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의 비밀7(작성자; 손진길)
윤하선은 자신에게 발생하고 있는 이상한 현상에 대하여 관심을 두고 있다. 남들은 자신을 ‘구국의 영웅’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른바 ‘신의 한 수’라고 불리는 놀라운 지혜를 그가 생각해내어 단숨에 한반도를 통일하고 중국군대를 물리치는 역사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연방수사국의 허기남 과장과 기타 수사팀장들이 그토록 알고 싶어했던 영적인 해답을 윤하선이 속시원하게 제시한 것이다. ‘어떻게 김우철 교주가 주장하고 있는 영의 소리가 진짜 하나님이 주시는 성령의 소리와 다른가?’ 하는 그들의 질문에 대하여 윤하선이 확실하게 그 판별방법을 제시했으므로 그들이 감격하고 있다.
윤하선은 아내인 유끼꼬와 아들 장천이가 있는 아파트에 돌아오자 다시 자신의 서재에서 깊은 사색에 잠긴다. 그의 이슈가 다음과 같다; “어째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러한 지혜를 얻고 있는가? 언제부터 내가 성경말씀을 보면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무엇이 진리라는 사실을 확연히 깨닫고 있는가?...”.
그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윤하선은 자신의 짧은 생애를 되돌아본다. 그러자 그의 뇌리를 스치고 있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특이한 체험이 하나 생각난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그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 졸업반 때까지 해마다 경험한 그 고약한 사건이 그와 같은 독특한 지혜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가 원인도 알 수 없는 충격에 의하여 해마다 한차례 졸도를 하고 있다. 제법 시간이 경과하여 병원응급실이나 부모님의 집에서 눈을 뜨지만 전혀 기억이 끊겨서 과거를 알 수가 없다. 그러면 그는 무진장 열심히 자신의 끊어진 기억을 되찾아 연결하고자 머리속으로 발버둥을 친다.
한참의 안타까운 노력이 있은 다음에 겨우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그의 정신세계와 연결된다. 그때부터 윤하선은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가지고 계속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러므로 윤하선은 한가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의식의 흐름이 중요하다. 그것이 사람의 정체성의 본질이다”.
참고로, 신정통주의 신학을 이룩했다고 하는 칼 바르트가 그의 로마서 강해 제8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더라도 영적인 흐름이 그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의 의식은 결코 갇혀 있는 것이 아니다. 그와 같이 영이란 사람이 의식의 흐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Der Geist ist die Erkenntnis)”;
더 나아가서 윤하선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기억이라고 하는 자신의 의식의 흐름이 끊어지게 되면 사람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저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하나의 육신일 뿐이다. 그것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기타 동물과 같은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그와 같은 독특한 경험을 하면서 7년 동안 지내오는 사이에 이상하게도 윤하선은 자신의 지각과 지혜가 옛날과 달리 엄청나게 우월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사물과 사건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어려운 책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혜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그러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 윤하선이기에 그는 기억이 끊어진 그 시간에 자신에게 어떠한 존재가 영적인 지혜와 직관력을 집어넣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한두번도 아니고 7년동안 7차례나 반복된 것이다. 그 결과 자신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직관력과 일종의 영적인 지혜를 조금 지니고 있다. 그것으로 지금 영적인 비밀을 일부 파헤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깊은 사색의 결과 그러한 결론을 잠정적으로 윤하선이 내리고 있다. 그는 어쨌든 자신의 기억력이 끊어진 그 순간에 절대자로부터 ‘지혜의 문’을 여는 열쇠를 선물 받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20년에는 ‘신의 한 수’를 제시하여 통일의 물꼬를 트고 또 작년 2021년과 올해 2022년에는 상우종과 김우철이 사악한 영을 불러서 사람들을 미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거실로 나오자 아내인 유끼꼬가 아들 장천이를 윤하선에게 맡기면서 말한다; “여보, 제가 저녁식사를 준비할 터이니 그 사이에 장천이와 좀 놀아주세요. 하루 종일 아빠를 기다린 장천이예요”. 윤하선이 만 3살이 다 되어가는 장천이를 얼른 안는다. 그 사이에 키가 커지고 살이 쪄서 제법 몸무게가 나간다.
