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33(작성자; 손진길)
강수재 과장이 라스베가스에서 얻은 비밀정보가 ‘Peaceko 21’에 정식으로 보고가 된다. 사장인 제임스 박과 오철수 이사는 그 정보를 한국의 정보부와 공유한다. 그때부터 더 구체적인 일본의 구상이 무엇인지를 탐지하게 된다.
한편 강수재가 같은 오피스텔에 있는 장병국 및 장하응에게 그 비밀정보를 제공하자 두사람이 깊은 생각을 한다. 장하응의 경우에는 굉장히 신선한 발상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만약 일본의 전략가라고 한다면 그 일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추진할 것인가?’ 에 초점을 두고서 사유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구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첫째로, 과연 미국이 서안만의 석유만 차지하고 북한 전체를 중국의 손에 넘겨주려고 할 것인가? 그것은 ‘G 2’로 불리고 있는 중국의 힘을 키워주는 정책이기에 미국이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무엇으로 미국을 설득할 것인가? 그 해답을 찾지 못하면 일본의 구체적인 전략을 알 수가 없다.
둘째로, 장하응은 일본인들이 역사 가운데 두가지 패턴으로 처신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있다; (1) 하나는, 1868년에 명치유신을 하고 일본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시작하여 크게 성공을 거두자 청국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러시아와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거둔다. 그러므로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군부가 벌이는 모든 전쟁을 천황과 신민들이 무조건 지지한 것이다. 그것은 독일국민의 나치즘 지지와 같다;
(2) 또 하나는,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게 패전하여 일본은 미군정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때부터 일본의 군부가 아니라 미군부를 의지하고 따르면서 일본이 다시 욱일승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이 다시 정한론을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세계의 패권국이며 역사상 유일하게 일본을 이긴 승전국 미국을 등에 업고서 제2인자로 행동하려고 할 것이다;
셋째로, 일본정부는 절대로 독자적으로 한국을 점령하여 지배하려고 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동북아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국가이미지가 전범국이기에 아시아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전승국인 미국을 업고서 행동할 것이며 미국과 더불어 한국을 집어삼키고자 획책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구체적인 전략이 무엇일까?
장하응의 머리에 번갯불이 번쩍인다. 그는 주한미군이 ‘주한 미일군’으로 대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그 주둔비용을 일본이 전부 부담하겠다고 미국측에 제안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하응은 일본이 틀림없이 미국지도자들에게 자신들이 주일미군의 경비와 주한미군의 경비를 전부 부담할 것이라고 약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양국간 막후교섭의 내용을 탐지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한국에 미군을 주둔하고 그 비용을 일본정부가 전부 부담하기만 하면 북한을 중국에게 주더라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을 점령하여 관리하고 미국은 서안만의 석유까지 차지한다면 그것으로 미국은 극동에서 큰 이익을 얻는 것이 된다.
이제 장하응은 중국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서안만의 석유라고 하는 것이 중국의 동부와 북한의 서부 그리고 그 사이 황해바다에 묻혀 있는 것이다. 산업화에 따라 중국에서 석유가 부족해지자 그들은 북한으로 진출하여 서안만의 석유를 시추했다. 그 결과 그들은 그 사업을 중지했다;
주요한 이유가 북한의 석유를 파내게 되면 그만큼 중국의 석유매장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국의 유전지대가 높고 북한의 유전지대가 낮다. 그러므로 북한에서 석유를 채취하면 그만큼 중국의 석유가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그에 따라 먼저 중국의 석유를 전부 채취해야만 한다. 그 다음에 북한의 것을 파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그런데 미국이 서안만의 석유를 파내게 되면 어찌되는가? 중국은 자신들의 석유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대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순순히 채굴한 석유의 상당부분을 중국에게 배분할 것인가? 그것은 어렵다고 본다. 미국은 북한의 기타 자원을 중국에 주는 것으로 셈을 끝내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을 점령하고 지배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적어도 세가지의 절대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1) 첫째, 북한에 한국이나 미국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참으로 중국에게 큰 위협이다. 따라서 무조건 중국이 북한을 차지해야 한다.
