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王의 비밀6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1. 6. 08:07

王의 비밀64(작성자; 손진길)

 

장후상은 벌써 사평성까지 종진국의 원정군에게 넘어간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아예 성문을 걸어 잠그고 심양에서 구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야율종진이 낭추 장군과 팽이호 장군에게 지시한다; “오늘 밤 특공대를 이끌고 적성을 넘어가서 서쪽 성문을 여시오. 우리가 그들의 동편에 주둔하고 있으니 그 반대쪽인 서문의 경계가 허술할 것이오. 내가 호위기마병 1,000명을 이끌고 서문 앞에서 은밀하게 기다리고 있겠소”.

한 밤중에 특공대가 검은 복장을 하고 적성에 기어오른다.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다리가 없이는 성벽을 넘을 수가 없었지만 지금 침투조의 실력은 대단하다. 내공의 힘으로 능히 성벽을 타고 넘는 것이다. 그 덕분에 낭추 장군과 팽이호 장군이 200명의 침투조와 함께 넘어가서 적병을 제압하고 서쪽 성문의 육중한 빗장을 연다;

야율종진이 이끄는 1,000명의 기마대가 순식간에 철령성 안으로 진입하여 전투를 벌인다. 크게 놀라서 동편 성루에 있다가 적장 장후상이 급히 부하들과 함께 말을 타고서 서쪽으로 달려온다. 야율종진이 말고삐를 잡고 마주 달려나가 장후상에게 언월도를 크게 휘두른다.

그러자 장후상이 놀랍게도 한 합을 막아내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야율종진이 감탄하면서 이번에는 내력을 5할에서 6할로 끌어 올려 다시 공격한다. 그러자 장후상이 전력을 다하여 자신의 장창으로 야율종의 언월도를 막는다. 그러나 내공의 차이 때문인지 그의 장창이 그대로 그의 손에서 이탈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적장 장후상이 소리를 친다; “너는 누구나? 어떻게 장백산의 진인이 남긴 내공을 알고 있느냐? 대금에서는 나의 사형인 진후강과 나만이 알고 있는 그 비결을 알고 있는 너는 도대체 누구냐?”.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깜짝 놀란다. 그래서 급히 묻는다; “장백산의 진인의 제자라니?… 너는 그를 어디서 만났는가?”.

야율종진이 말하는 동안에 장후상이 말에서 다른 장창을 하나 꺼내 든다. 그가 말을 달려오면서 말한다; “그대가 나의 이번 창을 막아내면 내가 깨끗하게 항복할 것이다”. 장후상이 장창을 휘두르면서 말을 달려오는데 그 장창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것을 보고서 야율종진이 자신의 내력의 7할을 자신의 언월도에 불어 넣는다. 마침내 두 사람의 무기가 마주 부딪치고 있다.

언월도의 힘에 장후상의 장창이 견디지를 못하고 크게 밀린다. 그러자 장후상이 이번에는 장창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본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장후상이 그만 볼 쌍이 사납게도 창을 잡은 채 땅바닥으로 날아가 함께 떨어져버린다;

땅바닥에 크게 넘어진 장후상이 겨우 일어나는 것을 보고서 야율종진이 백부장에게 지시한다; “그를 결박하여 공손하게 대하라”. 적병들은 자신들이 하늘처럼 떠받들고 있는 장군 장후상이 말에서 무기와 함께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광경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서 전부 그 자리에서 무기를 버리고 있다. 그것은 교주가 패배하자 신자들이 모두 승복을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1,000명의 적병 가운데 100명만이 희생이 되고 900명이 온전히 포로가 되고 만다.

그날부터 야율종진이 철령성에 묵으면서 성 내외에 기마병의 진지를 구축하라고 지시한다. 바로 서쪽에 인접하여 심양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 결과 진지를 구축하고 철령성의 주위에 4만명이 넘는 종진국의 원정군이 주둔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날 야율종진이 옥사에 갇혀 있는 적장 장후상을 성주의 방으로 부른다. 그리고 그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까지 정복전쟁을 하면서 나와 같은 심법을 사용하는 무사를 한 사람도 만나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그대가 그 심법을 알고 있으니 이것이 어떻게 된 노릇이요?”.

장후상도 그 점이 궁금한 모양이다. 그래서 진지하게 대답한다; “나와 사형인 진후강은 본래 서여진족이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삼지연에 살고 있는 타오족이지요. 그런데 한번은 우리가 백두산에 약초를 캐려고 올라갔다가 한사람의 도인을 만났지요. 그가 태고시대 단군왕검의 심법을 계승하고 있는 인물이었지요. 그 이름이 풍우 도인입니다

참고로 여러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 또는 장백산의 정상에 있는 신비로운 천지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야율종진이 경청하자 장후상이 이어서 설명한다; “우리 두사람은 도인 풍우의 제자가 되어 3년간이나 그 심법을 배우고 또한 그의 무예를 전수 받았어요. 사부님의 말씀에 따르면 그 심법을 알고 있는 장백파는 수천년 동안 대를 이어가면서 오직 한사람의 후계자만 길러왔다고 했어요”;