33살인 윤하선은 아들이 벌써 3살이 되니 참으로 기분이 좋다. 그래서 아들을 친구삼아 잘도 거실에서 뒹굴고 있다. 그 모습을 저녁식사준비를 하면서 유끼꼬가 자꾸만 훔쳐본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를 아니하고 있다. 참으로 단란한 윤하선과 유끼꼬 가정의 한때이다.
2022년 12월 중순이 지나고 윤하선이 겨울방학을 맞이하게 되자 뜻하지 아니한 일이 발생한다. 연방수사국의 오철수 국장이 갑자기 윤하선을 국장의 고문으로 위촉한 것이다. 하기야 윤하선은 얼마 전에 연방수사국의 부국장인 막냇삼촌 윤치국의 방문을 받은 바가 있다.
그때 삼촌이 윤하선에게 한 이야기는 간단한 것이었다; “하선아, 이제 겨울방학이 되었으니 너의 친구인 허기남 과장이 수사하고 있는 김우철 교주의 건에 대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해주면 좋겠다. 그 건이 영적인 문제가 많아서 허기남 과장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
그러한 간단한 내용의 부탁을 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돌연 연방수사국장이 윤하선 자신을 정식으로 수사국 고문으로 삼고 있다. 어째서 자신에게 고문이라는 묘한 직함을 부여하고 있는가? 윤하선이 오철수 국장으로부터 그 위임장을 받은 다음에 시간을 내어 한번 오 국장에게 조용히 물어보고자 한다.
그날 오철수 국장이 윤하선에게 고문으로 위촉하는 증서를 수여하고서 점심식사를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윤하선은 어째서 자신을 정식으로 연방수사국장의 고문으로 삼아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무조건 그 점심식사자리에 참석하겠다고 대답한다.
오철수 국장이 식사모임의 장소로 결정한 곳이 상당히 특이하다. 일반음식점이 아니라 연방정부의 요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안가이기 때문이다. 12시 정각에 윤하선이 그 안가로 들어서니 감시병력이 철통같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 ‘왜 이렇게 경계가 삼엄한 것일까?”, 그 의문이 금방 풀리게 된다;
윤하선을 인도하고 있는 자는 연방수사국의 직원이 아니라 연방정보부의 직원이다. 윤하선이 그가 인도하는 식당으로 들어선다. 그때 자신의 눈을 의심한다. 그곳에 연방정보부장인 고현중 선생과 차장인 강철민, 그리고 연방수사국장인 오철수와 부국장인 윤치국이 모두 모여 있기 때문이다.
더 놀랄 일이 그 다음에 나타난다. 조금 후에 식당문이 열리더니 연방대통령인 제임스 박이 들어선 것이다.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국가원수를 맞이한다. 그러자 제임스 박이 손을 저어 모두들 자리에 앉으라고 말한다. 신한국연방이 지난 2020년에 출범한 이후 야인으로 돌아간 윤하선이 연방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4월에 총선을 치룬 결과 임시대통령인 제임스 박이 정식으로 3년제 대통령이 되자 그해에 손수 윤하선의 집을 찾아온 적이 있지만 식사자리는 처음인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특별히 그 옛날 ‘Peaceko 21’의 멤버들을 소집하고 있다. 윤하선이 의아하게 생각한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그 자리에서는 제임스 박 대통령이 옛 동지들을 그 옛날의 직책으로 부르고 있다; “오철수 이사와 고현중 지사장은 더러 얼굴을 보지만 윤치국 동지와 강철민 동지의 얼굴을 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래간만에 이 자리를 마련했지요. 마침 윤하선 동지가 연방수사국 고문이 되었으니 축하도 할 겸 해서요”.