(2) 둘째, 북한의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중국의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멀리 서남아나 동아프리카로 진출하지 아니하고 북한에서 그것을 얻게 되니 그만큼 이익인 것이다.
(3) 셋째, 한국에서 유라시아까지 가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대륙에서의 중국의 패권을 확보하는 관건이다. 그러므로 해양국가인 미국과 세계의 패권을 겨루기 위해서는 북한을 점령해야만 하는 것이다;
장하응이 거기까지 생각을 해보니 일본의 전략이 무엇인지 이해가 된다. 그래서 삼촌 장병국 및 강수재 과장과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그러자 두사람이 갑자기 박수를 친다. 자신들도 무언가 석연치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장하응의 설명을 듣고 보니 일시에 안개가 걷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병국이 말한다; “하응이는 국사선생이 아니라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학자가 되는 편이 훨씬 낫겠다. 너처럼 그렇게 국제정치와 경제 그리고 세계전략에 대하여 뛰어난 분석을 하는 사람을 내가 본 적이 없어. 내 말대로 여기 미국에서 전공을 한번 바꾸어서 공부를 하면 좋겠다…”.
그 말을 듣자 장하응이 대답한다; “삼촌, 이러한 분석도 제가 역사학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과거의 역사 가운데 그 실마리가 다 담겨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저는 계속 역사학도로 남고 싶습니다”. 옆에서 강수재가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러자 장병국이 말한다; “이제 일본의 정한론의 큰 그림은 조금 알 것 같은데 문제는 중국이 북한을 차지하고 실크로드를 통하여 극동에서 유럽까지 상품을 실어 나르고자 하면 그것을 미국이 과연 용인할 것인가? 하는 것이지. 그에 대한 미국정부의 자료를 좀 빼내서 볼 수가 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그 말을 하면서 장병국이 강수재 과장을 쳐다본다. 그 의미를 아는지 강과장이 빙긋이 웃는다. 그러면서 싱거운 소리부터 한다; “특파원을 지내셨으면 그 정도 자료는 스스로 수집을 할 줄 아셔야지, 어떻게 저에게 의지하고자 하십니까? 저도 바빠요. 이번에 라스베가스까지 가서 그 좋은 정보도 물고 왔지 않았습니까?...”.
그 말을 듣자 장병국이 급히 말한다; “강과장의 수고와 그 뛰어난 두뇌에 대해서는 내가 늘 탄복하고 있지. 강과장이 아니면 누가 그 엄청난 극비사항을 알아낼 수가 있었겠나?... 꿈도 꿀 수가 없는 일이고 말고. 그러니 이번에 한번만 나의 궁금증을 좀 해소해 주게나. 과연 미국이 대륙의 패권을 중국에 나누어 줄까? 자네도 궁금하지 않아?...”.
그러자 강수재 과장이 대답한다; “알겠어요, 알겠어, 그렇게 저를 높게 평가하시니 제가 다시 나서야 하겠지요. 며칠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최신정보를 뽑아내어 가져다 드릴께요…”. 그 말을 듣자 장하응이 놀라운 눈으로 강수재 과장을 쳐다본다. ‘도대체 어디서 그러한 고급정보를 얻어낸다는 말인가?’.
그러자 장병국이 슬쩍 장하응에게 말한다; “우리 두사람은 ‘Peaceko 21’의 객손님이지만 강수재 과장은 실무책임자야. 그가 취급하는 고급정보가 엄청나지. 그러니 믿고 한번 기다려보자고. 강과장 말대로 며칠 걸리지 않을거야…”.
장하응이 새삼 놀란다. ‘Peaceko 21’의 실력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비밀조직이 한국과 한민족을 위해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그들이 만약 적이라고 한다면 한국은 엄청난 비극을 맞이할 것이다. 장하응의 생각이 그렇게까지 비약하고 있다.
아무튼 장하응이 며칠에 한번씩 장병국 및 강수재 과장과 가지는 토론시간은 참으로 기다려지고 유익한 것이다. 그의 사고의 폭을 활짝 넓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은 좋은 동료와 조직을 만나게 되면 큰 성장을 이루게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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