나이 40이 넘은 장후상이 옛날 일을 회상하면서 이어 말한다; “사부께서는 이제 자신마저 죽고 나면 그 절기가 사라질 것만 같아서 예외적으로 우리 2사람을 제자로 삼아 그 비결을 전수한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야율종진 당신이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이요? 그것도 사형과 나의 수준을 뛰어넘는 심오한 공력을 그 젊은 나이에 지니고 있으니 나는 그것이 미치도록 궁금합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야율종진이 장후상 장군의 사람됨을 내심 생각한다; “이 사람은 타고난 무인이구나.  명리와 권력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성을 지키는 장수로서는 제격이다”. 그렇게 판단한 야율종진이 친절하게 대답한다; “나는 본래 고려인입니다. 개경의 헌 책방에서 우연히 고서를 한권 발견했지요. 그 내용 가운데 그 심법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오래 연구하고 익혔을 따름입니다”;

그 말을 듣자 장후상이 말한다; “이 세상을 떠난 저의 사부 풍우 도인의 윗대에 아무래도 그 심법을 기록으로 남긴 인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배우고 익히기에 쉽지 아니한 그 내용을 고서적을 해석하여 직접 익히셨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나이로 보면 제가 위이지만 그 고서적이 워낙 상고의 것이므로 배분으로 따지자면 당신이 오히려 저의 사조가 되고도 남겠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저는 그 심법의 스승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그 일파를 알게 되니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같은 동문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참 저보다 연상이시니 제가 장성주를 저의 사형으로 모실까요?... ”. 

그 말을 듣자 장후상이 펄쩍 뛰면서 대답한다; “무인에게는 한가지 율법이 있지요. 자신보다 무예가 월등한 인물에게는 패배를 인정하고 복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야율종진님에게 패했으니 복종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천하에 저를 이길 수 있는 자는 사실 대금에서는 저의 사형인 진후강 대장 뿐입니다. 그런데 사형의 공력이 저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니 야율종진님의 상대가 되지는 못하겠군요… “. 참고로 무공이 높은 심양성주 진후강 대장의 모습이 다음과 같다;

그 말을 들은 야율종진이 묻는다; “그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장후상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저의 사형인  진후강 대장이 바로 지금 심양에 있는 대금의 만주 주둔군을 총지휘하고 있지요. 참으로 야율종진님과는 묘한 인연입니다.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따라서 웃으면서 말한다;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렇다면, 제가 심양을 방문하여 진후강 대장과 한번 비무를 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제가 승리하면 심양을 얻고 진후강 대장이 이기면 제가 동북여진의 땅을 내놓으면 되겠군요. 하하하… “.

그 자리에서 야율종진이 호위장군 낭추를 불러서 말한다; “낭장군, 팽대장에게 가서 타오수 장군을 데리고 오세요. 그가 같은 타오족인 장후상 성주를 보면 기뻐할 것입니다”.  그 말을 옆에서 들은 장후상이 깜짝 놀라서 묻는다; “타오족 가운데 타오수라고 하면 추장의 집안입니다. 그가 타오강한 추장과는 어떤 사이입니까?”.

야율종진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삼지연성의 성주로 있는 타오강한 추장의 아들이 바로 타오수이지요. 지금 서여진족의 병사로 구성이 되어 있는 팽호남 대장의 휘하에 장군으로 있지요… ‘. 그 말을 듣자 장후상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야율종진님께서는 어째서 삼지연성을 취하고 타오강한 추장에게 다시 그 성을 맡기셨습니까?”.

그 말을 듣자 야율종진이 말한다; “나는 장후상 장군에게도 여기 철령성을 다시 맡기고자 합니다. 나는 백두산의 정기를 받은 모든 족속들이 함께 자유를 누리며 평등하게 사는 나라 종진국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그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다른 족속을 억압하고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는 대금과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장후상이 그 자리에서 오체투지를 하면서 말한다; “그 말씀을 들으니 그러한 나라를 저도 섬기고 싶습니다. 이제부터 저의 주군으로 모시겠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사형인 진후강 대장을 제가 설득하여 심양성과 함께 주군에게 항복을 청하도록 할까 합니다. 주군께서 방금 하신 말씀과 약속을 지키신다고 하면 제가 견마지로를 다할 것입니다”.

야율종진이 걸어가서 장후상 장군의 손을 잡고 일으키면서 말한다; “저도 진후강 대장과는 비무만 하고 그와 함께 백두산에서 승선하신 풍우 도인의 뜻을 계승하고 싶습니다. 그 심법과 무예가 단군왕검이 말씀하신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하는데 사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장후상 사형께서 개인적으로 저를 많이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의 초상이 다음과 같다;

그 말을 듣자 장후상이 깊이 깨닫는다; “이러한 성품의 기재이기에 그러한 심오하고도 높은 경지에 올라갈 수가 있었구나. 우리 여진족과 발해인들에게 홍복이다. 나와 사형이 다 함께 그러한 나라를 섬기기 위하여 이제 남은 인생을 헌신하면 되겠구나… “.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낭추 장군이 타오수 장군을 데리고 온다. 장후상이 타오수를 보고서 타오강한 추장의 안부를 묻는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은 타오족임을 알고서 서로 부둥켜 안고서 좋아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야율종진이 그 자리에서 선포한다; “나는 타오족 출신인 장후상 장군에게 철령성주의 자리를 계속하게 하고 그의 군대를 전부 돌려주려고 합니다. 그렇게 낭추 장군이 나의 교지를 만들어 왕명으로 선포하세요”.

그리고 나서 야율종진이 하공영, 낭추, 팽이호 장군과 함께 전략회의를 가진 다음에 장후상 성주를 부른다. 그리고 함께 심양을 얻을 계책을 논의한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10만명이 주둔하고 있는 심양성을 얻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중원의 대금으로부터 어떻게 자신들의 종진국을 지키어 나가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