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비밀(손진길 소설)

靈의 비밀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2. 00:02

靈의 비밀6(작성자; 손진길)

 

2. 김우철이 만든 영음교회

 

20223월초 제1심에서 상우종 교주의 유죄가 확정되어 그에게 5년형이 선고된다. 그를 지지하는 교회와 단체에서는 그에 불복하여 즉시 상고를 하지만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지상천국교회에서는 그동안 조직을 관리하고 있던 김우철을 제2대 교주로 삼는다.

지상천국교회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좋지 아니하자 제2대 교주가 된 김우철이 교회의 이름을 바꾼다. 새로운 이름이 영음교회이다. 교회의 새이름의 의미는 새로운 교주인 김우철이 영적인 소리를 직접 듣고서 신도들에게 선포한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김우철 교주는 신도들 가운데 자신이 성령의 사람을 세우고 그들에게 영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비결을 전수하고 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영음교회로 다시 몰리고 있다. 왜냐하면, 영의 소리를 직접 듣고서 신앙생활을 하면 어려운 성경말씀을 이해하고서 믿음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의 소리라고 하는 것이 개개인의 현안문제에 대하여 구체적인 처방을 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소원을 신의 소리를 듣고서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욕구를 김우철이 영의 소리를 듣는 비결의 전수로 묘하게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영음교회의 신도들은 별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들이 들은 영의 소리를 신의 소리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좋은 명분으로 삼고 있다. 그 유혹의 열매가 참으로 달콤하기에 영음교회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연방수사국의 허기남 과장은 지상천국교회의 교주였던 상우종을 입건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데 크게 공을 세웠다. 그런데 이제는 김우철이 새로운 교주가 되어 영음교회라는 이름으로 그 세력을 다시 떨치고 있어 여전히 골치가 아프다. 그 교회의 신도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 진짜 성령의 음성인지 아니면 귀신의 소리인지부터 분별해야 하는데 그것이 수사상 어려운 것이다.

한성고등학교 국사선생으로 근무하고 있는 윤하선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다. 윤하선도 교편생활에 무척 바쁘기 때문이다. 허기남 과장이 영음교회의 건을 수사하면서 영적인 해석에 있어서 애로가 큰 것을 보고서 연방수사국 부국장인 윤치국이 69일 저녁에 장조카인 윤하선의 아파트를 일부러 방문한다.

윤치국이 도어벨을 누르자 유끼꼬가 현관문을 열어준다. 유끼꼬는 오래간만에 방문한 시숙부 윤치국을 보고서 반갑게 인사한다. 거실에서는 이제 3돌이 되어가는 아들 장천이와 장난을 치고 있던 윤하선이 깜짝 놀라서 윤치국에게 인사한다. 그리고 말한다; “치국이 삼촌, 어쩐 일로 전화도 없이 기습적으로 방문하십니까?”.

그 말을 듣자 윤치국이 말한다; “허허, 하선이 너는 이제 노총각인 이 삼촌이 부담스러운 모양이구나. 내가 모처럼 방문했는데 첫마디가 기습적으로 쳐들어온 것으로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섭섭하여 다시 돌아가고 싶어 진다…”.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황급히 말한다; “아이구, 치국이 삼촌 제가 졌습니다. 대단히 환영합니다. 그러니 섭섭함을 푸시고 편히 자리에 앉으시지요”.

유끼꼬가 차를 내온다. 윤치국이 가볍게 고개를 숙여서 답례한 다음에 차를 음미한다. 그러자 윤하선이 아들 장천이를 아내 유끼꼬에게 맡기고 삼촌의 맞은 편 소파에 앉는다. 드디어 윤치국이 입을 뗀다; “하선아, 지난 번에는 상우종 교주를 수사하고 법정에 세우는데 많이 도와주어서 고맙다. 그런데…”.

말끝을 흐리고 있는 것을 보고서 윤하선이 의아하게 생각한다. ‘상우종 사건이 법정에서 다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윤치국의 설명이 나타난다; “이제는 상우종의 뒤를 잇고 있는 새로운 교주 김우철이 또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가 영의 소리를 듣는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하선은 학교생활이 바빠서 그 문제를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윤치국이 조금 상세하게 설명한다; ”김우철은 성경말씀을 보지 않더라도 영의 소리를 듣고서 능히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결과 그에게서 그 방법을 배운 사람들이 이제는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온갖 이기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을 서슴지 아니하고 행하고 있다”.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말한다; “그것은 김우철이 교세를 확장하기 위하여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군요. 많은 사람들에게 영의 소리를 듣는 비법을 가르쳐 준다고 하면서 사실은 돈을 받고 일종의 면죄부를 팔고 있는 것이군요. 그러니 사람들이 귀신의 소리나 자신의 탐욕의 속삭임을 신의 소리로 착각하고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겠군요…”.

윤치국이 말한다; “하선이 너는 한마디만 듣고서도 그 심각성을 꿰뚫고 있구나. 그래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허기남 과장이 하선이 너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전전긍긍하고 있기에 내가 모처럼 시간을 내어 너의 집에 들린 거야…”. 윤하선이 대답한다; “삼촌 잘 오셨어요. 제가 바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짬을 내어 주말에 허과장을 한번 찾아볼께요”.