그러자 윤하선이 말한다; “대통령 각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저와 친한 강수재 차관이 보이지 않는군요?...”. 제임스 박 대통령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강수재 과장은 그 좋은 머리로 현재 국방부에서 한반도 방어전략인 ‘삼족오 도상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지요. 그래서 부득이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겁니다”;
윤하선과 옛 동지들이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제임스 박이 본론을 미리 꺼내기 시작한다; “제가 여러 동지들을 다시 불러모은 것은 남북한 사이에 미묘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년전에 극적으로 한반도가 제도적으로 통일이 되기는 했습니다마는, 아직 국민들이 의식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하나가 된 것은 아닙니다…”.
제임스 박이 잠시 말을 끊고서 일동의 얼굴을 한번 본 다음에 이어서 말한다; “작년에 발생한 상우종 교주의 지상천국교회 비리사건이 법정에서 다루어 지면서 사회적으로 남남갈등으로 번지고 말았지요. 박윤달이 ‘번영학회’를 만들고 김무열이 ‘한민족번영당’을 만들어서 상우종 교주의 무죄를 주장했지요. 비록 상우종 교주에게 유죄가 선고되고 그 추종자들의 세력이 꺾이기는 했지만 그 후유증이 심각합니다”;
‘후유’라고 숨을 한번 쉰 다음에 박 대통령의 설명이 이어진다; “번영학회나 번영정당의 주장은 한마디로, 자유자본주의가 가장 좋으며 국가는 무조건 기업과 종교의 자유를 100% 보장하고 일체의 간섭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겉으로 보면 그럴듯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문제가 심각한 주장입니다...”.
그 점이 중요하므로 제임스 박 대통령이 더 쉽게 설명한다; “요컨대, 국가의 사회보장정책과 재분배정책을 일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의 내각이나 북한의 내각이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지요. 특히 공산사회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북한정부는 질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닌 모양이다. 제임스 박 대통령의 설명이 이어진다; “금년에는 상우종 교주의 뒤를 이은 김우철 교주가 그 세력을 한국 넘어 북한 땅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그는 영의 소리를 듣고서 신앙생활을 하면 무병장수, 부귀영화, 소원성취를 쉽게 이룰 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세적인 기복신앙을 북한 주민에게 퍼뜨리고 있습니다”.
제임스 박이 계속 말한다; “그러니 저는 연방의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국민의 정서를 걱정하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겉으로 보면, 가진 자의 횡포와 기복신앙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다분히 영적인 투쟁입니다”.
이제 결론을 맺고 있다; “자고로 국민들의 정신상태가 무너지면 외침을 받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저는 국가 안보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바로잡고 싶습니다. 그러니 여러 옛날 동지들께서 저의 고충을 이해하시고 다시 한번 지혜와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그 자리에 모인 옛날 ‘Peaceko 21’의 동지들이 하나같이 숙연해 진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돌보지 아니하고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통일의 대업을 이룩했다. 그런데 이제는 사교집단이 기득권세력과 연합하여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북한에 들어가서는 우상문화와 기복신앙을 전파하고 있다.
그러니 그것을 근절시켜야 한다. 그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그 방법을 찾기 위하여 윤하선의 도움이 다시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를 연방수사국의 고문으로 모신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부터 윤하선의 영적인 사색과 투쟁의 방법이 제도권의 도움을 받아 사교집단을 뿌리뽑는데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의 비밀(손진길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靈의 비밀9(작성자; 손진길) (0) | 2021.10.22 |
---|---|
靈의 비밀8(작성자; 손진길) (0) | 2021.10.22 |
靈의 비밀6(작성자; 손진길) (0) | 2021.10.22 |
靈의 비밀5(작성자; 손진길) (0) | 2021.10.21 |
靈의 비밀4(작성자; 손진길) (0) | 2021.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