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의 비밀19(작성자; 손진길)
2023년 7월 1일 토요일 오후에 허요한 교수의 집을 찾아가고 있는 윤하선의 발걸음이 가볍다. 그가 며칠 전에 깨달은 영적인 지식이 대단한 것이기에 빨리 허박사를 만나 자신의 깨달음에 대하여 영성신학의 전문가인 그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다;
크게 덥지 아니한 여름 날씨이므로 아내인 유끼꼬와 아들 장천이가 바깥나들이를 좋아한다. 이제는 주말만 되면 허박사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자고 아들 장천이가 먼저 말하곤 한다. 그곳에 가면 허박사의 부인이 장천이에게 잘 대해주기 때문이다.
윤하선이 서재에서 허박사와 토론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안주인이 다과를 내온다. 벌써 여름이므로 시원한 과일주스를 내온 것이다. 윤하선이 과자를 하나 먹으면서 과일주스를 조금 마시고 있는데 허박사가 먼저 묻는다; “그래 이번에는 영적인 깨달음을 좀 얻은 것입니까?”.
내심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던 윤하선이다. 그래서 단숨에 말한다; “네, 며칠 전에 저는 그 영적인 비밀을 풀기 위하여 애를 쓰다가 그만 정신을 잃어버렸지요. 의식이 다시 돌아오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제부터 그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허박사가 관심 깊게 귀를 기울인다. 그 모습을 보고서 윤하선이 간략하게 설명한다; “저의 끊어진 기억이 저의 정신세계와 연결이 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안타까운 정신적인 몸부림이 한참 있은 다음에 과거의 기억이 저의 현재의 의식과 연결이 되어 저는 비로서 하나의 정신세계를 회복할 수가 있었지요…”.
그 말을 들은 허박사의 눈이 빛을 발한다. 그것을 보고서 윤하선이 이어서 설명한다; “저는 그때 누군가 영적인 비밀통로에서 사라진 저의 과거의 기억을 찾아서 현재의 나의 의식세계에 연결을 해준 것으로 생각이 되었지요. 그러므로 그 영적인 비밀통로가 피조세계 가운데 존재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물리학자들이 말하고 있는 물질의 불연속의 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허박사가 빙긋이 웃으면서 되묻는다; “윤선생은 그 틈을 시공간을 초월하는 창조주 하나님과 그의 사자인 천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비밀통로로 보시는 군요.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사실 그러한 영적인 비밀통로가 피조세계에 존재하고 있기에 우주의 시간의 흐름의 방해를 받지 아니하고 초월자들이 물질계와 영계를 들락날락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지요. 저는 윤선생의 견해에 찬성합니다”.
허박사가 이어서 말한다; “이제는 윤선생이 영의 비밀의 첫 관문을 통과하셨으니 그 다음의 숙제를 제가 내어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어째서 피조물인 사람을 비롯하여 천사와 동일한 영체인 악한 영들이 그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비밀통로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으셔서 다음 주말에 다시 만나도록 하지요”;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은 자신이 비로서 영의 비밀의 첫 관문을 통과한 줄을 알게 된다. 며칠 전 영적인 비밀을 모두 깨달은 것처럼 기뻐했던 자신인데 그것이 겨우 첫 단계의 비밀의 문을 연 것에 불과하다고 하니 허무한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번에 내준 그 숙제는 또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유끼꼬와 아들 장천이와 함께 집에 돌아오자 윤하선이 주일날 교회에 다녀오는 외출시간을 빼고서는 계속 서재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식사시간도 줄이면서 그렇게 정진하는 모습을 보고서 유끼고가 기어코 한마디를 한다; “여보, 석가모니도 신선한 우유를 한잔 얻어 마시고서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당신도 식사를 충분히 하면서 수행을 하세요…”;
그 말을 듣고서도 윤하선은 빙그레 웃고서 빨리 자신의 서재로 들어가고 만다. 그는 주중에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도 쉬는 시간이면 교무실에서 연구를 하느라고 바쁘다. 성경책을 읽어 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영적인 자료들을 검색하기에 바쁜 것이다. 그렇게 분주하게 자료들을 살펴보아도 크게 소용이 없다.
