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비밀(손진길 소설)

靈의 비밀22(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4. 17:00

靈의 비밀22(작성자; 손진길)

 

윤하선이 가족들과 함께 일주일만에 다시 허요한 박사 부부의 집을 방문한다. 그때가 2023722일 토요일 정오이다. 허박사의 집은 종로구 견지동에 있고 윤하선의 아파트는 강남 초입인 반포동에 있다. 윤하선의 가족이 전철을 타고서 허박사의 집까지 가자면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런데 윤하선은 부모님의 집이 광화문에서 가까운 효자동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따라서 윤하선은 서울 중심지역 특히 종로의 지리에 밝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익숙하게 허박사의 집을 잘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막상 허박사의 집에 도착하고 보니 반가운 손님이 집주인과 함께 윤하선의 가족을 환영하고 있다. 그가 바로 효자동에 살고 있는 의사 한기준이다. 윤하선이 어찌나 반가운지 그 자리에서 한선생과 뜨거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사람은 일종의 동지의식을 느끼고 있다. 왜냐하면, 사이비교주인 상우종 및 김우철의 이단 교파와 싸우느라고 하나로 힘을 합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로 말미암아 광화문 촛불집회가 발생하고 서초동에서는 이단들이 중심이 된 맞불집회가 대규모로 나타나서 신한국연방이 한때 심각한 국론분열의 위기에 처한 적도 있다;

윤하선과 한기준이 자신의 집에서 만나자 마자 뜨거운 악수를 나누는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던 허박사가 한마디를 한다; “허허, 오늘 두사람이 연배를 떠나서 서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내가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는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세요. 그리고 이 늙은이도 그 자리에 좀 끼워주세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인은 외롭습니다…”.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대답한다; “아이구, 사부님,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다 하십니까? 늘그막에 저 같은 좋은 제자를 두셨다고 그렇게 흐뭇해 하시더니 이제는 제가 한선생과 더 친한 것을 보니 질투가 다 나시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제가 스승님으로 끝까지 잘 모시겠습니다. 하하하…”.

그 말을 들은 한선생이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평소에 영성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제자가 없다고 말씀하시던 허박사님께서 늘그막에 복이 터지셨습니다. 윤하선 선생과 같은 천하의 기재를 제자로 두시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거 늦게 나마 제가 감축을 드립니다. 형님, 하하하…”.

윤하선은 그때서야 허요한 박사와 한기준 의사가 대단히 친한 사이임을 눈치챈다. 그들은 같은 연구소의 회원일 뿐만 아니라 오래 함께 이단척결운동을 하고 있는 자들이다. 특히 두사람은 호형호제를 하고 있다. 그들이 이제는 윤하선을 같은 멤버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윤하선이 실로 오래간만에 자신이 사온 포도주를 따서 두사람의 잔과 자신의 잔에 채운다. 그리고서 말한다; “두 분의 두터운 교분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두 분이 이끄시는 이단척결운동에 저를 멤버로 받아 주시니 그것이 고맙습니다. 열심히 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포도주로 건배를 하시지요”;

 

세사람이 사이 좋게 건배를 하는 광경을 보더니 유끼꼬가 허박사 부인에게 말한다; “사모님, 저희들도 건배해요. 아직 포도주가 한 병 더 남아있으니 이때 한번 마셔보도록 하지요”. 그러면서 벌써 나머지 포도주 한 병을 따서 두 잔에 채우고 있다. 그 잔으로 건배를 하면서 허박사 부인이 말한다; “여보, 유끼고가 당신보다 나아요. 당신은 내게 포도주도 한번 따라주지 않았는데 유끼꼬가 대신 하잖아요. 반성하세요. 호호호…”.

그 말을 듣자 허박사가 하하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나야, 포도주를 마시고 영성이 약한 당신이 마에 물들까 걱정이 되어서 그렇게 한 것이지. 오늘은 영성이 강한 동지들이 많이 주위에 있으니 마음껏 마시구려. 하하하…”. 그 말에 부인이 말한다; “어째, 말로는 내가 평생 당신을 이기지 못하는 군요. 또 졌어요. 호호호…”.

그 모습을 보고서 일동이 모두 웃는다. 그렇게 그날의 오찬자리가 모두에게 즐거운 것이다. 식사가 끝나자 허박사가 윤하선과 한기준을 데리고 자신의 서재로 자리를 옮긴다. 그 방 한쪽에 회의용 탁자와 의자가 있다;

 

한기준과 윤하선이 의자를 당겨서 마주 보고 앉는다. 그러자 상석에 앉은 허박사가 심각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허박사의 첫마디가 다음과 같다; “이미 두 분이 경험해보신 바가 있지만 영적인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 시작하게 되면 사회적인 큰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가 있어요. 더 심해지면 지난번처럼 정치적인 국론분열까지 나타날 수가 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해야 합니다…”.

