 주군인 야율종진이 그렇게 화를 낸 적이 있었던가? 분명히 처음이다. 그날 관솔불을 밝히고 밤새도록 적장 30명과 백부장 300명에 대한 심문이 진행된다.

처음 몇명의 적장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항복을 거부했다. 그 자리에서 참형에 처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모두들 투항하기에 바쁘다. 그래서 그런지 백부장은 전원 투항을 하고 만다.

그 다음날이 밝아오자 야율종진이 급히 타오수 장군을 찾는다. 그리고 엄중하게 명령한다; “타오수 장군은 들으시오. 같은 동족인 장후상 성주가 비운에 죽고 말았소. 그러므로 나는 타오수 장군을 철령성주에 임명하오. 그러니 휘하의 기마병 1,000명을 이끌고 급히 철령성으로 부임하시오”;

그 다음에 야율종진이 낭추 장군을 보내어 팽호남 대장을 부른다. 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 “팽대장은 그동안 정복전쟁을 수행하면서 큰 공을 세웠소. 따라서 나는 팽호남 대장을 이곳 심양성의 성주로 발령하고 그 수하에 75천명의 수비병을 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는 대금의 군대가 몰려올 것에 대비하여 우리 종진국의 기마병 4만명과 함께 이곳에서 당분간 주둔할 생각이오”.

야율종진은 전쟁도 빠르지만 그 처리도 신속하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논공행상을 다음과 같이 한다;

첫째, 하공영 장군을 기마대장으로 승진시키고 팽호남 대장을 대신하게 한다.

둘째, 심양성에서 사로잡은 적장과 적병들을 전원 재교육시키고 또한 군사훈련을 시킨다. 그 기간이 역시 2달이다.

셋째, 교육과 훈련을 거친 다음에 기존 종진국의 군대에 그들을 편입한다. 그에 따라 종진국의 기마대는 115천명이고 새로운 심양성주 팽호남까지 합하면 기마대장이 6명이다. 그리고 장군이 45명이고 백부장이 500명에 이르게 된다.

넷째, 그 가운데 3분이2 가까이 되는 75천명의 기마병과 장수들을 팽호남 대장에게 주고 그를 대금과 국경을 마주하는 심양성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만주를 호령하는 종진국의 국왕인 야율종진이 나머지 4만명의 기병대를 직할하면서 대금의 중원정세에 긴밀하게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주를 잃어버린 대금의 황제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종진국의 기마병 115천명이 심양성에 주둔하고 있으니 그것을 어찌할 것인가? 이제 공은 연경에 있는 대금의 황제에게 넘어가 있다;

야율종진은 심양성에서 계속 군사훈련만 시키면서 대금 조정의 동향을 첩보부대를 보내어 계속 파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낭추 장군과 팽이호 장군이 여전히 바쁘다. 과연 그들은 중원으로 진출할 것인가? 아니면 대금의 원정군을 심양에서 맞이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