그래서 금요일 수업을 일찍 끝내고 집에 돌아오자 윤하선이 일체 자료를 보지 아니하고 이제는 깊은 사색을 한다. 그는 스스로 만든 질문을 가지고 깊은 생각에 빠지고 있다. 그러자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고 비로소 ‘타락한 천사장 루시엘에게 창조주 하나님이 어떠한 처벌을 했는가?’ 하는 문제를 서서히 생각하게 된다;
가장 단순하게 그 해답을 스스로 생각해본다; “그것은 루시엘의 영적인 날개를 뺏아 다시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비밀통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천상에서 쫓겨나서 이 세상에서 마귀가 되고 있는 루시퍼와 그의 부하들인 귀신들은 이제 시공간의 지배를 받고 있는 피조세계에 갇힌 존재에 불과하다. 다만 완전한 피조물인 인간과의 차이점은 악한 영들에게는 흙으로 만든 육신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윤하선의 생각이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악한 영들이 몸을 가지기 위해서는 억지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그 육신을 뺏아서 사는 것이다. 만물 가운데 사람만이 영성을 가진 피조물이기 때문에 그들의 안전한 숙주가 되는 것이다. 만약에 영혼이 없는 동물에게 악한 영들이 들어가게 되면 영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그것이 복음서에 기록이 되어 있는 소위 ‘거라사 돼지의 떼죽음’이다”;
거기까지 생각을 한 윤하선이 이제는 다른 이슈에 대하여 묵상한다. 그것은 ‘창조주인 하나님과 천사들은 어째서 인간의 정신세계를 억지로 지배하지 아니하려고 하는가?’ 하는 것이다. 환언하면, ‘만약 창조주와 그의 사자인 천사들이 억지로 인간의 영을 지배하게 되면 어떠한 현상이 피조세계에서 발생하게 되는가?’ 하는 문제와 직결이 되고 있는 질문이다.
깊이 성경말씀을 찾아보면서 그 의미를 묵상하는 가운데 윤하선이 깨닫고 있는 영적인 비밀이 다음과 같다;
첫째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할 때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인간의 창조이다. 그 이유가 두가지이다; 하나는, 이 세상을 다스리게 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듣는 존재로 만든 것이다. 즉,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대화와 교제가 가능한 존재로 인간을 만든 것이다. 또 하나는, 존귀한 창조주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인간을 창조하였기에 스스로 선택의 권리를 향유하고 있다.
그에 따라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닮아 있는 인간의 영혼을 억지로 하나님이 지배하게 되면 그것은 스스로를 파괴하게 되는 행위와 같다. 피조세계의 파멸도 가슴이 아픈 일이지만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가진 인간을 영원히 파멸시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심판 가운데 그 영혼을 구원하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것이 영적으로 타락한 인간을 다시 의인으로 만들고 그 신원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을 자유의지로 섬기도록 되어 있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마저 영적으로 타락하여 죄인이 되어버린 피조세계에서 그러한 구세주를 발견할 수가 없다.
그 결과 하나님의 아들이 그리스도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피조물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태에서 태어나서 육신을 입고서 영적인 깨달음을 얻어 공생애를 살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만민구원과 영생구원을 원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기 위하여 자신을 대속의 제물로 십자가에서 희생하고 만다;
창조주의 아들이 대신 죽자 그 은혜로 타락한 인간의 영이 회개를 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새로운 역사가 이 세상에서 발생하게 된다. 그것이 칭의의 은혜이다;
달리 쉽게 이해를 하자면, 죄인의 몸인 육신을 벗고 무덤속에서 부활한 그리스도가 입게 된 그 영생의 몸을 입고서 성도들이 비밀의 통로를 통하여 천상에 올라가게 되는 놀라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점을 사도 바울이 ‘빌립보서 제3장’에서 강조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으로 성도들이 얻게 되는 그 부활과 영생의 몸은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에 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천사들이나 악한 영들이 결코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죄를 스스로 참회하고 남은 인생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그리고 하나님의 종으로 신실하게 살아가고자 결단한 성도들에게만 주어지고 있는 영광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제4복음서인 요한복음 제1장과 제8장에서는 가장 알기 쉽게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종은 영원히 집에 거하지 못하되 아들은 영원히 거하나니,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가 참으로 자유로우리라”(요8:34-36).
윤하선을 일단 거기까지 묵상하고자 한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되면 과부하로 그의 머리가 터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깨달은 영적인 지혜에 대하여 이제는 컴퓨터로 타이핑을 한다. 그 내용이 별로 많지는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영의 비밀’에 속한다.
윤하선은 그가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주말에 허박사를 만나고자 한다. 그렇게 2023년 7월 7일 금요일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윤하선이다. 그는 마치 숙제를 제때에 마친 학생처럼 그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윤하선은 그날 밤 행복하게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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