윤하선과 한기준이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허박사의 제안이 들려온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는 시내의 광장이 아니라 공중파인 방송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국민들로부터 구국의 영웅으로 칭송을 받고 있는 윤하선 선생이 앞장서면 방송매체들이 뉴스로 다루게 됩니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두사람이 경청하는 모습을 보고서 허박사가 이어서 설명한다; “게다가 윤선생이 제시하는 영적인 타락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토론 프로그램도 마련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들이 논객으로 나서서 어째서 이단들이 국민들의 영적인 타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면 되지요… ”.

두사람이 박수를 치면서 말한다; “탁견입니다. 그것이 사회적인 갈등을 크게 조장하지 아니하면서 주제에 대한 파급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이단종파들이 인터넷 방송을 이용하여 반박에 나서겠지만 함부로 군중을 동원하여 광장에 나서지는 못하겠군요. 좋습니다. 찬성입니다”.

그렇게 투쟁의 방식의 선택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그날 모임을 끝내고 가족들과 함께 귀가를 한 윤하선이 서재에서 기자회견용 원고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마침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는 7월 하순이다. 따라서 기자 회견하는 날을 방학이 시작되고 난 직후인 8월초로 잡고자 한다.

윤하선이 처음으로 방송 3사의 보도국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원한다고 통보한다. 그러자 방송 3사가 모두 기자회견에 응하겠다고 대답한다. 윤하선은 벌써 예약을 해 둔 종로의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202383일 목요일 정오에 기자회견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날 기자회견 장소에는 방송 3사의 기자와 보도장비 뿐만 아니라 기타 많은 방송국의 기자와 장비들이 들어오고 있다. 윤하선이라고 하는 인물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이다. 일부에서는 윤하선이 차기 연방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달에 총선거가 실시되어 제임스 박 대통령이 2차례나 연임에 성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방송가에서는 벌써 3년후의 연방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만약 구국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는 젊은 윤하선이 대권도전을 한다고 하면 여당인 평등신한국당이 그를 지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한 정치적인 관심 때문인지 취재의 열기가 뜨거운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가고 있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윤하선의 첫마디가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저는 우리 한민족이 신한국연방을 구성하고 그동안 2차례나 총선거를 실시하였기에 이제는 연방제의 중립국으로서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자단들이 긴장한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다는 말인가?’. 그때 윤하선의 말이 들려온다; “제도적으로는 성공이지만 진실로 우리 한민족의 의식과 문화가 하나로 동일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회의적입니다. 더구나 사상적으로는 여전히 통일이 되지를 못하고 있으며 특히 물질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주변국들에게 어떠한 좋은 영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심히 답답함을 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하선이 이어서 설명한다; “저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주권자라고 믿고 있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한민족에게 한반도 통일의 기회를 선물로 주신 것은 만민구원과 영생구원의 복음으로 무장하고 여러 주변 강대국을 하나같이 복음으로 새롭게 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조금 숨을 쉰 다음에 윤하선이 결론을 맺는다; “그러한 전도와 선교사업은 우리 한민족의 기독교인들과 교회가 앞장서서 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그전에 먼저 우리들이 스스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만민구원과 영생구원의 복음에 기반을 둔 참다운 영성생활을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을 한다; “그러한 작업이 선행되지 아니하면 주변국에 우상문화와 기복신앙만 퍼뜨리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한 저의 우려를 전하고자 오늘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방송 3사를 중심으로 하여 그 점을 깊이 토론하시고 아무쪼록 국민합의를 이루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윤하선의 마지막 멘트가 다음과 같다; “성공적으로 그 작업이 진행되면 우리 한민족이야 말로 하나님이 지켜 주시고 흥왕하게 하는 놀라운 나라와 백성들이 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이제는 그 이슈를 가지고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자 윤하선이 딱 한마디만 한다; “저는 이 자리에서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에 방송 3사를 비롯하여 어떠한 매체라도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서 저를 불러 주신다면 나가서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용의가 있습니다. 그 토론의 자리에는 아무쪼록 교계의 지도자들과 학계의 존경받는 원로분들을 함께 초청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윤하선이 동족에게 영적인 정화라는 큰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 문제가 사실은 사상적으로 한민족을 통일시키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기 때문에 방송 3사들이 토론의 장을 만들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

그러한 공중파 매체의 공적인 토론과정을 통하여 윤하선이 다음 행보를 어떻게 나아가고자 하는지에  대하여 기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렇게 뜨거운 8월이 윤하선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으로 말미암아 서울에서 긴박하게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