윤치국이 돌아간 다음에 윤하선이 서재에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김우철의 건은 어떻게 보면 상우종의 사건보다 더 다루기가 힘들 수가 있다. 상우종의 탈혼비법이나 치유의 능력은 그 자체가 나중에 다시 병을 도지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 어느 정도 그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다. 그러나 김우철의 건은 상당히 다른 것이다”.

윤하선의 생각이 이어진다; “그가 전수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심령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영의 소리에 관한 건이다. 그러니 그것이 올바른 하나님의 영의 소리인지 아니면 악한 영의 속삭임인지 어떻게 구별해낸다는 말인가? 그것은 분별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불필요한 신학적인 논쟁으로 번질 수가 있는 문제이다”.

그쯤 생각을 하고서 주말에 윤하선이 연방수사국 허기남 과장의 방을 찾는다. 잔무가 많은지 허과장이 퇴근하지를 못하고 있다가 오래간만에 들린 윤하선을 반갑게 맞이한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윤하선이 바로 말을 꺼낸다; “기남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게 직접 연락을 주지 아니하고 그러냐?...”.

허기남이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말한다; “하선아, 오래간만에 내방에 들러 그것이 무슨 말이냐?”. 윤하선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답한다; “오래간만에 내 집에 들리신 윤치국 부국장 나으리 말씀에 기남이 네가 나를 무지하게 보고 싶어한다고 하기에 내가 바쁘지만 몸소 잠시 들린 거야하하하…”.

역시 허기남이 웃으면서 대꾸한다; “하하하, 원 사람도 싱겁기는그래, 내가 하선이 너를 학수고대하기는 했지골치가 아픈 수사건이 하나 발생했거든…”. 윤하선이 말한다; “그래 그것이 김우철 건이야?”. 허기남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윤하선이 즉시 말한다; “내 생각으로는 먼저 교계에서 성령론을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에게 김우철 건을 맡겨서 검토보고서를 내달라고 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 말을 듣자 허기남이 말한다; “안 그래도 그렇게 먼저 조치했지. 그런데 그 보고서를 읽어보아도 성령의 소리인지 귀신의 소리인지 확실하게 분별하는 방법이 명확하지가 않아. 그러니 수사방향을 설정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거야”. 윤하선이 허기남에게 부탁한다; “그러면 그 검토보고서를 내게 주게나. 내가 일주일쯤 그것을 읽어보고 말씀을 묵상한 다음에 다음 주말에 다시 들릴께. 그래도 되지?...”.

허기남은 마음이 가벼워졌는지 기뻐하면서 고개를 끄떡인다. 윤하선은 그 보고서를 입수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그는 그 보고서를 아주 신중하게 살펴본다. 그 결과 윤하선이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컴퓨터로 타이핑하여 새로운 보고서를 만든다. 그것을 가지고 다음 주말에 약속대로 허기남을 찾아간다.

윤하선이 방문하자 허기남은 자신의 과장실에 수사팀장을 전부 출석하게 한다. 그리고 윤하선에게 의견을 말씀해달라고 부탁한다. 그 자리에서 윤하선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인류가 가진 영적인 문서 중에 가장 권위가 있는 것이 성경입니다. 그런데 구약인 히브리정경의 말씀은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그리고 모세에게 준 율법과 훗날 그 율법을 완성하러 이 세상에 오시는 메시아에 관한 선지자들의 예언으로 가득합니다”;

윤하선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신약의 복음서에서는 나사렛 예수가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며 여호와 하나님과 하나라고 주장하다가 십자가에서 처형이 되고 3일만에 무덤에서 부활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사건으로부터 오순절에 성령님이 이 세상에 오시고 예루살렘 초대교회가 발생하는 것으로 신약의 사도행전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윤하선이 김우철의 건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진술을 한다; “마지막 복음서인 요한복음의 제14장의 내용을 참조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 승천하면 아버지 하나님께 요청하여 자신을 대신하여 복음사역을 계속하도록 보혜사 성령님을 성도들에게 보내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자신의 생애와 성령님의 증거가 모두 똑같은 것이므로 그것이 진리라고 말합니다”;

 

윤하선이 이제 결론을 맺는다; “그러므로 성령님의 소리와 그 역사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수 그리스도가 전한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성경의 말씀과 예수님의 교훈 및 대속의 생애에서 벗어나는 것은 성령의 음성이 아니라고 하는 결론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아예 수사방향과 행동지침까지 윤하선이 참고삼아 말해준다; “그 점에 유의하여 김우철이 전한 비법을 가지고 영의 소리를 듣고 행동한다는 신자들의 행위가 성경적인 것인지 아닌지 식별하면 되겠지요.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하나님의 신비나 예수님의 만민구원사상에서 어긋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탐욕적인 것이며 귀신의 소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허기남 과장이 일동을 대표하여 윤하선에게 악수를 청한다. 그는 이제서야 속이 시원한다. 그동안 무엇이 성령의 음성이고 무엇이 귀신의 소리인지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여 속으로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러 수사팀장들도 윤하선에게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날 윤하선도 모처럼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