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비밀(손진길 소설)

靈의 비밀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1. 01:32

靈의 비밀5(작성자; 손진길)

 

그날 윤하선허기남 과장을 만나서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기남아, 성경을 보면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인간에게 미래를 투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되어 있다. 다만 만민구원과 영생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올 것이라는 예언과 우상을 섬기는 잘못을 회개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진노와 재앙이 그 사회에 임한다고 하는 예언만이 선지자들에 의하여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허기남이 귀를 기울이자 윤하선이 이어서 설명한다; “결국 이 세상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선지자를 보내어 하나님의 역사심판과 구원에 대한 메시지만을 전했을 뿐이야. 그러므로 지상천국교회상우종 교주가 자신에게 돈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미래지사를 알려주고 있는 것은 전부 거짓 예언이라고 볼 수가 있지”.

윤하선이 그와 관련하여 한가지 우려가 되는 사항까지 언급한다; “그런데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혹세무민을 했다거나 거짓 예언을 퍼뜨렸다고 하여 법적으로 처벌을 받은 경우가 별로 없어. 그러니 기남에 네가 상우종을 대상으로 하여 그 점을 수사하고 그를 법정에 세우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을 거야. 그렇지 않겠어?... “.

그 말을 듣자 허기남이 말한다; “현실적으로 그러한 어려움이 있지. 그렇지만 일단 은밀하게 수사하여 증거를 확보하고 전격적으로 교주인 상우종부터 사기혐의로 체포하여 법정에 세우고 볼 일이야. 그러면 법정에서 논란이 되는 과정을 보고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이 될 거야. 그것만으로도 그 세력이 더 커지는 것은 막을 수가 있을거야그냥 내버려두면 너무 빨리 커져서 나중에는 손을 댈 수가 없을지도 몰라…”.

그 말이 맞다. 그래서 윤하선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동의한다. 이제 윤하선은 자신이 할 일이 일단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실제로 수사를 계속하고 상우종을 사기혐의로 법정에 세우는 것은 연방수사국의 과장인 허기남에게 맡기고 자신은 다음학기 수업준비를 위하여 학교 교무실로 되돌아 간다.

허기남 과장은 드디어 상우종을 체포하고 지상천국교회의 비리에 대하여 그동안 수사한 결과를 10월초에 발표한다. 그렇지만 연방법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우종의 재판과정이 역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그를 비호하고 있는 세력들은 상우종이 무죄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석방운동을 크게 벌이고 있다.

김우철이 중심이 되어 지상천국교회는 총력을 기울여서 교주를 구출하고자 한다. 그들이 상우종의 변호를 위하여 로펌에 얼마나 돈을 많이 쓰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자 한국에서 가장 큰 로펌이 대거 변호인단을 투입하여 상우종이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2111월이 되자 갑자기 이상한 단체가 하나 서울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이름이 번영학회이다. 그 대표가 학계와 교계에서 나름대로 명성을 얻고 있는 박윤달이다. 그가 어째서 번영학회를 갑자기 구성하고 그 대표가 되어서 상우종 교주를 석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더 황당한 일이 그 다음에 발생하고 있다. 박윤달의 번영학회가 지지하고 있는 정당이 하나 11월 하순에 등장한다. 그 이름이 한민족번영당이다. 그 대표가 김무열인데 그는 평소에도 자유자본주의에 입각하여 한민족의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며 개인이나 기업이 최대의 이익을 얻도록 국가가 자본의 자유를 무조건 보장해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재분배는 그 다음의 문제라고 항상 언급한다.

놀랍게도 김무열한민족번영당을 만들어 상우종 교주의 석방을 부르짖으며 연일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자 상우종 교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는 지상천국교회의 신자들이 앞다투어 한민족번영당에 가입하고 있다. 그리고 한민족번영당이 내걸고 있는 기업과 종교의 무제한 자유허용이라는 기치에 동조하는 기업인들과 종교인들이 한꺼번에 그 신생정당을 지지하고 있다.

