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의 비밀21(작성자; 손진길)
2023년 7월 15일 토요일 오후에 윤하선은 아내인 유끼꼬와 만 3살이 지난 아들 장천이와 함께 허요한 박사 내외의 집을 방문한다. 이번이 도합 8번째의 방문이다. 지난 5월 27일에 처음 방문한 이후 벌써 7월 중순이다.
윤하선은 영의 비밀에 대하여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허요한 박사의 집을 2달이나 주말마다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언제나 환영하고 있는 허박사 부부가 참으로 고맙다. 그래서 오늘은 한우 갈비세트와 귀한 영광굴비까지 사서 찾아간다. 처음으로 그 집에 드리는 선물이다;
그 선물을 받으면서 허박사의 부인이 말한다; “귀한 선물 감사해요. 오늘은 늦게까지 토론하시고 저녁식사를 저희 집에서 하시고들 가세요”. 허박사가 옆에서 한 말씀을 한다; “허허,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하면 윤선생이 매주 먹거리를 사가지고 올 터인데, 그러면 당신 큰 일 났어요…”.
그 말을 듣자 윤하선과 유끼꼬가 ‘하하 호호’라고 웃는다. 아들 장천이는 영문을 모른 체 자기도 따라서 웃는다. 그 모습을 보고서 허박사의 부인이 말한다; “고등학교 교사가 무슨 큰 돈을 번다고 매주 선물을 사가지고 오라고 그러세요. 저는 장천이만 데리고 오면 돼요. 어린아이가 우리집에서 뛰노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지요…”.
그 말을 하면서 사모님이 장천이를 데리고 큰 텔레비전이 있는 거실로 간다. 유끼꼬가 함께 따라간다. 허박사는 윤하선을 서재로 인도한다. 잠시 후에 사모님이 내온 다과를 먹고 마시면서 두사람이 토론을 시작한다. 먼저 허박사가 질문한다; “윤선생, 지난주말에 내준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을 해보았어요?”.
그 말을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윤하선은 자신이 작성해온 레포트를 아예 허박사에게 제출한다. 허박사가 책상위에서 돋보기 안경을 가지고 와서 그 보고서를 신중하게 읽어본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윤선생이 영성신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이라고 하면 저는 최고점수를 주었을 것입니다. 대단해요…”.
그 칭찬을 듣자 윤하선이 말한다; “부족한 글을 과하게 칭찬하여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작성한 레포트에 대하여 지금부터 설명을 드릴까요?”. 그 말을 들은 허박사가 손을 가로 흔들며 만류한다; “아닙니다. 이 레포트를 제가 읽어본 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은 그와 관련한 다른 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요…”.
윤하선이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허박사가 천천히 말한다; “영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현재 교계는 물론 사회전반에 만연이 되고 있는 악한 영의 책동에 대하여 그 대비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은 토론의 주제를 ‘참된 영성은 사람의 욕망을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악한 영들은 어떻게 탐욕을 부채질하고 있는가?’라고 정하고 싶습니다. 윤선생 좋습니까?”;
그 말을 들자 윤하선이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안 그래도 다음주말에 제가 그 문제를 한번 다루어 보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러니 저는 대 찬성입니다. 그러면 오늘은 허박사님께서 먼저 그와 관련하여 저에게 강의를 해주시겠어요?”.
허박사가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강의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그저 제가 먼저 운자를 떼지요. 성경말씀 창세기 제4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영성은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시기심과 욕망을 다스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에 실패한 카인이 동생 아벨을 해치고 말지요. 그 결과 하나님의 심판으로 에덴동산에서 더욱 먼 동방 땅으로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
윤하선이 경청하는 것을 보고서 허박사가 이어서 설명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올바른 영성을 가진 자는 자신의 시기심과 욕망을 다스리는 자입니다. 만약 자신의 영적인 능력이 그 일을 수행할 수가 없다고 판단하면 진실한 성도는 정직하게 그 점을 하나님 앞에서 시인하고 성령의 역사를 간구합니다. 그 반면에 악한 영을 쫓는 자는 시기심과 욕망 때문에 형제를 해치는 자들입니다. 일단 그렇게 구별을 하고서 논의를 시작하지요”.