그해 202112월 중순에는 전국적으로 상우종 교주가 무죄라고 주장하는 각계 각층의 성명서 낭독이 줄줄이 나타나고 있다.  그 다음에는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전국적으로 상우종 교주를 석방하라고 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무병장수의 지상천국을 만들자는 그가 어째서 유죄인가? 라고 외치고 있다;

 

그렇게 한국사회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그에 대한 반발이 역풍이 되어 나타난다. 먼저 이단종교에 대하여 근절을 주장하고 있는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인들은 주님이 건설하는 천상천국을 소망하고 있으므로 사악한 방법으로 지상천국을 건설한다고 하는 상우종의 교회는 기독교가 아니며 적그리스도의 집단이라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서 혹세무민을 일삼고 종교를 빙자하여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고 있는 사이비 교주 상우종이 유죄이며 지상천국교회를 해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단체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게 한국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가운데 윤하선이 근무하고 있는 한성고등학교가 겨울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윤하선이 오래간만에 연방수사국으로 가서 허기남 과장을 만난다. 윤하선을 보자 허기남이 반가워한다. 하지만 그의 어깨가 많이 쳐져 있다. 그러한 그가 윤하선에게 말한다; “지난 넉 달 동안 내가 악몽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세상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지상천국교회의 상우종 교주만 사기혐의로 체포하여 법정에 세우면 그를 단죄하자는 여론이 크게 형성이 될 것으로 보았어. 그러나 그것이 오판인지도 몰라… ”.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깊은 생각에 빠진다. 그의 귀에 허기남의 이야기가 계속 들려온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야.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사회가 무병장수나 부귀영화 그리고 현세적인 기복신앙에 너무나 물들어 버렸는 모양이야. 무슨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돈과 권력을 쥐게 되면 모든 것이 합리화가 된다고 하는 편리한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것만 같아…”;

 

의기소침하여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는 허기남 과장을 똑바로 보고서 윤하선이 말한다; “그렇게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작년 2월에 발생한 한반도 민족통일의 과정을 한번 되돌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 “. 허기남이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고서 윤하선이 말을 잇고자 한다.

윤하선이 말하는 요지가 다음과 같다;  중국이 북한을 군사력으로 위협하고 일본의 정한론자들이 한국침략의 야욕을 드러냈지만 우리 민족은 한마음으로 남북한 자유왕래를 실현하고 신한국연방이라는 새역사를 만들었어. 그러한 우리 민족의 슬기와 저력을 믿고서 우리는 다시 일어서서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거야…”.

그 말을 듣자 허기남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그리고 말한다; “하선아, 그러면 내가 무슨 일부터 다시하면 되지?”. 윤하선이 즉시 대답한다; “그거야 12월달에 하고자 미루어 둔 일을 이제 하면 되잖아… “. 허기남이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그가 그동안 그 일을 잊어버렸는가 보다.

그래서 윤하선이 구체적으로 말한다; “지난 8월달에 너와 내가 병자와 장애자를 데리고 상우종 교주를 찾아가서 들은 이야기가 있지. 100일이 지나면 완치가 된다고 말이야. 그러니 실제로 그렇게 되었는지를 이제는 확인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 유사한 사례를 찾아서 증거를 보강하여 수사결과를 발표해야지. 그래야 상우종 교주가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쳤다고 하는 사실이 더 확실해지는 거지”.

허기남 과장이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리고 말한다; “그래, 그 일이 별로 어렵지도 않지만 그 효과는 크다고 보이네. 그러면 그것부터 내가 처리하지. 그런데 하선이 너는 이제 무엇을 할거니?...”. 윤하선이 대답한다; “나는 기독교계의 학자들을 좀 만나서 그들의 의견을 청취해보려고 해. 상우종의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이론적으로 한번 더 점검을 해보고 싶어서 말이야…”.

자신의 수사팀을 대거 동원하여 허기남 과장이 증거보강에 나선다. 100일전에 상우종의 치유를 받고 그의 말을 따라 그 집회에 계속 참석한 신자들 가운데 과연 완치가 된 경우가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재발이 된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다.

폭넓게 조사하여 그 결과를 연방수사국의 차장인 윤치국이 기자회견형식으로 발표를 한다. 그때가 20221월 중순이다. 그러자 여론이 돌아선다. 상우종 교주가 유죄라고 하는 여론이 우세해지고 무죄석방을 무조건 주장하던 여론이 한풀 꺾이고 있다.

그런데 윤하선의 일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는 해를 넘기면서도 계속 교계의 인물들을 만나고 성경학자들의 견해를 청취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그가 원하고 있는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 생각보다 과학의 발전에 비하여 영적인 지식의 발전이 엄청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깊이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과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영계의 존재를 탐색할 수가 있을까? 분명히 영적인 힘이 인간의 혼과 육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것을 밝혀낼 수가 없으니 지상천국교회와 같은 그러한 이상한 종교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그러니 내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영적인 비밀을 한번 파헤쳐 보아야만 해…”;

 

윤하선이 그렇게 굳게 결심하고서 20221월과 2월 두 달 동안 깊은 연구에 매진한다. 그 결과 그가 어떤 결론을 얻고 있는 것일까? 그는 과연 영의 비밀을 어느 정도 풀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고 있는 것일까? 윤하선이 발견하고 있는 영적인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