그 말을 듣고서 윤하선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허박사님의 말씀 그대로 저는 성경말씀을 보면 몇가지 인간의 시기심과 탐욕에 대한 적나라한 사례를 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악한 영들이 그러한 인간들에게 강하게 역사를 하고 있지요. 이제부터 제가 하나씩 성경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윤하선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시작한다; “첫째, 아담의 아내인 하와가 하나님을 시기합니다. 그래서 뱀의 유혹에 빠져서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처럼 되려고 하다가 심판을 받게 되지요. 둘째,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부부의 장남인 카인이 또 동생 아벨을 시기하고 그를 해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데 있어서 자신을 앞서고 있는 동생을 시기한 것입니다…”;
잠시 숨을 쉬고서 윤하선이 이어서 말한다; “셋째, 사울 왕은 백성들의 칭송을 자신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청년장수 다윗을 시기합니다. 그래서 성령이 떠나고 그를 악령이 지배하게 됩니다. 그 결과 사울 왕은 창을 던져서 장군 다윗을 살해하고자 하지요. 넷째, 유대인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고 있는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선지자이며 메시아인 나사렛 예수를 시기합니다. 그 결과 종교재판으로 정죄하고 로마총독의 힘을 빌려서 처형하고 말지요”;
윤하선이 다음과 같이 설명을 마무리한다; “다섯째, 초대교회의 유대주의 지도자들이 이방인사도인 바울을 시기합니다. 그래서 그를 예루살렘으로 불러서 처형하려고 시도하지요. 그러니 인간의 시기심을 충동하여 하나님의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것이 악한 영들의 행동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영은 그 시기심을 이기고자 하는 성도들의 기도를 듣고서 그것을 다스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주고 있고요…”.
그 말을 듣자 허박사가 말한다; “좋은 지적입니다. 이제 악한 영들이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는 시기심을 충동하여 악한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악한 영들은 또 어떠한 행동의 특징을 보이고 있을까요? 물론 하나님의 영인 성령님은 악한 영과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쉽겠지요… ”.
역시 이번에도 윤하선이 먼저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첫째로, 저는 악한 영들이야 말로 사람들의 이기적인 소원성취를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우상이나 무당의 뒷배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병장수, 부귀영화, 기타 이기적인 소원성취를 악한 영들에게 빌고 있으며 기복신앙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지요”;
허박사가 말한다; “그 다음에는 악한 영들이 어떠한 작용을 할까요?”. 윤하선이 대답한다; “둘째로, 악한 영들이 사람들의 두가지 소원을 들어주고 있는데 하나는, 현세적인 기복신앙에 의한 사람들의 소원들입니다. 또 하나는, 남을 해치고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도모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극도의 이기적인 소원들입니다”.
한번 숨을 쉰 다음에 윤하선이 자신의 설명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한다; “셋째로, 그에 따라 저는 하나님의 영은 무엇보다도 현세와 내세를 통합하여 인간의 구원과 장수의 복을 증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성이론 가운데 통합성을 말하고 있는 ‘integrity’에 따라 하나님의 거룩한 영은 반드시 만민구원과 피조세계 전체의 구원을 돕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허박사가 박수를 치면서 말한다; “윤선생, 축하합니다. 그 정도의 영적인 비밀과 악한 영에 대한 분별방법을 모두 말씀하고 있으니 이제는 이 늙은이가 더 설명할 것이 없어요. 진실로 2개월도 지나지 아니한 짧은 기간에 놀라운 영적인 성취를 보이고 있군요. 이제는 한기준 선생과 함께 우리나라의 교계와 사회에 만연이 되어 있는 악한 영들의 사악한 풍조를 깨끗하게 정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말을 들은 윤하선이 깜짝 놀라서 묻는다; “의사이며 최면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한기준 선생을 박사님께서 알고 계십니까?”. 허박사가 ‘허허’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잘 알고 있지요. 그는 나와 뜻을 같이하고 있는 동지이며 그 연구소의 같은 멤버이지요. 그리고 저는 한선생을 통하여 진작부터 윤선생의 활약에 대하여 많이 듣고 있습니다. 하하하…”.
윤하선은 세상이 참으로 좁다고 생각한다. 허요한 박사는 새로 숙모가 된 허백희의 부친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한기준 선생의 지인인 것이다. 그러니 윤하선 자신이 한기준 선생과 영적인 비밀에 대하여 일찍 논의를 하였더라면 벌써 허요한 박사를 만났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윤하선도 ‘허허’라고 웃는다. 그리고 말한다; “진작에 한선생님을 통하여 박사님을 만나보았어야 했는데 제가 좀 늦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좋은 가르침을 많이 받았으니 다행이지요. 저는 가르침을 받은 그대로 다음주부터 한기준 선생을 만나서 함께 이단척결과 깨끗한 영성생활의 기풍을 사회적으로 일으키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 말을 듣고서 허요한 박사가 말한다; “돕다 마다요. 그 일은 본래 영성신학을 연구하고 있는 저와 같은 늙은이가 앞장을 서야 하는 일인데 젊은 윤선생이 선창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제가 후렴을 따라 부르면서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언제라도 불러주세요. 그리고 제가 한기준 선생에게 연락하여 다음 토요일 저희 집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도록 준비할 테니 윤선생 가족도 그때 오세요”.
윤하선이 허박사의 배려가 고마워서 일부러 좌석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서 사의를 표한다. 그러자 허박사도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서 맞절을 한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동지의식을 느끼고 상호 존경을 한다는 표시이다. 참으로 형식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아니하고 허심탄회한 인물이 바로 허요한 박사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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